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 투기장을 씹어 먹고, 다시 만난 썅년!
013. 투기장을 씹어 먹고, 다시 만난 썅년!
두 번째는 레벨 20부터 시작하는 리자드맨.
하지만 투기장에 등장한 녀석은 대충 25렙 정도의 전사로 보였다.
피-파파파파팟-잉!
퍼벙!
후두두둑!
- 않이······, 이건 아니지.
- 원샷원킬?! 무냐고!
- 끔살!! 폭발죽?!!
- 여긴 빨간맛이쥬?
- 와씹! 뭔데?
- 이거 무냐고!
세 번째 몬스터는 레벨 45 정도의 오크 투사.
거대한 글레이브를 들고 용맹한 돌격을 시도했지만.
피-파파파파팟-잉!
퍼벙!
후두두둑!
- 미친!
- 이게 게임이냐? 이게 게임이냐? 이게 게임이냐?
- 신고해야한다! 갓직히 이건 아니다.
- 킹전자산, 불어나는 배팅 정산금.
- 가는, 가는, 가는 겁니다아!
- 젖좌가 가좌가 되었누?
- 좋은, 좋은, 좋은 겁니다아 기분이!
- 그래서 다음은 뭔데?
- 배치고사 고고!
그렇게 오크를 넘어선 후.
네 번째는 레벨 50 이상의 정예 용인족!
피-파파파파팟-잉!
퍼벙!
후두두둑!
- 보는 재미가 없다.
- 무슨 전투가 Ctrl+c Ctrl+v냐곡!
- 그래도 배당금은 충실하게 늘어난다.
- 가즈아아아아!
- 이즈음 역배충 안 나옴?
- 나올 때도 된 거 같은데?
- 지금 리퍼 쉑 다음 상대 정보가 안 뜨고 있음.
- 이번에 죽은 용인족은 50렙 이상, 2차 전직을 한 몬스터라고 봐야 함. 그걸 이렇게 죽이면, 준비한 몬스터가 없을 거임.
- 설마 2일차에 2차 몬스터를 끔살하는 플레이어가 있을 거라곤 생각 못했을 거다.
- 용인족이 투기장에서 준비한 최상위 몬스터였으면 어케 되는 거임?
- 여기서 배치고사 끝나고!
= 빰빰빰빰빰!
= 축하드립니다. 리퍼83님께서 투기장 서열 1위에 오르셨습니다.
- 췟! 결국 이렇게 되는 거군.
- 그런데 왜? 뭐가 불만인?
- 벹;ㅇ이
- 뭐래?
- 보면 모름? 배팅 끝났다고 우는 거임.
- 어? 맞네? 씨발, 배치고사는 다섯 번 한다며? 그럼 해야지!
- 유저와의 약속을 어기는 운영진이 있다?! 뿌숭뺘숑!
- 해라, 해라, 해라!(영끌배팅을 준비준이다.)
음, 이거 내가 해 놓고도 좀 머쓱하네.
어째 몬스터들이 한 방을 못 견디나?
하긴 못 들어가도 512배의 공격이 들어갔고, 잘 들어가면 1024배의 공격이 들어갔는데.
그걸 버티는 몬스터가 있으면 그건 그것대로 말이 안 되지.
그런 건 잡지 말라고 만든 버그 몬스터겠지.
아, 그런데 투기장 1위면 뭐 없나?
【업적】☆☆☆☆ 투기장 배치고사를 다 치르지 않고 1등을 한.
【업적】☆☆☆ 최초로 PvP 월드 랭킹 1위에 오른.
【업적】☆☆☆ 최초로 PvE 월드 랭킹 1위에 오른.
【업적】☆☆☆ 최초로 PvP, PvE 통합 랭킹 1위 오른.
- 어? PvE는 왜 나옴?
- 그거야 배치고사 상대가 모두 몬스터였으니까 그렇겠지?
- 와, 1+1 행사임?
- 될놈될, 될놈될, 될놈될.
- 씨파, 리퍼 쉑 금별이 몇 개나곸ㅋㅋㅋㅋ
- 저걸로 또 스탯 찍고 혼자서 무쌍 찍을 거 아님?
- 부익부, 빈익빈!
- 이건 항의해야 한다. 게임 의욕을 저하시킨다!
- 그냥 리퍼83 계정은 영정을 찍어야 한다!
“야, 계정 영정? 그건 선 넘었지. 어디 그런 소릴! 넌 밴!”
- 어우, 보고 있다!
- 채팅멈춰!!
- 엎뜨려!
- 복.지.부.동!
└ 그게 뭔데 새꺄!
└ 배 깔고 엎어져서 꼼짝 마라.
└ 아, 감사.
“뭐, 솔직히 나도 좀 놀라긴 했다. 거기다가 PvE 랭킹은 생각도 못하고 있었고.”
일단 나도 당황한 척, 일종의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거지.
혼자 다 해 먹는 인상을 줘서 좋을 거 없다.
그리고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는 거지.
“그런데 배당금 30% 준다는 건, 왜 안 들어와? 안 줄 거야?”
돈이 제일 민감한 사안 아니겠어?
- 엌! 여기서 수금?
- 않이··· 주지. 주기는 주는데······ 언제 줄지는 내가 결정해!
- 그래서 언제?
- 당삼 지금이지!
<띠링! 영끌배팅 님이 7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역배충꺼져 님이 13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털복숭비글미 님이 55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입벌려쳐묵쳐묵 님이 34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해볼테냐 님이 50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해볼테냐 님이 150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땄어요땄어 님이 2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 님이 210000원을 보내셨습니다.>
<띠링! ······>
<띠링! ······>
<띠링! ······>
<띠링! ······>
······.
······.
와우, 이게 뭐냐?
후원이 이렇게 쏟아져?
캬아, 이런 맛에 개인 방송을 하고 그러는 구나.
그리고 그렌절인가 뭔가가 나오는 이유도 알겠네.
이런 기분이면 못할 것도 없지.
“캬아! 형님, 누님, 아버님, 어머님, 동생들까지 모두 감사! 감사! 감사합니다.”
피-파바바바박!-잉!
콰과과과광!
- 엌! 왜 투기장 벽은 깨고 그럼?
- 저게 수금 리액션이었음?
- 그 누구냐? 투기장 주인 로조켈 의문의 1패?
- 캬, 저거 원래 파괴 불가 오브젝트 뭐 그런 거 아닌가? 저게 박살이 나기도 해?
- 미쳤다. 투기장 벽을 허무는 리액션!!
스팟!
“어엇?!”
내 돌발 행동에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나오는데, 갑작스러운 공간 이동이 일어났다.
그리고 내 눈앞에는 울그락불그락한 로조켈의 얼굴이 보였다.
“아니, 뭐하는 짓입니까? 왜 투기장을 부수는 겁니까?”
“응? 얼마나 튼튼한가 한 번 봤지. 원래 투기장에서 싸우다보면 칼이 엇나갈 때도 있고, 스킬이 엉뚱한 곳에 떨어질 수도 있는 거잖아?”
“겨, 경기가 끝난 상황이었잖습니까!”
어이구, 당황하셨어요?
이거 참, 인공지능의 반응이 제법 찰지네.
“경기 중이었으면 벽이나 때리고 있을 여유가 있었겠어? 경기가 끝났으니까 그런 것도 해 보고 그러는 거지.”
그럼 이런 뻔뻔한 대꾸에는 어떻게 나오나 볼까?
“그, 그게······.”
아, 이거까지는 즉각 반응이 안 되는 모양이네.
“됐고! PvP, PvE 양쪽에서 1등을 했다는데, 뭐 없어?”
“네?!”
“아니, 이제 내가 투기장 간판스타 아냐? 그럼 뭔가 기름칠도 좀 하고 그래야······.”
엄지를 검지와 중지에 대고 살살살 비벼주는 액션!
이 뜻을 모르진 않겠지?
- 투기장 건물을 부숴놓고! 주인에게 뒷돈 요구?!
- 사, 사탄······.
- 사탄 : 흠, 좀 배울 게 있는 인간일 듯. 구독을 박아 보자.
- 아, 사탄이 멘토 선언!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내 손짓에 곧바로 묵직한 주머니 하나를 건네는 로조켈.
이건 또 의외네?
- 어? 정말 준다고?
- 이, 왜, 진?
- 무냐고????
- ????
“배팅 정산금입니다. 원래는 자동으로 전해지는 것이지만, 이렇게 주머니로 받는 것은 또 느낌이 다르지요.”
역시 그럼 그렇지.
뒷돈이 아니라 당연히 줘야 할 정산금이었어?
“어? 이 쉑? 지금 날 낚은 거?”
“네? 뭐라고 하셨습니까?”
“아, 아니다. 뭐, 배당금은 고맙게 받지. 그럼 도전자가 있으면 그 때 연락을 해. 나는 간다.”
솔직히 이런 NPC에게 뒷돈을 요구해 봐야 돌아오는 것은 없다.
그 정도로 자유도가 넘치는 뛰어난 인공지능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 놀아봐야 재밌는 장면도 없다.
“쯧, 투기장 켠왕이 너무 싱겁게 끝났다. 그렇지?”
투기장 복도를 걸으며 시청자들에게 미끼를 투척해 본다.
- 확실히 싱겁긴 했지.
- 그런데 뭔가 잊어먹은 게 있는 거 같지 않냐?
- 그러네, 잠깐 기둘, 가스 잠궜나 보고 옴.
- 나는 수도 잠궜나
- 마누라 올 때가 된 건가? 불안.
- 트수 쉑, 마누라도 있었음?
- 성공한 트수도 있음. 가뭄에 콩 나듯이.
- 아, 기억났음.
- 뭐가?
- 이걸 떠올리는 순간, 모든 불안감이 싹 사라짐. 그러니까 이게 맞음.
└ 뭔데 씹새야!
└ 너만 알지 말고!
└ 불어! français
- 미션! 전승 켠왕 미션 있었다!
- 맞다.
- 그러네.
- 그거 수금 핸?
- 리퍼 쉑도 까먹고 있었을 듯!
- 그러니까 미션 창을 만들어야 한다. 정리해서 고정을 시켜 놔야!
- 머저리들, 아까 배당금 정산 올라갈 때 못 봤냐? 위로 가서 보고 와라.
- 왓?! 50에 150을 더 태웠어?
- 150이 30%였으면 해볼테냐는 얼마는 벌었다는 거냐?
- 500.
- 끙! 해볼테냐, 너 누구냐?
- 아니, 우리 중에 500이상 번 놈도 많지 않음?
- 없다. 30% 조공에 150 넘는 건 하나도 없었다.
- 그거슨, 500이상 벌고도 입꾹 한 놈들이 많아서 그럼.
- 원래 그런 놈들이 돈을 모으는 거임. 손에 들어온 돈은 절대 안 내 놓는 놈들.
- 일단 150 이상 조공이 없었으니까 500이상 번 놈은 없는 걸로.
- 그런데 리퍼83 저 쉑, 얼마나 벌었을까? 주머니 까 봐라.
- 맞다. 그 로조켈 뚱땡이가 준 주머니, 그거 까봐. 얼마야?
이것들이 남의 주머니엔 왜?
그걸 내가 알려줄 거 같으냐?
- 눈 부라리는 거 봐라.
- 돔황챠!
- 역린을 건드렸을까?
- 리퍼83의 역린은 돈?
- 그건 아니지 않을까?
- 아직 안 건드려 봐서 모르는 거. 용자가 나서서 찔러 봐!
그래 잠시라도 그렇게 니들끼리 떠들고 있어라.
나는 다음 컨텐츠를 좀 고민해 봐야 하니까.
솔직히 투기장이 너무 일찍 끝나버렸다고!
이러면 시간이 빈단 말이지.
그래서 문제냐고?
무슨, 원래는 좋은 일이지.
게임 초기에는 항상 시간이 부족하거든.
그럼에도 나는 왜 게임 첫날부터 잘 거 다 자고 그랬냐고?
그야 코스모스 월드는 일단 마라톤 같은 거니까 그렇지.
페이스 조절 못하면 그냥 훅 가는 거야.
건강이 중요하지.
음? 아닌 거 같다고?
그래, 솔직히 말하면 너무 앞서가는 것도 문제가 있어서 그래.
내가 지금도 버그 소리를 듣고 있는데, 이보다 더?
그건 좀 곤란하지.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런 거다.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앞서 있다는 거.
겨우 이틀 만에 투기장 컨텐츠 씹어 먹었잖아.
아무튼, 그런 건데, 중요한 건 이제 뭘 하느냐 하는 거야.
사냥, 던전, 퀘스트?
그런 거야 솔직히 하려고 하면 멋지게 뽑아낼 수 있지.
과거 기억이 괜히 있는 게 아니거든.
하지만 그건 좀 너무 앞서 가는 느낌이란 말이지.
내가 오늘 투기장에 온 것도 그런 이유잖아.
캐릭터 성장은 멈춘 상태로 흥미 있는 컨텐츠를 만들자 뭐 그런.
물론 업적으로 받은 별들을 생각하면 레벨업 열 개를 한 것보다 성장폭이 클 거 같기는 하지만.
“야, 리퍼!”
어? 이건 또 뭔?
저게 왜 여기 있어?
남은혜!
아니 여기선 엔디라고 해야 하나?
투기장 밖으로 나오자 마저, 저걸 마주치다니.
“뉘신지요?”
“하! 뉘신지요? 지랄 똥을 싸라!”
“뉘신지 모르지만 방송 중인데 그런 막말을 해도 됩니까?”
“호호호. 너랑 나랑 알고 지낸 게 몇 년인데? 원래 친한 사이엔 이렇게 털털한 면도 있고 그래야 하는 거거든?”
“아아, 그렇습니까? 그런데 왜 저는 댁에 대한 기억이 없을까요? 이거 기억상실인가? 뭔 충격을 받아서 부분 기억 상실 같은 거?”
“지랄하지 말고. 아무튼 이거나 받아.”
“이건 또 뭡니까?”
돈주머니?
설마 이 년이?
“고마워서 그러지. 덕분에 주머니가 두둑해졌거든.”
“투기장 배팅?”
“호호. 그래. 내가 회사에 너 모니터링 하라고 부탁 했거든. 그런데 딱 투기장에 들어가잖아. 거기다가 켠왕까지. 곧바로 감이 왔지.”
“그래서 나한테 걸어서 크게 땃다는 거군요?”
“호호호. 즉당히 해라. 뭘 악착같이 모르는 척 하려고 그러는데?”
“이는 악물지 마시고요. 어금니 하나는 임플란트 아닙니까? 충치 뽑아서?”
“호호. 봐봐, 기억 상실은 개뿔. 내 이빨의 안부까지 기억하고 있으면서.”
- 뭔데? 저 여자 누구야? 누군데 오빠한데 지분거려?
- 오빠?
- 응?(덜렁 덜렁)
- 모르냐? 엔디잖아. 스트리머 엔디. 주로 트래저 헌터로 유적탐사 같은 컨텐츠 많이 하지. 아, 물론 게임에서.
- 듣보?
- 아니, 30만. 좆소는 되지.
- 아, 그런데 왜 우리 리퍼 오빠한테 저럼?
- 끙, 저 엔디가 리퍼83 마누라임.
- 허, 헛소리를 들은 듯?
- 마누라?
- 리퍼83 유부남이었누?
“유부남 아니고 돌씽이다!”
이것들이 누굴 유부남으로 만들어!
- 돌씽이면, 엔디는 뭐임?
- 뭐겠냐? 전처지.
- 아, X마누라?
- 그런데 저기 둘 사이에 슬쩍 보이는 케미는 뭐임? 막말로 이혼한 사이면 웬수 아님?
“웬수가 되는 경우도 있고, 그냥 저냥 모르는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고, 또 비즈니스 관계가 되는 경우도 있고. 그런 거지.”
- ㅗㅜㅑ 이혼하고 오피스와이프 관계로 지내는 거임?
- 그건 아니고 씹새야!
- 너······, 그러다가 밴······.
- 이미 당한 듯!
“호호. 아무튼 고마웠어.”
“볼 일 끝났으면 이제 가라!”
“자긴 내가 그렇게 한가해 보여? 그거 주는 건, 겸사겸사지.”
“그래서 할 말은?”
그럼 그렇지.
뭔가 일거리를 물고 온 거지, 그냥 올 리가.
이 바쁜 상황에.
“용병 한 번만 뛰어 주라?”
썅년!
옛날 생각나게 하네.
트라우마가 뭉게뭉게, 뭉개버리고 싶네.
썅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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