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감정과 제작 - (2)
왜냐?
이유는 간단했다.
어차피 옐로우 포털에서 나오는 장비의 등급은 D급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헌터의 레벨이 30이상은 되어야 그때부터 B급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아이템도 레벨에 따른 등급제한이 있는 것이다.
이 사실 역시 헌터포탈을 검색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기도 했다.
“대장장이로 각성하게 된 건 천만 다행인건가?”
아이템이야 제작을 하면 되니까, 일단적으로 그게 좋은 거다.
비싼 돈을 들여서 살 필요가 없다.
대신 돈은 들어간다.
제작을 하기 위해 재료를 구입해야 하니까.
그래도 재료를 구해서 제작을 하는 것이 더 싸게 먹히는 것은 맞다.
“흐흐.”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다.
뭔가 남들과는 다른 클래스로 각성을 한 것이 기분이 좋은거다.
여하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아이템 감정 스킬 북을 사기 위해서는 천만원이라는 돈이 들어간다.
지금 통장에 남은 금액이 얼추 2천만원 정도였다.
“일단 이천만원만 아니, 토탈 사천만원을 만들고 스킬북을 구입하자.”
헌터가 되어서 수익이 나아졌지만 사람은 누구나 비상시에 사용할 돈을 마련해둬야했다.
형편이 안 될 때에는 어쩔 수 없지만 형편이 되는 이상은 그러는 것이 맞다.
진성은 이 점만큼은 확고했다.
천만원을 스킬북을 사는데 써도 삼천만원이 남아 있는 판국이다.
어차피 레벨이 더 오르면 아이템 제작을 할 거 같은 기분이 들은 것도 사실이다.
레시피가 추가가 되는데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없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닥치고 사냥인건가? 후훗.”
8일이 지났다.
진성은 그 동안 뿔개던전에서 살다시피했다.
매일 매일을 출근도장을 찍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돈도 목표였던 사천만원을 훌쩍 넘어 육천만원 가량을 모았다.
세금을 다 떼고 모은 돈이 육천인거다.
여하튼 8일 동안 뿔개들을 대학살시켰지만, 레벨은 고작 1이 올랐다.
그리고 어제부터 놈들은 조금 이상한 부분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 마리당 100%의 확률도 주던 이빨을 주지도 않고, 보스 뿔개는 오줌을 지리질 않나.
오늘은 개당 150만원 하는 뿔조차도 주지를 않았다.
뽀각 하며 부러지는 순간 사라지는데 어떻게 가방에 넣는단 말인가?
그래서 김이 빠진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놈들을 식은 죽 먹기처럼 상대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매 번 움직이는 활당량은 비슷했는데 몇 시간 이상을 집중해서 사냥을 하다보니 힘이 부치는 것도 사실이다.
힘이 딸리는 것이 아니라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거다.
그럼에도 진성은 포인트 분배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VIT수치를 올려볼까?”
아니다.
아직은 그냥저냥 버틸만 했었다.
하나 어제부터 아이템이 나오지 않는 이상 슬슬 던전을 옮겨야 할 때가 된 것 같았다.
“딴 데로 가서 사냥을 해보고 스텟 분배를 정하자.”
혼잣말을 하며 진성은 샤워실로 향했다.
샤워를 마치고 피규어 제작을 시작하다가 잠을 청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피곤했던 탓일까?
샤워를 하고 나오자마자 침대에 누워버린 진성은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그 좋아하던 피규어 제작도 하지 못한 채.
다음 날.
진성은 오후 1시가 되어서야 일어났다.
그간 피로가 축적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침 7시에 일어나던 자신이 1시까지 잠을 잘 리가 없었다.
“역시 체력이 후달린 거였어.”
이렇게 된 거 오늘은 사냥을 쉬기로 했다.
꼬르르.
배꼽시계가 울리자 진성은 밥을 먹었다.
식사를 하고 난 뒤에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내친 김에 스킬북이나 사오자.”
진성의 다음 목적지는 헌터협회 부산지부였다.
*
“또 뵙는군요.”
“안녕하세요.”
이상하게 신탁현과 또 마주쳤다.
자주 마주친다.
뭐,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나을수도 있겠지만 이상하게 올 때마다 마주치는 것 같았다.
그건 그것이고.
진성이 용무를 말했다.
“저, 아이템 감정 스킬북을 구매 좀 하려고 하는데요.”
“따라오세요.”
“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었다.
스킬북을 구매 한 것이다.
물론 구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세금이 붙은 가격을 지불했다.
천만원이 천이십만원으로 둔갑하는 순간이었다.
근데.
‘이거 어떻게 하는거지?’
스킬북을 구매했는데 스킬 등록 하는 법을 몰랐다.
미처 그것을 검색해보지 않은 것이다.
진성을 향해 신탁현이 말을 걸어왔다.
“등록하는 방법을 모르는가 보군요?”
“네.”
진성이 솔직히 대답했다.
안다고 거짓말하는 것보다는 나은 형국이었다.
신탁현의 말이 이어졌다.
“스킬북 위에 오른손을 올리세요.”
“그리고요?”
“스킬 각인이라고 외치면 됩니다.”
“아…….”
너무도 쉬웠다.
말을 들었으니 실행에 옮겨야 했다.
스윽.
스킬북 위에 오른손을 올렸다.
그리고 그대로 따라했다.
“스킬 각인!”
그 순간!
오른손이 푸른색으로 빛이 났다.
더, 정확히는 스킬북에서 빛이 났고 그 빛이 오른손으로 퍼지는 것이었다.
‘어라?’
그리고 진성은 느꼈다.
오른손에서 전신으로 청아한 기운 아니, 시원한 뭔가가 몸 속으로 퍼지는 기분을.
그것 뿐만이 아니었다.
머리도 매우 상쾌해지는 느낌이다.
그것을 느낄 때 머릿속에서 음성이 울려퍼졌다.
-아이템 감정 스킬이 각인 되었습니다.
“…….”
와, 이런 기분 겪어보지 않는 사람은 절대로 모를 것이다.
그 어떤 것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웠다.
여튼 그렇게 스킬 등록은 끝이 났다.
“고맙습니다.”
“당연히 도와야 할 일인걸요.”
“네. 그럼 안녕히 계세요.”
“또 봅시다.”
“예.”
대화를 마치고 진성은 헌터협회를 나왔다.
스킬 등록의 기쁨도 잠시, 병원에 들려서 시간을 보내다가 집으로 왔다.
진성은 꼬리를 흔들며 자신을 반기는 강아지에게 사료를 주고, 샤워를 한 후 컴퓨터 앞에 앉았다.
부팅이 되기가 무섭게 헌터포탈에 접속을 했다.
다른 사냥터를 알아보려는 목적이 가장 컸다.
그렇게 클릭, 클릭을 하다가 무심코 아이템 장터란을 클릭해버렸다.
실수인 부분도 있었다.
아이템 장터란 카테고리를 누른거다.
“어?”
진성의 두 눈이 커졌다.
판매완료가 뜬 아이템을 무심코 클릭한 것이다.
클릭한 것 때문에 눈이 커진 것은 아니었다.
바로 그 안에 있는 내용 때문이었다.
[ 카랄드의 빛바랜 반지. 500만원 판매완료. ]
“무슨 반지가 이렇게 비싸? 오백만원이라니!”
진성은 혼잣말과 함께 상세 옵션을 보기 위해 마우스를 클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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