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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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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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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3
글자수 :
57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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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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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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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5화

DUMMY

줄어있던 집행자들의 HP가 다시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골 기사 역시 또 한 번 충원되어 전선이 계속 유지될 수 있었다.


한숨 돌린 나는 로니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여왕개미에게 유효타를 먹이지는 못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모든 공격을 막아내며 혼자서 저 괴물을 막아내고 있었다.


보통의 플레이어들은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운이 좋아 한두 번은 막을 수 있겠지만, 일정한 패턴이 없는 저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결국 잘근잘근 씹히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게 돌아가자 여왕개미는 분노하듯 머리를 바르르 떨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퉤에엑!


갑자기 침을 뱉듯 입에서 짙은 녹색의 액체를 뱉어냈다.


“저 히드라 같은 자식이...”


보기엔 하찮아 보이는 공격이었지만 실상 엄청나게 강력한 독 공격이었다.

큐어로도 해독하기 어려운 맹독이었는데, 중독되면 힐이나 포션으로도 버티기가 쉽지 않았다.


“그 더러운 공격이 이 몸에게 통할 것 같으냐!”


콰앙!


하지만 상대가 좋지 않았다.

로니는 독 따위는 무시한 채 곧장 녀석의 주둥이를 그대로 후려갈겼다.


“끼에엑!”


망치에 얻어맞은 여왕개미는 비명을 지르며 몇 발짝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로니는 틈을 주지 않고 또 한 번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상대가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녀석은 곧장 정신을 차렸다.

그리곤 또다시 턱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로니 쪽은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하여 이곳 상황만 해결하면 될 듯했다.


물론 쉽지만은 상황이었다.

마음 같아선 공격 마법을 마구 날리고 싶었지만 힐만 쓰기에도 마나가 벅찼다.


그래도 전세가 우리 쪽으로 조금씩 기울어 가고 있었다.

집행자들의 활약 덕분에 병정개미들이 하나둘씩 죽어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황의 불리함을 인지한 것인지 여왕개미는 잠시 공격을 멈추고 훌쩍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끼에에에엑!


고개를 쳐들며 긴 울음을 토해냈다.


“아니 벌써?”


지금까지는 몸풀기에 불과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웨이브가 시작됐다.


여왕개미 레이드는 한가하게 시간 끌며 느긋하게 할 수 있는 레이드가 아니었다.

방금 저 울음소리로 인해 개미굴의 모든 개미들이 보스방으로 모여들 것이기 때문이다.


지도를 보니 개미굴의 빨간 점들이 일제히 이곳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비로소 타임 어택이 시작됐다.


최대한 빨리 병정개미를 처리해야 했다.

나는 썬더 라이트닝을 소환하며 네크로맨서들에게 외쳤다.


“계속 해골 소환해!”


콰르르릉!


힐도 힐이지만 지금은 공격이 더 급했다.

웨이브의 시작이 내 예상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전력의 손실을 감안해야 했다.

결국 처음으로 집행자 하나가 무릎을 꿇고 말았다.


하지만 안타까워할 틈이 없었다.


콰르르릉!


나는 마나포션을 들이키며 계속해서 썬더 라이트닝을 내리꽂았다.


“계속 소환해라! 멈추지 말고!”


네크로맨서들도 공격에 가담시키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곧 있을 다음 공격에 대비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계속해서 마법을 쏟아냈다.

그렇게 병정개미가 열 이하로 줄어든 순간.


쩌적.

쩌저적.


“제길...”


갑자기 개미알들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파악!


모든 알들이 깨지며 동시에 수많은 녹색의 개미들이 튀어나왔다.

자폭 개미들이었다.


“네크로맨서들은 나한테 붙어! 그리고 계속 해골 소환해!”


자폭 개미는 이름 그대로 대상에게 달려들어 자폭한다.

그러면서 독도 함께 퍼트린다.


물론 독은 신경 쓸 게 아니었다.

하지만 자폭 자체의 피해는 무시할 수 없었는데, 문제는 이 녀석들의 수가 수백이 넘는다는 것이었다.


네크로맨서를 불러 모은 나는 제자리에서 빙 돌며 파이어 월을 시전했다.

그렇게 넓게 원을 그리며 마나가 바닥이 날 때까지 최대한 화염 장벽을 두껍게 만들었다.


장벽 바깥에선 자폭 개미들이 눈앞에 보이는 것들을 무조건 들이박고 있었다.

해골 기사들의 수도 상당했지만 자폭의 물결 앞에선 그저 허무하게 녹아내릴 뿐이었다.


집행자들 역시 이를 피해 갈 순 없었다.

그렇지만 죽기 전까지 병정개미를 공격하여 최대한 그 수를 줄여놓았다.


로니는 방어력이 높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하여 나만 버티면 되는 상황.


“망할... 미리 소환을 더 했었어야 했나...”


공략 영상을 보며 나름 계획을 세웠지만 역시 실전은 내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로니가 너무나 잘 싸우는 덕분에 모든 상황이 예상보다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화염 장벽 안쪽에는 나와 네크로맨서들이 있었고 우리 주변을 해골 기사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렇게 자폭 개미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던 중.


“온다!”


마침내 화염 속에서 자폭 개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파팡!


몇몇 녀석들은 우리에게 다가오기 전에 화염을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폭발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파팡!

파파파팡!


이내 화염을 뚫고 도착한 녀석들은 해골 기사들을 들이박으며 자폭했다.

100마리가 넘는 해골 기사가 둘러싸고 있었지만 녹아내리는 건 한순간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네크로맨서들에게 해골 기사를 소환할 것을 명했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았다.

네크로맨서들의 MP가 거의 바닥났기 때문이다.


앞으로 소환할 수 있는 해골 기사의 수는 어림잡아 100마리.

허나 아직도 많은 수의 자폭 개미들이 화염을 뚫고 우릴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제길... 그렇다면...”


플랜 B를 발동해야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D급 소환석도 챙겨온 나는 곧장 하급 소환수인 구울을 소환했다.


“너, 빨리 얘들 잡아다 저기로 던져!”


“......?”


“해골 기사들 잡아다가 바깥으로 던지라고!”


이대로 있다간 꼼짝없이 몰살당할지도 몰랐다.

아직 남은 자폭 개미들이 많기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녀석들을 제거해야 했다.


“이렇게 말이야, 이렇게!”


나는 해골 기사를 잡고 던지는 시늉을 했다.

그제야 내 말을 이해한 구울은 해골 기사를 잡아다 던지기 시작했다.


파팡!

파파팡!


화염 속에 해골 기사가 던져지자 자폭 개미들이 동시에 녀석을 들이박았다.


나는 구울을 더 소환했다.

그리고 이들에게도 해골 기사를 던지라고 명령했다.


파파파팡!


효과적으로 자폭을 유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해골 기사의 숫자도 줄고 있었다.


총알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이에 나는 최약체인 해골 병사를 소환했다.


“얘들도 던져!”


자폭하는 녀석들에게 굳이 비싼 소환수를 던질 필요는 없었다.

나는 계속해서 해골 병사를 소환했다.

그리고 구울들은 이를 계속 날려 보냈다.


효율적으로 방어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자폭 웨이브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거기다 시간이 다 됐는지 화염 장벽마저 사그라들고 있었다.


내 마나도 바닥을 향해가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포션은 쿨타임이 돌고 있었다.


“내가 포기할 것 같냐!”


하지만 포기란 없었다.

나는 대나무와 같이 절개가 곧은 남자.

부러질지언정 꺾이진 않는다.


해골 기사의 방어벽이 점차 얇아지기 시작했다.

허나 나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해골 병사를 소환해 냈다.


결국 모든 해골 기사들이 쓰러졌다.

그리고 마지막 웨이브가 몰려오고 있었다.


“제발!”


이것만 막아내면 끝이었다.

나는 이 악물고 이를 지켜보았다.


파파팡!

파파파파팡!


구울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네크로맨서 넷 중 둘 역시 사망하고 말았다.


“후아...”


정말 간발의 차이였다.

만약 자폭 개미가 다섯만 더 있었어도 나 역시 싸늘하게 바닥에 누웠을지도 몰랐다.


나는 곧장 마나포션을 들이켰다.

그리고 넝마가 된 두 네크로맨서에게 홀리 힐을 써 주었다.


“뭐야 저거 아직도 남아 있었나?”


그 와중에 거대 화염 병정개미가 두 마리 남아 있었다.


“저건 니들이 처리해라. 나 지금 바쁘니까.”


하지만 저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어느 정도 네크로맨서를 살려놓은 나는 곧장 로니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로니! 내가 힐 해줄게!”


로니는 여전히 여왕개미와 씨름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폭 개미에게 피해를 입긴 했는지 HP가 절반으로 떨어져 있었다.


“나는 괜찮으니 입구를 살펴라!”


“뭐, 입구?”


그의 말에 나는 가까이에 있는 입구를 살폈다.


“이런 미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병력을 배치했음에도 입구가 뚫리려 하고 있었다.


나는 곧장 레드 고스트를 소환했다.


“빨리 저기 가서 도와!”


그리고 되는대로 녀석들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지도를 열어 다른 입구의 상황도 살펴보았다.

그래도 다행히 다른 세 곳은 아직 잘 버텨주고 있었다.


하지만 웨이브는 시간이 갈수록 거세진다.

나는 또 한 번 마나포션을 들이켰다.

그리고 계속해서 레드 고스트들을 소환해 냈다.


로니가 버티고 있을 동안 나는 모든 입구에 병력을 보강했다.

그리곤 다시 로니에게 다가가 그에게 힐을 써 주었다.


“도와줄게, 로니! 너희 둘 일로 와!”


나는 병정개미를 처리한 네크로맨서들을 곧장 이곳으로 불렀다.

그리고 여왕개미에게 슬로우를 날려 보냈다.


촤르륵!


느려지긴 했지만 역시 최상급 몹인지라 감속 효과가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나는 아이스 락도 소환해 곧장 녀석에게 날려 보냈다.


쩌저저적!


빙결 효과 역시 반감되었으나 슬로우와 중첩이 되니 녀석의 움직임이 꽤나 느려졌다.

이에 로니는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비등했던 싸움은 로니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 버렸다.

녀석이 나름 저항하긴 했지만 느려진 움직임으로 로니의 공격을 막아낼 순 없었다.


곧 합류한 네크로맨서 역시 검은 구체를 날리기 시작했다.

결국 머지않아 녀석의 HP가 1,500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자.


“끼에에엑!”


녀석의 또 한 번 비명을 지르며 몸을 바르르 떨었다.

그리고.


화아아악!


녀석의 전신에서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2페이즈의 시작이었다.


페이즈가 전환되면서 여왕개미의 공격력과 방어력, 저항력이 한층 더 상승했다.

그리고 화염으로 인해 빙결 효과가 사라져 버렸다.


“좋아 좋아.”


하지만 이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곧장 네크로맨서를 하나 더 소환했다.

그리고 녀석에게 명했다.


“데스 오브를 소환해라.”


갓 뽑은 네크로맨서의 MP는 총 700.

지금 데스 오브를 소환한다면 무려 트루뎀 700짜리의 데스 오브를 만들 수 있었다.


“예... 주인이시여...”


나의 명에 녀석이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그러자 지팡이에서 검은 기운과 초록색 기운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두 기운이 뭉치며 점차 데스 오브를 형성하고 있었다.

허나 이것 하나만으론 여왕개미를 죽일 수 없었다.


“너희 둘도 데스 오브를 소환해라!”


나는 나머지 두 녀석에게도 같은 명을 내렸다.

그리고 나 역시 데스 오브를 소환하려던 순간.


“......!”


로니를 상대하던 녀석이 갑자기 갓 소환한 네크로맨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파르르 날개를 떨기 시작했다.


“이런...”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낀 나는 네크로맨서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졌다.

그 순간.


쿠웅!


엄청난 속도로 날아온 녀석이 네크로맨서를 덮치듯 깔아뭉갰다.

그리고.


콰득!

콰드득!


거대한 입으로 네크로맨서를 씹어먹기 시작했다.


“흐아악!”


사실상 즉사기에 가까운 포식 행위에 네크로맨서는 데스 오브를 쓰지도 못한 채 그대로 사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설마... 안 돼!”


여왕개미는 곧장 다른 네크로맨서에게 날아들었다.

그리고 똑같이 네크로맨서를 깔아뭉갠 뒤 앞선 녀석과 마찬가지로 무자비하게 씹어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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