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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안녕히

나는 누구인지 모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추리

TYE
작품등록일 :
2021.05.13 11:12
최근연재일 :
2021.07.15 18:05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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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20,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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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2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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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용병(5)

DUMMY

"그런 걸 물어보는 사람이었나?"

"그냥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면 되는데?"

"극과 극인 화제로 걸고 넘어지니 그렇지. 그런데, 그런 놈들은 불법인 거 알고 있지?"


능력 계발을 시설에서가 아니고 사설에서 하는 건 당연히 불법.

면허도 없다.

국방연에서 운영하는 전문 대학이 아니고서야 능력을 공공장소에서 사용하는 건 기본적으로 불법이니.


"불법이라고 없지는 않잖아?"

"불법이라고 시궁창이리란 법은 없지."


아직도 문신은 불법인데, 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도 문신사들이 돈을 잘 번단 말이지? 뭐, 진짜로 시궁창 인생도 있긴 한데.


"애석하게도 인터넷 쇼핑몰 같은 정보력은 없어서, 최저가나 고평가 선생이라 장담은 못하겠는데, 유~명한 강사가 한 명 있거든?"

"구두로 듣고 싶지는 않고, 메일로 보내."

"그걸 누가 구두로 말하겠냐. 입이 아파서 그러지도 않겠다."


그러더니 용케 의자에서 일어나는데,


"뭐야. 아직 끝나지 않았거든?"

"수고비로 하기에 적당한 거 아니었나?"

"가감은 제대로 하자? 고작 보너스로 그런 정보만 발설하고 나갈 작정이었냐?"

"그래. 선심 써서 싼값이라 치자. 다음도 싼값이어야 하거든?"


그리 큰 걸 요구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진실게임이니까 네, 아니오로만 대답해 봐."

"뭔데?"

"특재아가 테러 당한 사건에서 범인은 잡혔었는지 말만 해주면 돼."

"공식 발표로는 잡혔지."


그렇게 얘기하니 꿍꿍이 있는 듯하다.


"설마."

"저기, 저는 무당이 아니고 기자인데 말이죠? 공식 발표로 잡혔다고 했으니 잡힌 거지. 사실 이런 숨겨진 진실이 있었다는 전개는 내가 어떻게 아냐?"

"진짜 싼 정보였네."


부가적인 거라 아쉽다는 느낌도 없다.

이미 얻을 건 다 얻은 상태에서 이 거리를 나가는 일만 남는다.

애써 치운 잔해는 아무렇게나 다시 게단으로 밀어넣고 이곳에 오지 않았다는 척 재해 현장에서 슬그머니 빠져나간다.


- - - - - - - - - -


먹고 튀진 않아서 정보는 그대로 받게 되었고, 참 이러니까 미워할 수 없는 정보통.

불법 교사인 만큼 도시에서 허튼 짓은 하지 않고, 나름 시골로 내려가야 볼 수 있는 게 국룰인가.

당장 내려가서 맞이하고 싶어도 일정이란 게 있어서 참.

교사 일을 미룰 수도 없고, 급한 용무가 있어서 쉰다는 것도 매번하면 게으름이라 어쩔 수 없이 주말로 잡을 수밖에 없다.

하물며, 주말로 잡는다고 편하나?

주말로 잡으니까 날뛰는 차량들이 도로를 막는다.

이래저래 골치 아프다.

화끈하게 날아가서 맞이하는 것도 들키면 좆된다.

평생 경차렝게 찍히지 않고 근면성실하게 살아온 이상 허무하게 인생을 종칠 수는 없지.

그리하여 기름값도 내면서 열심히 달려왔건만···


"길이 어디야?"


난공불락.

네비게이션으로 찍었다고 해도 목적지라 가리킨 곳은 끊긴 도로다.

정확히는 끊기지 않았다.

문제는 지도상에서 끊겼다.

그렇다면, 네비게이션도 제 역할을 못한다는 소리인데.


"걸어가지 뭐."


차로 들어가는 건 왠지 하기 싫다.

감각이 전해준다.

별로 좋은 선택은 아니라고.

건물 하나 없는 곳인데도 공식 도로가 아닌 사람의 발자취로 이루어진 모랫길은 대체로 불길함은 상징한다. 도대체 이 부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알 방도란 없다.


"···당신이 교사인가 하는 그거냐."


그러나 입구부터 검문을 당할 기세다.

딱 들어가겠다는 의사를 가진 지 10초가 지난 시점.

금세 외부인의 침입을 눈치 채고 나무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이 있다.

말은 없다. 아무래도 내가 말을 잘해야 물러나겠다는 심보인가?


"견학을 하러 왔는데, 좀 봐주면 안 되겠습니까?"


이래도 물러나지 않는다고?

깐깐하다.


"국방연과는 상관 없는 사람이니 좀 봐주십쇼. 면허증이나 신분증이라도 보여드릴까요?"


보여준다고 해서 알 길이 있곘나.

민간인이 신원조회를 어떻게 하냐.

진실이든 아니든 내가 무해하다는 걸 알게 할 방도가 없다.

물론 국방연이 아니라는 점만 해도 반은 먹고 들어가겠는데 말이지.


"능력이 뭔지 밝히기만 하면 된다."


명령조로 요구하는데, 그래서 그냥 보여준다.

주변에 있는 아무 돌을 집어들어서 바닥에 내리꽂는다. 우뚝 흙 위에 박혀서 기울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위력이 세다는 걸 과장하고 싶지 않아 이 정도로 만족, 을 하려나?


"됐습니까?"

"목적은?"

"견학을 하러 왔다고 했습니다?"


딱히 거짓말은 아닌데, 너무 깐깐하다.


"뭘 견학하겠다는 말인지 묻고 있는 거다."

"당신이 능력 게발을 시켜준다는 소식을 듣고 왔는데 말입니다?"

"잘 찾아왔다."


이런 외진 곳에 어울리는 복장은 오히려 이쪽인데 말이지.

꼴에 자칭 교사라고 정장을 입고 있는 모습이 참 안쓰럽다. 한여름에 반팔 와이셔츠를 두루고 있고, 바지는 갈색에 핏이 살아있다. 패션 센스 하나는 죽이는 그런 교사다.

겉으로는 잘난 체를 잘할 것 같네.


"정말 견학만 하러 온 거지?"

"그렇습니다만?"

"누구를 위해서 견학을?"

"아는 동생 때문에."

"그렇다면 충분하지."


아무 말도 없이 등을 보이며 걸어가는데, 따라오라는 신호다. 내가 눈치가 있어서 그렇지, 너무 안하무인이다. 이런 제스쳐도 못 알아먹으면 안 된다는 마인드로 이렇게 대하는 건가? 건방지지만 싸우러 온 것은 아니니 참자.

훈련장, 이라고 하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빈 곳에 나무 밑동으로 대충 의자 역할을 시키고 있는 게 단출한 환경. 그런 데에 무려 5명의 제자가 있다는 게 놀랍다.


""안녕하세요!""

"어, 그래."


누구인지 알고 이렇게 인사하는 건지 모르겠네.

선비마을 같이 에절은 기본으로 가르치는 건가? 그건 좋네.


"꼭 보내겠다는 마음가짐인가?"

"그런 마음가짐이 드는지 견학을 하러 온 겁니다만."

"그러면 마침 잘 왔네. 얘들아, 있는 힘껏 보여주라."

""네!""


의문이 들어서 묻는다.


"시범단 같은 겁니까?"

"아니."


그래서인지 각자 주어진 서열이 있는지 1명씩 순서를 정해서 내 앞에 선다.

얼음 능력자, 구축을 중심으로 훈련을 받았는지 곧장 이 일대에 이글루를 만든다. 전체적인 형태는 5초만에 형성을 시키는 데에 성공하며 세세한 부분, 내부 인테리어를 위한 작업이 조금 오래 걸린다. 어디서 국가들의 국기를 암기하였는지 여부는 모르는데, 만국기가 형성되고 있고, 얼음으로 된 화덕과 굴뚝이 이글루를 뚫고 생성된다. 이미 만들어진 물건도 필요에 따라서 즉각 수정을 할 수 있다는 어필. 얼음이라 이 여름에는 시원해서 환영이다.

다음 아이는 솔직히 말해서 겉멋에 빠져들었다고 볼 수 있다. 바람 능력자인데, 본래 형태가 없는 걸 일부러 주변의 나뭇잎이나 흙을 총동원해서 등 뒤에 날개의 형상을 구현해 낸다. 진짜 나는 데에 1도 쓸모없는 장식이다. 어차피 나는 건 그냥 자기 몸 밑에 기류를 형성하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도 이게 얼마나 뛰어난 어필이냐면, 저렇게 겉멋을 들이는데도 주변에 지장이 없다. 구축보다는 제어력 면에서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휘날리는 나뭇잎, 나뭇가지, 흙 중 어느 것 하나 회전하는 기류에서 벗어나는 게 없다. 자칫하면 바로 앞에 내가 있는데 흙이 휘날려서 사람을 불쾌할 수도 있는데.

그 다음, 놀랍게도 똑같은 바람 능력자다. 여기에서 거의 이 교사의 능력에 대해 판가름할 수 있다고 여긴다. 이글루든 필요없는 날개든 겉멋에 충실하게 게발을 시킨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지. 일명 보여주기 식이면 개성을 중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다. 그 정보통이 알고 있는 위대한 교사답게 겉멋만을 중시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두 번째보다 뛰어나다고 본다. 소소하게 최소 10cm를 넘는 나뭇잎 몇 장을 줍더니 바늘 정도의 두께로 말아버린다. 극한으로 빈 공간을 거의 없애는 방향으로 나뭇잎을 말아버리니 하나의 흉기가 따로 없다. 그 나뭇잎 3장을 왼손의 네 손가락(검지부터 소지까지) 사이에 끼어넣더니 나무 하나를 향해 던지는 시늉, 을 하면서 실은 능력으로 발사했겠다. 웬만하면 관통하면 좋겠지만 나무 줄기 안에 박히는 것으로 어필은 마무리.

나머지 2명은 굳이 안 봐도 된다. 이미 봐버렸지만 생략하고.


"어느 부분을 착실하게 수련했는지 느껴집니다?"

"개성이 중요하지."

"적성에 안 맞는 걸 강제로 시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웬만해서 학부모님들에게 양해를 구하지. 절대 원하는 방향으로 고수하지 말자는 식으로."


한마디로 자신의 판단 하에 이 아이가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 알아보고 결정하겠다는 건데, 참 소신 있으면서도 위험한 발언인데.


"혹시 이 교습에서 졸업요건 같은 게 있습니까?"

"있을 것 같은가?"

"없어보이긴 합니다."

"어느 정도 수준이 될 때까지 돌려보내지 않는다는 지양하지. 철저하게 기간제. 연장을 받는다면 하지. 그러나 이미 교습을 받는 순간부터 학생들은 길을 알아버린 거니 그 이상은 추천하지도 않아."


무조건 1회 권유인 것인가.

아무튼 좋다. 견학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수업 방식을 지켜봐도 되겠습니까?"

"이 시기에 의미는 있을 방식인지 모르겠는데 말이지."

"일단 보겠습니다."

"알겠네."


그 경고대로 보고 난 후의 감상으로는 딱히 느낀 바가 없다. 이럴 거라는 예상을 충분히 했던 나머지 크게 통달한 바는 없다.

이 시기라고 말한 것은, 이미 이 아이들은 자신이 어떻게 발전해야 아는지 알고 있다는 듯이 연습에 박차를 가한다. 아까 내세웠던 겉보기는 제일 자신있는 분야인 것이고, 훈련 시간에서는 하나같이 자신의 불안정성을 드러낸다. 위력, 제어력, 구축력 등에서 각자의 약점들을 보완하려고 적절한 훈련 방법을 선택한다. 고급스러운 기계나 이런 건 없어도 맨땅에서 능력을 발전시키는 일은 옛날의 나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스승의 역할이 아예 없지는 않고, 한 명씩 돌아가며 부족한 부분을 지적한다. 훈련 방법에서의 부족함,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을 일일이 말해준다.

제자의 상태만 알아도 스승이 어떤지 알 수 있는데, 이 정도면 결론은···


"정말 믿음직한 교사인 것 같습니다."

"맡겨보겠나?"

"일단 궁금한 건 저 아이들은 여기에서 계속 수련하는 겁니까. 아니면 매일 여기에 오는 겁니까?"

"아무리 믿음직하다고 해도 남에게 아이를 전면으로 맡기는 일은 부모님들에게 예우는 아니지."


곡 그렇지만은 않지만, 그냥 인정해주자.


"무엇보다 내가 저 아이들의 숙식을 챙겨줄 여력이 안 되지. 격일로 진행할 수밖에 없지."

"교통권이 문제겠습니다?"

"그 점이 무리겠나?"

"죄송합니다."

"죄송할 건 없지. 능력과 마찬가지로 구제할 수 없는 환경이란 게 있는 법이니."

"잘 봤습니다."

"여건이 달라지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참고로 지금은 아이들뿐이지만, 나이불문이니 언제든지 환영하네."


그럴 일은 없다.

사실 이곳에 온 게 맡기기 위해서 온 것도 아니다.

단지 어떻게 교육을 하는 건지 산업 스파이처럼 염탐하러 온 것뿐인데, 너무 무방비하게 가르쳐 준 게 참 고맙긴 하다. 다시 말해서 어리석다고 말할 수 있긴 하겠네.

어차피 돈벌이 때문에 영업 비밀을 밝혀낸 건 아니었다.

이 일 때문에 미움받을 일은 없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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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주기는 제 맘대로입니다. 21.05.13 48 0 -
59 용병(23) 21.07.15 30 0 15쪽
58 용병(22) 21.07.15 35 0 12쪽
57 용병(21) 21.07.13 35 0 12쪽
56 용병(20) 21.07.12 38 0 12쪽
55 용병(19) 21.07.09 34 0 12쪽
54 용병(18) 21.07.07 32 0 12쪽
53 용병(17) 21.07.06 35 0 12쪽
52 용병(16) 21.07.05 36 0 12쪽
51 용병(15) 21.07.03 38 0 12쪽
50 용병(14) 21.07.03 36 0 12쪽
49 용병(13) 21.07.01 29 0 12쪽
48 용병(12) 21.06.30 38 0 12쪽
47 용병(11) 21.06.29 39 0 12쪽
46 용병(10) 21.06.28 38 0 12쪽
45 용병(9) 21.06.27 37 0 12쪽
44 용병(8) 21.06.26 36 0 12쪽
43 용병(7) 21.06.24 38 0 12쪽
42 용병(6) 21.06.23 44 0 12쪽
» 용병(5) 21.06.22 42 0 12쪽
40 용병(4) 21.06.20 33 0 12쪽
39 용병(3) 21.06.20 29 0 12쪽
38 용병(2) 21.06.19 33 0 12쪽
37 용병(1) 21.06.18 37 0 13쪽
36 희생자 4 21.06.17 33 0 13쪽
35 멘데이트(15) 21.06.17 34 1 12쪽
34 멘데이트(14) 21.06.15 36 0 13쪽
33 멘데이트(13) 21.06.13 33 0 12쪽
32 멘데이트(12) 21.06.12 35 0 12쪽
31 멘데이트(11) 21.06.11 32 0 12쪽
30 멘데이트(10) 21.06.10 35 1 12쪽
29 멘데이트(9) 21.06.09 30 0 12쪽
28 멘데이트(8) 21.06.08 30 0 12쪽
27 멘데이트(7) 21.06.07 38 0 12쪽
26 멘데이트(6) 21.06.06 34 0 12쪽
25 멘데이트(5) 21.06.04 32 0 11쪽
24 멘데이트(4) 21.06.03 33 0 12쪽
23 멘데이트(3) 21.06.02 36 0 12쪽
22 멘데이트(2) 21.06.01 39 0 12쪽
21 멘데이트(1) 21.05.30 37 0 11쪽
20 희생자 3 21.05.29 43 0 12쪽
19 ???(4) 21.05.28 38 0 13쪽
18 ???(3) 21.05.27 38 0 12쪽
17 ???(2) 21.05.26 36 0 12쪽
16 ???(1) 21.05.26 39 1 12쪽
15 희생자 2 21.05.25 38 0 13쪽
14 로래스(12) 21.05.24 3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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