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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안녕히

나는 누구인지 모른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추리

TYE
작품등록일 :
2021.05.13 11:12
최근연재일 :
2021.07.15 18:05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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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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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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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용병(17)

DUMMY

"일단 이게 끝인가?"

"네, 지난 일에 대한 약간의 보상이니까 그냥 받아주시죠.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내가 끊기도 전에 먼저 인사를 하고 끊어버린다.

마침 잘 됐다.

의문의 손님이 와서 심란한 상황이라.

도대체 누구인가?

오늘도 택배는 없다.

이런 때에는 CCTV를 쳐다볼 수밖에 없다. 화면이 빛나고 있다.


"또인가."


이 정도면 집착이다.

오늘 만났던 그 새끼가 왜 또 이 지랄인 것인가.

웬만하면 별장이 있어도 들리지 않고 포기할 만도 한데, 이렇게까지 나를 지목하는 이유는 뭔가.

불이 꺼져 있어서 안에 사람이 없다고 위장할 수 있지도 않다. 훤하게 빛을 방출하고 있는데 어떻게 속일 수가.

어쩌겠나. 들여보낼 수밖에 없다.

일단 CCTV 모니터는 모니터의 선만 뽑아서 따로 숨긴다. 다른 PC가 있어서 그걸로 위장하도록 한다.

어차피 지하는 평상시에 감출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안전하고,

현관으로 나가게 된다.


"예, 누구시- 낮에 뵀던 분이죠?"

"여기가 선생님 자택이었군요."


몰랐던 상태는 아닐 텐데.

알고서 방문했으면서 모르는 척하는 건 마음에 안 든다.


"몰랐던 겁니까?"

"본가로 된 곳을 가봤는데 없으셔서요. 직장 때문에 여기에서 거주하시는 건가요?"

"네, 헷갈리셨나보군요."

"들어가서 얘기를 나눠도 괜찮겠습니까?"

"수사에 문제가 있나요?"

"해결되지 않은 게 문제이긴 합니다. 들어가도 됩니까?"

"네, 그러세요."


도대체 이야기를 할 게 뭐가 더 있을까.

추리 소설 애독자라면 이런 경우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은 문제가 좀 많습니다."

"어떤 문제죠?"

"공개는 안 했지만, 사건이 두 가지나 일어났는데, 둘 다 염동 능력자에게 당했으면서 둘의 몽타주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그게 왜죠?"


몰라서 묻는 건 아니고, 이해가 너무 빠르면 의심 받을까봐.


"능력 자체로 보면 동일범의 소행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같은 전투 스타일을 지니고 있으면서 위력까지 비슷하면서 몽타주가 다르다는 건 위장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죠."

"네, 그렇겠죠."

"그래서 염동 능력자 전체를 대상으로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손님을 맞이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딱히 차라든가 이런 건 없는데, 괜찮으신가요?"

"마음만 받겠습니다."


설령 내놓는다고 해서 내가 수면제나 이런 걸 구비해 놓지는 않아서 어차피 안 할 짓이다.

그리고 먹인다고 해서 죽이는 일밖에 더 없는데, 어떻게 일을 벌이고 왔는지 알고 함부로 죽일 수도 없다.

일단 염력으로 주변부를 관찰하고 있다. CCTV로 미리 확인한 결과로는 동행은 없는 모양이긴 한데, 그래도 능력으로 순찰 중이다.

바람 능력자와 유사하게 바람을 이용해서 골목 구석구석을 뒤지고 있으나 사람의 흔적은 아직 없다.

혼자라도 불길함은 든다.


"왜 저한테 다시 찾아온 것이죠?'

"죄송하지만, 여전히 용의선상에 있어서 이렇게 방문하는 겁니다."

"그런가요?"

"몽타주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러 명이 있을 수 있단 가정을 두고 수사를 벌이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흔치는 않아도 해외에서는 동일 능력의 공범들이 어울려서 행하는 범죄도 발겨노디고 있기 때문에 그걸 감안해서 눈여겨 보고 있는 겁니다."

"제가 공범일 수도 있단 소리군요."

"네."

"조금 기분이 나쁘네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정말 죄송하다는 말투는 아니다.

죄송하다면서 한편으로는 억지로 양해를 구해달라는 의도로 보인다.

전형적인 냉혈인이다.


"그러나 제가 공범이라고 하면 위험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그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공범이 몰려올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제가 공범이라고 쳤을 때 미리 연락을 취해서 죽이자는 신호를 벌이고, 또 그러고서는 도망칠 수도 있겠죠."

"보통 그런 논리를 펼칠 수 있지만, 이미 공범이 몰려오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으니까요."


그 말을 듣자마자 주변을 수색하는 작업을 멈춘다.

공범이 몰려오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는 건 불을 제외한 4원소 능력자라면 가능하다. 흙 능력자도 아무리 아스팔트 위를 다녀도 소량의 흙이 밟히는 일을 감지할 수 있다는 걸 아니까.

그러나 왠지 바람 능력자 같다.

아닐 수도 있다.

바람 능력자라고 하면 들킬 수밖에 없는 행위가 수도 없이 많은데, 능력 자체 활용도가 낮은데 국방연에 속해 있는 것도 이상하니 실은 아닐 확률이 더 높다.

그래도 유의는 해야지.


"혹시 무슨 능력자인지 알 수 있을까요?"


그걸 감히 말해주겠냐마는.


"바람입니다."


뭐지?

날 속이는 건가?

만약 정말 바람 능력자라면, 방심한 것일 수도 있는데,

능력 측정을 할 때부터 의구심을 느꼈어야 했던 거 아닌가?


"그래서 대비가 가능하다고 하셨구나."

"주변에 누가 오는지 파악할 수 있죠."

"역시나."

"능력들에 대해 박삭하시네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유가 그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이제 무엇을 하려고 들까?


"이 집 지하에는 무엇이 있나요?"


내 염력과 비슷하게 활용하고 있는 중인 것이다.

다름이 아니라 구석구석을 바람을 이용해서 숨겨진 방이나 어떤 의도로 만들어진 방인지 확인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저런 질문이 나오는 것이고.

에어컨이 켜져 있다고 한들 고작 그걸로 방해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정말 바람 능력자가 맞는가?

여전히 의문이 든다.


"여러 치장 도구들이 들어 있습니다."


어차피 거짓말을 해도 소용 없다. 있는 그대로 밝힌다.


"치장 도구들이요?"

"네."

"어떤 건지 보여줄 수 있을까요?"


정 그렇다면 그냥 그대로 보여준다.

그 날에 썼던 도구들은 이미 소각된 이후라서 밝힐 수 있다, 는 것도 웃기다.

속이는 것 자체가 체크메이트라서 유일하게 체크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뿐이다. 그것도 시원찮다.

간이 문신 도구는 작은 편이라서 숨길 수 있지만, 복장이나 가발들은 다 노출될 수밖에 없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게 그런 것들이라 말이다. 적어도 시체를 숨긴 것은 아니니 다행이다.


"이런 도구들이 왜 필요하죠?"

"예전에 연극 동아리를 했었거든요. 그 잔재 같은 거죠."


거짓말은 아니니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경력상으로 의뢰를 위해서 배웠다기보다는 그런 경로를 거쳐왔기에 의뢰에 써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납득할 수 있겠다.


"이미 이 정도인데 버리기는 아깝잖아요? 마음에 드시는 게 있으면 아무거나 들고 가셔도 상관 없어요. 들고 가시지는 않을 것 같지만요."

"···사양할게요."


일반적으로 쓸 일이 없는 것들이니까.


"평소에 이용하시진 않죠?"

"이용하진 않지만 골칫덩이죠. 항상 여기도 청소하고 있어서."


전등은 두 달 전에 갈았던가.

아직 건재하기도 하고, 밝기도 방치했다는 정도는 아니라서 일단 이렇게 변명한다.

거미줄도 없다.

사용한 후에는 간격을 일정하게 만드는 편이라 일부 공간이 비워졌다고 의심하지도 않겠다.

당장 나를 의심할텐가? 나는 이 새끼를 시험하고 있다.


"괜찮네요."


뭐가 괜찮다는 건가?


"괜찮다니요?"

"다 하나하나 손질해야 하는 것들 아닌가요? 그래도 상태가 양호하네요."


이런 쪽의 지식은 없는 모양이다.


"매일 쓰는 것만 아니면 먼지 끼는 일만 자제하면 되는 것들이라서요."

"쉽다는 얘기시죠?"

"네."


이러면 의심은 거의 다 풀었다고 봐도 되는 건가.

조금 안심이긴 하다.


"2층은 보잘 것 없지만 보실래요?"

"그게 좋겠네요."


지하실과 달리 숨겨져 있지 않은 다른 방도 보여준다. 순서가 반대로 되었어도 상관 없다.

마음이 편해진다. 의심을 당할 여지는 없다.

내 휴대폰을 빼돌려서 뒤져보는 게 아닐 경우에만.

냉혈이어도 그런 무례한 쪽으로 대담한 건 없나 보다.

가발도 충분히 의심스러워도 확정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역시 휴대폰을 훔치는 일뿐이다.

여전히 내 수중에 있는 걸 보면 그럴 의사는 없어 보인다.


"이 정도면 어느 정도 파악된 것 같네요."


끝까지 속내를 들추어내지는 않는다.

물어본다고 해서 발설할 것 같지는 않아도,


"혐의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한 번 물어본다.


"어떨까요?"

"제가 대답할 수는 없죠. 그 쪽의 판단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겠죠. 그러면 바로 답을 말씀드릴까요?"


이럴 줄은 몰랐다.


"범인이 아닐 수가 있을까요."

"······."


웃기긴 한데,

차마 바로 웃지는 못한다.


"측정할 때부터 미심쩍었죠. 바람 능력자란 사실을 미리 밝혔으면 그러지는 않았을 테죠. 허공의 공기를 격렬하게 조작해서 정작 측정기에 주입하는 능력의 양을 조절하는 트릭은 생각을 못했죠. 그게 아니었으면 제가 여기에 올 일도 없었죠."

"여기서 확답을 하게 되었다는 겁니까."

"네, 왔을 때부터 집 주변의 공기가 나부끼는 걸 보고 선생님 쪽에서 조작한다는 걸 알았죠."


이런 상황에서 선생님이란 호칭을 부르는 것도 신기하다.


"그리고 가발과 복장까지, 이 정도면 확정이죠."

"확정이라, 그러면 저는 지금 당장 처형을 당해도 아무렇지 않은 존재겠죠?"


그럴 리는 없을 테니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당장 나를 죽이라,

라는 이 말은 한편으로는 두렵겠다.

그 전에,

내가 범인이라고 밝히는 그 말조차도 두려웠겠다.

그럴 수밖에 없지.

내가 전능한 강자가 아니더라도

만약, 이 앞에 있는 이 새끼가 전능하면 몰라도

'제우스'가 박멸하지 못한 존재가 버티고 있으면

즉결처형이 가능할까?

그리고 여긴 주거지의 중심이다.

과연 함부로 건드릴 수 있을까?

이래서 의외다.

차라리 내가 범인이라고 확정 지었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몰래 보고나 지원 요청이라도 했으면 몰랐을 것이다.

기회를 날려먹었다, 이 새끼는.


"보통은 그렇게 해야 합니다."

"······?"


보통은?


"안 하겠다고요?"

"해야 하는 게 의무이긴 하죠. 그러나 그것보다,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말이죠."

"···뭔가요?"

"당신은 자경단이 아니죠?"


뜸하지만 가끔씩 등장하는 괴짜 단체에 대한 얘기인 것 같은데, 나보고 자경단이라고 물으면··· 딱히 거짓말을 해도 통하진 않을 테지. 골탕먹일 방도도 없다.


"아닌데요? 자경단이라고 의심을 했던 겁니까?"

"조금 의심을 했던 거죠. 하필 탈옥한 인원이 자경단 소속이니까요."


그랬다고?

뭐, 테러리스트 같은 성향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하필 그 의뢰가 이렇게 연결될 줄은 누가 알았겠나.


"어쨌든 다행이네요."


뭐가 다행인데?


"···하나같이 말들은 무섭네요."

"일단 약속부터 할까요. 서로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끝내기로 하자고요."

"그 근거부터 설명해주거나, 아니면 이후에 상의할 내용이 뭔지부터 말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전력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내가 이길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는 이 새끼의 무서운 점은 언변이다.

저 언변만 아니면 구도가 이러지는 않을 테다.


"제 목적부터 말씀드릴까요. 저는 당신이 만났던 자경단일 수도 있는 일원을 찾고 있죠."


일단은

내 호기심부터 해결하고 싶다.


"일단 제 이름은 알테고요. 그 쪽의 이명 등의 실명 아닌 호칭을 알 수 있을까요?"


이 새끼,

정확히하면 이 여자의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는지 알고 싶다.

바람 능력자, 이 특징만으로 추리를 할 순 없어도

자신감만 결합하면 그게 아닐까.


"'진'이라고 불리죠."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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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용병(23) 21.07.15 31 0 15쪽
58 용병(22) 21.07.15 35 0 12쪽
57 용병(21) 21.07.13 36 0 12쪽
56 용병(20) 21.07.12 38 0 12쪽
55 용병(19) 21.07.09 34 0 12쪽
54 용병(18) 21.07.07 32 0 12쪽
» 용병(17) 21.07.06 36 0 12쪽
52 용병(16) 21.07.05 36 0 12쪽
51 용병(15) 21.07.03 39 0 12쪽
50 용병(14) 21.07.03 36 0 12쪽
49 용병(13) 21.07.01 29 0 12쪽
48 용병(12) 21.06.30 38 0 12쪽
47 용병(11) 21.06.29 39 0 12쪽
46 용병(10) 21.06.28 38 0 12쪽
45 용병(9) 21.06.27 37 0 12쪽
44 용병(8) 21.06.26 36 0 12쪽
43 용병(7) 21.06.24 38 0 12쪽
42 용병(6) 21.06.23 44 0 12쪽
41 용병(5) 21.06.22 42 0 12쪽
40 용병(4) 21.06.20 33 0 12쪽
39 용병(3) 21.06.20 29 0 12쪽
38 용병(2) 21.06.19 34 0 12쪽
37 용병(1) 21.06.18 38 0 13쪽
36 희생자 4 21.06.17 33 0 13쪽
35 멘데이트(15) 21.06.17 34 1 12쪽
34 멘데이트(14) 21.06.15 36 0 13쪽
33 멘데이트(13) 21.06.13 33 0 12쪽
32 멘데이트(12) 21.06.12 36 0 12쪽
31 멘데이트(11) 21.06.11 33 0 12쪽
30 멘데이트(10) 21.06.10 35 1 12쪽
29 멘데이트(9) 21.06.09 3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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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멘데이트(5) 21.06.04 33 0 11쪽
24 멘데이트(4) 21.06.03 34 0 12쪽
23 멘데이트(3) 21.06.02 37 0 12쪽
22 멘데이트(2) 21.06.01 40 0 12쪽
21 멘데이트(1) 21.05.30 38 0 11쪽
20 희생자 3 21.05.29 43 0 12쪽
19 ???(4) 21.05.28 39 0 13쪽
18 ???(3) 21.05.27 38 0 12쪽
17 ???(2) 21.05.26 36 0 12쪽
16 ???(1) 21.05.26 40 1 12쪽
15 희생자 2 21.05.25 38 0 13쪽
14 로래스(12) 21.05.24 3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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