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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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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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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2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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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4화

DUMMY

“아니, 이것도 오브잖아?!”


[뇌전의 오브] [D급] [강화 불가]

마법력 : 20

*뇌전 마법 위력 : +50%

*뇌전 마법 사정거리 : +50%

*사용 제한 : 지력 100 이상


제임스가 건넨 것은 뇌전석으로 만든 뇌전의 오브였다.

원혼의 오브와 그 크기는 같았지만 색깔이 보라색인 데다 가느다란 뇌전이 오브의 표면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사실 이걸 먼저 만들었습니다. 다만 원혼의 오브도 같이 드리고 싶어 잠시 감춰 놓고 있었습니다. 하하.”


오브는 기본적으로 구슬을 만드는 것과 방식이 같다.

다만 크기의 차이가 있었는데, 지팡이에 끼우는 구슬은 주먹만 한 데 비해 오브는 그 크기가 볼링공만 했다.


구슬을 만드는 것도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었다.

헌데 그보다 몇 배는 큰 오브는 제작 난이도가 구슬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진짜 천재구나, 제임스. 하나도 아니고 둘씩이나 만들다니...”


“하하. 아닙니다.”


현재 오브는 전 서버에 몇 개밖에 없는 극히 희귀한 템이었다.

네임드 유저 몇몇만이 이를 가지고 있었는데, 매물이 없어 돈이 있다 해도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크으... 영롱하다...”


오브는 장신구처럼 세공술로 만드는 템이기에 강화를 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게다가 마법력도 높지 않아 얼핏 보기엔 지팡이보다도 못하다고 느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브의 진정한 능력은 위력 증가와 사정거리 증가에 있었다.

뇌전의 오브의 경우, 하급 마법을 쓸 때는 큰 차이를 못 느끼겠지만 상급 마법을 쓸 때는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었다.


라이트닝 볼트를 보자면 기본 피해량이 20이다.

위력 증가는 오직 기본 피해량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고작 10만큼의 피해량만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썬더 라이트닝의 경우 기본 피해량이 120이다.

그러니 위력 증가로 인한 피해량이 60만큼이나 증가하게 되는데, 공격 마법이 지력 5당 피해량이 1씩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무려 300만큼의 지력 상승효과와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원혼의 오브는 또 어떤가.

흑마법 위력 증가의 경우 커스드 아머나 디스럽션 같은 디버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었다.


하지만 데스 오브는 사정이 달랐다.

나의 최대 MP만큼이 그대로 피해량으로 전환되는 이 사기 마법의 경우, 나의 MP가 500이라 한다면 무려 250만큼의 피해량이 증가되는 것이다.


게다가 사정거리가 늘어난다는 것 역시 굉장한 장점이었다.

지팡이의 경우, 어떤 구슬을 끼우건 강화를 아무리 많이 하건 간에 마법력은 늘어날지 모르지만 사정거리는 늘릴 수 없었다.


오직 오브만이 마법 사정거리를 늘려주었다.

이는 법사에게 있어 정말 획기적인 일이었다.


법사의 단점 중 하나가 궁수보다 사정거리가 짧다는 점이었다.

그렇기에 상성상 궁수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는데, 사정거리가 늘어난다면 이러한 단점도 극복하게 되는 것이었다.


“한 번 착용해 볼까!”


그뿐만이 아니었다.

양손 무기로 판정받는 지팡이와 달리 오브는 한 손 무기로 판정되었다.


그러니 전사가 한 손 무기와 방패를 동시에 들 수 있는 것처럼, 법사 역시 두 개의 오브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었다.


“오오! 이것은 인생! 이것은 외로움!”


오브는 지팡이처럼 번거롭게 손에 들 필요도 없었다.

착용하면 알아서 주변에 둥둥 떠다니기 때문이다.


“큭큭큭큭. 아~ 이거 너무 강해진 거 아닌가?”


하나도 구하기 힘든 오브를 동시에 두 개나 얻게 되었다.

이 기쁨을 대체 어찌 표현해야 하는가.


이제 나는 단순한 흑마법사가 아니었다.

흑마법을 뛰어넘어 모든 마법을 제패할 대마법사의 길에 들어선 마법사였다.


“아아... 나를 막을 자 그 누구인가...”


나는 눈을 감고 양팔을 벌려 이 순간을 만끽했다.

그때 마침 로니가 아지트로 귀환했다.


“오브군.”


감격에 젖은 나와 달리 로니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뭐냐, 그 반응은.”


하지만 로니는 대꾸도 하지 않은 채 털썩 침대에 걸터앉았다.


“으이구... 저 빈말도 할 줄 모르는 녀석...”


오브 따윈 관심도 없다는 듯 로니는 옆으로 누워 팔을 벴다.

그리곤 가소롭다는 듯 나를 하찮게 바라보았다.


“저... 주인님. 사실 드릴 게 하나 더 있습니다.”


“뭐? 또 있다고?”


예상치 못한 그의 말에 나는 로니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설마 또 오브를 만든 건가?

근데 그러기엔 화염석이나 냉기석이 부족했을 텐데?


“다른 게 아니라 이겁니다.”


역시 오브는 아니었다.

그가 내민 것은 녹색 액체가 담긴 작은 병이었다.


“응? 이거 맹독 포션이잖... 어? A급?”


내가 생각한 맹독 포션은 당연히 B급이었다.

헌데 그보다 높은 A급이란 뜻은.


“너 설마... 성공한 거야?”


“그렇습니다. 주인님이 오시기 전에 성공했습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고급 연금술을 익힌 지 이틀밖에 되지 않은 그가 여왕개미의 독낭을 이용해 A급 맹독 포션을 만든 것이었다.


“제임스!”


나는 너무 기쁜 나머지 제임스를 덥석 안아주었다.


“진짜 천재구나, 천재! 이걸 어떻게 이렇게 빨리 만들었냐?!”


사실 나는 아무리 제임스라 해도 족히 보름은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격려하는 차원에서 나머지 재료들을 구입하여 전달했었는데 이렇게 덜컥 성공해 버릴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리자드맨의 독낭으로 먼저 연습을 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또한 모두 주인님 덕분이죠.”


“크으... 진짜 항상 만점짜리 대답만 하는구나...”


오브도 오브였지만 내게 우선 필요한 것은 A급 맹독 포션이었다.


그렇게 가장 중요한 준비물이 갖춰졌다.

나는 태평하게 누워있는 로니를 보며 말했다.


“가자, 로니! 지금 당장!”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후후. 제대로 신이 난 모양이군.”


이에 로니도 다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제임스, 오늘은 너도 같이 갈 거야.”


“예? 제가 말입니까?”


“그래. 니가 만든 작품인데 너도 같이 봐야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됐고, 아무튼 가보면 알아. 그리고 너만 가는 거 아냐. 데미안도 갈 거야. 데미안, 일로 와.”


나는 탁자 위에 앉아 있는 데미안에게 손짓했다.

그러자 녀석은 곧장 내 손 위로 날아왔다.


“오늘은 너도 한몫해야 돼. 맨날 공짜로 밥만 먹지 말고.”


내 말을 알아들은 것인지 데미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참으로 귀여웠다.

나는 기쁜 마음과 함께 녀석의 머리를 손으로 살살 긁어주었다.


.

.

.


“하아... 이제 이 지긋지긋한 고원도 곧 끝이구나.”


눈앞에 펼쳐진 깎아지른 듯한 암벽.

족히 수십 미터 높이는 되어 보이는 이 암벽은 양옆으로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주인님, 정말 괜찮을까요?”


“괜찮지, 그럼. 아~ 이 사내자식이 겁이 많아 가지고 말이야.”


“......”

암벽은 날갯짓 고원의 끝을 의미하는 일종의 거대한 장벽이었다.

높이가 워낙 높아 등반해서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했기에, 이를 통과하려면 오직 유일한 통로인 통곡의 협곡을 지나야 했다.


“디오만 한 겁쟁이는 없을 줄 알았더니 그보다 더 한 겁쟁이가 있었군.”


“뭐 인마?”


협곡의 입구 앞에 선 우리는 잠시 실없는 대화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도 제임스는 쉽게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제임스, 딴 거 필요 없고 그냥 내 옆에만 붙어있어. 그럼 위험할 일은 없을 테니까.”


“...알겠습니다, 주인님.”


“데미안, 너도. 내 어깨에 잘 붙어있어, 알았지?”


이에 데미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들어가자. 어서 뚫어야지.”


계획은 미리 다 세워놓았다.

정보를 통해 어떤 녀석들이 나올지 다 알고 있었기에 나는 자신감 있게 협곡 안으로 발을 들였다.


“와... 멋있긴 하네.”


안으로 들어오니 밖에서 보던 것과는 그 느낌이 사뭇 달랐다.


양옆으로 가파르게 솟은 절벽과 12차선을 방불케 하는 넓은 길.

마치 영화에서나 보던 미국 서부의 협곡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주인님, 그런데 여기엔 왜 아무도 없는 것일까요?”


“뭐가? 사람이?”


“사람이든 뭐든 말입니다. 협곡은 무서운 곳이라고 들었는데...”


“너 아직도 긴장하고 있냐? 아~ 정말...”


아지트에 온 이후 밖으로는 처음 나와 본 제임스였다.

그래서인지 나와 로니가 함께 있음에도 여전히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었다.


“사람이 없는 건 여기 올 만큼 강한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거야. 몬스터들이 없는 건 아직 우리가 깊이 안 들어가서 그런 거고.”


협곡은 깊은 곳이다.

고작 몇 발짝 뗀 것으로 몹들과 마주칠 수 있는 그런 곳이 아니었다.


긴장한 제임스를 다독이며 우리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10분가량 지났을 무렵.


“이제 슬슬 보이네.”


마침내 저 앞에 불그스름한 피부를 가진 녀석들이 떼로 모여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럼 시작해 볼까...”


이제 본격적으로 협곡 뚫기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나는 네크로맨시를 사용했다.

그리고.


“비싼 값은 하겠지.”


가장 우측에 있는 도감창을 눌렀다.

다름 아닌 블랙 고스트였다.


휘이이이이.


검은 연기가 원을 그리며 바닥을 맴돌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곧 블랙 고스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 주인님! 이, 이건...”


“괜찮아. 굴복시킨 녀석이니까.”


능력치가 많이 오른 나는 얼마 전 네크로맨서에 이어 블랙 고스트와 혼이 나간 교주를 소환할 수 있었다.


굴복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으슥한 곳으로 데려가 힐을 때려 박으면 됐으니 말이다.


불덩이처럼 일렁이는 붉은 눈과 사람을 잡아먹은 듯한 시뻘건 이빨.

다시 봐도 소름 끼치는 녀석은 이제 나의 충성스러운 소환수가 되었다.


“하아... 진짜 버는 건 어려워도 쓰는 건 쉽구나.”


녀석을 소환하는데 들어가는 B급 소환석은 무려 네 개다.

이는 네크로맨서를 소환하는 데 들어가는 양의 두 배였다.


협곡을 뚫기 위해선 이 정도 지출은 당연했다.

나는 포션까지 마셔가며 다섯의 블랙 고스트를 추가로 소환했다.


“딱히 전달할 건 없고, 저기 빨간 애들 보이지? 알아서들 처리해라. 마나가 모자라면 주술사들 거 빨아먹고.”


간략한 설명에 여섯의 블랙 고스트들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신이 난 듯했다.

몸이 근질근질한 모양인지 녀석들은 흥분에 겨워 몸을 떨고 있었다.


“가라! 앞길을 막는 것들은 모두 쓸어버려라!”


그렇게 손을 내저으며 나는 출격 명령을 내렸다.

이에 고스트들은 소름 끼치는 웃음소리를 내며 곧장 몹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우린 구경만 하면 돼. 일은 쟤들이 알아서 다 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처음 보는 블랙 고스트의 모습에 제임스는 또 한 번 겁을 먹은 듯했다.


나약한 녀석...

앞으로 종종 데리고 다니면서 남자로 거듭나게 해줘야지.


블랙 고스트들이 다가가자 붉은 무리들이 일제히 이들을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이내 협곡이 떠나갈 듯 단체로 함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우오오오오오!”


녀석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블러드 오크였다.

태초의 땅에나 있어야 할 오크가 왜 이곳에 있겠나 싶겠지만, 이들은 그런 평범한 오크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포악한 녀석들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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