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니그라토 서재

니그라토 기타 단편 모음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중·단편

니그라토
작품등록일 :
2017.06.25 11:55
최근연재일 :
2024.05.21 10:58
연재수 :
288 회
조회수 :
60,062
추천수 :
11
글자수 :
746,320

작성
17.06.25 12:08
조회
125
추천
0
글자
6쪽

시간세무서 - 1999[SF]

DUMMY

시간 세무서




김찬은 수천 조 분의 1초 단위로 나뉘어 있는 평행 우주들 가운데 하나로 뛰어들었다.


그곳엔 막 탐사를 하려는 녀석이 하나 있어서 김찬은 그를 죽이는 수고를 해야만 했다.


김찬은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갔다.


김찬은 메소포타미아의 창조주였던 티아메트를 전자기 생체 공학으로 합성한 다음 세계 각지에 출몰케했다. 티아메트는 일곱 머리로 일곱 가지 브레스를 쏘아대며 수많은 사람들을 살해했다. 크림슨 드래곤 마냥 성층권에서 마하 50으로 쳐내려오는 모습은 신화가 되기에 충분했다.


티아메트가 바라는 건 한 가지, 싱싱한 처녀들이었다. 싱싱한 처녀들을 조달하기는 쉬웠다. 석유 화학 물질이 산업 혁명으로 생태계에 다시 되먹임되기 전이었기 때문이었다.


처녀들 가운데 아름다운 10%를 희생양으로 바치는 여러 사회들은 시나브로 서로 비슷하게 바뀌어갔다. 김찬은 그것을 적어내려갔다.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혹시 사업에 도움이 될 지 몰라서였으나 그것은 곧 컴퓨터에게 맡겨졌고 그런 작업이 있었다는 것도 곧 잊게 되었다.


타자화된 사회들은 절망, 분노, 체념에 휘감겼고 서로 딸을 뺏기지않고자 점차 서로를 멀리하고 경쟁하게 되어갔다. 그들은 어떻게든 다른 사회를 정복하려고 들었다. 그래야만 노예 처녀들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회들은 자꾸만 폭력적인 것으로 바뀌었고 그럴수록 처녀 숭배 사상은 드높아져 교묘한 고리가 짜여져갔다.


티아메트는 조혼 풍습을 행하는 사회의 권력자들을 살육했다. 권력자들은 조혼 풍습을 막으려고 혈안이 되어갔다. 티아메트는 월경을 하고, 나이가 13살에서 24살 사이에 있는 처녀만 잡아갔기 때문이었다. 티아메트가 가장 많이 잡아가는 처녀의 연령층은 14살에서 17살 까지로 맞춰졌다.


곧 세계는 티아메트를 서로 다른 이름의 최고신으로 섬기는 종교 체제 하나로 그들이 서로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재편되어 갔다. 처녀를 바치는 것은 공공연하고 화려하며 성스럽게 포장된 의식, 보수주의 쇼가 되었다. 티아메트는 처음엔 잔폭하기 짝이 없었으나 차츰 근엄하게 되어 그들과 장단을 맞췄다. 그 편이 더 값싸게 먹혔다. 똑같은 구조가 되었으므로 자명한 일이었다. 가장 끈덕지게 버틴 건 드래곤에 대한 혐오가 가장 극렬하던 페르시아였으나, 결국 오르마즈드는 티아메트의 형상을 지닌 신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이같은 구조 아래서 가능한 모든 참극이 벌어졌으나 김찬은 그런 걸 구경할 여유가 없었다. 티아메트를 조종하고 잡아온 처녀들을 관리하는 데에도 시간이 모자랐다. 얽히고 섥킨 관계들 따위는 티아메트의 물리력으로 단숨에 끊어졌다. 밧줄이 조각 조각나 못 쓰게 되는 일 따위를 생각할 신경 세포 조각은 김찬의 머리엔 더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얼마못가 김찬은 1억 명이 넘는 처녀들을 엑기스로 만들 수 있었다. 이제 처녀 엑기스를 정력제로 팔아넘길 차례였다. 정력에 좋은 성분들은 이미 다 밝혀져 있었고 얼마든지 안전하게 합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몇몇 늙은 한국인들은 여전히 자연에서 추출한 정력제를 선호하고 있었다.


김찬은 한 가지 사업을 줄기차게 몰고 간 게 잘한 것이라고 여겼다. 엄청난 엑기스가 쌓였고 높은 가격을 부를 수 있을 터였다. 부자가 되어 사업 확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별들을 녹화시킨 다음 부족들을 풀어서 충분히 번식되고 난 뒤에 티아메트들로 처녀들을 잡아들이면, 우주의 별들마다 1억 병 이상 씩의 처녀 엑기스를 만들 수 있다.


그러려면 그들 부족들이 자신들의 세상 주변으로 모든 것이 움직이는 것으로, 티아메트의 행동을 지극히 도덕적인 것으로 여기도록 해야 한다. 서로가 서로를 더욱 철저하게 모르도록. 생명 유지 장치들을 신의 섭리로 여기도록 해야 한다. 김찬은 그것에 필요한 가지 가지 과학 지식들을 악용할 자세가 되어 있다.


수요는 충분하다.


그로테스크하게 몸을 부풀린 몇몇 늙은 한국인들은 평균 몸 둘레가 10광년이 넘으면서도 육체 밀도는 20세기랑 똑같았다. 그들은 극단적 보수주의자들이었고 나름대로의 인간적인 것이라는 개념을 갖고 그것들을 추구하고 있었다.


어느 날 세무서 직원들이 찾아왔다.


김찬은 도망쳤으나 곧 따라잡히고 말았다. 직원들은 언제나 최첨단 장비를 사용한다.


직원들이 말했다.


"당신은 타임 터널을 통과할 때 세금을 물어야한다는 법령을 어겼습니다"


"세금을 왜 내야하지?!"


직원들은 키득거렸다. 그들이 입을 모아 똑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정력제를 만들려고 하지 않았소? 그것과 똑같은 이유요. 우리 밥그릇은 타임 터널 통과세 밖에 없단 말이오. 타임 터널은 초시공의 몇 군데 밖에 만들 수가 없소. 많은 에너지를 들여야 유지할 수 있고"


"사기치지 마. 당신들은 가짜 진공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마음껏 뽑아서 쓸 수 있잖아. 얼마든지 생존할 수 있으면서 더욱 더 많은 걸 탐하고"


"우리나 당신 같은 부류는 생존이 아닌 경제성을 쫓는 것이오. 19세기나 20세기 같은 옛날에도 모두 다 같이 생존할 수 있었소. 천박한 것들하고 말이오. 이윤을 극한 추구하고 치열하게 경쟁하도록 만드는 경제성만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절대 진리란 걸 깨닫지 못하던 시대였소. 행복이 팽창욕을 만족시키는 데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란 주장을 설득력 있게 받아들이는 자들이 생존할 수 있던 바보들의 세상이었소.


타임 터널 통과세 미납은 즉결 사살이란 건 알고 있을 것으로 아오. 당신은 운 나쁘게 걸린 거요"


직원들은 김찬을 감마 펄스 레이져로 죽여버렸다. 주인을 잃은 티아메트가 미쳐 날뛰는 건 직원들의 소관이 전혀 아니었다. 직원들은 김찬이 남긴 자료들을 챙기며 잡담을 했다.


"처녀 엑기스 사업이라... 괜찮은데. 비싸게 분양할 수 있겠어"



****************


1999.11.15.니그라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니그라토 기타 단편 모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8 [제 글 패러디]빅 거세가 인류를 멸종시킨다 17.07.01 291 0 2쪽
87 [제 글 패러디]럼프랏자(트럼프 팬픽) 17.07.01 198 0 3쪽
86 [제 글 패러디]후타랏자 17.07.01 367 0 3쪽
85 [제 글 패러디]요리 폭력배 제거론 17.07.01 278 0 2쪽
84 [제 글 패러디]니그라토를 쓰러뜨리려는 소년의 모험 17.07.01 340 0 9쪽
83 [제 글 패러디]요리일진의 승리 17.07.01 199 0 6쪽
82 [제 글 패러디]빅 메이드 이즈 커밍 17.07.01 293 0 2쪽
81 [제 글 패러디]유딩 요리 폭력배 17.07.01 164 0 2쪽
80 [제 글 패러디]악마 미식가 인류멸망 예상 17.07.01 196 0 2쪽
79 [제 글 패러디]양박사와 공산주의 17.06.30 199 0 23쪽
78 [제 글 패러디]엘더 갓 17.06.30 183 0 2쪽
77 [제 글 패러디]으따랏자 17.06.30 99 0 3쪽
76 [제 글 패러디]비서 돌려막기 17.06.30 184 0 3쪽
75 [제 글 패러디]하루 34000명의 아이가 죽는 것보다 더 끔찍한 세계 17.06.30 252 0 5쪽
74 [제 글 패러디]나는 니그라토다[intro] 17.06.30 188 0 3쪽
73 [제 글 패러디]벙커 안의 메딕 17.06.30 267 0 6쪽
72 [제 글 패러디]메갈리안 전체주의 17.06.30 248 0 4쪽
71 벙커 속의 메딕 - 2002[스타크레프트 패러디] 17.06.30 275 0 14쪽
70 메딕의 출정 - 2007[스타크레프트 패러디][미완] 17.06.30 282 0 8쪽
69 진 은하영웅전설 - 2016[은영전 패러디] 17.06.30 256 0 3쪽
68 아르케르 정권기 - 2016[SF] 17.06.30 183 0 20쪽
67 유딩 공갈 - 2016[현대] 17.06.30 239 0 1쪽
66 엄마는 옥황상제 - 2016[현대][브릿G큐레이션] 17.06.30 264 0 15쪽
65 살인 피라미드 정신분열증 - 2016[역사] 17.06.30 191 0 4쪽
64 대륙 한국 촛불 판타지 - 2016[SF 판타지] 17.06.29 338 0 6쪽
63 리쟈드맨 - 1997[일반] 17.06.29 223 0 6쪽
62 Dead of white - 1996[일반] 17.06.29 263 0 11쪽
61 초딩 우가우가 - 2015[현대] 17.06.29 227 0 2쪽
60 천년전쟁 - 2015[현대] 17.06.29 45 0 1쪽
59 일진에겐 마음이 없다. - 2015[현대] 17.06.29 207 0 2쪽
58 코끼리 바다표범 - 1998[현대] 17.06.29 61 0 23쪽
57 어느 86세대의 초상 - 2015[현대] 17.06.29 325 0 5쪽
56 경국지색 - 달기 - 2015[역사] 17.06.29 168 0 8쪽
55 국민 오우거 - 미상[패러디] 17.06.29 254 0 2쪽
54 신자유주의자 - 2015[일반] 17.06.29 236 0 2쪽
53 보편적 열정 페이 - 2015[일반] 17.06.29 230 0 1쪽
52 니체 초인 - 2015[일반] 17.06.28 235 0 1쪽
51 카이퍼 대공사 - 2014[SF][미완] 17.06.28 63 0 12쪽
50 착하게 살자 - 2014[역사&종교] 17.06.28 269 0 5쪽
49 한국의 멸망 - 1999[SF] 17.06.28 232 0 3쪽
48 노인을 왜 존경 - 2014[현대] 17.06.28 311 0 8쪽
47 지존파의 재림 - 2014[현대] 17.06.28 611 0 8쪽
46 끝없는 여독 - 1998[SF] 17.06.28 228 0 8쪽
45 아프로디테와 인간 - 2014[판타지] 17.06.28 227 0 8쪽
44 개 아기를 뜯다 - 2014[SF] 17.06.28 159 0 2쪽
43 나는 작아 - 연대 미상[SF판타지] 17.06.28 274 0 4쪽
42 판타지 워즈 에피소드 1의 237제곱 - 1999[SF판타지] 17.06.28 387 0 6쪽
41 아테네 - 1999[SF] 17.06.27 222 0 6쪽
40 님프의 동굴 - 1998[판타지][미완] 17.06.27 280 0 55쪽
39 파워풀가이 - 2014[SF] 17.06.27 220 0 3쪽
38 브레이브 블러드 - 1999[판타지](미완) 17.06.27 262 0 32쪽
37 라제드 마왕 전설 - 1997[판타지](미완) 17.06.27 283 0 57쪽
36 사이좋은 가족 - 2014[로맨스] 17.06.27 255 0 10쪽
35 모모지세 - 2009[SF] 17.06.26 167 0 6쪽
34 암살자 - 1997[판타지] 17.06.26 212 0 11쪽
33 쇼펜하우어의 지행일치 - 1995[역사] 17.06.26 260 0 6쪽
32 우주 폭력배 : 악의 현현(미완) - 2013[SF] 17.06.26 243 0 4쪽
31 리치 킹(미완) - 2008[무협] 17.06.26 181 0 8쪽
30 넝마주이의 죽음 - 2차판 - 2014[현대] 17.06.26 330 0 32쪽
29 노예주와 노예 - 2014[현대] 17.06.26 230 0 5쪽
28 살인자 지망생 - 2014[현대] 17.06.26 234 0 10쪽
27 인육교실(人肉敎室) - 2014[현대] 17.06.26 168 0 3쪽
26 악녀와 요술사 - 2013[판타지] 17.06.26 199 0 13쪽
25 영혼 결혼식 - 1999[SF] 17.06.26 198 0 3쪽
24 넝마주이의 죽음 - 2012[현대] 17.06.26 176 0 30쪽
23 김은 노숙자다 - 2012[현대] 17.06.26 156 0 2쪽
22 신림역 살인마 - 2011[현대] 17.06.26 135 0 30쪽
21 헤이 파리마왕 - 1995[판타지] 17.06.26 171 0 19쪽
20 히키코모리 방콕기 - 2011[현대](작은 상 탐)[문장 소설집] +1 17.06.26 162 1 30쪽
19 세이브 - 1998[SF] 17.06.25 71 0 11쪽
18 속도의 절대자 - 1997[SF] 17.06.25 409 0 10쪽
17 나이팅게일 - 1996[현대] 17.06.25 49 1 27쪽
16 호모 사피엔스의 탄생 - 2008[SF] 17.06.25 117 0 2쪽
15 피자는 구토 - 2009[SF] 17.06.25 106 0 3쪽
14 사반트 후작국 - 2010[판타지] 17.06.25 57 0 3쪽
13 경국지색 - 말희 - 2009[역사] 17.06.25 61 0 16쪽
12 새로운 하늘 - 1차판 - 1999[SF] 17.06.25 402 1 47쪽
11 달은 살아있다 - 1999[SF] 17.06.25 150 0 5쪽
10 목에 달린 입 - 1997[스릴러] 17.06.25 95 0 15쪽
9 지옥의 법칙 - 1997[SF] 17.06.25 72 0 13쪽
» 시간세무서 - 1999[SF] 17.06.25 126 0 6쪽
7 미래에 굶어죽다 - 1998[SF] 17.06.25 95 0 5쪽
6 프림 커피 - 1995[현대] 17.06.25 188 0 17쪽
5 후조의 마왕 석호 - 2009[역사] 17.06.25 71 0 23쪽
4 생명주의자 - 1999[SF] 17.06.25 78 0 6쪽
3 돼지 멱따기 - 1997[현대 + 역사] 17.06.25 103 0 6쪽
2 천막 노인의 말 - 1998[현대] +1 17.06.25 267 1 5쪽
1 동급생 - 1998[현대] +1 17.06.25 823 3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