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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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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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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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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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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8화

DUMMY

3층에서는 몰이사냥을 할 생각이 없었다.

빨리 보스를 처리하여 도감과 업적을 달성할 생각이었기에 우리는 곧장 최단 경로를 따라 보스 방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이내 도착한 보스 방은 앞선 지하수로의 보스 방과 모습이 비슷했다.

예상대로 철창이 내려왔지만, 나는 이를 무시한 채 곧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뭐냐 저거? 설마 다 독인가?”


방 한가운데에는 방 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큰 녹색의 웅덩이 하나가 있었다.

몹들이 한 마리도 없어 정적만이 감돌았는데, 고스트들의 소환 시간이 채 5분도 남지 않았기에 나는 곧바로 녀석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시간 없다, 얘들아! 어서 들어가서 찾아!”


보스가 어떤 녀석일지는 모르겠으나 저 웅덩이 안에 있는 것은 확실했다.

고스트들이 모두 그 안으로 들어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수면에 부글부글 물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푸와아악!


“이제 나왔네.”


역시나 거센 물보라가 솟구치며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보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킹 포이즌 리자드맨] [상급]

HP / MP : 1800 / 0

공격력 / 마법력 : 180 / 0

방어력 / 저항력 : 75 / 100


녀석은 거대한 시미터로 고스트들을 난도질 해댔다.

하지만 부질없는 짓이었다.


“디오, 구석으로 이동하지.”


“알았어.”


보나 마나 얼마 안 있어 어그로가 나와 로니에게 튈 것이 분명했다.

이에 우리는 웅덩이가 닿지 않는 방의 구석으로 이동했고, 로니가 내 앞에 서며 나를 보호하는 형태로 자리를 잡았다.


물리 공격으로는 고스트를 죽일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녀석은 잠시 공격을 멈추고 몸을 웅크렸다.

그러자 주황색이던 녀석의 피부가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후후. 도마뱀이라 멍청한 것은 어쩔 수 없군.”


치이이익!


불에 달군 쇳덩이를 물에 담근 것처럼 녀석 주변의 웅덩이 물이 격렬히 끓어오르며 빠르게 기화되었다.

직접 독을 뿜는 것은 아니었으나 저 웅덩이 자체가 모두 독이었기에 방 안은 이내 짙은 독 안개로 가득 차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게. 괜히 헛수고만 하네, 쯧쯧.”


상대를 잘못 만나도 너무 잘못 만났다.

시야가 조금 흐려졌을 뿐, 독 안개는 우리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다.


비장의 한 수 역시 고스트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자 녀석은 잠시 당황하는 눈치였다.

그러다 결국 구석에 있는 우리와 눈이 마주쳤다.


“온다. 로선생, 잘 좀 부탁합니다.”


어그로가 끌렸는지 녀석은 곧바로 우릴 향해 달려왔다.

그리고 로니를 향해 대검과도 같은 시미터를 거세게 내려쳤다.


카앙!


망치와 시미터가 맞부딪히며 불똥이 튀었다.

분노한 녀석이 계속해서 시미터를 휘둘러댔지만 로니의 완벽한 수비에 번번이 막히고 말았다.


로니를 돕기 위해 나는 곧장 슬로우를 녀석에게 날려 보냈다.


촤르륵!


그리고 아이스 랜스도 이어서 날려 보냈다.


쩌저적!


슬로우와 더불어 빙결 효과까지 더해지자 녀석의 움직임이 급격히 느려졌다.


이를 놓칠 로니가 아니었다.

수비만 하던 로니는 이제는 역으로 녀석에게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무자비한 망치질이 이어졌다.

이에 질세라 나 역시 로니를 돕기 위해 썬더 라이트닝을 연달아 날려 보냈다.


뿐만 아니었다.

뒤쪽에서 고스트들까지 합공하고 있으니 녀석의 HP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결국.


“키에에엑!”


HP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자 녀석이 괴성을 지르더니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2페이즈로 돌입하려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퍼억!


이를 알아챈 로니가 곧장 배쉬를 먹였다.

그리고.


스으으으으!


곧 그의 망치에 검보라색 기운이 넘실거렸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나 역시 마나포션을 들이킨 후 곧장 데스 오브를 소환하기 시작했다.


이내 스턴이 풀리자 녀석의 덩치가 더욱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슈와아아악!


데스 블로우가 복부를 강타하자 녀석은 몇 발짝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잘 가라.”


화아아아악!


날려 보낸 데스 오브가 폭발하며 두 기운이 녀석의 전신을 덮쳤다.


“카아악...”


이내 기운이 흩어지자 반건조 오징어마냥 생기 없이 쪼그라든 녀석이 모습이 나타났다.

결국.


[몬스터 도감 완성! 킹 포이즌 리자드맨!]

*킹 포이즌 리자드맨을 처치하였습니다. 앞으로 킹 포이즌 리자드맨의 정보를 읽을 수 있습니다.

*보상 : 스탯 +10


[업적 달성 : 독의 천적]

킹 포이즌 리자드맨을 쓰러뜨린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업적.

아무도 모르게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였습니다.

*보상 : 스탯 +25


녀석이 사망하며 도감 완성과 더불어 업적 달성까지 이룰 수 있었다.


“와우...”


히든 던전의 보스라 그런지 보상이 생각보다도 더 후했다.

그리고 예상한 대로 레이드에 성공했음에도 메시지가 전역에 울려 퍼지는 일은 없었다.


보스가 쓰러지자마자 타이밍이 절묘하게 고스트들 역시 소환 시간이 끝나 모두 사라졌다.

일이 다 끝났으므로 나는 보스가 드랍한 템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골드였다.

그리고.


[킹 포이즌 리자드맨의 독낭] [B급]


“또 독낭이네.”


킹 리자드맨의 것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는 독낭도 드랍됐다.


“고생했어, 로니. 잠시만 기다려 봐.”


웅덩이의 경계에는 많은 수의 B급 블러드 허브와 포이즌 허브가 자라고 있었다.

이를 모두 채집한 후 나는 다시 로니가 서 있는 구석으로 돌아와 상태창을 열었다.


“이제는 되겠지.”


늘 그랬듯 나는 획득한 스탯들을 지력과 MP에 나누어 찍었다.

그리고 MP가 다 차기를 기다린 후 로니를 보며 말했다.


“도와주지는 않아도 그냥 서 있어 줄 수는 있지?”


“무얼 하려는 건가?”


“뭐긴, 소환이지.”


“네크로맨서 말인가?”


“응.”


구석의 벽과 더불어 나와 로니가 서 있어 사방이 막힌 이 좁은 공간에 나는 파이어 월을 사용해 미리 화염 장벽을 깔아놓았다.

그리고 곧바로 네크로맨시를 사용해 네크로맨서의 도감을 눌렀다.


휘이이이이.


예상대로 이 좁은 공간에 검은 연기가 원을 그리며 바닥을 맴돌았다.


“큭큭큭. 얼마나 버티나 보자.”


그리고 곧 네크로맨서가 모습을 드러냈다.


“으윽... 이 무슨...”


녀석은 소환되자마자 타오르는 화염에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


“뭐긴 인마, 파이어 월이지.”


틈을 줄 생각이 없었다.

나는 곧바로 녀석에게 홀리 힐을 시전했다.


“크억! 네 이놈!”


당황한 녀석은 다급히 내게 검은 구체를 쏘아 보냈다.

하지만 전혀 먹히지 않았다.


흑마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자 녀석은 곧장 해골 기사를 소환해 HP를 채우기 시작했다.

허나 이 또한 부질없는 짓이었다.

HP를 채우는 속도보다 내가 힐로 HP를 깎는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결국.


“흐, 흐아악!”


녀석의 눈과 입에서 초록빛이 뿜어져 나오더니 이내 바닥에 허물어지듯 쓰러지고 말았다.

그리고.


[네크로맨서가 굴복하였습니다. 이제 당신의 충실한 종이 될 것입니다.]


“큭큭. 드디어 이날이 오네.”


마침내 나는 녀석을 소환할 수 있게 되었다.


.

.

.


며칠 뒤.


“성공했습니다, 주인님!”


“오, 정말?”


포션 제조에 성공한 제임스는 내게 녹색의 용액이 담긴 포션을 들어 보였다.


“이게 맹독 포션이란 말이지... 킹 리자드맨 걸로 만든 거야?”


“그렇습니다.”


맹독 포션은 제작 난이도가 높은 포션으로, 가장 낮은 급이 B급이었다.

아직 제임스의 연금술이 중급인 데다 B급 중에서도 만들기 어려운 포션이다 보니 며칠 만에 처음으로 제작에 성공할 수 있었다.


“고생했어. 무리하진 말고 나머지 재료는 아껴둬. 연금술이 고급이 되고 나서 해도 되니까.”


“알겠습니다.”


오늘은 어둠의 전당 3층을 공략할 예정이었다.

살모사 녀석들도 소탕했고, 이제 네크로맨서도 소환할 수 있게 됐으니 지금이 바로 최적의 시기였다.


B급 소환석도 미리 구입해 두었다.

그렇게 준비도 됐으니 로니와 함께 아지트 밖으로 나서려던 순간.


[흠흠... 계셨구려.]


[어? 오랜만이에요, 불카누스님.]


간만에 불카누스에게서 연락이 왔다.


[허허. 그간 잘 지내셨소? 다른 게 아니라 지난번에 의뢰했던 방어구 말이오. 제작이 끝났소. 어떻게 전달하면 되겠소?]


[그래요? 그럼 제가 불카누스님 있는 곳으로 갈게요. 어디 계시죠, 지금?]


[내 공방에 있소. 그럼 이곳으로 오시겠소?]


공방이라...

그러고 보니 저번에 자기 공방에 한번 놀러 오라고 그가 말했었다.


[그러죠. 공방이 어디에 있죠?]


[길드 관리소 2층에 있소.]


[2층이요? 저 지금 3층에 있는데 바로 내려갈게요.]


[허허. 좋소! 그럼 2층 계단이 있는 곳에서 뵙겠소.]


공방이라길래 대장간 어디에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아지트를 공방으로 쓰고 있는 듯했다.


“로니, 나 잠시 2층에 좀 다녀올게.”


“무슨 일인가.”


“방어구 좀 받아 오려고.”


관리소를 들락날락하면서도 한 번도 그와 마주친 적이 없었다.

어디서 지내는지 궁금했었는데 이렇게 가까이에 있을 줄은 몰랐다.


“반갑소! 알고 보니 가까운 이웃이셨구려!”


계단으로 내려가니 먼저 나온 불카누스가 나를 반갑게 맞이했다.


“이쪽으로 오시오! 내 공방을 소개해 드리리다.”


공방이라 부르는 그의 아지트는 계단에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여기였어요? 여기 바로 위층이 제 아지트예요.”


“정말이오? 어디서 지내시나 했더니 바로 내 위층일 줄이야! 허허. 이것도 참 인연이구려! 아무튼 안으로 들어오시오.”


호탕한 그의 안내에 따라 나는 곧장 그의 아지트로 발을 들였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나도 모르게 살짝 눈이 커졌다.


“왜 아지트를 공방이라 부르나 했는데 이건... 진짜 공방이 맞네요.”


“그렇소. 대장간에 들락날락하기가 귀찮아서 아예 이곳에 차려버렸소.”


모루, 망치, 화덕, 작업대 등...

블랙스미스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아지트 안에 갖춰져 있었는데, 마치 대장간을 이곳에 옮겨놓은 것 같았다.


“와... 이거 설마 직접 다 만드신 거예요?”


“그렇소. 물론 디오님 것은 따로 챙겨놓았소.”


한쪽 벽면에는 무기 걸이와 갑옷 걸이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수많은 종류의 무기와 갑옷들이 그곳에 한가득 걸려있었다.


“시간이 될 때마다 만들고 있소. 현생이 바빠 한동안 접속을 못 할 때도 있으니 말이오. 사실 오늘도 며칠 만에 온 것이라오. 하하.”


현실에서는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보아하니 근무 시간이 불규칙한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이쪽으로 오시오. 디오님 것은 바로 내어 드리겠소.”


그는 창고 역할을 하는 보물 상자를 향해 걸어갔다.

그 뒤를 따라가니 곧 그가 나에게 교환창을 요청했다.


“그럼 이제 올리겠소.”


요청을 수락하자 교환창에는 콘 방어구가 하나둘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니 이거 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


“그렇지 않소. 디오님이 준 콘이 제법 많았다오. 물론 내 실력도 한몫했지만 말이오. 하하하!”


그가 올린 방어구의 수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았다.


진짜 내가 준 콘을 모두 제작에 성공한 것일까?

아니면 선심을 써서 더 많이 챙겨준 것일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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