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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44,488
추천수 :
663
글자수 :
572,793

작성
23.12.16 09:51
조회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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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87화

DUMMY

긴장감을 가지고 들어온 나는 먼저 스탯 초기화 후 남아있던 스탯을 다시 지력과 MP에 분배했다.

그리고 곧장 주변을 살펴보았는데 솔직히 앞선 지하수로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였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설마 이거 독이야?”


“그렇다.”


방금 전의 보스 방처럼 시작부터 독가스가 깔려있다는 점이었다.


“미쳤네, 이거.”


물론 보스가 발악하면서 뿜어댄 만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독은 독.

초입부터 이렇다는 건 던전 전체에 독가스가 깔려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독이라고 한들 우리에겐 안개에 불과할 뿐이다.”


“그렇기야 하지.”


역시 히든 던전은 히든 던전이었다.

독이 통하지 않기에 망정이지, 남들처럼 중독 피해를 입는 입장이었으면 사냥은커녕 포션만 들이키거나 힐만 계속해서 써야 할지도 몰랐다.


아무튼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곧장 지도를 열어 보았다.

살펴보니 던전의 크기 자체는 앞선 지하수로와 비슷했다.

허나 눈에 띄는 점이 하나 있었는데, 여타 던전과 달리 이곳은 커다란 링들이 맞닿아 있는 갈림길이 거의 없는 특이한 구조로 되어있었다.


“희한하게 생겼네.”


생소하긴 했지만 어쨌든 직접 경험해 보면 될 일이었다.

나는 로니와 함께 30마리의 고스트들을 이끌고 곧바로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오호...”


[포이즌 리자드맨] [중급]

HP / MP : 280 / 0

공격력 / 마법력 : 80 / 0

방어력 / 저항력 : 30 / 50


우리는 강렬한 주황색의 피부를 가진 포이즌 리자드맨 무리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리고.


“저것도 독인가 보네.”


녀석들이 들고 있는 칼에선 녹색의 액체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어찌 됐든 상관없었다.

나는 이번에도 체인 라이트닝을 사용하기 위해 썬더 라이트닝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


아직 하나밖에 소환하지 않았는데, 녀석들은 뇌전 구슬을 보자마자 곧장 달아나기 시작했다.


“...뭐야, 저 녀석들?”


황당해서 눈만 껌뻑이고 있자 옆에 있던 로니가 말했다.


“말려 죽이려는 작전이다.”


“말려 죽여? 뭘? 우리를?”


“그렇다. 허나 상대를 잘못 골랐군.”


“아... 설마 이 자식들...”


생각해 보니 그랬다.

독이 통하지 않는 몸인지라 별생각이 없었는데, 만약 내가 아닌 다른 플레이어들이었다면 중독된 채로 녀석들의 뒤꽁무니만 쫓다가 죽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영악하네...”


하지만 로니의 말대로 상대를 잘못 골랐다.


“너희들! 빨리 저 자식들 쫓아가, 어서!”


곧장 명령을 내리자, 뒤에 뭉쳐있던 고스트들이 일제히 녀석들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성가시게 하네, 이것들이 증말...”


던전 탐험도 탐험이지만 사실 그보다는 녀석들의 도감을 후딱 완성하는 것이 목표였다.

일반 리자드맨들의 빈약한 드랍템을 생각한다면 포이즌 리자드맨 역시 비슷할 터.

골드를 벌자고 굳이 이곳에서 사냥할 생각은 없었다.


지도를 열어 상황을 살펴보니 녀석들은 얄미우리만치 잘 도망가고 있었다.

뒤늦게 쫓아 가봐야 몇 마리 잡지도 못할 듯하여 계속 지도만 살펴보고 있었는데, 고스트들이 쫓아가는 경로에 있던 다른 녀석들 역시 고스트가 접근하자 똑같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몇 마리 되지 않던 것들이 뭉치고 뭉치다 보니 어느덧 20마리가 넘는 무리를 이루게 되었다.

숫자가 비슷해지자 고스트 무리와 리자드맨 무리가 충돌했다.

하지만 이내 다시 물러섰는데, 아마 칼로는 고스트를 죽일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어서 그런 듯했다.


다시 쫓고 쫓기는 상황이 이어졌다.

허나 마냥 이대로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


“...이 자식들 도대체 몸집을 얼마나 불리는 거야?”


시간이 흐를수록 리자드맨 무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스트야 그렇지만 나와 로니까지 물리 공격에 면역인 것은 아니었다.

하여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전에 어떻게든 손을 써야 했다.


“흠... 더 뽑아야 되나...”


고스트 한 무리가 더 필요했다.

몰이를 하고 있는 고스트들 말고 정면에서 녀석들을 덮칠 무리가 필요했다.


지도를 계속 보다 보니, 이젠 녀석들이 어디로 도망칠지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다.

아마 지금 방향으로 본다면 조만간 내가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올 터.

서둘러 결단을 내려야 했다.


“아니면 다른 걸 뽑을까...”


물론 다른 선택지도 있었다.

가성비는 떨어지지만 고스트보다 더 강력한 소환수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시간이 많지 않았다.

이제는 확실히 선택을 내려야 했다.

하여 어떤 소환수를 뽑을지 결정하려던 찰나.


“아, 맞다!”


문득 잊고 있던 것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게 있었지, 참!”


이게 먹힐지는 알 수 없었다.

허나 소환석은 아낄 수 있으니 이참에 한 번 시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곧장 상급 화염 마법인 파이어 스톰을 소환했다.

이에 시뻘건 화염 덩어리가 지팡이 주변을 둥둥 떠다녔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건가?”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몰랐지만, 일단 나는 바닥을 향해 지팡이를 겨누었다.

그리고 화염 덩어리가 바닥에 깔린다고 생각하자.


“오오!”


화염 덩어리가 그 방향으로 날아가더니 이내 바닥에서부터 활활 타오르는 화염 장벽으로 모습을 바꾸었다.

바로 파이어 월이었다.


“크으... 멋있네, 이거.”


체인 라이트닝처럼 파이어 월 역시 그 자체가 공격 마법인 것은 아니었다.

기존에 익힌 화염 마법으로 화염 장벽을 만들 수 있게 해주었는데, 던전처럼 복도 형태의 길에서 사용하기에는 그야말로 최적의 마법이었다.


“그러면 이 정도만 할 게 아니라...”


나는 좀 더 뒤로 물러난 뒤 다시 한번 바닥을 향해 지팡이를 겨누었다.

그리고 파이어 스톰이 곧장 바닥에서 화염 장벽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자.


화르르륵!


지팡이에서 덩어리가 아닌 직선 형태로 화염이 뿜어져 나와 내가 가리킨 곳의 바닥으로 이동하더니 곧 그곳에서 화염 장벽을 일으켰다.


“좋아! 그렇다면...”


나는 계속해서 화염 장벽을 일으킨다는 생각을 하며 지팡이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러자 지팡이의 방향대로 연이어 화염 장벽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아~ 이거지.”


파이어 월의 지속시간은 지력에 비례하여 늘어난다.

그렇기에 당장 화염 장벽이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었다.


다시 한번 지도를 보니 리자드맨 무리는 지금 내가 있는 곳을 향해 열심히 달려오고 있었다.

이에 나는 계속해서 뒤로 물러나면서 화염 장벽을 더욱 두껍게 만들었다.


“마나 소모가 장난이 아니구나.”


형성되는 장벽의 길이에 비례하여 MP가 소모되었다.

게다가 상급 마법인 파이어 스톰으로 파이어 월을 시전하다 보니 소모되는 속도가 더욱 빨랐지만, 녀석들을 확실히 사냥하기 위해 나는 MP가 바닥날 때까지 계속해서 화염 장벽을 만들어 나갔다.


“큭큭큭. 와봐라, 이 자식들아.”


준비는 끝났다.

그렇게 뒷짐을 진 채 잠시 기다리고 있자, 곧 화염 장벽 너머로 리자드맨 무리가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후후. 나쁘지 않군.”


이내 도착한 녀석들은 잠시 장벽 앞에 멈춰 섰다.

뒤쪽에서는 계속해서 고스트들이 다가오고 있어 어찌할 줄 몰라 하는 눈치였는데, 나는 이런 녀석들의 선택 장애를 해결해 주기로 했다.


파이어 스톰을 소환했다.

그리고 곧장 화염 덩어리를 녀석들이 있는 곳으로 날려 보냈다.


화르르륵!


덩어리가 폭발하면서 붉은 화염의 폭풍이 몰아쳤다.

이에 녀석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비명을 질러댔다.


가만히 있어도 타죽을 처지였다.

하여 녀석들 중 절반은 화염 장벽으로 뛰어들어 우리가 있는 쪽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고, 나머지 절반은 고스트가 있는 방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오우... 잘 타네.”


화염 장벽으로 뛰어든 녀석들의 몸 곳곳에서 붉은 화염이 피어올랐다.

포이즌 리자드맨이 아니라 파이어 리자드맨이라고 해야 할 모습이었는데, 잠시 후 최선두에 있던 녀석이 화염 지대를 뚫고 나왔지만 그 꼴이 아주 말도 아니었다.


만신창이가 된 녀석의 HP는 거의 바닥을 향해 있었다.

가까스로 살아나오긴 했으나 안타깝게도 녀석을 반기는 건 다름 아닌 로니의 망치였다.


뒤이어 다른 녀석들도 한 마리씩 속속 튀어나왔다.

하지만 망치를 맞고 저세상으로 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간혹 로니를 피해 튀어나오는 녀석도 있었다.

그럴 땐 썬더 라이트닝을 날려 보내 깔끔하게 마무리 지어 주었다.


그렇게 우리 쪽 방향을 택한 녀석들은 모두 사망하고 말았다.

지도를 보니 고스트 쪽 방향을 택한 녀석들 역시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었기에 굳이 내가 찾아갈 필요는 없어 보였다.


잠시 후 시간이 다 됐는지 화염 장벽이 모두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스트들 역시 손에 드랍템을 들고 내가 있는 곳으로 복귀했다.


“다들 잘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해. 최대한 많이 몰수록 좋다. 뒤처리는 방금 한 것처럼 할 테니까.”


처음엔 성가신 녀석들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오히려 이 도망치는 특성 덕분에 녀석들을 한 번에 몰아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손을 내젓자 고스트들은 키득거리며 또 다른 리자드맨들을 찾아 날아갔다.

그리고 나 역시 지도를 보며 같이 몹 몰이를 할 수 있는 위치로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한번 해본 덕분인지 녀석들을 어떻게 몰아가야 할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양치기를 하는 것처럼 나와 로니는 고스트들과 함께 리자드맨 무리들을 몰아가며 그 크기를 점점 키워나갔다.


“이제는 좀 잡아야겠네.”


어느덧 그 숫자가 100마리에 육박했다.

하여 나는 마나 포션까지 마셔가며 앞선 상황보다 더욱 두껍게 화염 장벽을 만들기 시작했다.


준비가 끝나자 때맞춰 고스트들이 리자드맨 무리를 이곳으로 몰고 왔다.

기껏 도망쳐 온 곳에 시뻘건 화염이 이글거리고 있자 녀석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숫자만 더 많았을 뿐이지 하는 행동은 같았다.

일부는 화염 장벽으로 뛰어들었고, 일부는 고스트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 나갔다.


다시 한번 느끼는 거지만 좁은 곳에서의 파이어 월은 정말이지 최고의 마법이었다.

이전보다 더 장벽이 두껍다 보니, 이곳으로 뛰어든 모든 녀석이 채 장벽을 뚫지도 못하고 모두 그 안에서 타 죽고 말았다.


불길이 꺼진 후 나는 녀석들이 남긴 전리품들을 모두 챙겼다.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고스트들이 녀석들을 섬멸하고 챙긴 전리품들을 손에 들고 돌아왔다.


도감을 완성했으니 더 이상 1층에 머물 필요는 없었다.

하여 우리는 곧장 계단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바로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2층 역시 1층과 별 차이가 없었다.

차이점이라곤 정예 몹인 포이즌 로열 리자드맨이 추가된다는 점밖에 없었기 때문에 사냥방식은 앞선 1층에서와 같았다.


몇 차례 몰이사냥 끝에 나는 포이즌 로열 리자드맨의 도감 역시 어렵지 않게 완성할 수 있었다.

그렇게 2층에서의 볼일도 끝낸 우리는 마지막으로 보스를 처리하기 위해 지체없이 3층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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