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가 되다 - (6)
사람들의 시선이 거북해도, 그래서 처분을 하던 버리던 여기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망치의 처분은 그렇다고 해도, 뿔개 던전에서 획득한 재료도 팔아야 했기 때문이다.
뿔개 던전이 약간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그 길로 진성은 아래 쪽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헌터협회에 전화를 해서 뿔개 던전 입구에 문지기들이 없다는 신고를 마친 후였다.
혹시나 모를 눈 먼 희생자가 발생하면 안되었기 때문이다.
“하. 택시 잡기 힘드네.”
히치하이킹을 몇 번이나 했지만 택시들은 그대로 쑥쑥 지나갔다.
봤는데도 지나간거다.
‘차도 한 개 필요하긴한데…….’
이동 수단 역시 바꿔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물건을 제작할 납덩이나 쇳덩이를 실어야 했다.
재료를 포함한 무기, 망치도 차에 실으면 된다.
효율성으로 보면 괜찮은거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무리했다.
‘일단 3천만원을 모으고 나서 사자.’
중고로 5백만원이나 1천만원이면 괜찮은 차를 살 수 있을 것이다.
운전면허도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획득했었고, 간혹 회사 차를 했었기에 장롱 면허는 아니었다.
아무튼 차 구입 역시 계획에 포함시키는 진성이었다.
잠시 후, 택시가 잡히지 않아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택시를 불렀다.
그리고는 집으로 갔다.
애초에 헌터 협회로 바로 가려고 했었지만, 그보다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집에 가서 알아보기 위해 결정을 한 것이다.
집에 도착한 진성은 애완견, 곰이에게 사료를 주고 컴퓨터로 향했다.
납으로 제작한 토로의 망치나 방어구는 이미 거실 한 쪽에 놔둔 상태였다. 재료가 담겨 있는 가방 역시 그 옆에 놓여져 있었다.
어차피 저것들은 팔아치울거다.
다시 진성의 시선이 컴퓨터 모니터로 향했다.
“으음.”
궁금증은 해결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진성은 왜, 뿔개 보스가 그렇게 쉽게 죽었는지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유를 알아낼 수 있었다.
크리티컬 속성!
가끔 가다가 능력 이상의 힘이 발현될 때가 있다.
그러니까 힘이 30이라고 과정을 할 때, 어느 순간 40이나 45의 수치를 지닌 데미지를 발휘할 수 있는데 이런 데미지를 크리티컬 데미지라고 한다.
수치가 두 배 까지는 아니더라도 가진 힘의 반 배 이상의 힘이 발현이 된거다.
여튼 크리티컬이 터져서 보스 뿔개가 전투를 하지도 않고 죽은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두 번 이상 발현되지 않는다는 점에 있었다. 그러니까 오늘의 일은 그야말로 행운이 깃든 것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뭐, 요행은 바라지 않으니까.”
정당하게 일을 해서 정당하게 버는 것이 최고다.
그런 신념으로 지금까지 버텨왔었으니까.
생각을 정리하며 진성은 뿔개보스의 공략법을 찾아보고, 다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
“2라운드 시작이다. 보스 뿔개야!”
진성은 아침 일찍 고물상에 들렸다.
그리고는 납이 아닌 쇳덩이를 요구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강도 자체가 납보다 더 단단했기 때문이다.
납이 무게가 더 나가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보통 추로 제작이 되는 것도 사실이니까.
크리티컬 까지는 아니더라도 무게 때문에 보스 뿔개를 잡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이유에서였다.
가격 역시 철이 더 쌌다.
그게 가장 결정적인 이유였다.
-이번에는 얼마로 해줄까?
고물상 주인의 말에 진성은 흥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것이고.
전 날 획득했던 재료는 오늘 사냥을 마치고 한 번에 처분을 할 예정이었다.
다만 납으로 만든 망치와 방어구는 그대로 둘 생각이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팔거다.
여하튼 진성은 고물상에서 구입한 철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철로 망치와 방어구를 다시 만들 예정이었다.
무게 자체는 확실히 납으로 만든 것이 더 무거웠기 때문이다.
솔직히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다.
이왕이면 효율적인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제작!”
번쩍!
제작을 마치고 방어구를 착용하고 망치를 집어 들었다.
“역시 납으로 만든 것보다는 가벼워!”
…그리고 뿔개던전으로 향했다.
이동수단은 역시나 택시였다.
보자.
“지금이 9시 쯤이니까 1시 쯤에는 나올 수 있겠지.”
1층과 2층의 놈들을 아작내고 보스 뿔개와의 사투까지 소모한 시간이다.
그것을 예상한 것이었다.
점심 즈음에 끝내고 나와서 집에 갔다가, 헌터협회에 들러 아이템을 처분하면 된다.
어느새 포탈이 보이기 시작했다.
노란색 포탈이다.
진동을 느낄 시간이 온 것이다.
그리고, 이 문지기들은 여전히 없었다.
“한 번 더 전화를 해야겠어.”
뿔개 던전을 클리어하고 나오는 길에도 없다면 다시 한 번, 협회에 전화해서 따질 생각이었다.
눈 먼 희생자가 나오는 것은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우우우우우우웅!
포털 안으로 들어간 진성이 들어갔다.
“후우.”
정신없이 사냥을 하다보니 어느새 3층에 다다랐다.
어제의 일은 요행이었지만 오늘은 긴장이 되었다.
전투태세에 따른 뿔개 보스와 겨루는 것을 상상했기 때문이다.
심호흡으로 마음을 다스린 후, 진성이 토로의 망치에 힘을 주었다.
동시에 그것을 들어올렸다.
순간!
힘차게 뿔을 내리찍었다.
뽀각!
그리고.
-던전 클리어.
“응?”
이변은 또 일어났다.
“아니, 한 번 정도는 요행이라고 치자. 그럼 대체 오늘은 뭐지?”
의문점을 혼잣말로 내뱉었지만 여기서는 해결될 리가 없었다.
그 점을 진성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스윽.
더 이상 이곳에서 시간을 지체하는 것은 좋은 모양새가 아니었다.
보스 뿔개의 뿔을 가방에 넣고 지퍼를 올릴 수 있는데까지 올렸다. 그리고는 내려두었던 토로의 망치 두 개를 쥐고 포탈을 나왔다.
“역시나!”
문지기들은 없었다.
택시도 잡히지 않았다.
어플을 이용해 다시 택시를 부르고 집으로 왔다.
전 날에 획득한 뿔개의 이빨과 보스뿔개의 뿔.
그리고 오늘 획득한 것을 가방에 집어넣고 헌터협회 부산지부로 향했다.
헌터협회에 도착하니까 딱 2시였다.
“얼마나 하려나?”
아이템을 처분하면 얼마를 받을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진성이었다.
한 가지 더.
망치는 팔지 않을 심산이었다.
또 제작하기도 귀찮고 집에 여분이 하나 더 있지만, 부셔지기 전까지는 계속 사용을 할 생각이었다.
잠시 후.
진성의 두 눈이 커지기 시작했다.
동공도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오! 쩐다!”
이유는 간단했다.
스마트폰으로 뱅킹 어플을 이용해서 로그인을 했다.
그리고 계좌 잔액을 확인한 것이다.
11,985,000 원.
먼저 리자드맨이 준 마정석을 판 돈과 오늘 아이템을 처분한 가격이 합쳐진 돈이었다.
마정석 300만원.
그리고 오늘은 보스 뿔개의 쌍뿔이 개당 150.
두 개해서 300만원*2 = 600만원.
이빨 역시 200만원*2 = 400만원.
…그런데 여기서 세금을 또 뗐다.
조금 많았다.
그래서 900만원이 통장으로 입금이 된 것이다.
먼저 마정석을 빼고, 이틀 만에 900만원이라는 큰 돈을 번 것이다.
꾸욱.
진성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었다.
엄마. 조금만 더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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