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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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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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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1
추천수 :
663
글자수 :
572,793

작성
23.01.18 16:06
조회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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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60화

DUMMY

“성공했다고요? 이걸?”


“내 말하지 않았소. 운이 좋았다고.”


설마설마했다.

솔직히 의뢰하면서도 망치 제작에 성공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중급 단계에서의 아콘 장비 제작 성공률은 대략 20%.

대장장이의 솜씨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은 20% 내외라고 알려져 있다.


교환 수락을 한 나는 먼저 아콘 망치부터 살펴보았다.


[아콘 전투 망치] [B급] [손상 불가]

공격력 : 50

*힘 +15

*+2 강화 : 스턴 확률 +12% (3초)

*+4 강화 : 스턴 확률 +6% (3초)

*+6 강화 : 스턴 확률 +6% (3초)


무시무시했다.

강화도 안 한 상태인데 공격력이 무려 50.

로니가 든다면 공격력 100짜리 무기가 될 것이다.


순간 넋이 나간 나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는 콘 방어구들도 한번 살펴보았다.

그런데.


“강화된 것들도 있는데 이건 뭐죠?”


개중에 +1 강화된 방어구가 몇몇 섞여 있었던 것이다.


“그것 역시 운이 좋았소. 아니지. 내 실력이 좋았다고 해야겠군. 대성공이라고 들어본 적 있소?“


“...대성공이요? 아!”


장비 템의 경우, 소모품류와는 달리 제작 성공 시 낮은 확률로 강화된 템이 나오기도 했다.

일명 대성공.

대개는 +1이지만, 아주 드물게 +2가 뜬다고도 알려져 있었다.


“역시 디오님에겐 운도 따르는 모양이오. 아콘 망치도 성공하고 방어구도 이리 자주 대성공이 뜰 줄은 나도 몰랐소. 하늘이 돕는가 보오.”


불카누스는 양손을 허리에 올리고 미소를 머금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말로는 운이 좋았다고 하지만, 자신이 낸 결과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는 듯했다.


“운이 아니라 불카누스님 실력 덕분이었겠죠. 아무튼 고맙습니다. 기대 이상의 결과네요.”


“허허. 고마울 게 뭐 있소. 나 역시 덕분에 의뢰비도 받고 숙련도도 올렸는데 말이오.”


훌륭한 대장장이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이처럼 큰 힘이 된다.

수상한 사람이 아니라 순수한 사람.

나는 친구 창을 열어 설정을 바꾸며 그에게 말했다.


“친구 추가해도 되죠? 다음에도 의뢰를 부탁하고 싶어서요.”


“치... 친구 말이오? 당연하오! 디오님의 친구가 되는 것을 어찌 거절하겠소!”


아니... 그냥 일단 친구 창에 추가해 놓는다는 말이었는데...


“친구 추가했어요. 그리고 불카누스님은 수신 대상으로 바꿔놨으니까 이제 저한테 귓속말이나 쪽지를 보내실 수 있을 겁니다.”


“허허... 이것 참...”


불카누스는 수줍어하며 괜스레 머리를 긁적였다.

그러면서 친구라는 그 말이 마음에 들었는지, 혼자 작은 소리로 ‘친구’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되뇌었다.


.

.

.


“로니. 진짜 지금 가도 되는 거 맞아?”


“그럼 언제까지 늑대 놈들만 잡고 있을 것인가?”


“하긴... 거긴 그만 갈 때가 됐지.”


현재 나와 로니가 서 있는 곳은 던전 입구 앞.

지하로 이어지는 이 돌계단이 바로 던전의 입구였다.


[어둠의 전당] [상급]

*깊숙이 발을 들이면 함부로 빠져나올 수 없는 곳입니다.

*입장 제한 : 사용 스탯 300 이하.

*참고 : 전혀 피해를 입지 않고 보스를 처치하면 숨겨진 던전이 열립니다.


총 3층으로 이루어진 던전.

참고로 날갯짓 고원에는 인스턴스 던전이 존재하지 않는다.

던전 위치가 고정된 일명 고정 던전만이 존재할 뿐.

게다가 이는 여러 플레이어들이 드나들 수 있는 공용 던전이기도 했다.


해서 입장 가능 인원 제한 같은 것은 없었다.

사용 스탯이 300 이하이기만 하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곳.

그렇다 보니 인던보다 그 크기가 훨씬 더 컸다.


고정 던전인 만큼 보스를 물리친다고 해서 던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일반 몹이든 보스 몹이든 젠타임이 지나면 다시 리젠이 된다.

어찌 보면 입장 제한이 있는 필드와도 같은 셈.


어둠의 전당은 언데드들이 서식하는 고정 던전이었다.

날갯짓 고원에는 총 세 군데의 전당이 있는데, 그 구성은 모두 같으니 나와 로니는 그중 한 곳을 골라 이곳으로 왔다.


계단을 따라 내려간 곳엔 입구 포탈이 푸른 장막처럼 펼쳐져 있었다.

입장 제한에 걸리지 않은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를 통과하여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던전답게 복도가 우선 펼쳐져 있었다.

다만 상급 던전이라 그런지 그 폭이 꽤 넓었고, 고급스러운 벽면에는 일정 간격마다 촛불 벽등이 걸려있었다.


제법 음산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우리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머지않아 나타난 널찍한 공간.

큰 방과도 같은 이곳에선 이미 다른 플레이어들이 사냥을 하고 있었다.


때마침 저쪽 구석에 리젠 된 녀석.


[타락한 집행자] [중급]

HP / MP : 250 / 0

공격력 / 마법력 : 65 / 0

방어력 / 저항력 : 30 / 20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청회색 피부에 눈동자라곤 존재하지 않는 하얀 눈.

녀석은 우리를 보자마자 기이한 소리를 내며 미친놈처럼 달려왔다.

특이하게 생긴 곡도를 역으로 쥔 채 녀석은 로니를 베려 했다.

허나 방어에는 신경 쓰지 않고 힘차게 망치를 휘두르는 로니.


곡도가 먼저 로니의 갑옷에 닿았다.

하지만 큰 피해를 주지 못한 공격.

반면.


쾅!


망치질 한방에 갑옷이 무참히 찌그러지며 집행자는 옆으로 나가떨어졌다.

녀석이 채 일어나기도 전에 로니는 다시 한번 암녹색의 망치로 녀석을 강하게 내리찍었다.


쾅!


[???이 타락한 집행자에게 132의 피해를 주었습니다. 타락한 집행자가 사망하였습니다.]


단 두 방.

어떠한 스킬도 쓰지 않은 평타 단 두 방에 집행자는 무참히 사망하고 말았다.


불카누스에게 콘 방어구를 받았을 때 나는 그 자리에서 강화를 시도했었다.

그리고 다행히 부위별로 +2 강화된 방어구를 모두 건질 수 있었다.


로니가 지겹게 입고 다녔던 오크 장군 세트는 곧바로 경매장에 올렸다.

그리고 쓰지 않던 무기들도 함께 경매장에 올렸다.


콘 방어구와 더불어 블레스드 쉴드까지 받으니 로니의 방어력은 대폭 상승했다.

현재 나의 지력이 150이라 150% 추가 효과까지 받으니 블레스드 쉴드만으로 방어력이 25나 상승하였다.

도합 57의 방어력을 갖게 된 로니.

하지만 그보다 더한 것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그의 공격력이었다.


“인간적으로 너무 센 거 아냐?”


“난 인간이 아니다.”


모든 스탯을 오로지 힘에만 몰빵한 순도 100% 힘 전사.

현재 로니의 사용 스탯은 240이었는데, 그 말은 힘이 240이라는 뜻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아콘 망치에 붙은 힘 +15는 웨폰 마스터 효과로 인해 +30이 되었다.

게다가 콘 방어구마다 붙은 힘과 더불어 세트 효과인 힘+20, HP+30까지 더해지니 현재 그의 힘은 무려 310이 되었다.


공격력 50짜리 망치는 로니에겐 100짜리 망치였다.

그의 평타 공격력은 162.

어지간한 전사들의 공격 스킬보다도 훨씬 강한 수준이었다.


다만 힘에 비해 HP가 많이 낮은 편이었다.

아이템 효과 덕에 그나마 올리고 올린 것이 겨우 75.

강력한 공격 한 두 방에 언제든 죽을 수 있는 수준이었다.


안정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상남자의 스탯 분포.

HP도 좀 올리라고 몇 번을 말했지만, 매번 내 말은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몰라... 알아서 하라지...

어차피 죽으면 지가 죽는 거고.


고전하고 있는 다른 플레이어들을 지나치며 우리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복도를 지나 나타난 것은 또 다른 넓은 방.

그곳에서 두 마리의 집행자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보자마자 로니를 향해 달려드는 녀석들.

이에 곧 로니의 망치에 푸른 기운이 서렸다.


쾅!


앞서 있던 녀석이 배쉬를 맞고 스턴에 걸린 채 옆으로 나뒹굴었다.


콰르릉!


마무리는 나의 라이트닝.


로니는 망치를 짧게 쥐고 남은 녀석의 공격을 망치 머리로 막아냈다.

그리고 창을 찌르듯 망치를 밀어 녀석의 복부를 가격했다.


전투 망치는 공격력이 뛰어난 만큼 공격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걸어준 헤이스트 덕에 25% 가속 효과를 받아 그러한 단점도 어느 정도 상쇄되었다.


쾅!


자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무자비한 망치질.

그렇게 두 집행자는 제대로 손써볼 겨를도 없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바닥에 떨어진 전리품을 주웠다.

그러던 찰나.


“아, 시발! 언제까지 쫓아 오는 거야!”


“빨리 마법 좀 쓰라고!”


“마나 다 떨어졌다니까!”


저 앞에서 세 명의 플레이어가 우리 쪽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쫓아오는 시뻘건 무언가들.


“안 되겠다. 튀어!”


“젠장!”


HP가 거의 바닥이나 허덕이던 이들은 일제히 귀환석을 사용해 요새로 도망쳤다.


공격 대상이 사라지자 잠시 멈춰선 녀석들.


[레드 고스트] [중급]

HP / MP : 75 / 0

공격력 / 마법력 : 0 / 0

방어력 / 저항력 : 0 / 10


공중에 둥둥 떠 있는 이들은 유령형 언데드였다.

스탯만 봤을 땐 아주 보잘것없는 몹.

중급보다는 하급 몹이라고 봐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로니. 잠시 몸빵 좀 부탁한다.”


상대는 다섯.

나는 곧장 라이트닝을 소환해 가장 앞에 있는 녀석에게 날려 보냈다.


콰르릉!


“하아악!”


일단 원샷 원킬로 한 마리를 처리했다.

허나 남은 넷이 우리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었다.

나는 또 한 번 라이트닝을 소환해 다음 녀석에게 날려 보냈다.


비명을 지르며 소멸된 녀석.

하지만 남은 셋이 어느새 눈앞까지 다가왔다.


사람들이 이 던전을 꺼리는 이유가 바로 이들 때문이었다.

물리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는 몹.

오로지 마법 공격만으로 고스트를 없앨 수 있었다.


게다가 생명력을 흡수하는 특수한 능력으로 많은 이들을 괴롭혔다.

방어력과 저항력을 무시하고 직접적으로 HP를 빨아들이는 매우 성가신 공격.

해서 녀석들이 들러붙기 전에 최대한 빨리 죽여버리는 것이 상책이었다.


하지만 결국 한 녀석이 나에게 들러붙고 말았다.

마나 쉴드 효과로 HP 대신 MP가 빨리긴 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빨리 처리해야 했다.

내 어깨를 붙잡고 입을 쩍 벌리는 녀석.

그런데.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원래라면 뭐라도 빨려 들어가야 하는 상황.

녀석도 이런 상황이 처음인지 당황하는 눈치였다.

서로 말없이 눈만 껌뻑이던 순간.


콰르릉!


소환이 끝나자마자 나는 녀석에게 라이트닝을 냅다 꽂았다.


정리하고 난 후 로니를 보니, 그의 양옆으로 고스트가 달라붙어 있었다.

허나 마찬가지로 로니에게서 아무것도 빨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


“가소로운 것들.”


로니는 잠시 망치를 바닥에 세워놓더니, 이내 주먹으로 녀석들을 두들겨 팼다.


“우오오오...”


맥이 풀리는 소리와 함께 흩어지며 소멸한 녀석들.


상황 파악이 안 된 나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왜 못 빨아들인 거지?”


이에 한심하다는 듯 콧방귀를 끼는 로니.


“고스트는 상대의 생기를 흡수한다. 그런 건 살아있는 것들에게나 가능한 것이지.”


아... 얘 언데드였지 참.


“음... 그렇구나. 근데 나는 왜? 너야 언데드니까 그렇다 쳐도.”


“나와 계약을 맺지 않았는가.”


“그럼 나도 언데드라는 거야?”


“어느 정도는.”


참으로 신기한 판정이다.

로니의 권능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 역시 언데드로 인정되는 모양이었다.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근데 걔들을 때려잡은 건 또 뭔데?”


“뭐라니? 기어오르는 녀석들은 마땅히 응징해야 하는 법.”


“아니, 그게 아니라 어떻게 주먹으로 때려잡을 수 있었냐고. 마법이 아니잖아.”


물리 공격이 통하지 않는 고스트에게 어떻게 물리 공격이 통한 것일까?

이에 로니는 대답하기도 귀찮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이 몸에게 그딴 법칙이 통할 것 같은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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