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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그라토
작품등록일 :
2017.06.25 11:55
최근연재일 :
2024.05.21 10:58
연재수 :
28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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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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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320

작성
17.06.2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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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대륙 한국 촛불 판타지 - 2016[SF 판타지]

DUMMY

대륙 한국 촛불 판타지






현욱은 서울로 가는 지하철에 몸을 싣고 있었다.


지하철은 길었고 수많은 외국인들이 있었다. 현욱은 순결한 한민족의 땅이 그들에게 더럽혀지는 것만 같아 싫었다. 외국인, 어디에 가든 외국인이 너무나 많았다. 무엇 보다 중국인이 너무나 많았다.


현욱은 체 게바라가 인쇄된 반팔 티를 입고 있었다. 강렬한 혁명 전사로서 예수에 비견되는 체 게바라가 빙의된 듯 용기백배해보는 현욱이었다. 현욱은 185cm 92kg에 헬스와 농구로 단련된 비교적 실팍한 몸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현욱의 근육량은 덩치에 비해서는 약간 부족했다.


2008년 5월의 봄날이었다. 한미FTA가 성사되려 하고 있었다. 이명박이라는 매국노가 국정을 논단하고 있다고 현욱은 생각했다. 촛불도 종이컵도 가지고 가지는 않았다. 언제나 존재하는 시민단체들이 필요한 물품을 나눠 줄 것이다.


현욱은 노무현 탄핵 반대 집회 때에도 거리에 나섰었다. 그 집회는 사실상의 관변 시위였기 때문에 잡혀 갔던 사람은 현욱이 알기로 없었다. 이번 시위에 나서면 잡혀 가는 사람들도 있다 했다. 현욱은 결의를 다졌다.


MBC에서 한 광우병 보도는 현욱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을 패닉에 몰아넣었다. 그렇기에 나라를 걱정하면서 현욱도 뛰쳐나온 것이다. MBC에 따르면 미국 소를 통해 광우병을 일으키는 변형 프리온 단백질은 조미료 한 알갱이 분량이라도 먹으면 증가하게 되고 식물이나 배설물을 통해서도 전염이 된다. 심지어 바다를 건너 곤충과 철새를 통해서도 전염이 될 것이다. 즉 미국 소를 먹거나 그 영향을 받은 수십억 인류가 몇 십 년 뒤엔 죽어 버리게 되고 말 거라는 뜻이었다.


‘인류 멸망! 난 그걸 막기 위해 나서는 거야.’


USA를 가리켜 일본이나 중국은 미국(米國, 쌀나라)이라 쓰는데, 한국만 자그마치 미국(美國, 아름다운 나라)이라 쓴다. 그렇게 음차 한 윗세대들을 현욱은 이해할 수 없었다.


현욱은 효순 – 미선 집회 때도 몇 번 나가 보았고 성조기를 찢는 데에도 열광했었다. 그 바로 다음날 광장에 나가 한 손엔 태극기 다른 한 손엔 성조기를 들고 흔들던 수많은 어르신들의 뜻을 현욱은 납득할 수가 없었다. 그 장면을 한겨레신문에서 보고 왜 인지 모를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본성이 튀어 나온 듯해 현욱은 그 느낌을 스스로 경멸했고 자조했었다. 현욱은 그런 이들을 ‘노인충(老人蟲)’이라고 욕했다.


시청역에 내려 광장에 나갔다. 슬슬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개중엔 유모차를 끌고 아이들을 뛰게 하는 부부도 보였다. 빵과 식수를 나눠 주는 사람이 있어 받아먹었다. 현욱은 평범하게 생긴 젊은 여자 옆에 앉았다. 이들 여자들은 떼로 왔고 이미 몇몇 남자들에게 둘러 싸여 있었으며 가끔 소리를 질러 연단에 올라 있는 사람들을 응원했다.


광장 주변엔 전경들이 완전 무장한 채 버티고 있었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연단에서 차례로 울렸다.


현욱은 열변을 토하면서 이야기했고 벌써부터 남자들과는 호형호제했다. 여러모로 급해서 친구들과 함께 오지 못 했다고 현욱은 아쉬워했다.


“호헌철폐!”,


라는 생경한 구호를 외치는 86세대도 있었다.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니고, 196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이젠 꽤 늙어 있었다. 그들 86세대는 노무현 때 비교적 젊은 나이에 권력을 잡았고 경제력도 그때 크게 갖추었다.


마른 사내 하나가 연단에 올라 외쳤다.


“이제 사람이 꽤 모였습니다. 갑시다!”


아직 촛불을 나눠 가지지는 못 했지만 마음속에는 하나 씩 켜져 있을 것이다. 그렇게 현욱은 생각했다.


전경들이 달리는 모양새가 빠르고 급했다. 전쟁하는 듯한 기분이 나서 들뜨고 흥겨웠고 겁도 났다. 고대의 전투가 21세기에 강림하기 직전이었다.


그때였다.


USA라 쓰인 거대한 비행선들이 하늘을 가득 메웠다.


비행선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무수한 한국인들을 공중으로 들어올렸다. 뒤이어 건물들, 차들, 심지어 도로도 속절없이 허공에 떴다.


현욱은 공중에서 허우적거렸다. 무수한 사람들을 비롯해 그 보다 더욱 많은 사물들이 이동했다.


비행선은 믿기지 않는 속도로 허공을 가르더니 망망대해를 지나쳤다.


무주공산 한반도에 비행선은 한국을 뿌렸다.


이로서 남북한은 좁디좁은 한반도에 갇히게끔 되었다. 미국을 능멸한 대가라고 사악한 양키들은 껄껄대면서 웃었다.


현욱의 고향은 광주였고 중원에 있었고 한족들 말로는 광저우였다. 이제 한반도에 살게 되었으니 새로운 땅을 광주라 불렀다.


조금씩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기억이 조작되어 가는 듯했다. 어쩐지 미국 측에 Man in Black 같은 검은 양복 입은 놈들이 있더라니. 태어난 이래 쭉 한반도에서 살아 온 기분이 들었다. 안 된다. 5000년 한민족이 뛰놀던 중원을 잊어서는 안 되었다. 개 같은 미제 양키 놈들!



[2016.02.12.]


---------

환빠들 주장 중에 보면 지명 한자로 쓰면 똑 같다고 중국에 있는 걸 자꾸 한국 것과 동일시하는 게 있습니다. 심지어 대륙 5공설도 있죠. 전두환 정권이 중국에서 군림했다는 소리입니다. 만약 그러하다면 제 1살에서 7살까지 기간은?? 그런 주장을 한 번 소설로 써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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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엄마는 옥황상제 - 2016[현대][브릿G큐레이션] 17.06.30 264 0 15쪽
65 살인 피라미드 정신분열증 - 2016[역사] 17.06.30 191 0 4쪽
» 대륙 한국 촛불 판타지 - 2016[SF 판타지] 17.06.29 338 0 6쪽
63 리쟈드맨 - 1997[일반] 17.06.29 222 0 6쪽
62 Dead of white - 1996[일반] 17.06.29 263 0 11쪽
61 초딩 우가우가 - 2015[현대] 17.06.29 227 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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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미래에 굶어죽다 - 1998[SF] 17.06.25 95 0 5쪽
6 프림 커피 - 1995[현대] 17.06.25 187 0 17쪽
5 후조의 마왕 석호 - 2009[역사] 17.06.25 71 0 23쪽
4 생명주의자 - 1999[SF] 17.06.25 78 0 6쪽
3 돼지 멱따기 - 1997[현대 + 역사] 17.06.25 103 0 6쪽
2 천막 노인의 말 - 1998[현대] +1 17.06.25 267 1 5쪽
1 동급생 - 1998[현대] +1 17.06.25 822 3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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