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8. 버그 캐릭 해명과 새로운 던전
018. 버그 캐릭 해명과 새로운 던전
“하아, 참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많아. 그지. 그래도 뭐, 내가 방송을 하는 입장이니까 다들 이렇게 말하면, 당연히 해명을 하는 게 옳겠지.”
- 그거다.
- 옳다.
- 온다, 온다, 온다, 큰 게 온다!
“시끄럽고. 잘 들어. 원래 코스모스 월드에서는 다른 게임을 통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어. 아는 사람은 다 알 거야.”
- 업계 관계자 피셜, 이건 맞다.
- 다른 게임들을 코스모스 월드에 통합을 한다고? 어떻게?
“그것까진 나한테 묻지 말고, 그냥 내 캐릭터에 대해서만 해명한다.”
- 해 봐라. 뭔데?
“내가 코스모스 월드 캐릭터를 생성할 때, 코스모스 월드의 다른 게임 통합 계획의 일부가 내 캐릭에 적용이 된 거다. 이유는 나도 모르니까 묻지 말고.”
- 그러니까 캐릭터 만들 때부터 리퍼 쉑이 하던 게임의 캐릭터와 융합이 되었다는 거?
“그거다. 렙은 1이 되었는데 스킬하고 귀속 아이템 효과가 그대로 계승이 되었더라고. 아, 직업하고 부직업도.”
- 개꿀! 시파, 나는 왜!
- 엄마, 나도. 엄마, 나도. 엄마, 나도.
- 그냥 어쩌다가 운 좋게, 게임 버그를 얻었다는 거네?
- 씨파, 코월 새끼들 이런 거에 대해선 절대 답변이 없는데.
- 운영 자체를 지들이 안한다잖아. 그냥 인공지능에게 맡겨 둔다고.
- 그 인공지능이 다 알아서 하는 거니까, 자기들한텐 말하지 말라고 했던가?
- 근데, 저 리퍼 쉑, 버그 캐릭터를 인공지능이 그냥 뒀다는 거네? 그럼 우리가 아무리 ㅈㄹ을 해도 소용 없잖어.
- 믿고 있었다고!
└ 꺼져! 리퍼 빠 쉑!
- 벽창호인공지능.
- 벽지능? 능지가 처참한 거 아닌가?
- 와, 뭐, 이해, 는, 되는데, 더 열 받는 건 뭐지?
- 리퍼 쉑, 킹받게 하네. 따지려면 코월 인공지능한테 따져라, 뭐 그런 소리 아냐?
- 씨파, 상대적 박탈감이 이런 건가?
└ 그냥 박탈감이야 새꺄!
└ 넌 뭔데? 왜 나한테 시비?
“자자, 아무튼 상황이 그러니까 이 이야긴 이제 그만하자. 채팅에서도 언급을 금지한다. 아니면 밴이다.”
- 독재!
- 재갈 물림.
- 읍읍읍! 할 말은 많지만 못하는 심정을 니가 알아?
- 나빳다!
“자, 그러니까 이제 그만하고 가자. 던전이다!”
- 와와와와 던전(영혼 없는 리액션)
- 털래털래털래(그냥 쫓아감)
- 그래도 던전이라잖아.(살짝 기운 내서)
- 위에 놈들 보면 떠오르는 말이 있다.(역시 개돼지)
└ 죽어! 새꺄!
하아, 채팅창 혼란스럽네.
그래도 이젠 의혹은 다 푼 거 맞지?
크크크크.
꺼억! 시원하다.
* * *
“여기다. 던전 입구.”
중간에 나오는 몹들 깔끔하게 처리해 주면서 도착한 던전.
- 거기애 무슨 던전?
- 그냥 호수 아님?
- 설마 호수 밑에 던전이라는 클리셰?
- 에이, 아무리 게임사 능지가 처참해도.
- 능지처참 또 나왔죠? 한 번 쓰면 그거 꼭 따라 하는 놈 있죠?
- 리퍼! 뭐냐? 던전 입구 어딘데? 빨리 이야기해라. 나 그것만 보고 겜 하러 갈라니까.
- 그래, 어서! 어서! 어서!
“하아, 여기 간첩들 많네. 내가 던전 입구 가르쳐주면 다들 그리로 달릴 거지?”
안 봐도 비디오다.
물론 진짜 성공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겠지만.
- 달리긴 뭘 달려? 가다 다 뒈질레이션일 텐데 ㅋㅋㅋㅋ
- 리퍼 센세! 83센세! 같이 먹고 살자!
- 리퍼! 리퍼! 리퍼!(입구 어디?)
- 나는 아직 시작 마을임, 그러니 나한테만 살짝 알려주셈.
<급하다시간아끼자:던전입구 열자 미션. 급행료 100000. 3분 내 개방.>
- 엌 여기서 미션?
- 이러면 리퍼 쉑은?
“네, 급하다시간아끼자 님, 감사합니다. 던전 입구는 바로 이곳이다. 호숫가의 엉덩이 바위, 그 틈에 보면 구멍이 하나 있다.”
- 뭐지?
- 나만 이상해?
- 뭘 상상하니?
“거기에 씨앗을 심어라! 아니 풀도 되고 꽃도 된다. 그러면 던전 입구가 열린다. 자, 저기 들꽃이 있네. 저걸 퍼다가 구멍에 심어 주면 될 거 같다.”
이걸 누가 생각을 했겠냐고.
그런데 이게 또 그리 어려운 건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이 던전을 찾은 것을 이해시켜 줄 캐릭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아, 내가 할 필요가 없겠다. 저기 보이냐?”
- 뭐임?
- 웬 다람쥐?
- 저건 몬스터 아니고 찐 다람쥔데?
- 어어어, 도토리를 구멍에 넣고 흙을 덮는 거?
- 미쳤다. 저거 던전 입구잖아.
- 왜 다람쥐가 던전 입구를 열고 들어가? 천재 다람쥔데?
- 던전 입구를 여는 다람쥐가 있다? 뿌슝빠슝!
“봤지? 내가 저거 보고 던전 입구를 찾은 거야. 그런데 내가 열지 않은 입구론 못 들어가니까 기다려야 해. 입구가 사라지면 구멍도 비거든. 한 20분 기다려야 하지.”
- 게임 이상하게 만들었네.
- 아니다. 다람쥐는 먹이를 땅에 묻어 보관하는 습성이 있다.
- 그거하고 던전하고 뭔 상관?
- 무지성으로 그냥 던전 입구를 저렇게 만든 거지. 덩그러니 드러나게 하길 싫어서.
- 근데 다람쥐가 들어간 던전이면 뭐가 있을라나?
- 들어갔는데 람쥐떼가 나오는 거 아님?
- 람을 빼면 쥐떼? 으으읔 시러!!!
자, 이렇게 해서, 내가 던전을 발견한 것에 대한 의심을 씻어 냈다.
솔직히 저 다람쥐를 통해서 던전 입구를 발견하는 것도 나름 운빨이 좋아야 하는 거다.
물론 한 번 알려지면 그 후론 다람쥐가 던전을 만들 기회 따위는 없을 정도로 바빠지겠지.
구멍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테니까.
응?
아, 여기 던전은 20분마다 만들 수 있는데, 인스턴트야.
던전 입구를 개방한 개인이나 파티 단위로 입장이 되는 거지.
그래서 입구를 열기 위한 싸움이 치열해.
물론 과거에 그랬다는 거다.
“근데, 미션 끝난 거 아닌가?”
- 음, 니가 안 열었잖음.
- 아니 그럼 다람쥐가 리퍼83 쉑의 미션을 방해한 거?
- 아니이, 그래도 3분 내로 던전 입구를 열어준 건 맞으니까 미션 성공 아님?
- 그 쉑 이미 먹튀한 듯. 줄 마음이 있었으면 벌써 줬을 거다.
- 미션 결려면 공탁 해야 하는 거 아님?
- 공탁 ㅇㅈㄹ 그런 게 어딨냐? 엄청 큰 미션이면 몰라도.
- 리퍼 쉑 아까부터 뒤통수만 정통으로 보여주고 옆모습도 안 나온다.(울그락불그락?)
- ㅋㅋㅋ 꼬숩다!
- 풉!(입술만 나와서 비웃는 콘)
이것들이 정말.
아니, 근데 미션 건 놈이 이걸 먹튀한다고?
이러면 정말 영정인데?
누군지는 몰라도 미션창에 채널 입장 금지를 먹일 수는 있는데?
내 방송을 다시 보지 않을 거면 몰라도.
<급하다시간아끼자: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버퍼링 후원? 버벅 거리다가 지금 넣었쥬?
- 한참 각도기 들이대다가 그래도 방송을 계속 보는 게 이득이란 결론을 내린 거임.
└ 린정.
└ 헐 그게 맞네.
“급시 님, 십만원 감사합니다!”
- 급시?
- 저렇게 불러도 누군지는 다 알잖음? 그럼 된 거지.
- 그렇긴 한데, 리퍼 쉑 앙금이 곁들여진 이름 줄이기 같은데?
- 앙금? 팥? 그건 왜?
└ 닥쳐!
└ 요즘 트수 새끼들 능지처참 수듄이 이 정도!
하, 이것들 또 잡소리 하는 거 보니까, 게임 진행하라는 의민가 보다.
그럼 가자.
“자 봐라. 다람쥐가 채웠던 구멍이 다시 비워졌다. 이러면 이제 나에게 기회가 온 거지.”
- 그런데 안에 뭐 있음?
“그건 나도 모른다. 안 들어가 봤다.”
- 기만자 쉑, 분명 어제 결방 때 들어가 봤을 거 같다.
- 음, 난 중립 기어!
- 난 그래도 리퍼를 미듬.
- 리퍼가 거짓말은 안 하지 않음?
- 그런가? 하는 거 같은데?
- 나중에 방송 다시보기 하면서 찾아볼 거임.
- 검증? 결과 나옴 알려줘라.
└ 감나무 밑에 누웠음? 입 벌리고 들어오기 기달?
“자, 이렇게! 여기 꼭 씨앗을 심지 않아도 된다. 곁에 있는 아무거나 살아 있는 식물을 뽑아 심어도 던전이 열리지.”
- 잠까안! 입장 멈춰!
- 뭠춰!! ??? 근데 왜?
- 이거 구멍에 뭘 심었느냐에 따라서 던전 내용이 달라질 수도 있다.
- 이것도 린정, 킹리적갓심이다.
- 리퍼83은 그걸 알고 있을까?
- 뭐든 알 거 같은 리퍼83.
- 안 들어가 봤다니까, 알아도 모른다고 할 거임.
“하! 트수 쉑들 선 넘네. 아니거든. 안들어가 봤고, 나도 구멍에 뭘 넣느냐에 따라서 던전이 달라지는지 어떤지는 모르거든?”
- 5959 모르셔떠요?
- 그럼 확인해 줘라.
- 던전 클리어 하고 나와서 다시 재입장. 그 때는 다른 거 심자. 이번에 들꽃 심을 거면, 다음에는 확 다르게 도토리 같은 거나, 아니면 다른 특별한 씨앗을 심는 거지.
- 장문충 개혐. 그래도 내용 때문에 용서한다.
└ 니 용서 필요 없어! 꺼져!
“확실히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긴 하네. 그런데 그걸 내가 왜 해야 하는데?”
- ㅂㅅ 왜 해야 하는데? 이러고 있다. ㅅㅂㄹ 그게 개꿀 컨텐츠로 시청자 모을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런데 그걸 안해?
- 맏다, 안 하는 놈이 ㅂㅅ인증이지.
- 않이··· 설마 안 하겠어?
“그러니까 방송 각 나온 거니까 하라는 거자네?”
- 그렇지.
- 맞지.
- 고거거든.
“뭐, 따지고 싶은 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니들 말이 틀린 것도 아니니까. 일단 킵 해 두자. 던전 클리어 하고 나오면 그 때, 다시 이야기 하는 걸로.”
- 이 쉑, 분위기 몰아서 분명 수금할 계획이다.
- 수금에 초연한 것 같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또 아니란 말이지.
- 자낳괴 아닌 듯 자낳괴 같은 리퍼83.
- 자자, 그만 떠들고 리퍼센세, 들어가시지요.
“그래, 가자. 입구도 너무 시간 지나면 닫힌다. 시간은 5분 정도.”
일단 그렇게 정보를 주고 던전 입구로 들어간다.
이건 그냥 얇은 막을 통과하는 그런 느낌이고, 한 순간 주변 모습이 바뀌는 방식이다.
중간 과정 따위는 없다.
일종의 입구에 걸치기를 하는 것은 안 된다는 말씀.
한 발은 밖에, 한 발은 안쪽에 이런 거 말이다.
“오오, 이건 또 색다른 공간이네?”
놀라는 척.
처음 보는 척 하는 거지.
- 뭠미?
- 내가 진단하건데, 몬스터 나올 분위기는 아닌 거 같다.
- 그럼 뭔데? 던전이 던전이 아닌 듯? 그냥 무슨 무릉도원 아니냐?
- ㅋㅋㅋ ㅁㄹㄷㅇ 이지랄!
- 무릉도원이 뭐?
- 그냥 경치 좋은 숲!
└ 이게 맞냐? 아닌 거 같은데?
└ 대충 맏따고 하자.
트수들 말처럼 던전 안쪽은 상상 외의 모습이다.
주위가 산봉우리로 애워싸인 분지 형태의 지형이 있고, 그 안에 온갖 나무와 꽃, 풀들이 무성하다.
그리고 이 던전의 핵심은 바로 그것들이다.
나무와 꽃, 풀과 버섯 그리고 연못과 동굴에 있는 몇 가지 동물들.
어? 감이 안 와?
“여기 딱 보니까 떠오르는 게 있다.”
그럼 밑밥을 뿌려야지.
- 뭐? 뭔데 씹덕 새꺄! 난 니가 싫어. 혼자 다 해먹는 새끼!
-위엣 놈, 왜 열폭?
- 저 쉑 그 쉑 아닐까?
└ 누구?
└ 급시 쉑!
- 급시는 왜? 리퍼가 던전 알려 줬으니까 열심히 달리고 있을 거 같은데.
└ 그러니까 하는 말이지. 달리다가 얼마 못 가고 누운 거지. 그래서 접속 제한 받은 거고. 그래서 저렇게 열폭하는 거 아닐까?
- 와, 소름. 어떻게 그런 추리가 나옴?
- 그런데 그게 맞을 것 같은······.
- 글게, 나도 그러네. 야, 너 급시 맞냐?
- ······.
- 저거 인정이란 뜻이지?
- 우리 사이엔 그런 거지.
- 아닌데 그런 척 하는 놈일 수도 있지만, 우리 마음속에선 이미 그 놈이 급시인 것이고.
- 내 추리는 틀림없이 맞아 떨어진 것이고.
- 그려그려 우리끼리 돕고 살아야지.
- 하아, 말 많은 트수 쉑들 닥쳐! 지금 이 던전이 무슨 던전인지 그거 이야기하고 있었자네.
- 아, 그렇지. 리퍼 쉑, 마이크 받아라.
- 그려, 마이크 줘라.
“그래, 고오맙다. 드디어 말할 기회를 줘서.”
- 그려. 그러니까 진행 해 봐.
“하하. 일단 내 생각이지만 여기 보면 몬스터는 안 보이고 무슨 나무하고 꽃, 풀들만 가득하지? 그럼 여기서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 나 촉 완!
- 무슨 촉이 와? 그래서 뭔데?
- 저 리퍼 부직업 있다! 그것도 약제사, 약 만드는 거였다. 그러니까 여기는 약제사가 쓸 재료들이 가득한 채집 던전인 것이다.
- 와! 깜놀!
- 씨발, 정말 그런 거면 온 우주가 리퍼 씹덕을 도와 주는 거 아니냐?
- 정말 그런 거면 난 게임 접어! 이건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거 아니냐고! 씨발!
“자, 대충 예상들이 나온 거 같은데. 나도 너희 트수들하고 같은 생각이거든? 이 봐, 발 밑에 있는 이것도 약초잖아!”
- 그걸 니가 어떻게 아는데 씹덕아!
“억울하겠지만 나는 약제사 부직업이 있고, 그래서 약초 같은 걸 알아볼 수 있는 패시브 스킬이 있는 거지. 하하하하.”
- 니미.
- 나, 간다!
- 빠이!
- 씨버럴! 불공평한 세상 같으니라고!
히야, 그러면서 정말 나가는 새끼는 하나도 없지?
그래, 그 정도 불평은 받아준다.
어쨌건 여긴 말 그대로 채집 던전, 그리고 들어오는 구멍에 뭘 심느냐에 따라서 던전 채집물이 바뀌는 곳이기도 하다.
아, 여기도 참 말이 많은 곳이다.
구멍만 잘 차지하면 던전을 독점할 수 있거든.
그래서 호숫가는 항상 피가 흐르지.
기대가 된다는 말씀.
뭐 그건 나중 일이고, 일단 채집부터 해 보자.
트수 쉑들 진정될 때까지 묵묵히 묵언채집이다.
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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