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의 필요성 - (2)
다음 날.
진성은 아침에 일어나 방청소를 한 후, 헌터협회로 향했다.
이유는 한 가지였다.
파티 사냥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고 아니, 파티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협회에다가 라이센스를 지불을 해야했다.
일종의 신분 확인이다.
파티 사냥을 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헌터라도 첫 파티 사냥은 ‘파티동료’라는 어플을 구매해서 이용해야 했다.
진성 역시 첫 파티 사냥이다.
그 라이센스를 헌터협회에서 판매한다.
즉, 처음 이용자에 한해서 사용자 인증을 하는거다.
행여나 파티에서 드랍되는 아이템을 혼자 먹고, 동료들을 다 죽이고 나르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헌터도 사람이다.
그런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등록을 하는거다.
헌터증, 발급에 인증을 한 번 더 하는 거라고 생각,
여튼 그런 절차를 밟아야했다.
그래서 온거다.
다른 이유도 한 가지 더 있었다.
-그럼 내일 협회에 오셔서 포션을 파세요. 원래는 안되지만 원 가격에 처분해드리겠습니다.
바로 전 날, 손해 보기를 죽도록 싫어하는 진성에게 신탁현이 달콤한 말을 건넸다.
구입한 가격에서 일원도 손해를 보지 않고 포션을 사간다는 것이 아니던가.
진성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쾌재를 부를 수 밖에 없었다.
여튼 겸사겸사 그런 목적으로 헌터 협회로 온 거다.
그때였다.
“어? 반지 판 오빠?”
왼 쪽 옆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진성의 고개가 돌아갔다.
정시원이었다.
“어, 당신은…….”
의도적으로 말을 얼버무리며 슬쩍 곁눈질을 더 했지만 언니라는 사람은 없었다.
“아이참 말 놓으라니까요. 그런데 여기는 무슨 일이에요? 오빠?”
아, 기분이 묘했다.
오빠라는 소리 오랜만에 들어봐서 그런지도 몰랐다.
진성이 대답했다.
“라이센스 구매하러 왔어요. 그쪽은요?”
“아, 저는 인증에 문제가 있어서 갱신하러 왔어요.”
“그렇군요. 그럼…….”
대화를 마치고 진성은 자리를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벗어나지 못했다.
“우연히라고는 하지만 다시 마주쳤는데…으음, 끝나고 뭐해요? 오빠?”
“네? 집에 가야죠.”
진성은 솔직히 대답했다.
딱히 갈데도 없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풉.”
정시원이 한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진성이 물었다.
“왜 웃어요?”
“너무 뜬금없어서요. 술집이나 다른 약속이 있다고 말을 할 줄 알았거든요.”
“아, PC방 가려구요.”
“…….”
대화가 종결되었다.
*
-그럼 또 봅시다.
-아, 예.
진성은 인증을 다 마치고 라이센스를 구매했다.
신탁현을 통해 포션도 팔았다.
손해를 거의 안 보는 선에서 팔았다.
목적을 달성했으니 할 것이 없었다.
그래서 헌터협회를 나왔다.
그 길로 병원에 가서 있다가 집으로 향했다.
이제 파티를 구할 순번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파티 구성이 되는 것을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플을 설치하고 어플을 켰다.
그리고 5분이 지났다.
“와, 무슨 사용자가 이렇게 많아?”
하긴.
첫 매칭 시스템을 이용해 보는거다.
그런데 10개의 서버 중에 10개 모두가 포화상태였고, 들어가는 것조차 힘들었다.
“상위 랭커들은 이용을 잘 안할텐데?”
아니면 중급 랭커들?
몇 번을 클릭하자 한 서버에 들어가졌다.
개설되어 있는 방 목록 또한 무지하게 많았다.
“설정부터 다시 해보자.”
등급을 초보존으로 해놓고 지역을 부산으로 지정했다.
그리고나서야 검색을 눌렀다.
방금 전 보다는 개설된 방의 개수가 줄어든 것 같았다.
진성은 계속 살펴보았다.
힐러 구합니다.
힐러 구합니다.
힐러 2명 구합니다.
또 힐러 구해요.
“아니 무슨 파티원을 힐러 밖에 안 뽑아?”
포화 상태도 이런 포화 상태가 없었다.
서버가 포화가 아니라 파티 모집을 하는 다른 클래스가 모두 포화상태라는 점이었다.
원거리 딜러, 근거리 딜러.
근거리 전사, 원거리 전사.
언급되지 않은 클래스도 있겠지만 주로 파티원의 클래스는 4개로 분포되어 있었다.
원거리 딜러는 말 그대로 원소 속성의 공격을 하는 마법사들이고, 근거리 딜러는 암살자(?)같은 순간적으로 폭딜을 넣는 딜러를 뜻했다.
근거리 전사와는 개념이 달랐다.
왜, 딜러인가하면 폭발적인 데미지에 비례해서 방어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근거리 전사는 말 그대로 체력이 높은 탱커와 폭발적인 데미지는 아니지만, 꾸준한 데미지를 주는 전사로 나뉘어진다.
탱커가 없으면 근거리 전사 둘이서 미니탱커의 역할을 할 정도로, 방어력도 높은 편이었다. 원거리 전사는 주로 궁이나 마력 라이플을 쓰는 헌터들이 속해있다.
여튼 진성의 입장에서는 원딜, 근딜, 탱커로 분류될 뿐이었다.
진성은 자신의 클래스를 무엇으로 정해야할지 고민했다.
“역시나 탱커로 해야하나?”
어차피 방어구 때문에 탱커 역할을 맡기에는 충분했다. 여분으로 몇 개를 더 준비해놓고 중간에 쉬는 타임에 갈아입으면 된다.
문제는 자신 역시 들어갈 자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러면 조금 곤란한데…….”
초보존이고 지역이 부산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파티 매칭이 이렇게 힘들면 안되는데.’
역시 서울로 가야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예부터 사람은 서울로 가라는 말이 있지 않았던가?
농담 같지만 그 말 따라 몬스터들도 서울로 가버린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등급이 높은 필드 던전은 유독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많이 생기는 편이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여튼 부산에서는 C급 이상의 던전은 거의 없는 것도 사실이긴 했다.
20분 동안을 재검색, 재검색을 해봤지만 역시나 전사를 구하는 방은 단 하나도 없었다.
“오늘은 접자.”
혼잣말을 내뱉었지만 조금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따지고보면 뿔개 던전이나 큰원숭이 던전도 초보던전이었다.
여기 매칭 시스템이 포화상태인데 그 곳은 텅텅 비어있어서, 자리싸움도 나지 않고 자신이 독차지하다시피 사냥을 할 수 있지 않았던가?
‘뭔가 있다.’
아니면 나중에 더 높은 던전으로 진출을 했을 때, 파티원들을 미리 구해놓기 위한 포섭일지도 몰랐다.
뭐랄까.
일종의 인맥?
중소 길드나 대형 길드에서 미리 사람들을 선점하기 위해 작업을 치는 것인지도 모르고.
얼핏 지나가면서 본 것이긴 하지만 중급 레벨의 던전에서는, 길드마다 길드원들을 위해서 던전에 날짜에 맞춰서 예약을 걸어놓는다는 글도 본 적이 있었다.
그것도 한 달 예약제.
‘헌터협회에서 이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했었던가?’
그때였다.
우우우우우웅!
느닷없이 휴대폰이 울렸다.
“누구지? 이 시간에 전화 올 때가… 아!”
진성은 그제야 잊고 있던 사실 한 가지를 떠올렸다.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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