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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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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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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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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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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4화

DUMMY

그가 건넨 것은 다름 아닌 C급 반지와 목걸이였다.


“오! 이것도 만들었었네?”


초록색의 반지와 목걸이는 에메랄드로 만든 것으로 지력을 각각 20씩 올려주었고, 주황색의 반지와 목걸이는 토파즈로 만든 것으로 힘을 각각 20씩 올려주었다.


“예. 대장님 것도 필요할 것 같아 같이 만들었습니다.”


“크으... 말 안 해도 내 마음을 다 알고 있었구나. 훌륭하오, 제승상.”


“예? 제승상이요? 그게 어떤 뜻입니까?”


“그냥 훌륭한 사람이라는 뜻이야. 내가 사는 세계에 승상이라고 하면 제일 유명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도 제씨거든. 아, 제씨가 아니라 제갈씨구나. 그러고 보니 너도 제씨는 아니네.”


“......?”


“몰라도 돼. 아무튼 고생 많았다.”


제임스의 세공술은 한 달 전쯤에 중급으로 승급했다.

하여 최근 지나가는 말로 원혼석 구슬과 C급 장신구를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 이를 잊지 않고 이렇게 만들어 놨던 것이었다.


“이제 구슬은 만들었으니까 다음번엔 그것도 가능하겠어?”


“...쉽진 않을 듯합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그래, 좋다. 난 승상만 믿겠소. 재료가 부족하면 언제든지 얘기해.”


“알겠습니다, 주인님.”


C급 장신구를 얻었으니 나는 기존의 장신구를 이것으로 갈아 치웠다.

그리고 로니에게도 장신구를 던져주며 말했다.


“너도 그거 써 이제. 그리고 일로 와서 나 좀 도와줘. 제임스 너도.”


나는 상자에 다가가 창고를 열어 그렘린을 잡고 얻은 잡템들을 모조리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간 미친 듯이 모았던 네크로맨서의 옷들을 모두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너도 빨리 잡템 넣고 이것 좀 꺼내. 제임스 너도. 꺼내서 바닥에 흩뿌려 놓으면 돼.”


“아니, 주인님... 이걸 언제 이렇게 많이 모으신 겁니까?”


“미치는 줄 알았다, 진짜. 나 시간 날 때마다 던전 갔었잖아.”


언제까지 강화되지 않은 네크로맨서 세트를 착용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하여 지난 한 달간 나는 강화된 네크로맨서 세트를 만들기 위해 지하 신전을 수백 번 넘게 뺑뺑이를 돌았다.


300벌 가까이 되는 것을 모두 꺼내자, 아지트 바닥이 옷으로 시커멓게 도배가 되었다.


나는 창고에서 강화 주문서 뭉치를 꺼냈다.

그리고 로니와 제임스에게 이를 나눠주며 말했다.


“눈에 보이는 대로 갖다 붙여. 내가 그만하라고 말할 때까지.”


“번거롭군. 이 몸이 이런 일까지 해야 되나?”


“거 좀 서로서로 도우면서 삽시다. 내가 니 갑옷도 구해주잖아.”


“흥.”


말은 저렇게 하지만 시키면 또 고분고분 잘할 것이다.

어차피 할 거면서 뭐 저리 비싸게 구는 건지...


제임스는 주문서를 쥔 채 벌써 준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때 책상 위에 있던 데미안이 내 어깨 위로 날아왔다.


“너도 할래?”


이에 데미안은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이 귀여운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됐다. 니가 이걸 어떻게 하겠냐. 그냥 구경이나 해.”


그렇게 준비는 끝났다.

눈빛으로 신호를 보낸 나는 로니, 제임스와 함께 바닥에 널브러진 옷들에 주문서를 마구마구 갖다 대기 시작했다.


빛이 나고 사라짐이 한참이나 반복되었다.

그렇게 수백 장의 주문서를 사용한 끝에.


“후아... 드디어 끝났네.”


+6 강화된 네크로맨서의 옷을 부위별로 모두 건질 수 있었다.


나는 냉큼 이를 착용하였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내 모습을 한번 살펴보았다.


“이야... 괜찮은데?”


보통 강화 수치가 5 이상이면 빛이 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네크로맨서의 옷들은 언데드 장비라 그런지 빛 대신 검은 기운이 넘실넘실 피어나고 있었다.


“오오... 멋지십니다, 주인님!”


“그치? 어때, 진짜 흑마법사 같아?”


“물론입니다!”


마법이야 진작 흑마법을 쓰고 있었으나 사실 지난 외형은 그리 흑마법사 같지는 않았다.

시커멓기만 한 복장에 하얀 자작나무 지팡이를 들고 다녔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엄연한 흑마법사로 거듭났다.

어둠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데다 시커먼 흑단나무 지팡이까지 들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지난 한 달간의 노고가 결실을 맺었다.

장비도 새로이 갈아치웠으니 이제 오늘의 할 일을 본격적으로 할 생각이었다.


나는 창고에서 마나포션을 잔뜩 꺼냈다.

그리고 소환석도 충분히 챙긴 후 로니와 함께 오늘의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자... 시작해 볼까...”


가볍게 심호흡을 한 후, 나는 곧바로 네크로맨시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레드 고스트를 마구마구 뽑아내기 시작했다.


MP가 빠른 속도로 바닥을 향해 가고 있었다.

하지만 한가롭게 리젠을 기다릴 생각은 없었다.

아직 소환해야 할 녀석들이 한참 남았기 때문이다.


마나포션까지 들이켜 가며 나는 고스트를 계속 소환했다.

그렇게 한참을 뽑은 후.


“총 몇 마리야? 야, 니들 열 마리씩 뭉쳐봐.”


숫자를 세기 위해 녀석들을 뭉치게 했다.


“여덟 마리 더 뽑아야 되네. 비좁으니까 니들은 다 뒤로 가 있어.”


현재 나는 개미굴의 최중심부에 있었다.

정확히는 보스 방으로 향하는 입구였는데, 여왕개미 레이드를 위해 녀석들을 잔뜩 뽑아내고 있었다.


“얘들은 이만하면 됐고, 다음은...”


총 80마리의 레드 고스트를 뽑은 나는 또 한 번 마나포션을 들이켰다.

그리고 혼이 나간 집행자와 네크로맨서를 소환하기 시작했다.


“보자, 하나, 둘, 셋, 넷... 음... 다 됐네.”


녀석들을 각각 여덟 마리씩 소환한 후, 나는 네크로맨서에게 광란의 흉갑을 쓰라고 명했다.

이에 집행자들이 모두 광폭한 집행자로 거듭났다.


“너희 넷, 일로 와봐.”


네크로맨서 넷을 앞으로 나오라고 손짓했다.

그리고 자작나무 지팡이로 다시 바꿔 든 후 녀석들에게 버프를 걸어주며 말했다.


“너희는 각각 고스트 20마리씩을 통솔한다, 알겠냐?”


“예... 주인이시여...”


“다른 거 하지 말고 해골 기사 소환만 열심히 해라. 공격은 여유가 생길 때나 하고.”


“명심하겠습니다... 주인이시여...”


이들은 길막을 통해 수비를 담당할 녀석들이었다.

나는 나머지 네크로맨서들에게도 버프를 걸어주며 말했다.


“니들도 해골 기사를 소환할 거야. 그리고 슬로우도 잊지 말고 잘 걸고.”


“예... 주인이시여...”


“아, 그리고 절대 여왕개미는 건드리지 마라. 슬로우고 나발이고 아예 손도 대지 마, 알겠냐?”


“명심하겠습니다... 주인이시여...”


“니들도 마찬가지야. 여왕개미는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마라.”


“예, 주인이시여!”


행여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해 나는 광폭한 집행자들에게도 보스는 절대 건드리지 말라고 당부했다.


“준비가 끝난 것 같네. 이제 슬슬 들어갈까?”


“그러지.”


결전의 순간이 다가왔다.

나와 로니를 선두로 우리는 조심스레 보스방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잠시 대기. 너희 넷만 따라와라. 그리고 고스트 너희들도 따라오고.”


여왕개미가 거처하는 곳인지라 보스방의 크기는 상당했다.

나는 보스의 어그로를 끌지 않기 위해 최대한 벽에 붙어서 이동했다.

그리고 네크로맨서와 고스트들 역시 얌전히 벽에 붙어 내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아무것도 손대지 마라. 아직 시작한 거 아니니까.”


보스방 여기저기에는 허리 높이까지 오는 거대한 개미알들이 꼿꼿이 서 있었다.

그리고 벽에는 암녹색의 아콘 광석이 무수히 박혀 있었는데, 이에 손을 대면 여왕개미가 반응하기 때문에 나는 이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벽을 따라 이동했다.


“일단 너, 그리고 니들 중 20마리만 일로 와.”


보스방과 연결된 입구는 동서남북으로 총 네 군데가 있었다.

그중 한 곳에 도착한 나는 네크로맨서 하나와 고스트 20마리를 이곳에 세우며 말했다.


“방금도 말했지만 너는 해골 기사 소환에만 신경 써라.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야. 막는 게 중요한 거다.”


“예... 주인이시여...”


“그리고 니들도 딴 데로 가지 말고 무조건 여기서 길목만 지켜라. 알겠냐?”


이에 고스트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 입구에 일부 병력을 배치한 나는 또다시 벽을 따라 다음 입구 이동했다.

그런 식으로 모든 입구에 병력 배치한 후, 원래 자리로 돌아온 나는 나머지 네크로맨서와 광폭한 집행자들에게 말했다.


“말했듯이 너희 네크로맨서들은 해골 기사를 소환하면서 슬로우도 부지런히 걸어라. 공격은 여유가 생기면 하도록. 집행자들은 몸들 잘 사려가면서 싸워라. 애들도 아니고 뭐 알아서 잘하겠지. 그리고 다시 한번 말한다. 절대로 여왕개미는 건드리지 마라. 실수로라도 건드리면 안 돼. 무조건 수하들만 공격해라. 알겠냐?”


“예... 주인이시여...”


“예, 주인이시여!”


“대답들은 잘하네. 이걸로 전달 끝. 로니, 너도 뭐 할 말 있어?”


이에 로니가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


“한낱 미물을 상대로 뭐 그리 할 말이 있겠는가?”


하여튼, 저놈의 하늘을 찌르는 자신감 하고는...


“아이고~ 그러시겠지요~ 제가 선생님의 위~대함을 몰라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선생님~”


“흥.”


로니는 나를 흘겨보더니 이내 시선을 거두었다.

나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선두에 서며 말했다.


“이제 가자, 얘들아.”


상대는 날갯짓 고원의 최악의 보스라고 불리는 여왕개미였다.

나를 필두로 우리는 녀석을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인식 범위 안으로 들어가자 녀석이 우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녀석을 호위하는 30마리의 거대 화염 병정개미 역시 우릴 향해 자세를 잡았다.


“자, 해골 기사 소환!”


수적 열세는 해골 기사로 극복할 생각이었다.

나의 명에 네크로맨서들이 일제히 해골 기사를 소환했다.


“해골 기사들, 돌격!”


이에 해골 기사들이 먼저 걸어 나갔다.

그리고 병정개미들 역시 다가오며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


개미와 해골 기사 간의 전선이 형성되었다.

이어 대기하던 집행자들 역시 모두 그곳으로 달려 나갔다.


“전부 슬로우 걸어!”


해골 기사들이 몸빵을 하고 있을 동안 네크로맨서들은 개미들에게 슬로우를 걸기 시작했다.

이에 녀석들의 움직임이 둔해졌지만 위협적인 것에는 변함이 없었다.


“하... 생각보다 빡세네.”


이름 그대로 거대 화염 병정개미들은 전신에 화염을 두르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해골 기사들이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었다.


마법은 못 쓰는 녀석들이라 고스트로 상대하면 좋았겠지만, 화염 그 자체가 마법이나 다름없어 그럴 수도 없었다.


전선이 무너지려 하자 네크로맨서들은 또 한 번 해골 기사들을 소환했다.

그리고 녀석들을 곧장 전선으로 내보냈다.


그때, 자리를 지키던 여왕개미가 집채만 한 몸뚱이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디오, 최대한 빨리 잔챙이들을 처리해라.”


“알았어.”


이를 본 로니는 곧장 여왕개미를 향해 달려 나갔다.


휘이이익!


차지를 쓰며 쏜살같이 나아간 그는 여왕개미에게 접근하자마자 거세게 망치를 휘둘렀다.

하지만 여왕개미는 거대한 턱으로 이를 가볍게 받아 쳐냈다.


[거대 여왕개미] [최상급]

HP / MP : 2500 / 1000

공격력 / 마법력 : 230 / 0

방어력 / 저항력 : 120 / 90


처음으로 마주친 최상급 몹으로 그 능력치가 어마어마했다.

게다가 최상급 몹은 디버프의 효과를 절반밖에 받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어 더욱 상대하기가 어려운 존재였다.


암녹색의 망치와 거대한 턱이 서로 격렬히 충돌하고 있었다.

섣부르게 디버프를 걸었다간 어그로가 나에게 튈 수 있기 때문에 이 두 괴물 간의 전투에 함부로 낄 수는 없었다.


전선을 보니 집행자들의 HP가 제법 줄어 있었다.

보스를 호위하는 정예 몹들인 만큼, 병정개미의 화력 또한 대단했다.


나는 곧바로 전선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보스는 로니에게 맡겨둔 채, 상태가 급한 집행자부터 곧장 힐을 넣어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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