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2. 있었는데 없었습니다(Feat:고블린)
012. 있었는데 없었습니다(Feat:고블린)
“이쪽에 오시면 선수에게 돈을 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선수는 자신의 패배에 돈을 걸 수 없다는 거지?”
그 정도는 기본 아니겠어?
- 그건 국룰이지. 그거 안 되어 있는 게임장은 읖따.
- 게임장? 도박장? 불법도박?
└ 게임 이야기다 흥분하지 마라.
└ 그런데 이거 우리는 못 검?
- 채팅창을 이용한 도박 행위는 철컹철컹임.
└ 그냥 게임 안에서 해야 안전함.
- 근데 저기 투기장에서 배팅하고, 거기서 번 돈을 현금으로 환전하면 되는 거 아님?
- 음, 그럼 우리 모두 저기로 가서 리퍼 쉑에게 배팅?
- 갈 수는 있고? 전직 마을까지 갈 수 있는 트수가 몇이나 되는데?
- 읎나?
- 없지.
└ 나, 있음. 그런데 리퍼83이랑 같은 맵 아닌 듯.
- 아, 그럼 안 되나?
“상관없다. 투기장은 전체 유저를 상대로 하는 거다. 일종의 통합 서버인 셈이지.”
- 그럼 배팅 할 수 있는 건가?
- 이건 못 참지. 안전자산!
- 정말 안전할까? 정말 안전할까? 정말 안전할까?
- 엄마, 저 영끌해서 리퍼83에게 몰빵했어요. 엄마, 저 영끌해서 리퍼83에게 몰빵했어요. 엄마, 저 영끌해서 리퍼83에게 몰빵했어요.
- 리퍼 쉑, 말해봐라. 너한테 걸면 딸 수 있냐?
- 이거슨 전 세계적인 도박판인 것이다!
- 이게 안 막혔다고?
- 그런데 돈은 있나? 전직 마을에 갈 수 있는 트수가 몇이나 되지?
- 달려! 일단 달려!
- 리퍼! 멈춰! 우리가 갈 때까지 기달!
기다리긴, 내 시간을 니들에게 허비할 것 같으냐?
“미안하지만 기다리는 건 안 된다. 빨리 시작해서 켠왕 마무리 해야지.”
- 기다려줘어! 켠왕 미션 안 해도 된다!
- 무패 미션 따위 우리가 채워 준다. 이익의 30%를 떼어주마!
- 그게 맞다. 배팅 수익 얼마는 리퍼83에게 줘야지.
- 질 수도 있잖음. 한 방에 날릴 각오하고 들어가는 건데, 왜 리퍼쉑에게 배당을 줘야 함?
- 그거슨, 리퍼가 삐지면 일부러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악, 배당 수익 30%를 약속드리겠습니다.
- 222
- 333
- 444
- 그럼 투기장에서 리퍼83에게 배팅해서 따면, 30%는 조공하는 걸로?
- 그런 걸로. 하지만 그래봐야 양심에 맞기는 거. 그걸 시스템으로 강제할 방법은 없음.
- 양심? 북술북술한? 털이난?
- 으음, 일단 나는 따면 30% 준다 까짓거.
하여간 틈만 나면 이런 꼼수들을 잘도 찾아내는 트수들이다.
여기서 나를 따라서 배팅을 하겠다고?
그야 승률이 높은 시도긴 하다만, 그렇게 되면 내 배당이 줄어들지 않나?
“잘 생각해라. 니들이 나한테 배팅하면 내 배당이 줄어든다. 그걸 니들이 채워주지 않으면, 앞에 어떤 트수놈 말처럼 확 져 버릴 수도 있다!”
- 시청자를 협박하는 스트리머가 있다?!
- 간이 부었구나? 우루사?!
- 디질라고! 배당금 없다?
- 자자, 일단은 30% 분위기로 가자. 그렇게 달래 놓고, 결과가 나온 후에 보자고.
- 일단 중립기어! 콰곽!
뭐, 솔직히 배당이야 내가 알아서 챙길 일이지.
일단 로조켈이 서 있는 왼쪽 벽으로 가서 배팅 설정을 한다.
당연히 내가 이기는 쪽에 걸고, 취소할 때까지 내 싸움에 전액 배팅을 이어가는 것으로.
물론 한 번이라도 지게 되면 그대로 깡통 차는 거지만, 설마 지겠어?
『운명의 갈림길 나침반』효과를 쓰는 【도약】에 【칠환 관통】이 있는데?
“로조켈? 준비 됐으니까 시작하자.”
“오오오. 좋습니다. 그럼 바로 배치전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앞으로 다섯 번의 전투를 치르게 되며, 그 성적으로 순위를 매깁니다.”
“알았어.”
“투기장의 전투는 전투가 끝날 때마다 모든 상태가 회복됩니다. 부상은 물론이고 아이템의 내구도나 스킬 제한, 쿨타임 따위가 모두 초기화 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항상 최상의 상태로 싸움을 시작한다는 거지?”
“그렇습니다. 그럼! 시작! 하겠습니다아아아!”
로조켈은 호들갑스럽게 소리를 지르면서 나를 향해 손가락질을 한다.
씹, 저 손가락을 콱 부러뜨려 버릴까?
하지만 그런 생각을 제대로 하기도 전에 내 몸은 투기장의 링 위로 옮겨져 있다.
원형의 콜로세움.
나는 한쪽 끄트머리에 서 있고, 내 상대 역시 반대편에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다.
키키키키키킥!
“하아, 고블린?”
- 첫 상대는 렙 10의 고블린이네? 단검을 들고 있는 놈이니까 딱 평균인 건가?
내가 고블린을 발견하고 한숨을 쉬는데 트수 하나가 채팅을 올린다.
“저거한테 삼절칠환창을 써? 그건 아니지 않나?”
- 나는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압도적인 전투를 치렀느냐에 따라서 배치고사 성적이 달라질 거다.
- 그게 맞을 거 같다.
- 힘숨찐 따위는 개나 줘버려!
- 가라, 리퍼츄! 백만 볼트다!
- ㅋㅋㅋㅋ 백만볼트 ㅇㅈㄹ
“그게 맞네. 저런 거라도 최선을 다해서 잡아야 높은 순위를 받을 수 있겠지?”
그럼 여기서 트수 새끼들을 끓게 만들 한 수를 던지는 거지.
이 새끼들은 아직 내 도약 스킬에 대한 정보를 모르니까.
“일단 봐라. 내 스킬 정보 하나 풀어 준다.”
【도약】
- 발동 즉시 50미터 이내의 임의 공간으로 이동
- 연속 발동시 최초 발동 직전에 지정한 운동 에너지가 두 배로 증폭된다.
곧바로 도약에 대한 스킬 정보를 실시간 방송 화면에 띄워 준다.
- 뭐냐?
- 좀 이상한데? 리퍼 쉑 기만질을!
- 맞다. 기만이다. 이건 임의의 공간으로 이동인데, 리퍼 쉑은 지가 가고 싶은 곳으로만 갔다.
- 고롷치! 해명해! 해명해! 해명해!
- 시청자를 우롱하는 거짓 정보! 리퍼83은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이야 이미 한 거고.
아, 그 각성이 아닌가.
하여간.
“쯧쯔. 진정들 해라. 내가 애용하는 스킬이 이 【도약】인 건 맞다. 그런데 이걸 또 보완해 주는 아이템이 있는 거지.”
- 임의의 공간 이동을 보완해 주는 아이템?
- 왜 혼자만 딴 게임 하고 있는데?
- 고작 이틀째에? 스킬에 아이템에? 넌 뭐냐?
- 이 쉑, 뭐가 있긴 있는데, 코스모스 월드에서 그냥 내버려 두는 걸 보면, 그게 또 불법은 아닌 모양이고.
- 이상하다, 수상하다, 괴상하다
“하여간 그래서 이제 이게 삼절칠환창의 【칠환 관통】스킬과 합쳐지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 게. 마침, 투기장 전투도 시작이 되었으니까.”
대기 시간이 지나고 고블린이 단검을 들고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내가 할 일은?
“일단 【칠환 관통】스킬을 쓰고!”
스킬 사용과 함께 창을 뒤로 빼서 찌를 태세를 갖춘다.
그러자.
파파파팟!
허공에 앞쪽에 무작위로 떠오르는 일곱 개의 고리.
유리로 만든 것 같은 고리는 손으로 잡으면 한 손에 잡힐 것 같은 크기다.
고리의 내경이 8센티미터 정도 될까?
그런 것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고리는 찌르기 대상인 고블린과 나 사이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생성되었다.
하지만 간격은 일정한데 위치는 무작위.
어떤 것은 왼쪽으로 1미터 치우쳐 있고, 어떤 것은 오른쪽으로 1미터 떨어져 있다.
더 심각한 것은 높은 곳에 있는 고리다.
지금도 네 번째 고리는 좌측방 2미터 높이에 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저 고리를 창으로 찔러서 그 창날이 달려오는 고블린에게 닿게 할 수 있나?
- 뭐임? 저 고리를 통과해서 고블린을 찌르는 거임?
- 이거 뭐 스킬 난이도 미쳤네.
- 하나는 될 거 같지 않음?
- 그래, 하나는 어떻게 되겠네.
- 시간이 없다. 고블린 쉑 고리를 지나쳐서 달려오고 있다!
- 뭐 하는 거냐!
- 움직여라! 리퍼83! 오늘은 너로 정했다!
“간다, 잘 봐라!”
피-파파파파팟-잉!
퍼벙!
후두두둑!
- 뭐? 내가 뭘 본 거야?
- 있었는데 없습니다. 고블린.
- 레전드다!
- 끔살!!
- 저거 뭐임?
- 지림.
- 젖는, 젖는, 젖는 겁니다아!
- 씨발 정말 젖음. 갈아입고 옴. 기달
- 오오오오오
- 고블린 어디 갔음? 흩뿌려진 저거임?
- 무쳤냐곸!
- 55555
“자, 니들을 위해서 느린 화면 재생을 해 주겠다. 잘 봐라.”
피이-파-파-파-파-팟-이잉!
퍼벙!
- 느리게 킹시보기!
- 그런데 저거······.
- 모르겠음 모르겠다고 해라. 누구 동체시력 뛰어난 트수?
- 처음 찌르기로 고리 하나 통과, 그 직후에 도약으로 고블린이 지나친 일곱 번째 고리를 찌르고, 다시 여섯 번째, 다섯 번째를 거쳐서 세 번, 마지막으로 두 번째 고리를 찔러서 고블린의 가슴에 창 날을 꽂아 넣음. 그런데 그 직후 고블린이 폭발! 흔적도 없이 사라짐.
- 씨발 장문충. 그런데 나가라고 못하겠다.
- 지금 거기에 그런 과정이 들어 있었다고?(피파파파파팟잉)
와, 그 와중에 내 움직임을 알아차린 트수 놈이 있네.
물론 느린 화면이기는 했지만.
“자, 봤지? 내가 지금 몇 개의 고리를 찌르고, 몇 번의 도약을 했지?”
여기서 일단 정리를 해 줘야지.
이해가 안 되면 피곤해 하고, 그러면 방송을 끄는 새끼들도 많으니까.
“간단하게 말해 줄게. 내가 엠피가 좀 부족해서 【도약】을 다섯 번 밖에 못 써. 그리고 고리는 도약 전에 한 번, 다섯 번의 도약으로 다섯 번 관통했지. 그래서 여섯 번이야.”
- 미쳤다. 두 배자리가 몇 번이냐?
- 도약 다섯 번에서 처음 거 빼고 네 번.
- 고리 관통 여섯 번이라잖아. 그럼 열 번이지.
- 데미지 ×1024배.
- 그러니 고블린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 미쳤네.
- 씨발, 벨봉이지 이건!
- 겜 접어! 이걸 어떻게 이겨?
- 이길려고 했음?
- 투기장 접수까지 했지. 방플하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역배 가려고!
- 일찍 깨달았으니 손해는 없겠네.
난리가 났네.
그래 한 방에 천 배가 넘는 데미지가 들어가면 놀랄 만도 하지.
이제 『운명의 갈림길 나침반』이 【도약】 스킬을 만나면 왜 신화급 스킬이 되는지 알겠지?
물론 거기에 삼절칠환창의 【칠환 관통】이 더해져서 가능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트수 쉑들 너무 자괴감 들게 만들면 안 되지.
의욕은 살아 있게 해 줘야잖아.
“자, 그런데 이거 봐라.”
『삼절칠환창☆☆☆☆☆』
공격력 : 40
내구 : 160/200
스킬 : 【칠환 관통】(4/5)
- 뭘 보라고 기만자 새꺄.
- 변한 건 내구하고 스킬 사용 횟수다.
- 그게 맞다.
- 누가 분석해 봐라.
“분석은 내가 해 준다. 이걸 보면 알겠지만 이 삼절칠환창의 【칠환 관통】스킬은 최대 다섯 번 밖에 못 쓴다. 보는 것처럼 내구도를 잡아먹으니까. 게다가 이게 그냥 쓸 때에도 내구도가 닳게 되잖아? 그럼 스킬 사용은 보통 네 번이 끝이지.”
- 그건 넷은 무조건 조질 수 있다는 소리잖아 새꺄!
- 무기 스왑으로 한방 다이가 필요할 때에만 쓰면 되는 거잖아!
- 이, 기만자 쉑, 투기장은 매 번 리셋이니까 의미 없지!
- 그건 아니다. 투기장 상대가 여럿이면 곤란할 수도 있다.
- 투기장에 여럿이 나올 수도 있나?
- 집단전 컨셉도 있을 걸?
- 게다가 도약은 물리 공격력만 뻥튀기다.
- 삼절칠환창의 찌르기도 물리 공격이다.
- 물리 특화? 약점이 될 수도?
- 속지 마! 그건 나중 일이야. 지금은 저 새끼가 넘사벽 지존임.
- 그러네. 속을 뻔!
그래도 분위기는 조금 가라앉혔다.
어쨌건 화려한 전투도 보여줬고.
음? 화려한 전투 맞지?
= 다음 배치전을 시작합니다.
= 첫 전투 결과를 반영한 배치전입니다.
= 시-작 합니다아!!
로조켈 이 새끼 신이 난 모양이네?
아주 UP이 된 거 같은데?
그게 언제까지 가나 두고 보자고!
“자, 그럼 두 번째 판, 시작해 보겠습니다. 리퍼83의 <투기장 서열 5위권 안착 켠왕>은 계속 됩니다. 채널 고정!”
- 채널 고정! ㅇㅈㄹ
- 돌릴 수도 없다.
- 이미 배팅을 해 버림.
- 그런데 편-안. 킹전자산임
- 스트리머 쉑에게 배팅하고 불안하지 않을 수도 있다니.
- 리퍼83은 그저 빛! 그저 빛! 그저 빛!
- 이러다가 한 번 고꾸라져야!
└ 이거 쳐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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