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첫 방송, 고블린 켠왕 마무리
007. 첫 방송, 고블린 켠왕 마무리
“고블린 단검 공격력이 목검보다 좋기는 하지만, 고블린이 이렇게 원샷원킬 되는 걸 보면.”
- 급소! 급소다!
- 요즘 가현 게임에서 기본 아님?
- 그걸 지금 말한다고? 리퍼83 이름이 아깝지.
- 저 쉑 암살 천재잖어!
- 딱 대! 고블린 세 마리 뒷목 숨골만 조짐. 리퍼쉑 현실 킬러임.
- 리퍼83 현실 킬러설!
“킬러는 무슨. 그냥 게임만 잘하는 거야.”
- 지랄, 거기서 잘난 척?
- 구독 취소!
- 나, 나감!
“그런데 업적은 안 뜨나?”
- 잠깐, 좀 있다 나감.
- 착석!
【레벨UP】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UP】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은 올랐는데, 업적은 없나? 세 마리 단번에 잡았는데?”
- 기달!
- ······.
- ······.
“없나보네. 쯧. 그럼 계속해서 고블린 켠왕 마무리 하자.”
- 노잼!
- 상대가 안 되는 몹 잡는 거 왜봄?
- 그래서 너는 나감?
- 다른 방송, 토끼, 여우, 다람쥐 잡음.
- 멧돼지 사냥팀 있음!
- 타방 언급 금지. 매너 좀!
- 니가 여기 매니저냐?!
- 리퍼 님, 나 매니저 시켜주면 잘 할 수 있음! 리퍼 님, 나 매니저 시켜주면 잘 할 수 있음!리퍼 님, 나 매니저 시켜주면 잘 할 수 있음!
“구직도 좋은데 장문 도배는 밴이야!”
- 캬, 편-안!
- 칼 밴, 이게 맞지!
- 않이··· 구직활동 좀 했다고···
- 너도 나갈래?
- 내보내는 게 맞지!
“자, 루팅을 해 봤는데, 나온 건 고작해야 단검하고 가죽, 노멀한 장화 하나야. 장화는 그래도 지금 신고 있는 것 보다 나으니까 갈아 신고 남은 고블린 여섯 마리 켠왕 마무리 간다.”
어려울 건 없다.
다만 엠피가 부족한 것이 문제일 뿐.
“자, 여기서 정보 하나 준다. 이 코월은 엠피 관리가 중요한 거 같다. 휴식 모드를 활성화 시키지 않으면 HP, MP가 회복되지 않는다. 물론 나중에 아이템이나 스킬 중에 자동 회복이 달려 있는 게 나올 것 같지만.”
이건 뭐,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알려질 이야기다.
그래도 방송 중에 오디오가 비면 안 되니까 떠드는 거지.
아, 저기 고블린 두 마리.
엠피는 0.
아직 휴식 모드를 하지 않아서 이렇다.
그럼 여기서 휴식 모드를?
“저기 고블린 보이지? 그런데 엠피가 없어. 이러면 당연히 뒤로 물러나서 엠피를 채워야 하는 거지. 휴식 모드를······.”
<지옥문을열어주마 : 미션가자. 엠피 없이 고블린 두 마리 사냥. 성공시 50000.>
“어? 여기서 이런 미션을? 나 죽으라고?”
- 리퍼쉑 끔살각!
- 암살 캐릭터가 정면 승부를?
- 이거 안전자산?
- 이건 빨간맛이쥬? 빨갛게빨갛게 물~들겠네!!
- 주거 주거 주거!
- 그런데 쫄? 리퍼 쫄?
- 리트, 리트, 각 나왔쥬
그렇다고 여기서 빼면?
시청자 새끼들이야 어쨌건 리퍼83의 이름값이 있는데 그건 곤란하지.
“좋아. 간다. 엠피 없이 고블린 두 마리랑 다이다이! 근데 좀 약하지 않나?”
눈 앞으로 손을 들어 올려 엄지를 검지와 중지 끝에 올리고 비빈다.
뭐?
해 봐, 그럼 뭔 뜻인지 알지?
- 여기서 수금?
- 수금에 무친놈이었네?
- 자.본.주.의.
“왜? 없어? 근데 내가 봐도 이건 안전자산이 아니야. 내가 누구야? 리퍼83이야. 아는 놈들은 다 알지? 내가 누군지.”
- 엌ㅋㅋㅋㅋ
- ㅗㅜㅑ ㅗㅜㅑ
- 낙타났다!낙타났다!
뭔데 이렇게 갑자기 시끄러워 져?
하아, 저거 때문이었어?
- 오오오오오
- 55555
- 이게 맛따
- 가즈아아아아아아
<그래때는지금이다 : 닥돌 미션! 엠피 없이 사냥 성공시 100000.>
- 뭔데?
- 무슨 일인데?
- 60초 후에 공개됩니다!
“하아, 어디서 또 고블린들이······.”
이것들이 신이 난 이유가 있다.
두 마리 밖에 없던 고블린들을 향해 네 마리의 고블린이 더 다가온 것.
그러니까 여섯 마리 고블린을 상대로 엠피 없이 달려들란 소리다.
“이건 좀 아니지. 나 이제 레벨8인데, 렙 10 넘는 고블린 여섯 마리는 에바지!”
- 그래서 안 한다고?
- 떼라! 떼라! 떼라!
- 뭘?(덜렁 덜렁) 뭘?(덜렁 덜렁)
- 그게 맛따! 떼라!
- 드가자아아아아아아!
- 가즈아아아아아아아!
그래, 일이 언제나 술술 풀리기만 하는 건 아니지.
그럼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닥돌! 간다!”
이거지 뭐.
여기서 죽는 게 빼는 것보다 나은 선택이다.
방송을 켜지 않았다면 모를까.
켠왕 선언하고, 리퍼83 이름을 내걸었는데, 쫄?
이런 소리를 들을 수는 없지.
일단 여유 스텟 두 개를 모두 민첩에 몰아넣고!
고블린 여섯 마리를 향해 달려갔다.
키키킥?
키킥?
키이이이이이이!
고블린들은 달려오는 나를 보고 잠깐 당황하더니, 곧 내가 혼자란 것을 알고는 용기백배해서 마주달려왔다.
자, 그럼 이제부터는 정말 엠피 없이 기본 피지컬로!
샤샥!
제일 앞서 달려온 고블린의 단검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츠릿!
긴 리치를 이용해서 놈의 옆구리를 가른다.
상체에 방어구가 없는 놈이라 단검이 그대로 놈의 옆구리를 갈라 놓았다.
키이익!
하지만 뒤를 이어서 또 다른 고블린이 달려든다.
이놈은 특이하게 끝에 가시가 박힌 둔기를 들고 있다.
터덕! 휘익! 콰직!
왼손으로 둔기의 중간, 가시가 없는 부분을 잡으면서 둔기의 궤적을 비튼다.
그리고 그 둔기는 그대로 옆구리에 상처를 입은 놈의 머리로 떨어진다.
머리 일부가 함몰된 것을 보니, 저 놈은 시즌 아웃이다.
케엑! 키이이익!
휘휙! 휙!
대가리 깨진 놈이 비명과 함께 쓰러지자 뒤쪽에서 달려오던 고블린들이 분노의 괴성을 지른다.
하지만 나는 그 사이에 왼손으로 잡고 있던 둔기를 끌어당겨, 오른손의 단검으로 둔기의 주인을 찌른다.
푸욱!
멍청하기는.
무기를 잡혔으면 몸을 빼야지, 당기는 대로 딸려오면 이렇게 될 수밖에 없지.
목에 깊숙하게 한 방 넣어 주고!
키엑!
자, 이제 네 마리.
하지만.
스슥! 서걱! 츠릿!
코월의 몬스터는 매우 뛰어난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다.
내가 둔기를 가진 고블린을 처리하는 동안 다가온 네 마리의 고블린이 내 팔과 등에 상처를 냈다.
“아우, 쓰라려! 씨파!”
통증.
전기적 신호에 불과하지만 진짜처럼 느껴지는 통증이 팔과 등의 움직임을 거북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건 익숙하다.
과거의 기억, 그 속에서 나는 실제로 숱하게 ‘진짜’ 부상을 당했었다.
그리고 ‘진짜’ 힐러의 치료를 받았고.
따지고 보면 끔찍한 기억이다.
째지고, 뜯기고, 부러지고, 훼손된 몸뚱이가 힐러의 이적으로 멀쩡해지는 것.
그리고 다시 그 멀쩡한 몸이 걸레가 되도록 싸우는 것.
그런 악몽의 악순환.
그 때에 비하면 고블린의 단검 따위야 뭐.
츠릿! 스슥! 서걱!
어차피 피를 본 상황.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면서 최단 거리를 찌르고 베는 공격을 시도한다.
키에엑! 키익!
“놀랐지?!”
그럴 거다.
일반적인 유저의 반응에 맞춰서 프로그램 되어 있을 텐데, 이렇게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방식은 낯설 테니까.
물론 시간이 지나면 코월의 몬스터도 학습을 한다.
코월을 관리하는 인공지능은 유저들의 전투 방식을 파악해서 몬스터들의 반응을 업그레이드 하니까.
하지만 지금은 아니지.
그래서 이렇게 어린아이를 상대하는 것처럼 고블린을 처리할 수 있다.
키이이익! 키이이! 키이이!
게다가 이렇게 학살이 일어나면 고블린들은 겁을 먹는다.
이건 고블린과 같은 무리 몬스터의 보편적인 특성이다.
동족이 일방적으로 살육을 당하는 상황이 되면 두려움을 느끼며 주춤거리거나 때론 도망을 치기도 한다.
“어딜 도망가!”
하지만 그걸 그냥 두면 곤란하다.
전투 중에 도망친 무리 몬스터는 반드시 동족을 이끌고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것도 생각보다 훨씬 빠른 시간 안에 나타난다.
그건 아마도 게임 시스템으로 짜여 있는 흐름일 것이다.
콰직!
케엑!
마지막으로 도망치는 고블린의 머리를 가시달린 둔기로 찍어 버렸다.
그리고 그렇게 1:6의 난전이 끝났다.
- 이걸 성공한다고?
- 무친 피지컬 뭔데?
- 피지컬? ㄴㄴ 매지컬!!
- 매지컬 ㄴㄴ 미라컬!
- 내가 지금 뭘 본 거야?
- 이게 왜 되는 건데?
- 자바따아!
“아이고, 죽겠네. 피가 간당간당하네. 휴식 모드 들어간다. 안 그럼 빼박 죽음이야.”
일단 휴식부터.
정말 HP가 23 밖에 안 남았다.
여기서 휴식 모드를 했는데도 HP가 회복되는 속도보다 떨어지는 속도가 더 높으면?
“어? 근데 이거 휴식 모든데도 HP가 떨어지는데?”
엄살을 떨어 본다.
여기 낚이는 놈들이 분명 있겠지?
- ㅋㅋㅋㅋ 주금이 다가온다.
- 잘 가!
<그래때는지금이다 : 죽으면 미션 실패!>
<지옥문을열어주마 : 고블린 두 마리 사냥은 성공으로 인정한다.>
<지옥문을열어주마 : 5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 죽으면 실패는 애바.
- 이미 성공한 미션으로 봐야···.
- 킹치만, 죽으면 실패도 말은 됨.
- 원래 미션은 보수적으로 잡는 거임. 죽으면 실패 그게 맞지.
- 닥쳐! 리퍼쉑 안 죽어!
- ????
- ????
- 뭐? 왜? 어떻게?
- ㅂㅅ들아. 시작 아이템에 물약 있는 거 잊었냐?!
- !!!
- 그걸 가르쳐 주면 어떻게 해!
- 저 새끼 쳐 내!
- 그냥 죽일 수 있었는데!!
“하아, 내가 그렇게 병신으로 보여? 인벤토리에 뭐 들어 있는지는 항상 머릿속에 넣어 둬야지. 게임 원투데이 하냐? 쯧, 좀 낚아 볼까 했더니······.”
딸깍!
꿀꺽꿀꺽, 꿀꺽꿀꺽!
그렇잖아도 물약을 언제 먹을까 각을 보고 있던 참이었다.
그 사이에 HP가 10단위로 떨어져서 항문이 움찔움찔 하고 있었거든.
솔직히 게임에서 HP는 항상 넉넉하게 관리해야 한다.
안 그러면 어디서 날아온 건지 모르는 공격에 골로 가는 수가 있으니까.
“와, 소형 HP포션인데 한 병에 HP가 50이나 차네. 거기다가 HP가 60 이상이 되니까 출혈 같은 상태 이상도 없어지는 모양이야. 휴식 모드에서 HP가 회복되기 시작하네.”
이런 것도 정보다.
하지만 실제론 총 HP의 30% 이하가 되면 자력 회복이 되지 않고, 그 이상이 되었을 때, 회복 모드를 쓰면 자력 회복이 가능한 거다.
아직 그건 확인을 안 했으니까 이 정도 두루뭉술한 정보를 던져준다.
<그래때는지금이다 : 미션 성공 인정.>
<그래때는지금이다 님이 10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오오, 그래도 선은 지키네? 지옥문을열어주마, 그래때는지금이다 님, 후원 감사합니다.”
- 그랜절 안함?
- 저 쉑 그런 거 안 함. 그냥 말로 때움.
- 나중에 큰 손 등장하면 리액선 큰 걸로 하겠지.
- 지금 나온 것들은 소소하다? 그런 거야?
- 와, 나 하루 일당이 넘는데 소소? 쏘쏘?
- 네, 다음 일용직!
- 일용직 아니고 자유로운 프리, 랜서!
- 그저 방구석 백수는 웁니다.
뭐, 솔직히 후원금 받으면 리액션 거하게 하고 그래야 하는데, 솔직히 내가 MMC 주식을 왕창 사 놓은 상황이다보니 돈에는 별로 흥분이 안 되는 거지.
몇 년만 있으면 수십 조의 부자가 되는데 고작 몇 만원, 몇 십 만원이 눈에 차겠어?
“자자, 덕분에 고블린 켠왕까지 끝났다.”
- 뭐? 여기서 방종각을 본다고?
- 리퍼쉑 내가 너를 아는데?
- 보통 직업적인 게이머들은 하루 열여섯 시간은 게임하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 멈춰!
- 로그아웃에서 손 떼!
- 어딜 돔황챠?!
- 붙잡아아아!
하여간 눈치는 빨라요.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지금부터는 나만 알고 있는 히든을 먹어야 하니까.
그리고 그건 끝난 다음에 영상 편집으로 올려야지.
날것으로는 좀 곤란하거든.
“시꺼! 접속 대기 풀렸을 거다. 어여 들어와서 필드에서 보자. 내 채널 이름이 뭔지 알지? 그럼 아디오스!”
채널 :《코스모스 월드에서 만납시다! (feat:리퍼83)》방송 송출이 중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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