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템 감정과 제작 - (1)
‘아마도 물어뜯기 위해 도약을 하겠지.’
진성은 그 순간을 잡고 있었다.
타이밍을 계산하는거다.
그리고 바로.
“지금이다!”
놈이 도약을 했다.
진성은 계산한 타이밍대로 오론손에 쥔 망치를 위로 치켜들었다.
동시에 왼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가슴을 내주려고 하다가 행여 놈이 얼굴을 씹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팔을 내준 것이다.
어차피 팔토시를 착용해서 가슴이 뜯겨지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이다.
“윽.”
놈의 이빨은 생각보다 견고했다.
팔토시에 균열을 내고 그 사이로 이빨이 조금 박힌 것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진성이 노린 수였다.
‘일격에 끝낸다.’
이미 치켜든 오른손을 힘차게 내리찍었다.
타겟은 놈의 머리였다.
한 번.
다시 들어서 두 번.
망치가 부서졌다.
“으!”
놈의 눈이 시뻘개지면서 이빨에 힘을 더 주는 것 같았다.
두 번이나 충격을 줬는데도 놈이 죽지 않자, 진성은 왼 손에 쥔 망치를 오른손으로 옮겨쥐고는 다시 힘차게 머리를 찍었다.
쿠웅!
마침내 놈의 몸이 무너졌다.
죽은거다.
“아오!”
물리고 있을 때도 아팠는데 해치우고 긴장이 풀리니까 더 아팠다.
살점 사이로 피도 뚝뚝 흘렀다.
“과다출혈로 죽는거 아냐?”
쓸데없는 생각을 하는 그때.
“응?”
보스뿔개의 몸에서 환한 빛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시체가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엄청나게 축소를 하더니 마침내 엄지손가락보다 작은 크기의 돌맹이로 변했다.
“마정석!”
필히 저건 마정석이 분명했다.
보스 뿔개의 몸 자체가 마정석으로 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스윽.
옷 소매로 마정석을 잡고 가방 앞쪽에 달린 지퍼를 열었다.
그리고 마정석을 그 안에 넣었다.
“사백에서 오백사이라고 했지?”
일단은 득템이었다.
그래서인지 갑자기 통증이 덜해진 것 같았다.
이깟 피 좀 흘리면 어때?
단 방에 사백 이상을 벌 수 있는데!
“하하하하하하”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는 진성이었다.
던전을 나와서 진성은 헌터협회로 갔다.
오늘 사냥했던 재료들을 팔고 보스 뿔개를 잡고 나온 마정석을 같이 팔았다.
마정석은 세금을 제외하고 정확히 4백만원이었다.
이빨 200.
쌍뿔 300.
마정석까지 해서 400.
…통장에는 900만원이라는 돈이 입금이 됐다.
“이래서 사람들이 헌터헌터했던건가?”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이 최근 들어서 다시 쓰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헌터가 되면 벌어들이는 벌어들이는 수익 자체가 일반인들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차피 헌터와는 거리가 먼 탓에, 강건너 불구경하던 입장에서 헌터가 되어서 몸소 겪어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물론 파티를 맺어서 하면 분배는 하겠지만 사냥 시간이 줄어들 것이고.
거기에 더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도 자신은 크게 상관이 없다.
어찌되었든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1500만원 이상을 벌었기 때문이다.
천천히 올라가면 된다.
또한 10등급 던전이 이러할지언데 상위 던전은 어떻겠는가?
굳이 표현을 하지 않아도 답이 나온거다.
“좋아.”
여하튼 지금 이 순간만큼은 매우 기분이 좋았다.
그래도 할 것은 해야했다.
진성은 그 길로 병원에 들려서 뿔개한테 물린 상처를 치료했다.
소독하고 약 바르고 붕대 감고.
헌터가 된 이후로 치유력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그래도 인간의 육체였다.
그래서 치료를 하는거다.
치료를 마치고 나니 어느덧 오후 4시가 되었다.
진성은 그 길로 병원에 들렀다가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본 후, 7시 쯤에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갈비찜이나 시켜먹어야지.”
치킨을 먹을까하다가 메뉴를 바꾸었다.
매운 갈비찜 대 자를 시켜서 혼자 다 먹고 남은 뼈를 강아지에게 주었다.
오히려 닭 뼛조각보다는 돼지 뼈가 더 안전하다는 카더라 통신도 있었으니까.
그냥 마침 그게 생각이 난거다.
배를 채우고 진성은 컴퓨터를 켰다.
습관적으로 헌터포탈에 접속을 해서 또다른 정보를 검색하고 있었다.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진성은 고민에 빠졌다.
“스킬북을 구매를 해야하겠지?”
현재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아이템 감정을 할 수 있는 스킬북이었다.
다른 스킬북에 첨부된 스킬이야 전사계열이나 마법사 계열들이 선호하는 거지,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있어야 했기 때문이다.
“후우.”
심호흡을 할 만큼 떨리기는 했다.
왜냐면.
감정을 하는 스킬북의 가격이 천만원이었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 번 것에 백만원을 얹어줘야하는 금액이었다.
그러니까 떨리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무슨 스킬북 가격이 자동차 중고 가격이랑 맞먹는단 말인가?
“비싸도 너무 비싸.”
한 가지 더.
헌터포탈을 사용하다가 안 사실인데 스킬북 같은 경우는 대체적으로 헌터협회에 가서 사는 것이 안전하다고 했다. 다른 아이템들이야 특히 방어구나 무기 같은 경우는 대형길드의 입김이 있어서 크게 사기를 치는 놈들이 없다.
어차피 공식적으로 신분을 선포하면 그 당사자는 그 어떤 파티에서도 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고가의 장비 거래부분에서는 사기가 적기 마련인데 스킬북은 조금 달랐다.
상위 헌터들의 입장에서는 천만원은 푼돈이고, 아이템 감정은 가장 기본 중에 기본이니까 대형길드에서조차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나 새롭게 각성을 하는 초보 헌터들의 편의를 위해 헌터협회에서 나섰다.
적어도 스킬북 만큼은 헌터협회에서 판매를 하는 것이었다. 물론 스킬북 외에도 다른 장비 역시 구입을 하는 편이었다.
헌터협회 자체에 아이템 마켓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한 마디로 요약을 하면 간단하다.
급할 경우 헌터 협회에 가서 아이템을 팔면 되고, 조금이라도 가격을 더 받고 싶거나 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직거래로 팔면 된다.
즉, 세금이 있고 없고의 차이인데 아무래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이니까 당연하다.
대신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고가의 장비 같은 경우에도 대형길드에 속하지 않은 헌터들이 간혹 있다.
그들 중에서도 조금 더 떼주더라도 귀찮음을 방지하기 위해 헌터협회에 아이템을 판매하는 이들도 간혹 있는 편이었다.
여하튼 헌터협회도 그렇게 매입한 장비들을 판매도 하지만, 판매수익보다는 대여를 해서 대여료로 수익을 내고 있는 형국이었다.
단 B급 장비부터였다.
B급 A급 S급.
하지만 진성은 이 모든 것에 해당사항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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