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가 되다 - (3)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만약 한 없이 착하고 한 없이 순수한 이들만 세상에 존재한다면.
어쩌면 이 세상은 법이 필요 없고, 법에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직업이 없었을 세상이다.
하지만 아니었다.
어쨌든 진성 역시 본인은 인지하지 못했지만, 이기적인 성향은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아마도 오랜 세월을 힘든 일을 하며 자연스레 생긴 것인지도 몰랐다.
하나 그런 진성 역시 이기적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 때가 바로 지금이었다.
꼬옥.
진성은 병실에 들어가서 어머니의 한 손을 양 손으로 꼭 잡았다. 이렇게 하면 의식이 빨리 돌아올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투정도.
다툼도.
그냥 일반 평범한 가정집처럼 살아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 입장에 있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래도 포기를 할 수 없었다.
살아가는 삶의 가장 큰 원동력의 하나가 바로 어머니였기 때문이다.
또한 이제는 헌터를 하기로 마음을 먹지 않았던가?
용접 일을 관두는 것을 포함해서 처리를 해야 할 것이 몇 개 남긴 했지만, 길어야 반나절이다.
여하튼 헌터 일을 하려는 궁극적인 목표가 바로 눈 앞에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실날같은 희망을 가지고 지금까지 버텨왔다.
앞으로 더 많은 돈이 벌리면 더 좋은 병실에 아니, 모든 초점을 어머니한테 맞출 생각이었다.
나머지는 그 후에 생각을 해도 그만이다.
연애든.
뭐든.
자신에게 있어서 사치였다.
적어도 이 부분만큼은 확고한 진성이었다.
진성의 혼잣말이 이어졌다.
“나, 좋은 곳에서 일 하기로 했어. 수중 용접 일은 아니고 조금 더 편안하고 쉬운 곳이야. 물건 제작을 하는 대장간 같은 곳인데, 용접 일보다는 편할 것 같아.”
꾸욱.
그러면서도 손을 잡고 주무르는 것을 이어가는 진성이었다. 이번에는 반대손이었다.
다시금 진성의 말이 이어졌다.
“보수도 더 좋고 일도 지금보다는 오래 하지 않을거야. 그러면 매일 매일 보러 올 수 있어. 그러니까 엄마도 힘냈으면 좋겠어.”
“…….”
독백이 끝이났다.
또한 병실 안에 자신과 어머니외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전혀 신경쓰지 않고 했던 말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아무런 미동조차 없으셨다.
뭐, 몇 년 째 이어지는 일이지만.
주르르.
순간 감정이 북받쳤다.
저도 모르는 눈물이 나온 것이다.
왜 그런지 이유조차 알 수 없는 진성이었다.
잠시 후.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아주머니.”
“여기는 걱정말고 들어가!”
“네.”
진성은 병실을 나서고 이어 병원을 나섰다.
간병인이 있어서 그나마 안심이기도 했다.
돈을 주고 고용을 한 것을 떠나서 몇 년을 한결같이 간호를 해준 분이었다.
그저 몇 마디 대화를 안했지만 좋은 분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후후.”
어느덧 시간은 8시를 넘기고 있었다.
“택시.”
평소에는 걸어다녔을 거리이지만 진성은 다시금 택시를 탔다.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은 아깝지 않아도, 지금부터는 1분 1초가 아까웠기 때문이다.
‘정보를 먼저 모아야겠어.’
집으로 돌아온 진성은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헌터포탈에 접속해서 사이트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음, 사냥을 하는데 있어서 필수로 익혀야 할 스킬들이 따로 있는 것이었어?”
전혀 모르던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기존에 있던 스킬 외에 스킬북을 이용하면 새로운 스킬을 익힐 수 있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아이템 감정은 필수로 익혀야 할 스킬 중 가장 중요한 것이기도 했다.
특히 대장장이 계열의 자신에게는 더더욱.
하지만 지금은 무리였다.
스킬북의 가격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나 필수로 익혀야 할 스킬들이 함봉된 스킬북들은 개 당 가격이 만만치가 않았다.
‘에라이 도둑놈들!’
어차피 지금은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면!
‘사냥을 가야지.’
진성은 다시금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다.
다음 날.
진성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남들에게는 작은 소동이지만 자신에게는 생사가 걸려 있는 일이 발생했었다. 그리고 필드 던전과 관련되어 자신이 각성을 했다는 것을 사람들도 눈치를 챈 상황이었다.
뭐랄까.
분명히 그 사건만 제외하면 별 다를 것이 없는 일상인데, 갑자기 사람들의 태도가 바뀌었다.
조금은 더 상냥해졌다고 해야할까?
참으로 낯선 풍경이었다.
여하튼 사표를 낸 후, 진성은 인근 고물상을 들렸다.
당연히 목적이 있어서였다.
“아저씨. 여기 납덩이나 고철 덩어리 좀 있나요?”
“납? 많지.”
“그럼 3키 정도만 구입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돈만 준다면!”
아, 너무나 현실적인 발언에 진성은 순간적으로 헛웃음이 나왔다.
값을 치르고 납덩이를 준비해둔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다시금 택시를 탔다.
“기사 아저씨. 이 주소로 가주세요.”
“알겠습니다.”
진성은 전 날 미리 봐둔 사냥터 근처의 주소를 알려주었다.
어차피 일반인들은 대부분 모른다.
던전의 좌표를.
아는 사람들도 있는 편이다.
헌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하지만 초보 각성자가 수월하게 사냥할 수 있는 10급 던전이라고 해도, 엄연히 각성조차 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들어갔다는 죽음을 맞이해야한다.
일전에도 일반인 몇 명이 시도를 했다가 살아나오지 못한 사례가 있었기에.
그 뒤로는 아무리 10등급이라고 해도 던전 입구를 지키는 두 명의 문지기들이 존재했다.
어느 던전이든 마찬가지였다.
헌터협회에서 손을 쓴 것이다.
헌터가 아닌 이상 던전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효과와 함께, 상부에 보고가 올라가는거다.
아무튼 오늘 진성이 가려고 하는 곳은 바로 10등급에 속하는 던전이었다.
헌터로 각성을 하던 날, 자신이 잡았던 이구아나가 9에서 10등급 기준에 드는 몬스터였다.
즉, 이구아나가 10등급, 보스인 리자드맨이 9등급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그 정도라면 혼자서도 클리어 할 수 있는 던전이다.
그래서 첫 사냥터로 잡은거다.
여하튼 오늘 가려는 곳에 나오는 몬스터는 바로 뿔개가 나오는 뿔개 던전이었다.
뿔개는 말 그대로 뿔이 달린 개였다.
아니, 개의 형상을 한 몬스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외형이야 중형견에 속하는 정도의 덩치이지만 특이하게도 아마에 뿔이 달려 있다.
그 뿔의 길이가 50에서 60센치미터 가량 된다.
이미 거기서부터 일반적인 강아지의 분류에서 제외된 거다.
10등급이라고는 해도 몬스터니까.
“손님 다 왔습니다.”
“아. 네.”
생각을 하는 사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했다.
택시비를 계산하고 진성이 택시에서 내렸다.
그리고 5분 가량을 걸어갔다.
“정확한 좌표가 이 쯤이었는데…….”
10등급에서 7등급의 던전은 통칭상 옐로우 던전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즉, 들어가는 입구가 노란색의 타원형 포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6등급부터는 포탈의 색깔이 다르다.
“후우.”
입구를 발견했다.
과연 말 그대로 타원형의 노란색 포털이 눈 앞에 있었다.
그런데 문지기 두 명은 없었다.
“어라? 어디 간거지?”
5분 가량을 기다려도 없었다.
이렇게 되면 계획 변경이다.
스윽.
자리를 잡고 가방에 준비해두었던 납덩이를 꺼내기 시작했다.
방어구와 무기를 만드는거다.
문지기들이 없고 보는 눈이 없으니까 만들어서 들어가려는 거다.
“각반 제작!”
번쩍!
“팔토시 제작!”
번쩍!
…마지막으로.
“번개왕 토로의 망치 제작!”
번쩍!
뿔개들아. 기다려라. 이 엉아가 간다!
- 작가의말
오늘도 세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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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11시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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