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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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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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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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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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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6화

DUMMY

카아앙!


망치와 도끼가 부딪치며 귀가 찢어질 듯한 금속음이 발생했다.


살벌했다.

로니가 패링으로 잘 막아내긴 했지만 도약으로 인한 충격파 피해는 내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웅웅웅.


마나 쉴드가 자동으로 발동되며 그 피해를 흡수했다.

소실된 마나는 대략 100정도.


“로니, 잠시만 버텨줘.”


양념은 다 쳤으니 이제는 잡아먹을 일만 남았다.

질질 끌 생각이 없었기에 나는 곧장 데스 오브를 소환했다.


스스스스스.


손바닥에서 검은 기운과 녹색 기운이 맹렬히 뿜어져 나왔다.

이어 두 기운은 곧장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조금만 기다려라, 이 오크 자식아.”


마나가 급격한 속도로 줄어들고 있었다.

동시에 구체는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녀석은 곧장 나를 해하려 했다.

하지만 로니의 철벽과도 같은 수비에 모든 공격이 막히고 말았다.


완성된 데스 오브는 평소보다 더욱 컸다.

전에는 농구공만 했지만 지금은 지름 두 뼘가량의 크기를 이루고 있었다.


“오... 장난 아닌데?”


크기가 더 커진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협곡에 오기 전 나는 신전에서 스탯 초기화를 한 후 평소보다 MP에 더 많은 스탯을 투자했다.

둘째, 원혼의 오브가 흑마법 위력을 50%나 증가시켜 주었다.


“하아아아아!”


소환이 완료되자 해골 대가리는 소름 끼치는 숨소리를 내뱉었다.

이에 오크 로드는 위험을 직감했는지, 공격을 멈추고 훌쩍 뒤로 도약하였다.


새끼, 눈치 빠른 거 하고는...


나는 곧장 손을 뻗어 데스 오브를 날려 보냈다.

녀석이 먼저 물러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투사체의 속도보다 빠를 순 없었다.


화아아아악!


공중에서 데스 오브를 맞은 녀석은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했다.


물론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HP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녀석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를 잡았다.


“크오오오오!”


그리고 분노의 함성을 지르며 2페이즈로 돌입하고 있었다.


터질듯한 근육은 더욱 비대하게 부풀어 올랐다.

동시에 송곳니는 더욱더 길게 자라고 있었다.

하지만.


휘이이익!


기회를 놓치지 않고 로니는 곧장 차지를 사용해 질주해 나갔다.

그리고.


슈와아아악!


데스 블로우를 먹여 녀석의 숨통을 끊어 버렸다.


“크어어어...”


변신할 때 기다려 주는 것은 만화 영화에서나 하는 짓이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실전에서 그저 두고 보고 있을 리는 없었다.


[‘???’님이 블러드 오크 로드를 쓰러뜨렸습니다.]


[몬스터 도감 완성! 블러드 오크 로드!]

*블러드 오크 로드를 처치하였습니다. 앞으로 블러드 오크 로드의 정보를 읽을 수 있습니다.

*보상 : 스탯 +7


[업적 달성 : 오크 학살자]

블러드 오크 로드를 쓰러뜨린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업적.

당신의 용맹함이 날갯짓 고원에 널리 퍼질 것입니다.

*보상 : 스탯 +15


오크 로드가 사망하면 웨이브는 자동으로 끝난다.

뒤를 돌아보니 고스트들이 난사하던 화염 역시 점차 사그라들고 있었다.


나는 로니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로니는 녀석이 남긴 도끼와 훈련서를 집어 들고 있었다.


“다 나왔네. 도끼는 일단 나 주고 어서 훈련서 먼저 배워.”


오크 로드는 확정적으로 양손 도끼와 훈련서를 드랍한다.

당장 도끼를 쓸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로니는 고분고분 내게 도끼를 넘겨주었다.


[리프 어택] [상급]

HP 소모 : 30

도약 거리 : 힘 5당 1미터

충격파 피해 : 힘 5당 1

재사용 시간 : 1분


훈련서는 다름 아닌 리프 어택 훈련서였다.

오크 로드가 미친 거리를 도약하던 바로 그 스킬이었다.


나는 잠시 뒤로 돌아가 고스트들을 다시 불러 모았다.

그리고 제임스에게도 이곳으로 오라고 손짓했다.


“25분이라...”


나름 발걸음을 재촉하며 이곳까지 왔지만 고스트들의 소환 시간이 25분밖에 남지 않았다.


오크 로드는 그저 중간보스였다.

그렇기에 이곳 역시 협곡의 중간 지점일 뿐이었다.


진정한 보스는 협곡 끝에 있었다.

녀석을 만나기 위해선 부지런히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다 끝난 것입니까, 주인님?”


“아니, 이제 반 왔어. 부지런히 더 가야 돼.”


그리고 메시지가 알려진 것도 문제였다.


예상했듯 오크 로드를 잡았다는 메시지가 날갯짓 고원 전역에 퍼졌다.

나와 로니가 협곡을 뚫고 있다는 사실이 강제로 공개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곧 협곡으로 몰려들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이 오기 전에 빨리 협곡을 뚫어야 했다.


원하지 않는 타임 어택이 시작된 것이었다.


“흠...”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기에 나는 곧장 네크로맨시를 사용했다.

그리고 이번엔 혼이 나간 교주를 소환했다.


휘이이이이.


마나 포션까지 마셔가며 연속해서 교주를 소환했다.

그렇게 다섯 교주를 소환한 후 나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교주들은 자신들이 뭔가 잘못한 게 있나 싶은 표정이었다.

다들 내 눈치를 살폈지만 딱히 녀석들이 잘못한 건 없었다.

문제는 돈일 뿐.


교주 역시 블랙 고스트와 동급이기에 하나를 소환하는 데 B급 소환석 네 개가 소모되었다.

다섯 마리만 하더라도 무려 20만 골드.


여기에 고스트 몫까지 더한다면 무려 44만 골드가 소모되었다.


이럴 때면 정말이지 금전 감각이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더니만, 내가 볼 땐 책임이 아니라 돈이 따르는 것이었다.


“왜 그리 어깨가 처져있나, 디오.”


“아냐, 아무것도. 가자, 계속.”


그래도 칼을 뽑았으니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었다.

마음을 다잡은 나는 소환수들을 데리고 앞으로 나아갔다.


오크들의 영역을 지나자 길 폭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전반부를 지나 후반부에 돌입했다는 의미였다.


긴장감은 점차 고조되고 갔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던 무렵.


“얘들아, 한 마리씩 집중사격 해라.”


족히 키가 4미터는 되는 몹들이 길목을 지키고 서 있었다.

협곡 트롤이었다.


회색 피부에 긴 팔을 지닌 녀석들은 부화의 평원에서 보던 트롤과는 그 급이 달랐다.

능력치도 능력치지만 트롤 특유의 HP 리젠이 정말 가공할 만한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딜을 집중해서 하나씩 죽여야 했다.


나의 명에 교주와 고스트가 각자 마법을 소환했다.

그리고 맨 앞에 있는 녀석에게 이를 날려 보냈다.


검은 구체와 썬더 라이트닝이 집중되자 녀석은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다.

하지만 다른 녀석들이 뒤이어 우릴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나 역시 전투에 참전했다.

썬더 라이트닝을 소환하자마자 날려 보냈는데, 뇌전의 오브 덕분에 더욱 멀리까지 보낼 수 있었다.


여러 녀석이 동시에 몰려올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교주들이 슬로우를 걸어 녀석들의 걸음을 느리게 만들었다.


때로는 슬로우로도 감당이 되지 않을 정도로 몰려올 때가 있었다.

그럴 땐 고스트가 비명을 질러 녀석들을 공포에 빠트렸다.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이었다.

이들이 왜 어둠의 전당의 보스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쉼 없이 마법을 날리며 길을 뚫고 나아갔다.

그렇게 정신없이 20분이 지났을 무렵.


“후우... 드디어...”


우리는 마침내 협곡의 최종 보스인 자이언트 협곡 트롤이 있는 곳에 도달할 수 있었다.


“주인님... 저기 있는 저것이...”


“맞아. 마지막 문지기지.”


협곡의 끝은 지름이 100미터는 될법한 원 형태의 공터였다.

이 공터의 한가운데에는 거인과도 같은 존재가 방망이를 든 채 고고히 서 있었다.


[자이언트 협곡 트롤] [최상급]

HP / MP : 3000 / 1000

공격력 / 마법력 : 300 / 0

방어력 / 저항력 : 150 / 120


멀리서 봐도 그 크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못해도 3층 건물만 한 키를 자랑하고 있었는데, 막상 저 모습을 보니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흠...”


서버를 통틀어 협곡 뚫기에 성공한 곳은 단 두 곳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몇 안 되는 그 공략 영상들을 보며 소환수를 얼마나 뽑을지를 계산했는데, 그것이 바로 지금 상황이었다.


헌데 녀석을 직접 보니 전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소환을 해야 하는 것일까...


“하아...”


네크로맨서를 소환하는 것은 좋지 못한 선택이었다.

녀석이 데스 오브를 소환하는 모습을 본다면 보스가 주변에 산재한 바윗덩어리를 곧바로 네크로맨서에게 던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교주를 더 뽑는 것이 나아 보였다.

소환석은 더 들겠지만 그래도 더 강력한 녀석이니 말이다.


고민됐다.

뽑는다면 또 얼마나 더 뽑아야 하는 것인가...


허나 길게 고민할 시간이 없었다.

고스트들의 소환 시간이 채 5분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 모르겠다!”


일단 지르고 보기로 했다.


나는 곧장 네크로맨시를 사용했다.

그리고 혼이 나간 교주의 도감창을 누르려던 순간.


“...뭐야?”


다섯의 교주들이 내 앞으로 모여들었다.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주인이시여.”


“응? 무슨 말?”


생각지 못하게도 한 녀석이 먼저 내게 말을 걸어 왔다.


“잠깐의 시간만 벌 수 있다면 저희가 저 괴물을 상대할 방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뭐라고?”


보스를 상대할 방안이라고?

혹시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건가?


“마법진입니다. 저희가 마법진을 완성시킬 수 있다면 저 괴물을 손쉽게 상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법진이라고?


“그게 뭔데? 뭐 어떻게 하는 건데?”


“어렵지 않습니다. 저희가 둥글게 자리만 잡으면 되는 일입니다.”


“둥글게? 그러니까 트롤을 중심에 두고 둥글게 자리를 잡는다고?”


“그렇습니다, 주인이시여.”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하긴 교주를 굴복시키고 난 이후 녀석을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니 말이다.


“...그러니까 너희가 마법진을 설치할 건데, 둥글게 자리를 잡아야 하니 그 시간을 벌어달라 이 뜻이야?”


“그렇습니다, 주인이시여.”


무슨 말인지는 대충 이해가 됐다.

대체 그 마법진이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렇게 자신 있게 말하는 걸 보니 꽤나 강력한 수단인 듯했다.


“흠...”


녀석들을 믿고 갈 것인가, 아니면 그냥 소환을 더 할 것인가...


나는 곧장 지도를 열었다.

지도를 보니 협곡 입구에 벌써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도착해 있었다.


당장 결단을 내려야 했다.

저들이 이곳까지 오기 전에 어떻게든 보스를 잡아내야 하니 말이다.


“그래, 가보자! 자신 있어 하는 거 보니까 잘 되겠지!”


부하를 믿지 못하는 군주는 진정한 군주가 될 수 없다.


나는 교주들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녀석들의 바람대로 시간을 벌어주기로 마음먹었다.


“고스트들은 잘 들어라. 너희들이 먼저 날아가서 저 녀석의 시선을 끌어라. 공격은 하지 말고. 시간을 버는 게 목적이니까.”


이에 고스트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교주들이 마법진을 완성하면 그때 같이 공격해라. 내가 공격 명령을 내릴 거야.”


자이언트 협곡 트롤의 리젠 속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기에 반드시 화력을 동시에 집중해야 했다.


소환수들을 믿어보기로 하며 우리는 보스의 영역인 공터로 발을 들였다.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번 했다.

그리고 고스트들에게 바로 출격 명령을 내렸다.


“고스트들 먼저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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