한국의 멸망 - 1999[SF]
한국의 멸망
우월한 흑인 네실라가 역시 그만큼 우월한 백인 베인에게 보낸 황인종의 멍청함에 대한 4번째 편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쯤에 일어난 일이야.
불사약이 발명되자 한국 노인네들이랑 아죠시들은 그걸 정력제 마시듯 닥치는대로 들이키고는 초인들이 되어서 껄떡댓지. 영원무궁한 관료 체제가 시작되었어. 우리들이 살아가는 존재 이유는 끝없는 부정부패이다. 부정부패야말로 신성불가침의 절대 가치다. 무한 형식이랑 연장자에 대한 절대적인 예우를 내세웠지.
결과는? 뻔하지 뭐. 그 작자들은 쇄국 정책을 펼치면서 온갖가지 나부랭이 별 개 같은 사상들을 닥치는대로 한국 내에서만 유행시키며 조상들이야말로 무한 긍정되어야하며 모든 다른 것들은 무한 부정되어야한다는 숭엄한 이분법적 가치 체계를 만들었어. 모든 예술과 모든 젊은 문화와 모든 바깥 문물들은 금지되었지. 그들은 여자 아기들의 씨를 완존히 말렸어. 물론 지네들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어하는 건 무한 긍정되었지. 그들이 실제로 믿는 전통이란 건 지네들 마음에 드는 극히 일부 뿐이었지. 꿋꿋히 용의 눈물을 흘리며 람세스가 되기 위한 인간의 길을 걸었던 것이지. 중국에서도 쓰기 힘들다고 버려지고 있는 한자를 5만 자 모두 달달 외우게 만든 것도 그때였다지. 한자를 모르면 아무 것도 모르는 거랑 같다면서 말야.
경악할 건 그들이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을 절대 과학으로 내세웠다는 거야. 그래도 19세기 때부터 미국에 있던 이상야릇한 학회 보다는 약간 나았지. 적어도 지구가 메르칸토르 도법식 지도 모양이 아니라 네모나다고 믿었으니까.
곧 한국인 극우파들은 모든 물리 법칙을 무시하는 우주 개발 계획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어. 무한 부정 부패가 난무하는 나라니까 쉬웠지. 정신이야말로 모든 것을 움직이는 유일 절대의 진리라고 믿었던 그들은 엉망진창으로 모든 결정을 내렸지. 물리학 따위는 아예 안중에도 없었어. 유교의 이름으로 그 모든 건 절대화되고 신비의 너울로 가려졌고 말야.
엉터리 우주 개발 계획 덕분에 아시아를 거덜내는 거대한 부도의 행진이 일어났지. 딴 아시아 나라들도 만만치않았거든. 한국이 제일 심했지만. 아시아 사람들은 몽땅 모라토리움을 선언하며 쪽박을 찼고, 유럽이랑 아메리카랑 오세아니아랑 아프리카는 승승장구했지. 국제 기구들은 뭐 했냐고? IBRD랑 IMF등이 어떻게든 도우려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여서 결국 포기했어.
이제 알겠지? 지구인들 가운데 황인종이 거의 없는 까닭을. 지금도 지구엔 황인종이 가장 많지만, 그때의 역사 덕분으로 우주에 진출한 건 거의 흑인종이랑 백인종이었던 거야. 눈부신 적응 빙산의 역사는 그렇게 쪼매한 나라의 실책이 빚어냈던 것이지.
....니그라토 1999.11.09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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