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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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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20
추천수 :
663
글자수 :
572,793

작성
23.02.0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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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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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65화

DUMMY

“그래. 큭큭큭. 이제 좀 실감이 나나?”


“척살령이라니... 너희들...”


“애원해도 늦었다. 전혀 봐줄 생각이 없-”


“무협지 너무 많이 본 거 아냐?”


“...뭐?”


순간 얼굴을 찌푸리는 조장.


“이놈 새끼,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맨날 교실 뒤쪽에서 무협지만 봤지?”


“너...”


“관상이 딱 점소이나 할 관상인데... 혹시 너 아침은 운기조식 만들고, 점심은 운기중식 만드는 거 아냐?”


이에 뒤에 있던 부하들이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애쓰고 있었다.


“...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


“죽는 건 너고요. 그리고 뭐 하나만 물어보자. 저번에도 네놈들 중에 조장이 있던데 조가 여러 개야? 그럼 넌 무슨 조냐?”


“니가 알아서 뭐하-”


“그랬군... 기쁨조였던 것인가...”


“이 미친 새끼가!”


“꾸짖을 갈(喝)!”


순간 정적이 흘렀다.


“본좌의 사자후에 다들 내상을 입었군.”


“......”


진짜 미친놈을 보는듯한 시선들이 나에게 날아왔다.


“장난은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아무튼 나 개미굴로 갈 거거든? 그러니까 좀 비켜줄래? 왠지 안 비켜 줄 것 같아서 하는 말이야.”


“잘 아네. 다른 놈은 몰라도 넌 절대 못 보낸다. 내 가랑이 사이를 지나가도 말이야.”


“에휴...”


뭐 하나 쉽게 되는 게 없다.

골렘 잡는 것까진 좋았는데 뱀 새끼들은 또 웬 말이냐.


“로니. 안 되겠는데. 일단 빠지고 다른 광산으로 가야 할 것 같아.”


상대는 총 일곱.

금안으로 살펴보니 조장 놈은 차지까지 배운 상태.

궁수가 없어 다행이긴 하지만 자칫 놈이 내게 차지를 쓰고 달려든다면 정말 골로 갈 수 있었다.


고민하던 나는 결국 귀환석을 손에 쥐었다.

그 모습을 본 조장이 썩은 미소를 날렸다.


“도망친다고 일이 해결될 줄 아나? 늦었어. 넌 이미 척살 대상이다.”


“어쩌라고.”


“이 땅에서 발붙이기 어렵다는 뜻이지. 널리 퍼져있는 우리 길드원들이 널 발견할 때마다 죽이려 들 것이다. 용서해달라고 애원해도 말이야.”


“아이고 무서워라. 이젠 천라지망까지 펼치시겠다?”


“그래. 아니면 ID를 바꾸고 성형해서 조용히 숨어 살든지 말이야. 하하하.”


그건 안 되지.

이 디오라는 이름이 얼마나 위대한 이름인데.


“흠...”


참으로 고민됐다.

놈들을 당장 교육시켜주고 싶었지만 그리 쉽지 않은 상황.

혼자 무쌍을 찍는 로니라 해도 상대편엔 법사가 둘이 나 있다.

HP가 낮아 마법을 연달아 맞았다간 로니 역시 골로 갈 터.

뾰족한 수가 없나 하며 귀환석을 만지작거리던 순간.


“디오. 도감 완성까지 얼마나 남았나?”


“도감? 골렘 도감 말이야?”


“그렇다.”


뜬금없이 웬 도감 타령?


“딱 한 마리 남았네. 99마리 잡았어.”


“그렇군.”


그때 우리와 녀석들 사이에 리젠 된 사파이어 골렘.


“도감만 완성되면 되니 잠시만 시간을 벌어다오.”


“뭐 하려고?”


대답도 하기 전에 벌써 망치를 꽉 쥔 로니.

나 원...


“저기 있잖아!”


나는 녀석들을 향해 크게 외쳤다.


“일단 얘만 처리하고 싸우자. 괜찮지?”


“그러든지 말든지.”


이로써 시간은 벌었다.

마침 로니를 향해 다가오는 사파이어 골렘.


“골렘을 잡자마자 놈들에게 뛰어들 것이다. 너도 곧장 파이어볼을 날리도록.”


“뭔 소리야?”


역시나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골렘을 향해 달려 나간 로니.


콰앙!


경쾌한 타격음이 동굴을 울렸다.

부서지기 시작하는 골렘.

로니의 말도 안 되는 공격을 보자 살모사 놈들의 입이 절로 벌어졌다.


이어지는 평타 공격.

그리고.


[몬스터 도감 완성! 사파이어 골렘!]

*사파이어 골렘 100마리를 처치하였습니다. 앞으로 사파이어 골렘의 정보를 읽을 수 있습니다.

*보상 : 스탯 +1


도감이 완성되자마자 로니는 녀석들을 향해 차지를 쓰고 달려 나갔다.

목표는 가운데에 서 있는 조장.


순간 녀석들이 움찔했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공격 태세를 갖추었다.


“이 미친 소환수 새끼가 뒤지려고!”


전사들의 무기에는 푸른 기운이 서려 있었고, 법사들은 라이트닝을 소환하고 있었다.

아 몰라...

어찌 되겠지...

나는 일단 로니가 시키는 대로 파이어볼을 소환했다.


이내 녀석들의 사정거리 안에 들어간 로니.

다섯 전사의 공격과 함께 라이트닝이 날아들던 순간.


화아아아악!


로니의 몸에서 대량의 검은 기운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으아악! 뭐야 이거!?”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저건 또 뭔데?


충격파로 인해 사방으로 나가떨어져 간 살모사 놈들.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일단 소환이 끝난 파이어볼을 녀석들을 향해 날려 보냈다.


“빨리 이 새끼 죽여!”


조장의 외침에 벌떡 일어난 이들.

충격파에 밀려났을 뿐이지, HP가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라이트닝 볼트가 먼저 로니에게 꽂혔다.

헌데 뭔가 이상했다.

로니의 HP 칸이 조금밖에 줄지 않은 것이다.


뒤이어 내가 날린 파이어볼이 녀석들에게 떨어졌다.

주변이 화염으로 휩싸이며 전장이 더욱 정신이 없어진 상황.

그러다 불길 사이로 검보라색 기운이 폭발적으로 뚫고 나왔다.

데스 블로우였다.

아마 조장 놈이 맞아 죽었을 터.


“어떻게 된 거야?!”


“몰라 시발! 빨리 저 새끼 죽여!”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며 욕설이 난무했다.

이 와중에 로니는 침착하게 상대 법사들이 있는 곳으로 파고들었다.


퍼억!


배쉬 한방에 법사 한 명이 즉사했다.

놀란 다른 법사가 달아나려 했지만.


푹! 푹!


등에 날아든 화살 두 방에 녀석 역시 사망하고 말았다.


쉴 틈이 없었다.

재빨리 라이트닝을 소환한 나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녀석에게 날려 보냈다.

한쪽에선 암녹색의 망치가, 한쪽에선 라이트닝이 날아드는 상황.

결국 우왕좌왕하던 중 전사 두 놈이 사망했다.


카오라서 귀환도 할 수 없었기에 남은 두 놈 역시 끝까지 항전했다.

하지만 결과야 뭐...


[타락한 기운이 어딘가로 빨려 들어갑니다.]


마찬가지로 차가운 바닥에 쓰러진 녀석들.


순식간에 전투가 끝났다.

어안이 벙벙한 상황.

모두 해치우긴 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그거 뭐였어?”


“무엇 말인가?”


“그거 있잖아, 아까 시커먼 게 폭발한 것 말이야.”


이에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로니.


“나의 힘이다.”


“힘?”


“정확히는 되찾은 나의 힘이지.”


“그게 무슨 소-”


잠깐...

되찾은 힘이라고?

이에 나는 금안으로 곧장 그의 스킬 창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바이탈... 스트렝스?”


또 하나 해금된 로니의 스킬.


“힘이 아주 조금 모자라더군. 허나 때맞춰 도감이 완성될 줄이야. 후후.”


“......”


해금의 기준은 나도 정확히는 모른다.

추측건대 그의 힘 수치와 연관이 있을 터.

부족했던 힘 수치 1이 도감 보상으로 인해 해결된 모양이었다.


[바이탈 스트렝스] [?급]

*힘만큼 HP가 증가합니다.

*MP가 HP로 변환되며, 모든 스킬이 MP 대신 HP를 소모합니다.


뭐라고?

힘만큼 증가한다는 게 무슨 뜻이... 설마?


“허어...”


로니의 HP를 본 순간 나는 눈을 의심했다.


“...미쳤네.”


그의 HP가 말도 안 되게 늘어나 있었다.

무려 395.


“그러니까... 지금 네 힘만큼 HP가 증가했다... 이건가?”


“그렇다.”


맙소사...


“전에 말하지 않았는가. 힘이야말로 곧 체력이라고.”


“아니 그건...”


그냥 하는 소린 줄 알았지 인마.


현재 로니의 힘은 315.

거기다가 MP까지 HP로 변환된 탓에 300 이상의 HP가 증가했다.

이 무슨 미친 소리란 말인가.


아까 라이트닝을 맞았을 때 HP 칸이 조금 닳았던 것이 생각났다.

인제 보니 HP가 증가해서 상대적으로 적게 닳는 것처럼 보였던 것.


“...근데 로니, 스킬 쓸 때 HP가 소모된다는 건 무슨 뜻이야? 마나를 전혀 안 쓴다는 건가?”


“그렇다. 나의 생명력을 이용한다는 뜻이다.”


이 또한 신기했다.

MP 대신 HP를 쓴다고?

그럼 MP를 올릴 필요가 전혀 없잖아?

그 말은, 내가 힐만 빵빵하게 밀어주면 된다는 뜻.


“아주 조금은 숨통이 트인 것 같군. 하지만 디오, 아직 갈 길이 멀다. 앞으로 더욱 분발해야 할 것이다.”


스킬 하나하나가 개사기였다.

힘을 올리면 HP도 올라간다니.

달리 말하면 남들보다 스탯이 두 배나 된다는 뜻.


“로니...”


아... 이 기특한 녀석.

그에게 다가가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려는 찰나.


휘이이이이.


갑자기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뭐야 이건?”


평범한 바람이 아니었다.

불그스름한 빛을 띤 정체불명의 바람.


“후후. 드디어 왔군.”


바람은 우리를 감싸고 주변을 맴돌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회오리 모양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꼭 뭔가가 나타날 것 같은 기분...

이내 회오리가 사방으로 흩어지자.


“하아... 이 냄새... 타락한 자의 냄새로군.”


새빨간 피부와 등에 달린 날개.

눈동자가 없는 노란 눈과 머리에 난 뿔.

전형적인 모습의 악마였다.

헌데...

다리에 저거 의족 아냐?


“정말이지 참을 수가 없어... 그래, 그럼 얼마나 타락한 자인지 볼... 응?”


말을 멈추고 눈을 깜빡이는 녀석.

나와 로니를 번갈아 보더니 이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상하군. 분명 타락한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말이야.”


내 푸르스름한 ID가 의아한 모양.


“난 니가 더 이상한데. 넌 뭐냐? 몹이냐?”


보통 몹들은 머리 위에 이름이 나타난다.

오크면 오크, 골렘이면 골렘 이런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녀석의 머리 위에는 아무것도 떠 있지 않았다.

금안으로도 스탯을 살필 수도 없었고 말이다.

이건 마치.


“큭큭큭. 몹이라는 게 뭘 말하는지 모르겠군. 아무튼 해치러 온 것은 아니야. 그저 거래를 하기 위해 온 것이지.”


NPC 같은 느낌이랄까.


“...악마가 실제로 있긴 했구나.”


“하하. 당연한 것 아닌가? 참으로 서운하게 말을 하는군.”


하지만 녀석은 전혀 서운한 표정이 아니었다.


사실 훈련단장인 에르윈이 악마 이야기를 했을 때도 나는 반만 그 말을 믿었다.

로니 역시 악마가 있다곤 했지만 내 눈으로 직접 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헌데 이렇게 뜬금없이 나타날 줄이야...


“근데 내가 알기로 이교도 놈들이 너흴 소환하려고 한다던데 왜 거기로 안 가고 여기로 온 거지?”


“아, 그 정신 나간 놈들 말인가? 그건 뭐... 내 마음이지.”


그러면서 악마는 거드름을 피웠다.


“우린 그런 것에 응하는 존재가 아니야. 도움도 안 되는 소꿉놀이에 맞장구를 쳐줄 것 같나? 뭐, 물론... 심심해서 가보는 놈들도 있긴 하지만.”


누군가가 생각이 났는지 고개를 끄덕이는 악마.


“그래서... 거래를 하러 왔다고?”


“그래. 헌데... 나와 거래를 할 수가 없을 것 같군. 참으로 이상해... 분명 타락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 말이야. 도대체 어디서 나는지 알 수가 없어.”


이에 로니가 나를 보며 말했다.


“디오. 램프를 꺼내라.”


“램프를? 그러다가...”


나는 있지도 않은 로니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저놈이 뺏어가면 어떡하려고?”


이에 고개 젓는 로니.


“걱정 마라. 짓궂기는 해도 거래는 공정하게 하는 놈들이다.”


“음...”


로니가 그렇다고 하니 일단 믿어 보기로 했다.

해서 나는 조심스럽게 인벤에서 램프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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