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렙을 위한 조건 - (14)
“위, 위험…….”
진성의 생각도 잠시, 놈이 첫 번째 다리를 들어서 내리찍을 때, 그 궤도에 신탁현은 이미 없었다.
어느샌가 뒤로 물러나더니 두 자루의 도를 위로 치켜들더니, 뭔가를 벨 듯한 기세 마냥 힘차게 아래로 휘둘렀다.
그리고, 서걱.
진성은 보았다.
도에서 파생된 붉은 도기.
그래, 흔히 말하는 도강이라고 해두자.
붉은 색의 도강이 양 쪽으로 날아가면서 거미의 8개 다리를 모두 절단한 것이었다.
쿠웅!
거미는 졸지에 다리를 다 잃어 몸을 지탱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신탁현이 외쳤다.
“지금!”
그 말에 대기를 하고 있던 3명의 사람들이 라이플을 조준하고, 발사!
퍼엉!
거미의 머리가 터지는 순간!
-던전 클리어.
“수고하셨습니다.”
“별 말씀을.”
던전을 나오고 파티는 해산되었다.
사실 파티라고 할 것 까지도 없었다.
어차피 자신 역시 배분을 목적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니까.
자신은 관람이고 협회의 사람들은 무기의 성능 테스트, 방어구 성능 테스트 용도였으니까.
신탁현의 대답을 듣고 진성이 입을 열었다.
“시간 괜찮으시면 커피나 한 잔 어떠세요?”
“보다시피 옷이 이래서, 좀 씻어야 할 거 같은데, 차라리 같이 사우나를 갑시다.”
“예.”
사우나를 가던 카페를 가던 진성은 물어볼 것이 많았다. 아니, 신탁현이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한 점이 조금 생겼다는 정도?
그래서 대답한거다.
*
신탁현이 말했다.
“진성씨?”
“
“말 그대로 거미굴은 강한 몬스터가 나오는 곳이 아니에요. 진성 씨 정도라면 굳이 파티를 하지 않아도 혼자서도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할거에요.”
“어떻게요?”
“방법은 본인이 연구를 하는거랍니다. 제 공격 방식이 진성님에게 맞는 공격 방식은 아니니까요.”
“아…….”
“대신 힌트를 드리죠.”
“힌트요?”
“거미의 약점은 머리입니다. 머리가 터지면 죽죠. 그리고 2공동의 알집은 강력한 화기로 태워버리면 됩니다. 화염방사기가 있었으면 부화되는 놈도 없었을텐데, 아무래도 라이플 종류이다보니…….”
이왕 물어보는 김에 진성은 끝까지 가기로 했다.
어차피 거미굴로 사냥터를 옮겨야 하는 시점이었고, 힌트 하나라도 더 얻어서 다시 생각을 해봐야했기 때문이다.
진성이 물었다.
“그럼 대왕 거미는요?”
“아까 보시지 않았습니까? 다리를 먼저 자리고 머리를 터뜨리면 됩니다.”
“하지만 저는 검이나 도가 없는데요?”
“간단히 생각해요.”
“예?”
“자르지 못하면 부러뜨리면 됩니다.”
“아…….”
얻을 것은 다 얻었다.
집으로 돌아온 진성은 다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1층 그러니까 처음 4마리중에서 가장 큰 1마리 거미의 시선을 끌고, 나머지 3마리 거미의 머리를 터뜨려야 하는데, 내가 방어구로 몸빵을 하면서 시원이가 파이어버스터를…….”
지익.
진성이 노트에 볼펜으로 적어나가다 밑줄을 그었다.
파이터 버스터 스킬 자체가 화염구체가 터지면서 폭발을 하게된다. 그러면 자신에게도 알게 모르게 피해가 올지 모른다.
이 방법은 좋지 못했다.
“아니면 파이어 버스터 스킬을 먼저 시전하도록 해서 3마리를 죽이고, 가장 큰 놈을 어그로 스킬을 사용해서 몸빵을 하다가 시원이가 공격 스킬을 날리고 아니지. 그냥 내가 머리를 부수면 되잖아?”
오케이.
1공동 지역은 해결이 되었다.
“2공동은 화염계열의 스킬로 태워버리면 된다고 했지?”
그러면 2공동지역도 해결이 된 셈이다.
문제는.
“대왕 거미인데…….”
자신에게는 검과 도가 없었다.
오로지 망치.
하지만 망치로 여덟 개의 다리를 부러뜨려야 한다.
이것이 제일 문제였다.
자칫하다가는 갈고리 같은 놈의 다리 하나가 자신의 어깨나, 투구를 뚫어버릴지도 모른다.
방어구에 대한 불안감이 아니라 혹시나 그럴 일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고민을 좀 더 해봐야했다.
“아까의 그 거미라면…….”
자르는 용도라면 오히려 둔기 계열 중에서는 망치보다는 도끼가 더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자신의 제작 스킬 레시피 안에 도끼를 제작하는 스킬은 없었다.
추후에 레벨이 조금 더 오르면 생길지도 모르겠지만.
“아니지.”
꼭 제작을 할 필요는 없었다.
이미 기존에 완성된 무기를 사면…….
스윽.
진성이 헌터포털에 접속했다.
그리고 아이템 검색을 하더니 이내 포기를 했다.
“뭔, 시바! D등급 볼품없는 도끼도 5천만원이 넘냐?”
가격이 비싸도 너무 비쌌다.
옵션은 그야말로 엄청나게 구린 것이 공격력만 조금 높다는 이유로 5천만원이 넘는 것이었다.
더욱이 그것은 판매완료까지 된 무기였다.
도끼 계열의 무기가 제법 인기가 있는 모양이었다.
“차라리 나도 전사 계열이었으면…….”
원래 사람은 본인이 가지지 못한 것에 열망을 느낀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의 진성이 그러했다.
대장장이라서 나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전투에 임할 때 있어서는 아니, 더 솔직히는 신탁현의 전투 장면 때문이었다.
도강을 내뿜을 때 그 광경은 정말이지.
남자가 남자를 보고 멋있다고 느낄 정도였으니까.
그래, 이 감정은 어릴 적 야구를 할 때 롤모델을 삼았던 선수를 플레이를 보고 느낀 감정과 흡사했다.
“검도라도 배워볼까?”
더 나아가 여러 스포츠를 배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되었든 배워두면 전투에 있어서는 도움이 될 것 아닌가.
“물론 잠을 잘 시간은 줄어들겠지만…….”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진성은 또 다시 고민에 잠겼다.
그러다가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아!”
저도 모르게 박수까지 쳤다.
방법은 간단했다.
왜, 검강이나 도강 같은 것을 날릴 생각을 했는지, 그냥 차라리 망치를 던져버리면 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던가?
거미는 큰원숭이와는 달리 손으로 집어서 던질 수가 없는 신체를 지녔다.
그래서 더 안심을 할 수도 있는거다.
가만.
“검이나 도는 검강이나 도강인데, 망치는 망강인가? 아니면 추강? 아, 알게뭐야…….”
쓸데없는 상상은 그만.
이제 방법을 알았으니 대비만 하면 되었다.
그래도 사람 일은 모르는거라는 생각이 강한 진성은, 그 즉시 거미굴에 대한 정보를 더 모으기 시작했다.
- 작가의말
``불토를 즐기시기 바랍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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