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출과 실험 - (1)
“나쁘지 않은데?”
말 그대로 추출 스킬이라는 것이 도움이 되었으면 됐지, 나쁜 것은 아니었다.
어찌되었던 스킬이 생성이 되었으니 실험을 해보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단, 지금은 아니었다.
내일도 아니었다.
“내친 김에 이번주는 푹 쉬자.”
오늘 겪은 피로의 여파가 상당했다.
며칠 동안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았다.
쉴 때는 확실하게 휴식을 취해야 한다.
그것이 진성의 지론이기도 했다.
‘그래야 더 힘내서 사냥하러 다니지.’
진성의 생각을 뒤로한 채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며칠 후.
“으쌰.”
던전 입구에 들어오면서 진성은 저도 모르게 기합 소리를 내질렀다.
별다른 의미는 없었다.
진성이 지금 들어온 던전은 뿔개 던전이었다.
익숙하다면 너무나 익숙한 그 곳이었다.
공격 패턴을 잘 알고 있으니까, 위험 따윈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반갑다. 뿔개들아.”
확실히 큰원숭이보다는 수 배 이상 비주얼도 멋졌다.
늑대의 형상이니까 더 그랬다.
어쨌든 이것들이 몬스터라는 점은 변함이 없는거다.
익숙하고 친근할지언정 죽여야 하는 놈들이다.
진성은 다시금 마음을 잡았다.
여하튼 진성의 뿔개 던전을 다시 찾은 이유는 실험을 해볼 것이 있어서였다.
그 실험은 별다른 것 없이 생각을 해뒀던 것들이었다.
두 가지로 압축시킬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이템 제작이었다.
더 정확히는 추출 스킬을 실험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다.
어차피 해당 던전에서 나오는 재료들이라면 뿔개의 이빨을 준다는 말이 아니었던가?
진성의 사고방식으로는 그렇게 밖에 생각이 되지 않았다.
“뭐, 해보면 알겠지.”
어차피 헌터포털을 아무리 검색해봐도 추출에 관해서는 그 어떤 정보도 나오지 않았다.
하긴, 대장장이들이 그런 것을 쉽게 공유를 할 리가 없지.
어차피 본연들마다 결정적인 것들을 한 개 쯤은 숨기고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문연 듯 들은거다.
아무튼 큰원숭이 던전보다는 뿔개 던전이 추출 스킬을 사용하기에는 제적이었다.
일단적으로 1층의 뿔개들 50마리는 동족인식 기능 따위가 없었다.
그냥 1마리당 1번 씩 사용할 수 있는 셈이었다.
‘추출 스킬 시전이라고 외치면 되는거였던가?’
차마 말을 내뱉을 수 없어 속으로 삼켰다.
하여튼 눈 앞에는 뿔개들이 있었다.
“시작해볼까?”
혼잣말을 내뱉으며 진성이 뿔개 1마리의 앞으로 갔다.
그리고 외쳤다.
“추출 스킬 시전!”
무슨 마법캐스팅을 하는 것 같은 기분도 잠시.
정말로 뿔개의 머리 위로 폭죽이 터졌다.
그리고 뿔개의 몸이 노란색으로 변했다.
뭐랄까.
완전한 노란색은 아니고 투명효과가 깃든 노란색이라고나 해야할까?
노란색이 살짝 투명해졌다가 다시 노래졌다가 하는 상태였는데.
“…….”
방심하는 사이 뿔개의 뿔이 배를 찔렀다.
뭐, 아프지는 않았다.
조금 가려운 정도?
이것 역시 방어가 되니까 그런거다.
스윽.
망치를 들어 그대로 뿔개의 머리를 내리쳤다.
처음 한 번이 어렵지, 이제는 뭐 익숙했다.
깨갱.
강아지 비명 소리와 흡사한 걸 내뱉더니 뿔개 1마리가 죽었다.
아차차.
이럴 때가 아니었다.
머릿속에서 시스템 음성이 울렸기 때문이다.
-뿔개의 몸에서 순수한 철광석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추출하시겠습니까?
진성이 대답했다.
“예.”
-철광석 추출완료.
말과 동시에 거무튀튀한 뭔가가 땅에 나타났다.
아마도 순.수.한 철광석일 것이다.
철광석이 순수해봤자 철광석일 뿐이다.
“으음.”
그런 탓에 진성은 많이 실망했다.
몬스터에게서 재료를 뽑아낸다는 것은 좋았는데 고작 철광석이라니?
철광석은 그야말로 돈이 안되는 재료였다.
현실에서도 1톤이 그렇게 많이 나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근데 뿔개가 철광석을 먹고 사는 몬스터였나?”
뭔가 기존에 알고 있던 상식이 뒤바뀌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다시 해보면 알겠지.
50마리 중 이제 1마리를 잡았을 뿐이다.
진성이 다시 스킬을 시전했다.
“추출 스킬 시전!”
-뿔개가 반항하여 실패하였습니다.
“…….”
시스템의 음성에 벙찐 순간 뿔개가 뿔로 공격을 시도했다. 그렇다고 맞아줄 진성이 아니었다.
가볍게 제압을 한 후, 다시 스킬을 시도했다.
…철광석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석회석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실패.
실패.
또 실패.
도합 9마리에 도달했다.
-뿔개의 몸에서 코크스를 추출할 수 있습니다. 추출하시겠습니까?
“아니….”
대답도 잠시.
“응?”
-코크스 추출 실패.
철광석이나 석회석이 매번 나온터라 거절을 했는데 코크스가 나올줄은 몰랐다.
“뭐, 돈 안되는 것은 마찬가지니까.”
다시 스킬을 시전했다.
15마리를 해치우고 16마리에 다다랐을 무렵.
예상치 못한 시스템 음성이 울렸다.
-마나가 부족합니다.
“…….”
예상치 못한 마나 부족에 진성은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최소 20마리 이상은 시전해야 마나가 동이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마나의 양이 많이 드는 모양이었다.
어디 보자.
“이게 철광석, 이게 석회석, 그리고 이게 코크스인가?”
13번 째 시도에 다시 코크스가 나왔었다.
거절을 하지 않았기에 코크스가 바닥에 짠 하고 나타났는데 큰 감흥은 없었다.
“뿔개의 이빨을 줘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코크스라니…….”
아이템 제작 때처럼 완전히 동이 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사용을 못하는 것 같았다.
확인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척하면 척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추출 스킬 시전과 아이템 제작에 소모되는 마나의 양이 같을까?
아닐 거다.
진성은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여하튼 일시적으로 제한이 된 상태라 뜻하지 않은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뭐, 다 좋았다.
하지만 추출 스킬에 관해서는 조금 실망이었다.
뿔개의 이빨을 줘도 시원치않을 마당에 석회석, 코크스라니?
“왜? 이러다가 제련 스킬까지 생성해주지?”
설마.
이러다가 나중에는 휴대용 용광로까지 줄지도 모른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설마는 현실이 되었다.
“응?”
1층과 2층을 마무리 짓고 대왕 뿔개를 처치했을 때 시스템의 음성이 울렸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제련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합금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휴대용 용광로 아이템이 생성되었습니다.
-인벤토리가 생성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던전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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