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8. 이게 히든 클리어라고 하는 거다
038. 이게 히든 클리어라고 하는 거다
쿠아아아아아아앙!
콰르르르릉! 콰과과과광!
“이게 무슨 짓이야. 왜 보스를 안 잡고!”
깡철이가 고개를 하늘로 들고 길게 포효를 하자, 그 주변으로 비바람과 번개가 요동을 친다.
칼카이저가 그 모습에 나를 향해 달려오며 버럭 고함을 지른다.
나는 멱살이라도 잡을 것 같은 칼카이저에게 손바닥을 내밀어 다가오지 못하게 했다.
“진정해!”
“뭐? 진정?”
“이제 올 때가 되었는데?”
“오다니 뭐가?”
“기다려 봐, 온다니까 하하하하.”
《Kor》월드 시티 레이드를 성공했습니다.
《Kor》깡철이가 주박에서 풀려납니다.
《Kor》Kor은 세계 최초로 국가 신수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Kor》Kor은 국가전에서 신수 깡철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뭐? 이게 무슨?”
주르륵 올라오는 국가 알림에 칼카이저의 입이 벌어진다.
하지만 이게 끝은 아니지.
“온다, 온다, 온다아아!”
【업적】☆☆☆☆☆ 월드 시티 최초 입장
“어엇, 금별 다섯 개 업적?”
“와, 나 금별 업적은 처음이야.”
“이거 자유 스텟 다섯 개잖아. 와!”
“미쳤다. 세계 최초는 역시 다르구나?”
【업적】☆☆☆☆ 세계 최초로 신수 구조에 성공하다.
“어? 금 벼, 별 네 개 짜리가 또?”
“미쳤네. 미쳤어.”
“이건 정말······.”
“와, 업적 별을 이렇게 받다니······.”
【업적】☆ 피해 없이 월드 시티 입장에 성공하다.
“하, 금별 하나가 이렇게 작아 보이기도 하는구나.”
“그러게. 그런데 이렇게 되면 금별 열 개네? 자유 스탯이 열 개. 하하하.”
“이거 꿈은 아니지?”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보상이 어마어마하네.”
“그 중에서 뒤에 두 개는 리퍼83 덕분이지.”
“그러네. 깡철이를 안 죽이고 그 장수 놈을 죽인 게 다 이유가 있었던 거였어.”
“게다가 국가 신수라잖아. 국가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니.”
“리퍼는 이런 걸 다 알고 있었다는 걸까?”
“확실히 NPC랑 친하면 좋은 거구나. 솔직히 NPC 호감작은 지루해서 하기 싫었는데.”
“해야 한다는 걸 절실하게 느끼게 해 주네.”
그래, 내 덕분인 걸 알아야지.
그걸 모르면 그게 사람새끼냐?
덕분에 금별 열 개를 처묵처묵 했는데?
하지만 뭐, 나는 그보다 더 큰 이득을 봤으니까.
【업적】☆☆☆☆☆ 최초로 신수를 구조한.
【업적】☆☆☆☆☆ 신수 깡철이의 감사를 받은.
【업적】☆☆☆☆☆ 홀로 월드 시티 입장시험 보스를 처리한.
뭔가 급조한 것 같은 업적이지만, 나는 이렇게 더블로 묻고 더 받았다.
이 정도면 뭐 불만 없지.
나름 퍼 줄 만큼 퍼 준 거잖아.
그리고 중요한 건, 우리나라에 깡철이란 신수가 생겼다는 거다.
이 신수란 것이 국가전을 치를 때에 큰 도움이 되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World》Kor이 월드 시티 통행로를 확보했습니다.
《World》Kor에 신수 깡철이가 존재합니다. 소속 유저는 경험치에 4%의 가산을 받습니다.
캬, 이게 남아 있다는 말씀.
신수는 그 존재 자체로 소속 국가 유저 모두에게 버프를 준다.
그러니까.
“신수 버프! 달달하네. 그런데 그거 아냐?”
- 뭐? 뭐? 뭐?
- 더 있어? 더 있어? 더 있어?
- 빨리 말해, 듣고 갈아입을 거야. 재활용이야!
└ 드런 새끼! 차라리 벗고 있어!
└ 꺼져! 상상의 빌미를 주지 마!
- 뛰는, 뛰는, 뛰는 겁니다아! 심장!
└ 아니 거기서 심장이 왜 뛰는데? 초점이 어디야?
└ 있는, 있는, 있는 겁니다아. 뭔가 더!
└ 얘는 좀 다르다. 그러니까 지저분하게 건들지 말자. 애가 순수해
└ 순수 ㅇㅈㄹ 니가 봤냐?
“지저분한 치팅 걸러낸다? 조용.”
- 윽! 숙여!
- 내이럴 줄 알았어! 수구리.
- 다들 조용!
“좋아. 그렇게 들어. 그러니까 내가 듣기론 신수가 하나가 아니라는 거야. 운이 좋으면 더 많은 신수를 보유할 수도 있다는 거지. 그런데 그건 월드 시티를 통해야만 가능하다는 건데, 지금은 우리만 갈 수 있네?”
- ㅁㅊㄴㅁㅊㅇ
- 하나가 아니라곸?!
- 앞서 가는 자들은 이런 걸 느끼는구나?
└ 뭘 느낌?
└ 뭔가 우뚝한 느낌이지 않음?
└ 그렇지. 모두 내 뒤, 아니면 아래에 있는 것 같은 느낌!
- 이 경우엔 그게 바로 국뽕이라는 거다 이 말이야!
└ 국뽕 ㅇㅈㄹ 근데 조금은 빠져 드는 듯!
쿠오오오오오오오오!
- 이크, 깡철이 비상한다.
- 저건 용이 등천하는 모습 아니냐?
- 캬, 멋지네.
- 주박인가 뭔가에서 풀리니까 더 업글 된 듯.
- 무찌다! 저게 우리나라 신수다 이 말이지!
- 캬아, 허공에서 한 바퀴 돌아주시는 센스! 미쳤네?
- 눈빛으로 리퍼 쉑과 아이컨텍! 봤냐? 봤냐? 봤냐?!
“자, 그럼 이제 모두들 월드 시티 구경을 가 보자. 그리고 내가 약속했지? 월드 시티로 간다고!”
이쯤에서 거들먹 한 방 시전해 주면?
<띠링! 국뽕만만 : 님이 3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나라를빛낸 님이 10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이왜진 님이 1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깡철이만세 님이 7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사라미미아네 님이 10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또혼자만먹어 님이 5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
<띠링! ·········>
<띠링! ·········>
이렇게 밥값이 들어온다 이 말이지.
“거, 후원은 적당히 하자. 월드 시티에 가면 후원할 일이 더 많지 않겠냐?”
연이어 울리는 알림 소리를 묵음으로 바꾸고 깡철이가 떠난 자리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그곳에 월드 시티로 들어가는 게이트가 있다.
“뭐? 내가 먼저 들어가는데 불만이라도 있어?”
게이트 앞에서 칼카이저를 보며 물어본다.
그래도 국가 길드의 임시 수장인데, 자기가 먼저 들어가고 싶겠지.
혹시 모를 업적도 탐이 날 것이고.
하지만 지금 여기서?
그건 말 그대로 자기 무덤 자기가 파는 격이지.
“당연히 리퍼 님이 먼저 가셔야지요. 거기에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바리데기가 나서고 곧바로 상황을 정리한다.
나는 바리데기에게 슬쩍 고개를 끄덕여 주고는 게이트로 향했다.
“다들 월드 시티에서 봅시다.”
그리고 게이트로 입장.
하지만.
“음, 이건 뭐 따로 업적 같은 건 없는 모양이네.”
- 진짜 기대하고 있었다고?
- 조금 전에 그렇게 배터지게 먹고도?
- 솔직히 말해라, 다른 공대원들 받은 업적 말고 다른 업적도 받았지?
- 그거야 킹리적갓심이지. 저 쉑 금별 서너 개는 더 받았을 거다.
- 그.랬.겠.지.
- 아, 아랫배가 살살.
└ 다녀와라. 오늘 그럴 일이 더 있을지도 모르니까.
└ 이건 뭐 확정이지!
내가 따로 받은 업적, 금별 열다섯 개는 보여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어느 정도 받았을 거라는 짐작은 다들 하는 모양이다.
물론 그게 열다섯 개나 될 거라곤 생각도 못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건 그리 오래 숨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조만간 상태창 한 번만 까게 되면 다 유추가 가능할 거다.
트수들이 또 그런 쪽으로 꼼꼼한 것들이 많다.
내가 가진 아이템, 업적, 스킬 따위를 따져서 스탯을 역산하는 건, 일도 아닌 놈들 많다.
“자, 여기가 월드 시티인 모양이다. 그런데 좀 황량하네?”
- 그렇잖아도 화면 보면서 갈고리 수집중이었음.
- ????? 이런 거?
- 나도 사실 ???? 이러고 있었음.
- 월드 시틴데 있는 게 별로 없네. 딱 봐도 국가 도시 보다 규모가 작아 보이는데?
- 대신에 다른 게 보인다.
└ 뭐? 뭐가 보임?
- 안 보이면 그렇게 살다가 죽어야지.
└ 뭐 이 새끼야?!
“분탕 밴 한다고 했다!”
일단 채팅창 진압하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서 월드 시티 전체를 살핀다.
트수들 말처럼 국가 도시 보다 못해 보인다.
그저 넓은 공간만 보일 뿐이다.
“이건 심시티 환경이네.”
그런데 재칼의 한 마디가 핵심을 찌른다.
역시 저 새끼도 나름 재능이 있는 새끼다.
“그렇군. 시스템 적으로 꼭 필요한 것들만 있고, 나머지 필요한 건 알아서 하라는 거야.”
“그럼 일종의 땅따먹기가 되겠군요?”
“여러 나라가 모인다고 했으니까 나중에는 경쟁이 엄청 치열하겠지.”
“무력으로 강탈하는 일도 생기겠지.”
“쟁이라, 나쁘지 않지.”
좋은사람들의 포세이돈은 쟁이란 말을 하며 능글맞은 웃음을 지었다.
“왜 이래요? 여긴 우리끼리 싸울 곳이 아니라, 다른 나라하고 싸울 곳이라고요. 벌써부터 내분을 일으킬 생각인가요?”
바리데기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하며 포세이돈을 노려봤다.
“하하하. 설마? 내가 말한 쟁은 다른 나라들과 하는 걸 말한 거지. 우리끼리 싸워서 좋을 게 뭐가 있다고? 나도 그 정도는 알지.”
“그건 다행이군. 어쨌건 이제부터 각자 월드 시티 정보를 좀 모아보자고.”
칼카이저가 뒤늦게 대화에 끼어들면서 대화의 판 자체를 엎었다.
제 말만 하고 길드워들과 움직이기 시작하는 칼카이저.
그러자 다른 길드들도 서둘러 월드 시티 곳곳으로 흩어졌다.
“저, 그럼 우리도······.”
“수, 수고 했다.”
“정말 대단했어요. 나중에 한가할 때 밥이나 먹어요.”
그건 나와 조를 이루었던 세 힐러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래, 서둘러 움직여야 최초 어쩌고 하는 업적들을 딸 수 있다는 생각이겠지.
일반별 하나라도 그게 어딘가.
하지만 백 명이 흩어져서 훑어가는 중에 내가 차지할 것이 얼마나 될까.
솔직히 끼어들 마음이 안 생긴다.
음, 금별 열다섯 개를 더 받아서 배가 부른 건 아니다.
어차피 여기서 개인이 얻을 수 있는 최초 업적은 그리 대단한 게 없다.
그리고 다른 업적들은 시간과 노력에 협동이라는 키워드가 함께 해야 하는 거고.
- 왜 멍청하게 서 있음?
- 다들 바쁜데?
- 넋 나감?
트수들도 내가 조용히 서 있는 것이 이상한 모양이다.
그래서 걸음을 옮겼다.
- 어? 이 쉑, 어디로 가?
- 않이 왜에?
- ???
- ????
조금 전에 나왔던 게이트로 향하자 갈고리를 수집하기 시작하는 트수들.
“가서 사냥해야지. 렙 올려야 할 거 아냐?”
- 여기서 사냥하면 안 됨?
- 여긴 몹들 렙이 많이 높은가?
- 왜 다시 돌아감?
내 말이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
“내가 듣기로 월드 시티는 사냥터도 국가 역량을 집중해서 열어야 한다더라고. 그러니까 지금은 이곳에서 갈 수 있는 사냥터가 없단 말이지.”
그러면서 게이트로 들어가자 곧바로 Kor001의 도시 광장이 나온다.
- 와, 도시 광장에 게이트가 생긴 거였어?
- 그럼 누구나 저 게이트를 이용하면 월드 시티로 갈 수 있는 거임?
- 와와, 사람들 몰리는 거 봐라.
- 반응 보니까 지금 리퍼 쉑이 게이트 들어올 때, 광장 게이트도 열린 모양이네.
- 여러모로 리퍼 쉑은 첨단을 달리네. 이것도 최초 아녀?
- 또 업적? 또 업적? 또 업적?
“업적 없다. 그냥 월드 시티와 국가 도시가 연결된 것뿐이다. 그런데 이건 알아야 한다.”
- 또 뭔데?
- 뭐가 더 있어?
“월드 시티와 통하는 게이트는 국가 도시 001에만 있다.”
- 잉?
- 그게 뭔 소리?
- 대충 국가 랭킹 10만위 언저리까지만 월드 시티에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
- 그렇게 문이 좁다고?
- 글게, 아직 10만 채우려면 좀 기다려야 하긴 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코월 하는 유저의 수가 못해도 백 만은 되지 않음? 그런데 10만 컷?
- 정말 그런 거면 우리 한국 유저들끼리도 엄청 피터지게 싸워야 하는데?
- 그것도 그거지만 점점 줄어드는 컨텐츠는 어쩔 건데? 지금이야 충분히 즐길 거리가 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 그거야 다른 게임들 통합해서 붙여 놓으면 어떻게든 되는 거지 않겠음?
- 아, 그런 그림이었누?
“아무튼 내가 알기론 그러니까 열심히들 해라. Kor001에 들어오느냐 못 들어오느냐 하는 게 중요한 기준이 될 거 같으니까.”
- 와 씹!
- 나는 그냥 즐겜 유저라서 그런 건 신경 안 씀.
- 나도 그렇기는 한데, 10만 정도면 어떻게든 될 거 같기도 하고.
- 전국 모의고사에서도 10만등 안에 들어본 적이 없는데, 전 국민을 상대로? 포기해!
└ 너와 나를 동일시 하지 마라.
└ 그래서 모의고사 10만등 안쪽이었다고?
└ ······.
“잡설들 그만하고, 오늘은 이쯤에서 방종하자. 솔직히 레이드 본 뒤에 일반몹 사냥은 입맛 버리는 거잖아?”
- 글킨 하지.
“그러니까 트바!”
- 어엇? 이렇게?
- 아니 무슨! 깜빡이도 없이!
- 아 이 쉑아!
- 그래, 리바!
- 보는, 보는, 보는 겁니다아! 또!
《채널 :《코스모스 월드에서 만납시다! (feat:리퍼83)》방송 송출이 중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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