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 - (7)
‘조금 긴장되는데?’
나름 만반의 준비는 했지만 그래도 긴장이 되는 것은 사실이었다.
진성이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
시선이 마주친 것은 아니었다.
여하튼 놈들은 못해도 15마리는 되어보였다.
‘이것들이 그새 종족번식이라도 한건가?’
처음에 나타난게 4마리면 8마리나 10마리 정도가….
아.
‘이건 게임이 아니지.’
여하튼 아이템의 성능에 대한 시험보다는 저 놈들을 죽이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였다.
궁극적인 목표야 이 던전을 살아서 나가는 것이고.
생각을 정리하며 진성이 큰 소리로 외쳤다.
“자. 와라. 이 파충류 새끼들아!”
그 말에 바로 반응이 왔다.
쉐쉑거리며 한 놈이 도약을 했다.
그대로 자신의 얼굴이나 다른 부위를 물려는 것이다.
“어림없지.”
말과 함께 진성이 오른 주먹을 쥔 채로, 아래서 오른 방향으로 팔을 휘둘렀다.
부웅!
파공음과 함께 놈이 팔을 물었다.
끼낑!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듯한 음향과 함께 이구아나 한 마리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그런 이구아나의 입에서는 피가 철철 났지만, 진성의 다음 행동은 이어졌다.
부웅!
오함마를 들고 그대로 이구아나의 머리를 찍어 버린 것이다.
“이제 한 마리.”
뒤를 이어 세 마리가 달려들었다.
두 마리는 각반을 착용한 각각의 다리를 덥석 물었다.
그런데!
‘하나도 안 아프잖아?’
그 사이 나머지 한 마리가 허공으로 도약했다.
이것들은 다리도 짧은 것이 어떻게 저렇게 높이 점프를 할 수 있지?
참으로 의문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왼 손으로, 왼 방향으로 내치듯 휘둘렀다.
꺄앙!
기괴한 소리와 함께 이구아나 한 마리가 그대로 벽에 날아가 처박혔다.
주르륵 바닥으로 떨어진 것은 기정없는 사실.
끼잉!
끼잉!
“…….”
그러고보니 잊고 있었다.
각반을 착용한 다리를 계속 물고 있는 저 머저리들을.
스윽!
오함마를 들어 한 놈의 머리를 찍고, 연속 공격으로 다시 다른 놈의 머리를 찍었다.
“남은 것이 열 마리 아니, 열 셋 마리인가?”
방금 4마리를 해치웠으니 이제 남은 것은 그 정도였다.
하지만 두렵지 않았다.
겁도 나지 않았다.
“나에겐 방어구가 있다!”
믿는 구석이 있는거다.
그래서 지금, 몬스터를 향해 돌진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다시 일 말의 시간이 지나갔다.
“마지막!”
말과 함께 오함마로 마지막 남은 이구아나의 머리를 내리 찍었다. 뇌수가 터지든 말든 그것은 전혀 신경을 쓰고 않은 진성이었다.
처음 몇 마리야 꺼려지는 것이 있었지만 이제는 면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이유라면 이유겠지만 정작 다른 이유가 더 있었다.
띠링!
-레벨이 올랐습니다.
귓가에 또다시 안내멘트에서 흘러나온 여자의 목소리가 울려퍼졌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테이터스 창 아랫 부분이 포인트가 표기가 되었다.
“5포인트?”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가 5포인트가 되는 것이다.
“뭐를 올리지?”
헌터에 대한 정보를 포함해서 게임에 대한 지식이 있던 진성이었다.
체력은 말 그대로 몸을 단단하게 해주는 것이고, 지치기 않게 하면서 상처의 재생력 또한 연관이 있다.
누구였더라?
게임에서가 아닌 실제로 체력만 ‘올인’한 헌터가 있었는데 그 헌터의 별명이 바로 아이언맨이었다.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TV영상 속에서 많이 등장하는 헌터였다.
말 그대로 몸이 티타늄 합금보다 더 단단해서 몬스터의 공격이 박히지 않는 상위 랭커였다.
또한 체력과 힘은 엄연히 다르다.
힘은 말 그대로 근력이 올라가는 것이다.
덩달아 근력이 올라가되 몸의 내구력 또한 상승한다.
그 상승률의 체력의 1/5 정도씩 상승하는 정도.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 힘을 버틸 육체가 구성이 된다는 이론 때문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힘이 강하면 무조건 좋은거다.
적어도 진성 역시 이 부분 만큼은 인정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남자는…….
덱스는 일종의 손새주인데 이건 주로 궁수 계열의 헌터들이 올리는 스텟이었다.
궁수들의 공격 데미지와 더불어 정확도까지 상승하는 이유 때문이었다.
덱스를 궁극으로 찍은 상위 랭크의 헌터의 별명이 원샷 원킬이었다.
1키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조준을 해서 가장 약한 등급의 몬스터이긴 했지만, 비행형 몬스터를 저격하는 동영상은 한 때 장안의 화제였기 때문이다.
근데 아이러니한 것은 이 덱스 역시 손재주를 뜻하는 것이기에, 대장장이의 직업 계열에게도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었다.
뭐랄까.
디테일의 완성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진성은 선뜻 덱스에 포인트를 올리기가 망설여졌다.
이구아나 한 무리를 학살하긴 했지만, 저것들이 다시 나타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방어력?
그딴 것도 필요없다.
레벨이 오르기 전의 제작 스킬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한 정도였다.
보라.
저 바닥에 미세하게 깔려있는 이구아나의 이빨들을.
물어 뜯을 것을 사전에 봉쇄하니까 이 얼마나 좋은가?
여튼 지금 상황에서 방어력에 포인트를 분배하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짓이었다.
그래!
“남자는 힘이지!”
진성은 포인트를 힘을 올리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이구아나의 몬스터가 다시 모습을 들어냈다.
“쓰바.”
이번에는 30마리였다.
그리고 5마리 이상이 한 번에 덤벼들기 시작했다.
“윽!”
생채기들이 조금씩 늘어났다.
그나마 각반과 팔토시 때문에 치명상은 피할 수 있었지만, 이제와 또다른 단점을 발견한 진성이었다.
‘이대로는 안되겠어.’
5포인트를 힘에 투자해서 오함마를 들기가 조금은 수월해졌지만, 그래도 오함마는 오함마였다.
이구아나가 한 두 마리씩 달려들때는 타이밍을 계산해서 내리찍고 할 수 있었지만, 다섯 이상이 되니까 들고 찍는 속도가 너무 더디었다.
더 정확히는 무게 때문이다.
‘조금 더 작은 것이 필요한데…….’
이렇게 되면 작전상 후퇴였다.
동시에 진성의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은 이구아나도, 자신도 호흡을 가다듬고 맞붙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 생각할 여유도 있는거다.
여하튼 머릿속을 스치는 생각은 바로 제작 스킬이었다.
레벨이 1이 올랐으니까 현재 레벨은 2였다.
그렇다면 제작 스킬 안에 만들 수 있는 것도 포함이 되지 않았을까?
‘망치면 딱 좋겠는데, 아니면 다른 무기라도!’
뭐, 일단은 가보면 알겠지.
진성은 빠른 결정을 내렸다.
“후우!”
심호흡을 하고 오함마를 두 손으로 들었다.
동시에 투포환 선수 마냥 회전을 하며 오함마를 이구아나 떼 속으로 날려버렸다.
동시에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달리기 시작했다.
생존을 하기 위한 일보 후퇴일 뿐이다.
잠시 후.
진성의 눈에 이채가 띄었다.
“호오!”
피그말리온 효과마냥 예측했던 게 들어맞은 것도 신기했다.
제작 스킬 안에 망치를 제조할 수 있는 것이 추가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자신의 양 손에 들려져 있는 망치가 여간 신기한 것이 아니었다.
오함마에 비하면 적당한 크기였다.
자루는 길었고 손잡이 부분이 1미터 정도이며 끝 부분은 조금 작은 망치 머리.
그 망치를 두 개 만들었다.
오함마에 비해서 파괴력은 조금 떨어질지 몰라도 이제는 속전 속결이 가능한 것이다.
무게 역시 1/3로 줄어들었으니까.
흐흐.
어느새 이구아나의 몬스터들이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진성이 큰 소리로 외쳤다.
“자, 이제 2라운드 시작이다!”
- 작가의말
하루만에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내일은 평온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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