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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44,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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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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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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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5화

DUMMY

녀석들을 지칭하는 단어가 있다.

광전사.


[블러드 오크] [중급]

HP / MP : 200 / 0

공격력 / 마법력 : 110 / 0

방어력 / 저항력 : 10 / 0


오로지 공격에 미친 이것들은 능력치만 봐도 공격력에 몰빵되어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진짜 미쳤네...”


이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녀석들은 블랙 고스트가 파이어 스톰을 날려댐에도 불길을 뚫고 달려들고 있었다.


고스트들은 잠시 공중으로 떠올랐다.

이에 일부 녀석들이 손도끼를 던졌지만, 손도끼는 그대로 고스트의 몸을 뚫고 지나갈 뿐이었다.


또 한 번 파이어 스톰이 협곡을 메웠다.

결국 엄청난 화력에 200마리에 육박하던 오크들은 한 마리도 남김없이 전멸하고 말았다.


“우와... 주인님... 이건...”


“그래, 이게 바로 블랙 고스트다.”


어둠의 전당을 지배하던 보스가 바로 이 블랙 고스트다.

헌데 하나도 아닌 여섯이 있으니 제아무리 블러드 오크라 해도 손쓸 재간이 없었다.


안으로 들어서면서 우리는 수백의 오크 무리와 몇 차례 마주쳤다.

그때마다 파이어 스톰이 협곡을 가득 메웠다.


장관이었다.

거대한 화염과 이에 뛰어드는 미친 불나방들.

화염과 광기의 만남에, 협곡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열기로 가득 찬 듯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자 이제는 오크 주술사들도 무리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마침 고스트들의 마나가 떨어져 가고 있었는데, 마나 포션 역할을 할 녀석들이 나타난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협곡은 또 한 번 화염에 휩싸였다.

그 와중에 고스트들은 주술사들에게 달려들어 녀석들의 마나를 남김없이 빨아들였다.


광란의 도가니가 펼쳐진 가운데 가장 신이 난 것은 아무래도 고스트들이었다.

마나를 가득 채우자 이들은 쉼 없이 파이어 스톰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내가 소환했지만 진짜 미쳤네, 정말.”


모든 것이 검게 타버렸다.

화염이 사라진 자리엔 400구가량의 시신이 여기저기에 널려있었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우리는 쉬지 않고 협곡의 안을 향해 계속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이것이... 주인님의 힘...”


연이은 전투를 관전한 제임스는 여전히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 결이 달랐다.


처음엔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한 긴장이었지만 지금은 막대한 흑마법의 힘에 경외감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여러 번 전투를 치렀음에도 고스트들의 상태는 처음과 다름이 없었다.


멈출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쉼 없이 앞으로 나아가자, 이제는 무리에 오크 투사까지 섞이기 시작했다.


“오호... 벌써 이만큼 왔나?”


투사가 출현한다는 것은 보스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이에 나는 더욱 힘이 솟았다.


“다 쓸어버려라, 얘들아!”


나는 고스트들에게 더욱 신명나게 싸울 것을 명했다.


화르르륵!


거대한 화염이 또 한 번 전장을 집어삼켰다.


투사가 있든 말든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녀석들이 있다 해도 고스트들에겐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500이 넘는 무리가 모조리 사망했다.

이제는 비장한 느낌마저 들고 있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내가 아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협곡의 깊은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허나 너무 많이 죽여버린 탓인지 한동안은 오크들이 나타나지 않았다.

마치 협곡의 초반부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폭풍전야와도 같은 분위기였다.

그렇게 한참을 걸어 들어가던 중.


“거의 다 왔네.”


마침내 저 앞에 엄청난 무리의 오크들이 모여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규모는 대략 1,000마리.

그 수가 어찌나 많은지 이 넓은 길을 빈틈 없이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녀석들이 얼마나 있든 모두 화염의 제물이 될 테니 말이다.


“가라! 여긴 신경 쓰지 말고 다 쓸어버려!”


이번엔 나도 어느 정도 나서야 했다.


나는 고스트들과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파이어 월을 시전하여 화염 장벽으로 길을 막기 시작했다.


화르르륵!


앞서 날아간 고스트들이 파이어 스톰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그쪽이야 어찌 됐든 나는 계속해서 화염 장벽을 만들어 나갔다.


협곡은 또 한 번 아수라장이 되었다.

함성과 비명이 한 데 어울려 불쾌한 불협화음을 이루고 있었다.


대부분은 고스트들의 파이어 스톰에 쓰러져 나갔다.

하지만 그 수가 워낙 많아 일부는 불길을 피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화마에서 살아남은 수십 마리의 오크들은 우리가 있는 곳을 향해 달려왔다.

하지만.


“크오오...”


내가 만든 화염 장벽을 통과하지 못하고 그 안에서 모두 사망하고 말았다.


어딜 간다 해도 화염을 피할 순 없었다.

여기저기서 불길이 일고 있다 보니 마치 지옥에 온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다.


“드디어 끝났네.”


그 많던 오크들도 예외 없이 전원 몰살되고 말았다.


아쉬운 일이지만 블러드 오크들은 템을 드랍하지 않는다.

그래도 도감은 완성할 수 있었으므로 나는 이를 소소한 위안으로 삼았다.


협곡에 들어오고 족히 일만이 넘는 수의 오크들을 소멸시켰다.

이제는 그 끝이라 할 수 있는 보스를 만날 일만 남아있었다.


“마음의 준비는 됐어, 로니?”


“그런 건 나약한 것들이나 하는 것이다.”


“하여튼, 말하는 본새 하고는...”


여유롭게 진행하면 좋겠지만 고스트들의 소환 시간이 넉넉지 않았다.

하여 나는 계속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묘한 정적이 흐르며 우리의 발소리만이 협곡을 메웠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갈수록 알 수 없는 긴장감 역시 협곡을 함께 메우고 있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 우리는 특이한 구조로 이루어진 곳에 도착했다.


길은 앞으로 계속 뻗어있었다.

하지만 양옆으로 총 여섯 개의 좁은 길이 함께 나 있었다.


“제임스, 저기 뒤로 물러나 있어. 제법 멀리. 여기 데미안도 데리고.”


나는 내 어깨 위에 앉아있던 데미안을 제임스의 어깨 위로 올려주었다.


“너희들은 여기 좁은 길 보이지? 하나씩 맡아라. 절대 뚫리지 말고.”


나는 여섯의 고스트들을 좁은 길에 한 마리씩 배치시켰다.


“가자, 로니.”


남은 것은 보스였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나는 로니와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우리는 저 앞에 홀로 서 있는 녀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멀리 떨어져 있긴 했지만 그 모습이 범상치 않음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굳이 우리가 더 다가갈 필요는 없었다.

왜냐하면.


“와... 미쳤네.”


녀석이 엄청난 도약을 선보이며 우릴 향해 날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족히 수십 미터는 되는 거리였다.

그 먼 거리를 녀석은 고작 한 번의 도약으로 좁혀오고 있었다.


쿠웅!


땅이 꺼질듯한 충격이 전해졌다.

이에 나는 남자답게 곧바로 로니의 뒤로 물러섰다.


[블러드 오크 로드] [최상급]

HP / MP : 2000 / 300

공격력 / 마법력 : 250 / 0

방어력 / 저항력 : 50 / 30


오크의 최정점에 선 녀석.

터질듯한 근육에 3미터에 육박하는 체구는 그 모습만으로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었다.


“자고로 남자는 어떤 일에도 물러서지 않는 법이오, 로선생.”


“그럼 너는 남자이기를 포기한 것인가?”


물러설 때는 물러설 줄 아는 것 또한 남자의 덕목이다.

힘밖에 모르는 이 해골 녀석이 나의 그런 깊은 뜻을 이해할 리 만무했다.


“크오오오오!”


오크 로드는 협곡 전체를 뒤흔들 정도의 힘찬 함성을 터트렸다.


이는 일종의 신호였다.

함성을 들은 오크들은 이제 그 좁은 길들을 통해 미친 듯이 이곳으로 몰려들 것이었다.


녀석은 흉악하게 생긴 양손 도끼를 거세게 움켜쥐었다.

그리곤 쏜살같이 튀어나와 곧장 로니를 향해 이를 휘둘렀다.


카앙!


망치와 도끼가 불꽃을 튀기며 서로를 밀어내었다.

체구의 차이는 극명했지만 힘만큼은 서로 동수를 이루고 있었다.


두 괴물이 합을 주고받는 동안 나는 잠시 뒤를 바라보았다.


화염이 치솟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함성이 들려오는 걸 보니 본격적인 웨이브가 시작된 모양이었다.


나는 다시 오크 로드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손을 뻗어 곧장 녀석에게 슬로우를 날려 보냈다.


촤르륵!


“오... 이것도 나름 멋있는데?”


오브는 굳이 지팡이처럼 손에 들 필요가 없었다.

그렇기에 자유로워진 손으로 마법을 펼쳤는데, 손바닥에서 사슬이 바로 나가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거대한 체구와는 달리 오크 로드의 움직임은 눈으로 쫓기 어려울 정도로 빨랐다.

하지만 슬로우가 걸리자 조금은 둔화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손바닥을 펼쳐 아이스 락을 소환했다.

그리고 또 한 번 손을 뻗어 곧장 이를 날려 보냈다.


쩌저저적!


빙결 효과까지 걸리자 이제는 녀석의 움직임이 확연히 느려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세는 쉽게 기울어지지 않았다.


“힐 해줄게, 로니! 과감하게 싸워!”


시간 여유가 있다면 그저 두고 볼 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웨이브가 거세지기 때문에 어떻게든 빨리 결판을 내야 했다.


로니 역시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여 공격과 패링을 겸하던 것에서 오직 공격만 감행하는 것으로 태세를 바꾸었다.


쾅!


콰각!


망치와 도끼가 서로를 가격했다.

둘 다 공격력이 엄청난 터라 둘의 HP가 한 움큼씩 떨어져 나갔다.


또 한 번 공격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엔 놀랍게도 오크 로드가 뒤로 훌쩍 도약하며 자리를 피했다.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상황이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왜냐면 상대는 인간이 아닌 언데드였기 때문이다.


오크 로드의 공격은 상대에게 무조건 출혈을 일으킨다.

그리고 상대에게 입힌 피해만큼 자신의 HP로 흡수한다.


헌데 공격이 먹혔음에도 불구하고 HP 흡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출혈도 일어나지 않은 것을 보니 녀석으로선 의아한 상황일 수밖에 없었다.


“어딜 도망치는 것이냐, 미개한 짐승이여.”


로니는 망치를 내밀며 녀석을 도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크 로드는 가만히 서 있을 뿐이었다.


“아, 저 자식 빨리 안 오고 뭐 하는 거야...”


오히려 답답한 건 내 쪽이었다.

아직은 고스트들이 잘 막아내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텨줄지는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빨리 승부를 내야 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로니에게 다가가 뒤에 바짝 붙으며 말했다.


“내가 유인할게.”


사실 아직은 오크 로드를 공격하고 싶지 않았다.

공격하는 순간 내게 어그로가 끌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


나는 손바닥을 펼쳐 썬더 라이트닝을 소환했다.

그리고 녀석에게 곧장 이를 날려 보냈다.


콰르르릉!


강력한 뇌전 공격에 녀석이 몸을 살짝 떨었다.

그리고 눈을 희번덕거렸는데, 이를 보니 또 한 번 도약해 올 것이 분명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나는 또 한 번 녀석에게 썬더 라이트닝을 날려 보냈다.


콰르르릉!


이번 공격 역시 제대로 먹혀들었다.

이에 녀석은 사나운 이를 드러내며 허연 입김을 뿜어냈다.

폭발이 임박한 게 분명했다.


“쿠오오오오!”


예상대로 녀석은 힘차게 뛰어올랐다.

그리고 나를 반쪽 내버릴 기세로 도끼를 높이 치켜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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