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3. 졸업시험의 개쩌는 보상들
023. 졸업시험의 개쩌는 보상들
힘들다!
힘들어! 게임인데도 힘들다고!
전기 신호잖아.
가상현실인데 왜 이렇게 힘드냐고!
“허억! 허억! 스테미너 물약 먹었자네. 그런데 왜 이렇게 힘듬?”
- 몸은 알고 있다. 가상현실에 접속했어도 진짜 몸이 일부분 반응함.
└ 진짜임?
- 연구 결과다. 반영률은 얼마 안 되지만 분명 가상 현실의 움직임에 현실 몸이 반응하기는 함.
- 그래서 그걸 이용해서 물리치료를 대신하기도 함.
└ 이거 나도 안다. 우리 아버지 특별히 개조한 가상현실 접속기 있다.
└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있긴 함.
물론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실방 하면서 오디오는 비워 둘 수가 없어서 아무 소리나 한 거다.
그리고 진짜 힘들기도 하고.
“자자자자, 드디어 끝이 보인다아! 설마 벌써 전직 마을 졸업시험 끝낸 파티 없지? 응? 응? 응?”
- 지랄한다. 우리 파티 전멸!
- 끄응, 우리도 전멸.
- 아직 싸우는 파티들 몇 개 있다.
- 지금 리퍼 쉑이 제일 앞서고 있다.(그러니까 쉬엄쉬엄해라)
└ 분명 경쟁 길드에서 나온 간첩임.
└ 맞다. 저 쪽도 지금 거의 딸피다!
- 리퍼! 씨파 여기서 질 수는 없다. 어떻게 여까지 왔는데!
- 맞다. 지더라도 딴 놈들에게 지면 안 된다!
- 무브 무브 무브 무브!
“하아, 진짜 힘들고, 배도 부르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예서 말 수는 없지.
“끄응, 이제 2% 정도 남았지? 연속 도약을 연달아 두 번 해 보이겠다! 간드아!”
파바박! 콱!
파바박! 콱!
연속 도약 세 번씩이면 네 배 데미지, 그거면 보스 피가 1%씩 떨어지는 건 이미 증명된 사실.
그러니 연속 도약 세 번을 두 번만 하면 2%가 그냥 떨어지는 거다.
물론 연속 도약을 연속으로 하면 육체 피로가 급격히 치솟는다.
“아아아, 죽겠네. 씨파, 저거 왜 안 죽음?”
근데 보스 몹이 아직도 살아 있네?
딱 봐도 HP 바가 모두 검은 색인데?
- 아직 남았다. 아슬아슬하게 딸피!
- 야야야, 서둘러! 다른 방송에서 막타 친다!
- 우아아아아 리퍼 쉑 월드 첫 졸업 실패?!!
- 실패임?
- 다른 곳에서 먼저 성공함?
- 까비! 까비는 까빈데 왜 이리 꼬숩노 ㅋㅋㅋㅋ
이것들이 내가 그런 수작에 낚일 거 같으냐?
아직 안 끝난 거 다 알아.
채팅 창에도 기세란 것이 있다고!
구란지 아닌지 느낌이 팍팍 온단 말이지.
“트수 쉑들, 내가 속을 거 같냐? 으라차차차!”
콕콕콕콕.
이젠 물약도 마시기 싫다. 너무 배가 불러.
솔직히 배가 불러서 민첩성이 떨어진 것처럼 느껴질 정도라고.
아니 정말로 뭔가 몸이 둔해진 것 같아.
그래서『삼절칠환창』으로 최선을 다해 찌르고 찌르고 또 찌른다.
“코끼리도 바늘로 찔러 죽일 수 있다아아아아!”
뚜둑!? 멈칫!
“어라? 섰다?”
- ???
- 멈춰!
- 죽었나?
└ 이거 쳐 내!
└ 부활의 주문이다.
뚜두두둑!
“씨발 진짜 움직인다! 너 영정시켜······.”
콰과광!
“아니, 죽었구나. 너도 덕분에 산 줄 알아.”
- 아슬아슬.
- 영정 당할 뻔? 진땀 났겠다. 닦어!
- 근데 다른 곳은 어케 됨?
- 여기가 처음 아님?
- 씨발, 원래부터 다른 곳은 없었다구!
- 저게 보통 보스가 아니었던 거다. 진짜 탱이 안 되는 거지. 회피탱 아니면 지금 스펙으론 불가능.
- 그럼 앞에서 떠든 놈들 다 구라?
- 구라가 난무했구만(낚을 수 있었는데 아쉽)
- 서두르다 리퍼 쉑도 실수하고 골로 갔어야······.
- 무서운 곳이네 여기.
“시끄럽고! 온다, 온다, 온다, 온다!”
- 뭔 짓?
- 오긴 뭐가 와?
“업적이 온드아!”
【업적】☆☆☆ 전직 최종 시험 첫 통과
【업적】☆ 전직 최종 시험 솔로 수료
【업적】★★★★ 1인 레이드
【업적】★★★ 물약으로 배터질 뻔!
- ???
- ????
- ??? 마지막은 뭐임?
- 코월에 개그 코드가 있었음?
- 저게 코월 인공지능의 개그 수준인가?
- 안습이네. 인공지능 더 배워야 할 듯.
- 여기 채팅방에서 좀 놀면 되지 않을까?
- 여긴 좀······.
“뭐 업적 쏘쏘하네.”
- 뭐라? 금별 넷이 쏘쏘?
- 확 그냥, 막 그냥, 여기저기 확막!
- 엄마, 리퍼가 미워요. 엄마, 리퍼가 미워요. 엄마, 리퍼가 미워요.
- 적당히 해라. 쉑꺄!
“음? 분위기 살벌하네. 자자, 그럼 이 여세를 몰아서 아이템 확인이나 해 보자.”
- 이 여세?
- 너 죽일 분위긴 거 몰라서 하는 말?
- 와, 뻔뻔한 쉑.
- 그런데 아이템 뭐 나왔는지 궁금하지 않음?
- 하아(스스로 개돼지가 됨을 인정하는 한숨)
- 안물안궁!
└ 그럼 넌 밴 해달라고 함?
└ 차착!(무릎꿇고손듬)
- 잘들 논다.
“뭐 내가 할 소리 누가 한 거 같으니까 그럼 아이템 확인 간다.”
죽은 보스 몹의 주변에 보상 아이템들이 널려 있다.
그 중에서 확실히 눈에 띄는 것들만 추려 본다.
딱 봐도 금별 달린 것들이 있으니 어렵지도 않다.
『미노타우로스 상갑 ☆』
착용부위 : 상체
방어력 : 15
내구 : 200
체력 +5
2Set 효과 : 근력 +5
3Set 효과 : 체력 +10
4Set 효과 : 체력 +20
5Set 효과 : 근력 +5 체력 +30
6Set 효과 : 【즉사 부정】(4/4)
※ 【즉사 부정】: HP가 0이 된 후에 한 번의 타격을 더 받아야 사망함.
『미노타우로스 하갑 ☆』
착용부위 : 하체
방어력 : 15
내구 : 200
근력 +5
『미노타우로스 견갑 ☆』
착용부위 : 어깨
방어력 : 15
내구 : 200
민첩 +5
『미노타우로스 각반 ☆』
착용부위 : 정강이
방어력 : 15
내구 : 200
체력 +5
『미노타우로스 장갑 ☆』
착용부위 : 손
방어력 : 15
내구 : 200
근력 +5
『미노타우로스 부츠 ☆』
착용부위 : 발
방어력 : 15
내구 : 200
민첩 +5
『미노타우로스 양날도끼☆☆』
공격력 : 95
내구 : 700
근력 +15
착용제한 : 근력 35이상
스킬 : 【대지강타】
※ MP15를 사용하여 도끼로 땅을 내리친다.
※ 지름 10미터의 범위 타격을 줌.
※ 공격력은 시전자의 공격력에 비례함.
※ 무기의 내구도가 크게 떨어짐.
“음, 검은별 아이템들은 일단 넘어가자. 너무 많잖아. 재료 아이템도 많고.”
- 와, 씹.
- 할 말이 없다. 저거 무기 빼고 방어구 세트 아이템인데 왜 다 나옴? 말이 됨?
└ 원래 세계 최초 뭐 그러면 저렇게 나옴. 그런데 그걸 혼자 잡을 줄은 몰랐겠지.
- 그렇지. 설마 혼자 잡고 혼자 처묵처묵 할 거라곤 인공지능도 예상치 못했을 거. 원래 파티가 나누는 게 국룰인데.
- 아니 어느 시점에선 이렇게 될 걸 알았을 거임. 그래도 그냥 둔 거.
- 리퍼83, 코월 인공지능과 깜부설 부각?
- 아무튼 저거 그냥 전사템인데? 리퍼 쉑 근력 부족으로 도끼는 못 씀.
- 근데 방어구는 그냥 쓸 수 있잖음. 보기엔 중갑이지만 페널티도 없고.
- 씨바, 그게 문제라고. 저런 걸 암살자가 입을 수 있다는 게 말이 되냐?
- 글게. 전사템이 확실한데, 저런 걸 리퍼 쉑에게 주면 어케 됨?
- 특수능력 보이냐? 즉사가 안 된단다. 어떻게든 죽은 다음에 한 방 더 쳐야 한다는 거다.
- 그러니까 암습으로 죽인다고 해도, 죽은 거 확인하고 다시 한 방 더 찔러야 하는 거지.
- 뭐 저런 개사기 효과가 있냐고!
어질어질 하다.
그런데 솔직히 나도 여기서 세트 아이템이 다 나올 줄은 몰랐다.
과거에도 이건 제법 유명한 세트 아이템이었다.
여섯 부위를 합쳐서 방어가 90이나 되는데, 여기서 【즉사 부정】은 정말 엄청난 스킬이다.
정말로 즉사는 안 된다는 거거든.
그래서 HP 0가 된 상태에서 안 죽고 몸을 뺄 수도 있다는 말이지.
트수 쉑들 말대로 진짜 사기 스킬인 거다.
특히 나처럼 미친 효능의 탈출기가 있는 놈에겐 정말 좋지.
그리고 도끼.
이걸 내가 왜 못 쓴다고 생각할까?
세트 아이템에 붙은 근력만 20인데?
적당히 근력 더 붙은 장신구만 구해서 차도 되고, 아니면 자유 스텟으로 근력을 올려도 된다.
암살자도 근력이 필요하긴 하거든.
그러니 근력을 올린다고 쓸데없는 망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아, 물론 여기서 그런 소리를 해서 트수들 발작 버튼 누를 필요는 없겠지.
일단은 릴렉스하고.
“자, 그럼 이제 졸업시험도 치렀으니까 세 번째 마을로 가야겠지?”
이렇게 화제 전환을 시도하면?
- 지금 세 번째 마을이 중요해? 우린 거기 가려면 멀었어!
- 그게 맞다. 아직 졸업시험 통과할 놈들 없다.
- 탱 자체가 안 되는데 어케 통과함?
- 저 새끼처럼 회피탱을 하면서 데미지 누적시키면 되겠지.
- 근데 그렇게 오래 회피할 수 있나? 스테미너 물약은?
- 아니, 나한테 따지지 말고. 나는 그저 가능성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 뿐. 그게 아니면 착실하게 캐릭터 레벨과 클래스 스킬 숙련도 높여서 정상적으로 도전하면 되는 거고.
- 그러니까 결국 리퍼 저 쉑이 돌연변이란 거지?
- 아무도 없다. 졸업시험에 성공한 사람이 지금.
- 여덟 명, 풀파로 들어갔는데도 성공한 팀이 없다. 방송에 몇 팀 남았지만 늦게 도전해서 진행중인 것 뿐.
- 그러니까 저 쉑이 비정상임. 우린 우리 게임을 해야 함.
“음, 대충 내가 잘 했다는 거지? 좋네.”
- 뻔뻔.
- 철면.
- 저 잘난 척을 어쩌면 좋을까.
- ㅂㄷㅂㄷ 하네.
“그래도 니들 내 덕분에 전직 마을 졸업시험도 알게 되고, 보스 몹이 어떤 놈인지도 알게 되었잖아. 이 정도면 정말 혜자 방송 아니냐?”
- 이걸 맞다고 인정해야 하나?
- 아닌 거 같으면서, 맞말이라.
- 됐고, 세 번째 마을 구경이나 하자.
- 그래. 지금 갈 수는 없어도 내일은 갈 수 있겠지.(희망사항)
- 저 쉑, 잘난척 하는 건 보기 싫은데, 세 번째 마을이 궁금하긴 하다.
“그래, 저기 보스 잡은 후에 우리 모르게 슬며시 등장한 게이트가 있다. 딱 봐도 저거 타면 세 번째 마을로 가는 거겠지?”
- 자, 잠깐!
└ 왜 급발진?
└ 별다른 이슈 없잖음?
- 훼이니, 훼이니 보고 가야지. 업적에 금별도 떴는데!
└ 죽어!
└ 왜 사니?
└ 응? 일리가 있지 않나?
- 븅딱들아. 세 번째 마을에도 업적 상점 있겠지.
└ 니가 ㅂㅅ 이지. 그 업적 상점에 훼이니가 있냐?
하아, 뭔 일인가 했더니 훼이니 찾는 거였다.
그런데 세 번째 마을에도 훼이니가 있다는 게 함정이다.
이걸 지금 알려줄 수 없고.
그냥 가자.
트수들 떠들거나 말거나.
“훼이니가 다음 마을에도 있는지 없는지, 가서 확인해 보자. 그러면 되는 거지.”
- 아니, 그거 아니지. 가서 없으면? 가서 없으면? 가서 없으면?
- 포기해라. 저 쉑 고집 있는 놈이라 말 안 듣는다.
- 빠른 진행, 나는 좋다고 본다.
- 희망을 가져. 세 번째 마을엔 훼이니 눈나보다 더 대단한 눈나가 있을 거.
└ 꺼져!
└ 직접 보기 전까지는 절대 믿지 않아!
└ 직접 보면 변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
트수들의 채팅을 곁눈질하며 게이트 안으로.
그리고 도착한 세 번째 마을.
【업적】☆☆☆ Kor001 생성
- 뭐?
- 이게 뭔데 씹덕아! 이젠 게임 정보까지 낚시질이냐?
- 리퍼 봇, 움직여라. 저게 뭔 소린지 알아내라.
- Kor001이면 002, 003도 있을까?
- 게임 좀 해 본 나는 감이 좀 온다.
- 나도 그렇긴 한데, 리퍼, 가서 확인해라! 마을에 설명충들 분명히 있다.
“그래, 다음 방송까지 정보 수집해서 정리해 두는 걸로 하자.”
- 그러니까 방송 시작하면 꼭 들어오란 소리?
- 세 번째 마을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 다음 방송을 보세요(라고 이 쉑이 말하고 있다.)
“자자, 많이 늦었네. 솔직히 나는 지금 죽을 맛이다. 컨디션이 말이 아니야. 그러니까 내일 보자.”
- 언제! 언제! 언제!
“아, 아침 10시.”
- 방송 시간 좀 빠꾸지? 저녁에 시작하는 걸로.
“아, 몰라. 그것도 나중에 의논하자. 트바!”
- 잠깐!
- 않이
《채널 :《코스모스 월드에서 만납시다! (feat:리퍼83)》방송 송출이 중단되었습니다.
급 피곤.
이건 현실의 몸이 보내는 신호다.
근데 나 각성했는데 왜 이렇게 피곤한 걸까?
아, 그러고 보니까 근력이랑 체력을 전혀 안 올렸구나?
현실에선 아이템 효과가 적용이 안 되니까 근력이랑 체력이 그대로 10이었구나.
그건 일반인 수준인데.
음, 현실을 생각하면 슬슬 다른 스탯도 좀 손을 대긴 해야겠다.
아, 몰라 일단 로그아웃 해서 한잠 자고 다음에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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