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2. 낚는, 낚는, 낚는 겁니다아
022. 낚는, 낚는, 낚는 겁니다아
“좋아.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 응? 이렇게 쉽게 미션을 포기한다고?
- 평소에도 돈에 쿨하긴 했지.
- 아니다. 과거의 리퍼는 절대 이렇지 않았다. 코월 시작한 후로만 이렇다.
- 그거야 튜토리얼부터 버그 캐릭터를 얻었으니 마음이 넉넉해진 거지. 씨바
- 아, 그런가?
- 돈에 연연하지 않아도 벌써 얼마를 벌었냐곸 방송 다시 보기로만 충분히 먹고 살만 할 걸?
- 하, 뭔가 상대적 박탈감이
└ 다시 말하지만 그냥 박탈이다. 우린 상대적일 것도 없잖어.
- 뭐냐 왜 셀프 디스? 그런 타임임?
“암튼, 저기 보이냐? 보스다. 예상과 달리 잡몹은 보이지 않는다.”
- 어? 그러네?
- 저거 미노타우로스 그거 아니냐?
- 비슷하지만 훨씬 사납게 생겼네.
- 머리에 뿔 두 개 달리고, 얼굴이 소 닮으면 모두 미노타우로스냐?
└ 응!
└ 그렇지.
└ 아, 그렇구나. 미안!
└ 빠른 사과, 인정, 쿨하게 용서함.
- 와, 저거 입고 있는 갑옷이 엄청난데? 딱 봐도 튼튼하게 생겼네. 위험하게도 생겼고.
온 몸을 가리는 두꺼운 금속 갑옷은 검은 색에 무광이다.
거기에 여기저기 달려 있는 뾰족한 쐐기 모양의 돌출부들.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감이 느껴진다.
“와, 무섭게 생겼네.”
- 기만자 쉑.(속으로는 저것도 한방 컷이라며 비웃고 있다.)
└ 나도 거기에 내 존슨을 건다.
└ 아, 눈 버렸다. 니 존슨을 왜 걸어!
└ 내 존슨은 우람하고 씩씩하다.(이상한 생각 하지 마라.)
└ 니 존슨이 그게 아니라고? 그럼 뭔데?
└ 말 안 해 준다. 하지만 이상한 건 아니다.
└ ㅈㄹ ㄲㅈ
- 그래서 알려준다. 존슨은 내가 쓰는 아령의 애칭이다.
└ 씨바, 그건 그거대로 이상한데?
└ 병먹금.
└ 응!
“훗, 그래. 솔직히 그래봐야 한 방 컷이지 뭐. 인정한다. 나도 그런 생각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빨리 끝내고 나가자.”
- 그럴 줄 알았지.
- 남자답에 인정? 그래, 그러면 용서 된다.
- 그래도 사냥 맥 빠짐.
- 기대하면서도 어쩐지 전투에 대한 흥미가 식는 느낌임.
- 리퍼의 전투는 그냥 복붙임.
- 그래도 스킬 안 쓰고 사냥 할 때는 볼만 함. 한 방 컷에 가려서 그렇지 리퍼 저 쉑 피지컬 진짜 오짐.
└ 그건 조금 인정해야 함. 암살자로는 리퍼83이 세최암이아.(세계 최고의 암살자 모르는 흑우 없재?)
└ 아무 말이나 만들지 마라. 그래도 리퍼83이 암살자로 손에 꼽을 수 있다는 건 인정.
“암튼 이제 공격 시작할 건데, 【도약】은 다섯 번, 거기에 【칠환 관통】의 고리를 최대한 관통해 볼 거야.”
- 도약 다섯 번, 이걸로 데미지 열여섯 배 확정.
- 거기에 도약마다 고리를 통과하면? 512배다.
- 아니지, 칠환관통의 처음은 도약 없이 찌르기 한 번 된다. 무적권 그렇다.
“맞아. 거의 그렇지. 그래서 이번 공격은 1024배의 데미지로 할 거야. 솔직히 아무리 졸업시험 보스라도 그거 맞고 버티면 뭐다?”
- 말도 안 되는 거지.
- 말이 안 되는 건 리퍼 저 쉑인데, 인공지능은 뭐하는 건지.
- 캐삭 해야 하는 건데.
“씨발, 캐삭 너 영정!”
- 아니 자
└ 가버렸군.
└ 영원히 가버렸다.
└ 가는, 가는, 가는 겁니다아!아! 영정으로 가는 겁니다아. 해야 하는 겁니다아. 조심! 조심!
“맘 좀 상했지만, 바쁘니까 일단 간다. 1024배 데미지의 공격이다. 아자자자자자자자!”
- 한 방 컷!
피-파바바바박-핑!
꽈광!
- 아니, 채팅 치면서 분위기 띄울 시간은 줘야······ 뭐, 뭐야?
- 보스가 멀쩡해?
- 1024배 데미진데?
- 피가 하나도 안 닳았어?
- 아니야 잘 봐. 실피는 닳음.
- 이게 뭔 일임?
- ㅁㅊㄷㅁㅊㅇ
- 찢었다!(보스가 찢음)
- 준나, 기저귀 갈고있음.
- 저거 뭐임?
- 엌ㅋㅋㅋㅋㅋ 저거 잡을 수 있음?
- 말이 되나?
그래, 이거지.
방송이 너무 밋밋하면 안 되는 거거든.
그래도 이때는 나도 당황한 척!
“어? 이게··· 왜 이러지? 스킬 안 들어갔나?”
- 리퍼 쉑, 드디어 잠수함패치 당한 거?
- 이게 옳지. 저 쉑, 너무 나댔다곸ㅋㅋㅋㅋ
- 않이··· 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다운패치를 한다고?
- 말이 안 되는데? 이러면 누가 코월을 함?
“잠만 기달, 보스 온다아!”
- 텨텨텨텨!
- 보스! 믿고 있었다고!
- 5252 리퍼 쉑 죽여버렷!
- 드디어 가나요? zzzz
- 개꿀잼, 리퍼 쉑 이리저리 도망다님.
- 창으로 콕콕 해 봐야 표도 안 나쥬?
- 저러다가 지쳐 죽겠쥬? 코월에 스탯은 안 나와도 스테미너 시스템 숨어 있지롱.
└ 이거 맞다. 보통은 못 느끼는데 지구력 한계가 있다.
- 저 리퍼 쉑은 항상 싸움을 빨리 끝내서 그거 모를 거다.
- 저러다 지쳐 죽는 거지요? 사는 거 아니지요?
- 트수들의 진심이 느껴진다. 리퍼 죽으라는 zzzz
- 어이쿠, 방금 맞을 뻔, 여기 맛집이네. ㅋㅋㅋ
아주 신났다.
나도 보스 공격 피하면서 채팅 보느라 바쁘네.
역시 졸업 보스라서 그런지 공격이 매섭다.
훙훙 거리며 지나가는 양날 도끼가 까칠하기가 그냥.
그나저나 이쯤에서 일단 하나는 보여 줘야지?
“잠만, 다시 한 번 해 볼게. 이거 이상하잖아. 내가 1024배의 데미지 공격을 했는데 실피만 닳아? 이런 수는 없지. 으라라라라!”
- 그래서 뭘 하려고?
- 그래 할 수 있는 게 뭔데?
- 그냥 곱게 죽자. 아니 곡예나 좀 보여 주다가 죽어.
- 저 쉑 피지컬이 좋아서 잘 피하긴 하는데, 점점 아슬아슬해지고 있다. ㅋㅋㅋ
- 곧, 갈 거임.
“내가, 그렇게 쉽게, 죽을, 거 같으, 냐? 읏차. 나 아직 엠피 많이 남았거든? 다시 도약 다섯 번은 더 할 수 있어!”
- 음, 그러고 보니 저 쉑!
- 뭐? 왜?
- 업적상점!
- 그게 뭐?
- 혼자 갔다 왔잖아! 분명 업적별로 스탯 올렸을 텐데, 그거 편집본에도 없다구!
- 아? 그러네? 저 ㅆㅂ쉑이?
- 갑자기 보스를 격하게 응원하고 싶어진다. 저 쉑 혼자서 눈나 만나고 온 거잖어!
- 아, 리퍼가 보스에게 휘몰리고 있는데, 그건 눈에 안 들어오고······
└ 그럼 뭐가 눈에 들어옴?
└ 그야, 훼이니의
- 스탑! 거기까지, 나머지는 각자의 상상에 맞기는 것이 조타.
- 이게 옳다. 상상의 힘이 텍스트보디 강하다!
- 오우야! 역시 트수들의 깊이는 대단하다.
“야, 이 쉑들아! 지금 그럴 때가 아니지! 내가, 지금, 뭐, 한다고 했, 잖아악! 어쿠, 죽을 뻔. 내가 지금 엠피를 엄한 데 쓸 뻔 했다곸!”
- 저 쉑 지랄한다. 집중해 주자.
- 그래. 그래도 방장인데.
- 방장?
- 방송 주인장.
- 웅.
“지금 다시 관통스킬이랑 도약이랑 쓸 거다. 그리고 제대로 한 방 먹일 거니까 봐봐 어떻게 되는지.”
- 옹야! 해 봐라.
- 보기는 해 줄게.
- 근양죽었으면!
“여유 없어서 그냥 간다! 차앗!”
피-파바바바박-잉!
꽈릉!
“씨바아알! 왜 이러는데?!”
- 봤냐? 봤냐? 봤냐?
- 저렇게 들어갔는데 실피 닳았다.
- 저 보스 버그냐?
- 음, 뭔가 떠오를 듯 하다.
- 그래, 게임 좀 해 본 놈들은 이런 상황, 어디선가 봤다.
- 맞다. 이런 거 있다.
- 뭔데? 겜린이들은 모른다곸!
- 쉬운 거다. 시스템적으로다가 최대 대미지를 한정해 둔 경우다.
- 그러니까 아무리 씨게 때려도 결국 최대 허용 대미지 이상은 들어가지 않는다는 거.
- 간혹 보스나 특이 몬스터에 적용하는 특성이지.
- 이외에 물리 공격이나 마법 공격 중에 하나가 전혀 먹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 어떻게든 잡을 구석은 만들어 두지만, 그 문을 좁히는 거지.
- 그런데 저러면 리퍼 쉑은 절대 저 보스 못 잡는다.
- 그렇지. 저 새끼 은근 조루라서.
“조루 아니야 씹새야!”
- 응, 반응 보면 알 수 있어. 격한 반응일수록 사실에 가까운 거지.
- 그런가아?
- 아무튼, 저 쉑은 이제 죽은 거임. 보스존이라 탈출구도 없음.
- 숨어서 휴시 모드를 할 곳도 아님.
- 그러니 결국 메뚜기처럼 뛰다가 콱 찍혀 죽는 것만 남은 거지.
“하아, 트수 쉑들. 내 편이 없어.”
- 인과 응보.
- 준 대로 거두리라!
- 응.
“좋냐? 좋냐? 좋아?”
- 당연하지! ㅋㅋㅋㅋ
- 꿀잼!
- 이런 맛이 있어야지. ㅋㅋㅋ
- 사이다~~!
- 77ㅓ억
“푸하하하하. 역시 트쉬 쉑들! 그럼 그렇지. 푸하하하하.”
- 뭐냐? 저 쉑 웃음 소리가 서늘하다.
- 비수가 날아와 박히는 느낌이다.
- 뭔가 낚인 거 같은데?
- 않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잖음?
- 그래도 이상하다.
- 나두. 불안하다.
새끼들, 이미 늦었어.
니들은 이제부터 절망에 빠져드는 겁니다아!
“내가 어제 뭐 했게?”
- 야, 약 만들기(불안이 더 커진다)
- 약제사 약이 전투중에도 사용 가능하다고 했답!
- 더 불안해진다.
“그래서 이거! 음, 이건 HP회복제니까 넘어가고. 이건 니들이 말하는 보이지 않는 스테미너 시스템을 위한 거.”
- 기억 난다. 저거 『삼지구엽초』로 만든 거다. 하늘색 물약.
- 아, 삼지구엽초 원기 회복에 좋은 거라고 했지? 그걸로 만든 약은 스테미너 회복을 시키는 거구나?
- 그, 그럼 저 쉑 지치지도 않고 팔짝 거리며 다닐 수 있다는 거? HP도 회복하면서?
- 그, 그럼 결국 잡을 수 있다는 건가?(절대 그래선 안 되는 거다:악을 쓰며)
“짜잔, 거기에 마지막 화룡점정으로 이거!”
- 끄응, 보라버섯 물약이다.
- 촉 왔다. 저건 그거다.
- 뭐 씹새야. 지금 장난 칠 때냐?
└ 보면 모르냐? HP회복에, 스테미너 회복 나왔으면 이제 뭐 나와야 해? 그런 머린 있겠지?
└ M, MP회복?
└ 딩동댕!!
“그래 맞다. 딩동댕! 그것도 전투중에 MP를 회복할 수 있는 귀하신 몸!”
- 와, 미친새끼.
- 뭐 왜?
- 저 쉑, 저걸 어제 만들었자네. 그러면서 자기 약점 커버칠 수 있는 거라고 했고.
- 그렇지.
- 저거 있으면 저 쉑을 어떻게 잡누? 위험할 때마다 도약으로 피할 텐데.
- 와 씹! 생각만 해도 구역질 나. 쫓아가다 쫓아가다 퍼지는 내 모습 상상됨.
- 그럼 뭐야? 저거 퍼마시면서 보스를 때리면 되는 거야?
“음, 이게 한 병에 MP200을 채워준다. 근데 지금 보니까 저 보스 내가 씨게 한 방 때리면 1% 정도 피가 주는 거 같다.”
- 앞으로 98% 남음?
- 아니, 아까부터 창으로 콕콕 찌른 평타가 있어서 지금은 한 97% 정도 될 듯.
- 가랑비에 옷 젖었누 보스 쉑, 고거 맞고 1%나 닳았어?
“야! 죽도록 뛰어 다녔거든? 콕콕 아니고 콱콱 찔러가면서! 어헛!”
- 아무튼, 저 봐라. 급하니까 그냥 도약 쓰면서 피하는 거.
- 저 보스는 절대로 리퍼를 잡을 수 없다. 쾅쾅쾅!
- 아, 아쉽······.
“자, 대충 보니까 괜히 씨게 때릴 필요가 없는 거 같다. 한 네 배 데미지로만 때려도 1% 정도씩 떨어질 거 같거든.”
- 네 배 데미지면 연속 3도약?
“글치.”
- 그럼 엠피 150?
- 저 물약 하나가 200이니까.
- 그냥 단순히 생각하자. 엠피150 써서 보스 피 1% 빼는 거니까, 15000 쓰면 죽일 수 있다는 소리임.
- 그럼 물약이 몇 개?
- 75.
- 어제 리퍼 쉑이 만든 보라버섯 물약 그 정도 되나?
- 될 걸?
- 그럼 저 보스 끝났네. 쯧.
“야, 이 쉑들아. 생각을 좀 해라. 코월은 무지 현실적이거든? 내가 물약 일흔개 이상을 어떻게 먹냐? 배 터져 죽어!”
- 어? 그런가?
- 그래도 보스는 리퍼가 잡는다. 평타로만 쳐도 언젠간 잡지.
- 그러네.
- 이젠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리퍼가 보스를 잡는 걸로)
- 그럼 노잼인데? 미션 걸자.
- 뭔 미션? 억지로 죽으라고 할 수는 없자네?
- 대신 고생을 시킬 수 있답!
- 뭔데?
- 평타로만 잡기, 도약 열 번으로 제한하고.
이 쉑들이?
“안 해! 그냥 설렁설렁 잡을 거야. 편하게. 니들 때문에 빈정 많이 상했거든?”
- 와, 미션을 거부하는 스트리머가 있다?!
- 배 불렀지.
- 앞으로 물약 처먹을 거 생각하면 벌써 더부룩하기는 하겠다.
- 그런다고 미션을 거부해? 이 쉑, 초심 어디간?
- 맞다.
“나 처음부터 자낳괴 아니었다.”
- 자낳괴가 자낳괴라고 하는 경우는 없지.
- 그래도 저 쉑 돈에 좀 초연하긴 하지.
- 주는 거 마다하진 않았자네. 그런데 미션을 안 한다자네.
- 나 같아도 그런 노잼 미션은 안 받겠다.
<고생한다 : 졸업시험 월드 첫 통과에 200000. 선물이다.>
“와, 고생한다 님. 감사합니다아!”
- 이거 리퍼 쉑이 낚인 거 아닌가?
- 응? 왜?
- 다른 방송에서도 졸업시험 시작함. 거기는 대부분 여덟명 풀파임.
- 오오오 타임어택?!
- 리퍼 실패가나요? 리퍼 실패 가나요? 리퍼 실패가나요?
- ㅋㅋ 이래야 재미가 있지.
아, 이거.
내가 너무 여유를 부렸나?
이러다가 최초 사냥 놓치면 업적도 업적이지만 트쉬 쉑들 놀림을 어떻게 감당해?
이러면 안 되는 거지.
“씨파, 방풀 쉑들! 다 죽어야 해! 니들 중에 범인 있지?”
- 나간 놈들 몇 된다.
“아무튼 나도 이제부터 빡겜이다. 물약 배 터지도록 먹으면서 들이받을 거니까 말 시키지 마라!”
자, 그럼 정말 빡겜 가보자!
아자자자자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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