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던전 - (3)
“윽!”
진성이 비명을 내질렀다.
놈의 주먹을 왼 손에 착용한 건틀릿으로 막았다.
그런데 건틀릿이 단 방에 부서졌다.
그 충격이 뼈까지 전달이 된 것이다.
그나마 오른 손에 쥐고 있던 망치를 놈의 얼굴로 집어던져서 시간을 끌 수 있었다.
그것이 아니었으면 이미 놈에게 잡혔을 것이다.
한 손으로 잡히고 나머지 한 손으로 공격을 당했겠지.
여튼 놈에게 망치를 던진 상태라 호흡을 고를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
판단이 서지 않았다.
잠시 놈이 주춤거리는 상태이지만 금새 정신을 차리고 공격을 취해올 것이었다.
‘이럴 때 총 같은 것이 있으면 좀 좋아?’
총 소지가 허용되는 나라도 아니고, 아니, 차라리 총기류에 관련된 스킬을 사용하는 헌터로 각성했다면……,
고농축 에너지를 충전하는 이른바 충전식 라이플을 쓰는 헌터들도 있었다.
일반 화기로는 괴수들의 몸에 박히지는 않지만 마력을 이용한 뭐라더라?
아무튼 지금 상황에 그런 것이 생각난 것은 무슨 이유인지는 몰랐다.
여하튼 총기류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절차가 복잡한 것은 둘째치고 설령 그것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해도 아니,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 쓸모가 없었다.
‘일단 살아나서 생각하자.’
결국은 저 놈을 해치우고 나가야한다는 소리였다.
방법이 있을 것이다.
침착해야 한다.
여기서 죽으먼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살아남아야 한다.
그 것을 명재로 진성은 머리를 굴렸다.
‘놈의 첫 번째 약점은 머리지만 키가 3미터 이상이라 힘들고, 역시 가슴에 타격을 줘야 한다는 건데…….’
놈의 약점은 가슴이었다.
총으로 한 방 갈기면 딱 좋을텐데.
아차차.
총은 어차피 안된다.
가슴에 충격을 주고 머리에 강한 충격을 줘서 죽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가만.
‘망치를 여러 번 던지면 효과가 있을 거 같기도 한데…….’
인벤토리에는 여분으로 만들어놓은 망치들이 있었다.
5개 정도가 있었다.
실험용으로 만든 것이 3개에 원래 여분으로 해놓은 것이 2개.
손에 쥐고 있는 것이 1개.
도합 6개였다.
나머지 1개는 저 놈의 얼굴을 때리고 땅에 떨어져 있는 상태니까 패스.
진성은 인벤토리에 망치 5개를 꺼냈다.
이 자리에 서서 놈의 얼굴을 한 번 가격.
그리고 가슴을 4번 가격을 할 생각이었다.
‘둔기의 일격.’
스킬 때문에 어차피 공격력이 두 배 아니, 던지는 것이고 쥐고 있는 상황이 아니니까 공격력 두 배가 적용되는지는 의문이었다.
여하튼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최적의 방법이었다.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가장 최선이라는 거다.
스윽.
인벤토리에서 망치 5개를 꺼내기가 무섭게 놈이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망치를 쥐고 놈의 얼굴을 향해 힘차게 던졌다.
우끼끼!
망치에 얼굴을 가격당하는 순간 놈이 내지른 소리였다.
동시에 놈이 얼굴을 감싸쥐었다.
‘지금이다.’
진성은 바닥에 놓인 5개의 망치 중 두 개를 양손에 쥐었다.
한 개를 오른 쪽 가슴을 향해 던지고, 연이어 왼 손에 들고있던 망치를 오른손으로 옮겨 던졌다.
더블 공격이다.
이어 트리플을 할 생각으로 망치를 집어들었다.
시간이 생명이었다.
다시 한 번.
두 번.
도합 4번의 망치를 가슴을 향해 던졌고 놈이 비명소리를 연속으로 세 번 이상 내질렀다.
쿠웅.
‘성공인가?’
충격을 준 것 같았다.
무릎까지 꿇은 것이 그 증거였다.
이제 남은 망치 하나를 들고 가서 놈의 머리를 찍어버리면 그만이다.
그럴려고 했다.
근데, 진성은 그렇게하지 못했다.
놈이 돌발 행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후우우우웅!
엄청난 파공성과 함께 망치 하나가 날아왔다.
그리고 그것은 무방비 상태로 있던 진성의 가슴팍을 향해 날아들었다.
깡!
엄청난 충격과 함께 머릿속에 음성이 울렸다.
-내구도가 0이 되어 흉갑이 파괴되었습니다.
시스템의 말 그대로 흉갑이 파괴되면서 부서진 파편이 아래로 흐르기 시작했다.
갈비뼈에 금이 간 것인지 부러진 것인지는 몰라도 가슴 또한 매우 아팠다.
“윽!”
이번에는 진성이 무릎을 꿇었다.
그 사이 놈이 일어섰다.
‘살아남아야 해.’
진성 역시 이를 악물고 고통을 이겨냈다.
놈도 충격의 여파가 큰 듯 빠른 속도로는 다가오지 못했다.
‘어쩐다?’
놈의 손에도 망치 하나가 더 들려 있었다.
저것을 던지면 건틀릿이나 투구로 한 번 맞아주면 된다지만, 놈은 그래도 지능이 있는 원숭이과의 몬스터라서 그런지 이번에는 던지지 않았다.
방어구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거다.
그 점이 더 두려웠다.
자신의 의도대로 투구를 벗겨서 머리를 찍어버린다면, 자신도 뇌수가 터져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뭔가 기다란 것이 필요한데…….’
놈과 자신의 신체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길이가 긴 무기가 필요했다.
무기라기 보다는 일단은 접근을 막아야했다.
그때, 진성의 눈에 띈 것이 있었다.
뼈!
바로 2층으로 추출 스킬로 뽑은 큰원숭이의 뼈였다.
추출로 뽑은 것이라 길이 자체만 1미터 50센티미터 이상이었다.
철에 견주지는 못해도 단단했다.
일단은 접근을 제지할 수는 있을 것이다.
가방에 다 들어가지 않아서 지퍼를 열어놓은 상태에서 보관중이었는데, 그 가방이 바로 옆에 놓여있는 것은 천운이 닿았던 것이겠지.
싸우다보니 어느새 가방을 놓은 위치까지 오게 된 것이다.
스윽.
망치 하나를 내려놓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뼈를 뽑았다.
무게가 제법 나가서 두 손으로 잡았다.
그리고 놈을 향해 내밀었다.
제지를 하면서 방법을 생각해 볼 참이었다.
일종의 시간 끌기다.
한데 그 의도조차 먹히지 않았다.
“윽.”
손에 충격에 전해져왔다.
놈이 들고 있던 토로의 망치로 뼈를 때린 것이다.
기묘하게 뼈 앞부분이 부러졌다.
근데 그 모양이 좀 이상했다.
뾰족한 죽창처럼 앞 부분의 날이 날카롭게 변한 상태로 부러진 것이다.
진성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잘하면 죽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애초에 가슴에 타격점을 주고 망치로 머리를 내리칠려고 했다.
가슴 자체를 뚫을 뾰족한 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죽창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꾸욱.
진성은 죽창 모양으로 변한 뼈를 잡은 두 손에 최대한 힘을 주었다.
‘단 번에 궤뚫는다.’
- 작가의말
갑자기 생존물..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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