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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안녕히

나는 누구인지 모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추리

TYE
작품등록일 :
2021.05.13 11:12
최근연재일 :
2021.07.15 18:05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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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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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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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5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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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용병(22)

DUMMY

지도상으로는 붙어있다고 해도 서울 자체가 크다.

우리가 고속열차를 타고 가는 상황도 아니고, 설령 차를 끌고 왔다고 해도 무너진 도로를 타고 가는 건 걷는 것만 못하다.

어차피 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건 아니다.

다만, 민간인으로서 이게 익숙하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만큼 많이 날아다녔다는 건 어지간해서는 불법 행위로 물증은 없더라도 경고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런 질문이 날아오면 내가 뭐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용케도 '트리톤'은 그런 데에 눈치는 빠르지 못한 모양이다.


"인천의 어딘지 아시나요?"

"아직은."


지휘부가 제대로 일을 안 하면 우리는 수색에 전념하는 게 최선이다.

위치를 상세히 지시만 한다면 아직까지 GPS를 통해서 찾아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묵묵부답인 건 우리 탓이 아니다.

아니면, 이렇게 시선을 돌리고 본부를 습격했다거나?

나는 반대로 본부에 시선을 돌리긴 위한 작업인 것과 달리 국방연이 실질적인 목표라면?


"뭐지?"

"왜죠?"

"물이 샌다."


무슨 말인지는 조금 더 날아가야 파악이 된다.

운석이 떨어진 것처럼 거대한 구멍이 도심 한가운데에 나 있다.

불편하게 사거리의 정중앙을 가격한 게 아니라 조금 삐뚤어져 있다. 예술성을 보고서 만든 작품은 아니란 소리다.

그 속의 하수도 파이프에서 물이 새어나와서 흙을 더욱 질척질척하게 만들고 있다.

의미라고 하면, 쓸데없는 생활수가 누수되고 있다는 점.

공공재니 뭐니 해도 별로 실감은 안 난다.


"깔끔하네."


'진'의 감상은 그렇다.

나도 그렇긴 하다.

깔끔하다는 건 화약 무기가 관련되어 있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며,

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흙이 흡수할 정도라면 물 능력자도 아니다.

동류거나 '케르베로스' 같은 경우라면 가능하겠다.


"왔나?"


용케 저 인공 싱크홀을 기준으로 대기하고 있던 국방연 일원이 있었다.

멀리서 인상착의를 하고 접근한 것이라 판단된다.

자그마치 3명인데, 합쳐서 총 6명이다.

그 중 한 명인 나는 거의 스파이인 셈이다.


"포로는 아닐 텐데, 누군지?"

"믿음직한 민간인이라서 동행 중입니다."

"그러면 책임은 내가 지는 게 아니라 네가 지는 것으로 간주해도 되겠지."

"그럴 겁니다."


'진'이 일단락시킨다.

다행히 여기서 탈락하지 않게 되었다.


"아직 정리가 덜 된 것 아닙니까?"

"덜 되었지."

"그만큼 위험한 상댑니까?"

"적어도 두 명이 당해서 이러고 있지."


그러고 보면 표정들이 시원치 않다.

딱히 말도 없는 걸 보면 신체나 정신이나 지치지 않은 구석이 없는 듯하다.


"한 명 입니까, 집단입닉까?"

"한 명."


세상은 넓나보다.


"능력은요?"

"거의 흙이다."

"대부분 흙이라는 건 무슨 소립니까."

"그럴 일은 없으면 좋겠지만, 능력이 하나가 아닌 것 같다는 소리라네."


그럴 일이 없다는 가정 하에서면,


"매복이 있던 것 아닙니까? 예를 들어, 해안에서 원격으로 지원을 한다는 등의 속임수로 말입니다."

"차라리 그러면 납득이 가지."


상식선에서 한 사람이 두 능력을 가지고 있을 리는 없다.

있다고 한다면 전제로 깔고 들어가는 건 생화학 실험이겠는데, 그러는 음모론은 결코 믿고 싶지 않다.

믿고 싶지 않을 뿐더러 있다고 믿기에는 여러 변수가 많다.

아예 음모론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강자라고 받아들이는 게 상책이다.


"있는 위치는 항구쪽이라고 파악되는 중이니 진형을 갖추어서 가도록 하지. 더 이상 잃을 순 없지 않나."


그만큼 중간에 기습이 없을 거란 생각인가.

확실히 인천에 오니 무차별적인 사상자나 재물피해는 현저히 적은 편이다.

나름대로 서울과 붙어 있어 인구수는 많은 편인데, 일방적인 민간 학살만이 목적이 아닌 것이 드러나는 상황이다.

역시 서울 자체는 미끼였던 모양인가.

미끼치고는 요란하게 일으켜서 난감하다.


- - - - - - - - - -


"인부들은 한쪽 구석에 있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습니다."

"용케 학살하지는 않은 모양인가."


항구 안은 아니고, 항구와는 거리를 벌리고 있는 중이다.

무작정 돌입하는 건 생존자를 지키는 입장에서 큰일이다.

이래서 테러리스트인 쪽이 편하다.

거긴 제약이 많이도 적으니.


"적도 그 인파 속에 있는 듯합니다?"

"확신은 못하지."

"항구 자체를 점령하는 게 목적이라면, 배로 들어올 게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러겠지."


그렇다면 보급을 끊는 게 정설이려나.

조금 이상하긴 하다.

배로 지원을 요청할 것이었으면 이미 들어온 인원을 고려했을 때 그 속에 섞여 들어왔으면 되는 일이거늘, 이렇게 복잡한 루트를 거쳐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인원이라기보다는, 물건인가?


"인질로 쓰는 한 함부로 덤비진 못하겠지."

"거의 인질로 쓰기 위한 용도 아닙니까?"

"다 그렇게 보고 있나?"


여럿 고개를 끄덕이는데, 나라고 안 끄덕일 수가 없다.


"한 번 붙어본 입장에서 어지간한 절명기로는 인질을 구하면서 항구를 되찾는다는 계획은 통하지 않을 거니, 차라리 무엇이 오는지 알아내는 게 최선이겠지."

"그럼 군과의 연락을 기다리는 게 최선인 겁니까?"

"대신 이런 선택지도 있지."


어르신과 '진'의 투맨쇼에 '트리톤'이 끼어든다.


"바다로 가는 겁니까?"

"배를 찾으러 가는 게 우선이겠지."


격돌하는 것보다는 쉬운 선택지다.

그렇다고 쉽지는 않다.

비록 흙 능력자이기 때문에 감응과 땅에 깔려 있는 흙이라는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어 생각 이상으로 난이도는 낫겠다.

수용소를 습격할 때는 적어도 바다를 횡단할 생각은 안 했는데,


"왔던 팀 그대로 나뉘는 게 어떻겠나."


그러니까,

어르신과 2명과,

나와 '진'과 '트리톤' 이렇게 말인가.

하지만, 일이 일사천리로 풀리면 모를까,

이런 판국에 전부 수신을 받는 뉘앙스를 취해서 나만 못 듣는 형세가 취해진다.

얼마나 긴 지시면 30초를 말 안 하고 가만히 있는다.

정보의 불균형이 일어나지 않도록 말해주겠지.

믿고 기다린다.


"요약하자면 전함 한 대가 온다네요."


'진'이 끝나자마자 나한테 누설한다.

전함이라.

쉽게 입에 꺼낼 말은 아닐 텐데.


"한 대뿐이라는 건 의미심장하군."

"아예 전쟁으로 번지기 싫은 걸지도 모릅니다."

"혹시 전함이 여러 방향에서 접근하고 있는지 알 수는 없습니까?"


'트리톤'이 말을 꺼내지만, 뭔가 좀 모자른 말이다.


"그건 우리들 관할이 아니니. 전함이 한 대라는 보고를 받은 게 우리의 역할이라서 수신기로 송신을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맞습니다."

"한 대라는 명목 하에서, 제대로 국가 대 국가로 붙는다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는 것만 해도 중요한 사실이지. 순전히 테러 집단이라는 소식이면 희망을 가질 수 있겠지."


그렇다고 믿어야 하나.

단순히 테러 집단인 것치고는 거물이 있다는 정보가 희망이 있지만은 않다.

하물며 전함에 그러한 인재가 있다면 이미 재앙일 것인데.

그래도 인원 수가 좆만한 국가가 누구와 붙어도 인원 수는 비빌 테니 그냥 국가가 아닌 게 괜찮은 게 맞을지도 모르겠네.


"혹시 말입니다."


놀랍게도 이 상황에서 입을 다물고 있던 2명 중 한 명이 입을 연다.

헤어질 때까지 아무 말도 없을 줄 알았더니, 아니었네.


"인질을 전함에 실으려는 목적이 아니겠습니까?"

"충분히 고려할 만하지."


단순히 임시방편으로 쓰지 않고 영구적인 방패가 될 수 있는 경우는 그 수이긴 하다.

영리한 대가리다.

정치적으로 위태로운 상황에서 괜히 국민을 무시하고 적을 제압하는 방향성을 생각할 수는 없겠다.

테러리스트와의 협상. 차마 하기는 싫더라도 최악의 상황이 온다면 그럴 것이겠다.


"부탁하지. 전함의 소재를 확인하게."


어르신의 말씀이니 따르는 거겠지.

내 의사는 아니고 '진'과 '트리톤'을 따라간다.


- - - - - - - - - -


'케르베로스'로부터 무모한 상대와 함부로 붙으면 안 된다는 걸 알았으니 잠자코 우회한다.

전함이라고 해서 비관적으로 바라보기도 어렵다.

최소한 그런 인력이 양쪽 모두에 있어야 한다.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자원 상황이라면 난 전함에 한 표를 걸겠다.

습격조보다 전함조가 전투력이 높을 경우에야 운송에 차질이 없을 수가 있기 때문에, 설령 습격조가 실패해도 전함조가 성공하면 되는 노릇이다.

그러니 전함은 만만하지 않다.

더군다나 내 소견대로라면 만만하지 않은 걸 넘어서 더 위험한 상대일 수도 있다.


"전함이면 생체 레이더가 있는 거 아닌가요?"

"그럴 수도 있겠지."


위기의식은 심어준다.

우리가 반경 몇 백 미터를 감지한다고 해서 적들이 아예 못할 건 아니다.

능력자도 있겠지만, 초자연현상이 아닌 물리적으로 가능한다면 두려울 건 없겠다.


"아직까지 아무것도 없지?"

"새들이 날아다니는 건 감지되지."

"그건 좋네."


대공은 '진'이 있어서 다행이다.

전함이라고 해도 그건 20분 전의 정보일 테고, 전투기가 쳐들어 온다면 전함만이라는 정보는 신뢰가 안 될 수도 있다.

사실 이 조합으로는 현대 무기로는 상대할 수 없다.

전투기도 무장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누가 타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탑승자가 우리를 웃돈다면 무섭겠다.


"위력계냐, 제어계냐."


'트리톤'이 나한테 물어본다.

협업을 위해서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위력계죠."

"난 방출계다."


확실히.

이동할 때 쏟아내는 물의 양이 상당했는데, 외관과 다르지 않는 듯하다.

제어계였으면 파도타기를 했겠지만, '트리톤'은 파도를 내보내고 또 파도를 내보내면서 전진을 했던지라 그럴 것 같았다.


"쟨 만능이고."


지금까지 선보였던 건 제어계 역할뿐이었는데

그렇단 말인가.

그 자료로는 '트리톤'이 '진'을 추월한 셈인데, 딱히 거기에 관한 반감은 없이 인정하는 모양새인가.

질서를 위한 인내인지 궁금하다.


"준비하자."


지평선에 걸칠 정도가 되어서야 감지가 된다.

이래서는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물론 눈으로 확인하는 것보다 확실하다.

방향을 잃은 망망대해에서 이 정도면 무난하다.


"아직 인원 파악은 무리인가?"

"갑판에 어느 정도 올라와 있네."


'트리톤'이 파악한 건 전함이 일으키는 물살이었나.

조금 더 '진' 쪽의 능력이 상위 호환인 건 여실히 드러난다.


"상당히 많나?"

"전함이니까 부대급으로 있는 걸지도."

"일반 군대라고?"


그럴 리는 없을 테다.


"설마 전함 내부를 능력자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거 아닐까요?"

"끔찍한 소리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추측들을 난무시키기도 전에,

벌써 난폭한 신호가 전함에서 보인다.

심하게 우리를 향해 반짝인다.


"막는다."


'트리톤'의 뒤로 자연스레 나와 '진'은 날아가서 1렬로 서 있는다.


슈와아아아악

지이이이이잉


방어막이라 하기도 뭐하게, 파도를 일으켜서 전방으로 사출하는 게 '트리톤'의 방어막이다.

일단 그걸로 빛을 막는 데에 성공했으니 다행이다.

뭐, '트리톤'만 해낸 건 아니고,

물로 막을 수 있는 파장은 한정되어 있으니 염력으로 쳐낸 것도 있다.


"벌써부터 어지럽군."


그렇게 빛을 막았다고 좋아할 수는 없다.

해봤자 일반 공격에 불과하다.

게다가,


취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트리톤'의 파도가 아니라

정면에서 쓰나미처럼 높이를 키워서 오는 파도에 우린 직면하고 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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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주기는 제 맘대로입니다. 21.05.13 49 0 -
59 용병(23) 21.07.15 31 0 15쪽
» 용병(22) 21.07.15 36 0 12쪽
57 용병(21) 21.07.13 36 0 12쪽
56 용병(20) 21.07.12 38 0 12쪽
55 용병(19) 21.07.09 34 0 12쪽
54 용병(18) 21.07.07 32 0 12쪽
53 용병(17) 21.07.06 36 0 12쪽
52 용병(16) 21.07.05 36 0 12쪽
51 용병(15) 21.07.03 39 0 12쪽
50 용병(14) 21.07.03 36 0 12쪽
49 용병(13) 21.07.01 29 0 12쪽
48 용병(12) 21.06.30 39 0 12쪽
47 용병(11) 21.06.29 39 0 12쪽
46 용병(10) 21.06.28 38 0 12쪽
45 용병(9) 21.06.27 37 0 12쪽
44 용병(8) 21.06.26 36 0 12쪽
43 용병(7) 21.06.24 39 0 12쪽
42 용병(6) 21.06.23 44 0 12쪽
41 용병(5) 21.06.22 42 0 12쪽
40 용병(4) 21.06.20 33 0 12쪽
39 용병(3) 21.06.20 30 0 12쪽
38 용병(2) 21.06.19 34 0 12쪽
37 용병(1) 21.06.18 38 0 13쪽
36 희생자 4 21.06.17 33 0 13쪽
35 멘데이트(15) 21.06.17 34 1 12쪽
34 멘데이트(14) 21.06.15 36 0 13쪽
33 멘데이트(13) 21.06.13 33 0 12쪽
32 멘데이트(12) 21.06.12 36 0 12쪽
31 멘데이트(11) 21.06.11 33 0 12쪽
30 멘데이트(10) 21.06.10 35 1 12쪽
29 멘데이트(9) 21.06.09 30 0 12쪽
28 멘데이트(8) 21.06.08 31 0 12쪽
27 멘데이트(7) 21.06.07 38 0 12쪽
26 멘데이트(6) 21.06.06 34 0 12쪽
25 멘데이트(5) 21.06.04 33 0 11쪽
24 멘데이트(4) 21.06.03 34 0 12쪽
23 멘데이트(3) 21.06.02 37 0 12쪽
22 멘데이트(2) 21.06.01 40 0 12쪽
21 멘데이트(1) 21.05.30 38 0 11쪽
20 희생자 3 21.05.29 43 0 12쪽
19 ???(4) 21.05.28 39 0 13쪽
18 ???(3) 21.05.27 38 0 12쪽
17 ???(2) 21.05.26 36 0 12쪽
16 ???(1) 21.05.26 40 1 12쪽
15 희생자 2 21.05.25 38 0 13쪽
14 로래스(12) 21.05.24 3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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