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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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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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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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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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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3화

DUMMY

휘오오오오!


녀석을 중심으로 강력한 바람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이를 정통으로 맞은 고스트.

흡사 수십 개의 칼날에 베인 것처럼 1번 주자는 갈기갈기 찢겨나갔다.


하피 퀸이 무서운 또 다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저 광역 스킬.

공격 마법이기에 고스트는 결국 그 자리에서 소멸하고 말았다.


“자, 2번 출발!”


내 말에 곧바로 2번 주자가 출격했다.

사지로 내모는 것 같아 미안하긴 했지만, 어차피 그냥 놔둬도 소환 시간이 다 되면 사라질 녀석이었다.


2번 주자 역시 곧장 하피 퀸을 향해 날아갔다.

이를 발견한 하피 퀸은 또 한 번 날개를 접었다.


휘오오오오!


역시나 몰아치는 바람에 유명을 달리한 2번.


“3번, 고!”


흐름을 탔을 때 이어 나가야 한다.

곧바로 출격한 3번.


휘오오오오!


결과는 마찬가지.

아디오스...


“음... 한 번 더 가야 되네. 거기 너! 그래, 두리번거리는 너! 빨리 가. 니가 4번이다.”


이에 떨떠름해 하는 녀석.

하지만 어쩌겠나.

까라면 까야지.


결국 녀석도 하피 퀸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4번째 바람을 맞고 장렬히 전사했다.


“이만하면 됐고...”


보스라고 해서 저런 스킬을 마구마구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러 고스트를 한 마리씩 보낸 것은 저런 식으로 하피 퀸의 마나를 빼놓기 위함이었다.

바닥이 난 하피 퀸의 MP를 확인한 나는 곧장 나머지 다섯에게 명령했다.


“이제 죽을 일 없으니까 너희들도 모두 나가. 출격!”


이에 녀석들은 신이 났는지 어깨를 들썩인 후 곧장 하피 퀸을 향해 날아갔다.


“크으... 보스를 이렇게 날로 먹을 수 있다니...”


이것이 흑마법사다!

드디어 이 몸이 빛을 발하는구나!


나는 감격에 젖어 잠시 눈을 감았다.

하지만 뭔가 계속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 들어, 다시 눈을 떴다.


“왜? 뭐?”


한심한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로니.


“우리도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


“응? 왜?”


“저길 봐라.”


로니는 하피 퀸과 고스트들이 싸우는 곳을 가리켰다.


“잘만 싸우고 있구... 응?”


분명 고스트들은 멀쩡히 다 살아 있었다.

하지만.


“아... 저 얍삽한 통닭 새끼...”


발광하던 하피 퀸이 고스트들을 따돌리며 날고 있었다.

얼핏 보면 도망치는 듯한 상황.


“저대로 보고 있을 셈인가?”


“......”


고스트의 비행 속도는 빠른 편이었지만 하피 퀸의 속도는 더욱 빨랐다.

HP가 빨린 하피 퀸은 고스트를 따돌리며 리젠을 통해 다시 HP를 채우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문제는 MP도 같이 회복되고 있었던 것.


“그래서... 어떻게 하려고?”


“슬로우를 걸어라.”


고스트를 추가 소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그 수가 는다 한들 속도 차이로 인해 따라잡지도 못하는 상황.


“젠장. 왜 이리 일이 쉽게 풀리나 했더니...”


MP가 더 회복된다면 녀석이 다시 한번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고스트들은 모조리 몰살될 상황.


“...어쩔 수 없네. 잘 지켜줄 거지?”


“물론.”


결론은 슬로우를 걸어야 한다는 것.

나무 뒤에 숨어있던 나는 로니와 함께 녀석의 영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구조요청을 하듯 두 팔을 흔들며 크게 소리쳤다.


“여기다, 여기! 이 통닭 새끼야!”


이에 우리를 발견한 녀석.


“오우... 온다.”


화풀이할 대상이라 여겼는지 하피 퀸은 곧장 우리를 향해 활강하기 시작했다.


나는 이번에도 남자답게 로니 뒤에 숨었다.

그리고 미리 슬로우를 소환해 놓았다.


로니 역시 양손으로 망치를 꽉 쥐었다.

이내 망치를 뒤덮는 검보라색 기운.


“죽지 마라, 디오.”


“야 이 자식아, 지켜준다며!”


“후후.”


농담할 상황이 아니었다.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녀석.

창날이나 다름없는 긴 발톱을 바짝 세우며 공격 준비를 하려던 순간.


촤르륵.


사거리에 들어오자마자 날려 보낸 슬로우가 정확히 녀석에게 들어갔다.


속도가 조금 줄었지만 녀석은 크게 개의치 않는 듯했다.

기어코 눈앞까지 다가와 나와 로니를 움켜쥐려던 순간.


슈와아아악!


로니의 데스 블로우가 정확히 녀석의 발에 꽂혔다.


“히아아악!”


큰 타격을 입자 녀석은 비명을 지르며 물러났다.

그리곤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와 로니를 노려보았다.


잠시 흐름이 우리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어느새 녀석을 뒤쫓아온 고스트들.


“이제 쟤들이랑 놀러 가, 이 자식아!”


나의 손짓에 녀석도 고개를 돌려 고스트가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고민이 되는 듯했다.

나와 고스트를 번갈아 보는 녀석.

결국.


“휴...”


녀석은 다시 한번 하늘 위로 솟구치며 도망치는 것을 택했다.


아직 안심할 때가 아니었다.

나는 곧장 블루 고스트를 소환했다.


“야! 너도 빨리 저기 친구들 있는 곳으로 가!”


하피 퀸의 마나가 더 차기 전에 얼른 마나를 빼놓아야 했다.


한 마리로는 부족해 보였다.

나는 연이어 두 마리의 블루 고스트를 더 소환한 후 녀석들도 하피 퀸이 있는 곳으로 보내버렸다.


슬로우를 건 덕분에 고스트들은 하피 퀸에게 따라붙을 수 있었다.

그리고 황급히 블루 고스트들을 보낸 덕에 녀석이 바람을 일으키는 것도 막을 수 있었다.


“후우... 위험했다.”


조금만 늦었으면 그 광역 스킬에 고스트들이 모두 찢겨나갈 뻔했다.

한숨 돌린 나는 팔짱을 끼고는 계속해서 도망 다니는 하피 퀸을 바라보았다.


고스트들이 아주 잘해주고 있었다.

하피 퀸의 MP가 바닥을 치고 있는 것은 물론, HP 역시 쭉쭉 잘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히아아악!”


그리 쉽게 무너질 녀석이 아니었다.

HP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자 2페이즈로 돌입한 녀석.

눈은 시뻘게지고 깃털은 더욱 풍성해졌다.


외형만 변하는 것이 아니었다.

방어력과 저항력 역시 한 단계 상승한 하피 퀸.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고스트는 방어력과 저항력을 무시하고 HP나 MP를 빨아들이기 때문.

다만 문제는.


“아오... 진짜...”


HP와 MP의 리젠 속도도 같이 상승한다는 것.


물론 공략 영상을 본 적이 있어 이미 알고는 있었다.

다만 지금 보니 내가 생각한 것보다 리젠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이 문제였다.


“피가 줄질 않네.”


녀석의 HP가 600 이하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아니, 오히려 조금씩 차오르고 있었다.

MP 역시 마찬가지.


이대로는 승산이 없었다.

또 한 번 결정을 내려야 했다.


“그래. 하자! 해! 이제 와서 포기할 순 없다!”


사나이 외길 인생.

후퇴는 없다.

오직 직진.


숨을 크게 내뱉은 후 나는 곧장 네크로맨시를 사용했다.


마나 포션까지 마셔 가며 마나가 되는 대로 고스트를 소환했다.

그렇게 한참을 소환하고 보니 내 앞에 레드 고스트 10마리, 블루 고스트 3마리가 서 있었다.


“니들도 빨리 가! 얼른 통닭 뜯으러 가!”


이에 웃음을 흘리며 일제히 날아가는 녀석들.


소환에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쉽게 말해 돈이 많이 나간다는 말.


C급 소환석 하나가 1천 골드니 고스트 하나당 시급이 무려 10만 원이다.

그런 녀석들을 20마리 넘게 소환했으니 순식간에 200만 원이 넘게 날아갔다.

그러니 꼭 하피 퀸을 잡아야 했다.

못해도 본전은 뽑아야 되니까.


머지않아 추가로 소환된 녀석들까지 하피 퀸에게 바짝 들러붙었다.

이에 더욱 발악하는 하피 퀸.

다시 살펴보니, 느리기는 하지만 확실히 HP와 MP가 모두 줄고 있었다.

이젠 정말로 시간문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애썼지만 무의미한 몸짓이었다.

슬로우에 걸린 탓에 사방팔방으로 움직여도 고스트들을 떼어낼 순 없었다.

결국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히아아아악!”


단말마와도 같은 비명을 지르며 또 한 번 우리를 향해 다가오는 하피 퀸.


“뒤로 물러나 있어라, 디오.”


다시 한번 망치를 쥐고 내 앞에 나서는 로니.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잘 봐라, 로니.”


나는 로니 앞으로 나서며 마나 포션을 들이켰다.


지팡이를 들어 올려 곧장 마법을 소환했다.

맹렬히 뿜어져 나오는 두 기운.

검은 기운은 구체를 형성하고, 초록색 기운은 그 안에서 해골 대가리가 되었다.

빠른 속도로 줄어들던 나의 MP는 이내 바닥이 났다.


“흑마법사도 필살기 하나쯤은 있어야지. 큭큭큭.”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온 사악한 웃음소리.

점차 컨셉에 잡아먹히고 있었다.

흑마법이 낳은 괴물이랄까.


처음보다는 느렸지만 그래도 제법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하피 퀸.

동귀어진하려는 듯 죽음을 각오한 모습이었다.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안 된다.

너만 죽을 테니까.


어느덧 사거리 안까지 들어온 녀석.


“잘 가라.”


이에 나는 녀석에게 곧장 데스 오브를 날려 보냈다.


“하아아아아!”


해골 대가리가 소름 끼치는 숨소리를 내뱉으며 앞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하피 퀸과 부딪히자.


화아아아악!


오브가 폭발하며 두 기운이 녀석을 덮쳤다.


“와우...”


처음 써본 마법이었는데 생각보다 그 이펙트가 더욱 멋있었다.

기운이 사라지자 이내 바닥으로 추락하는 녀석.


“끼에에에...”


처음의 위풍당당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깃털은 마구 빠져 듬성듬성했고, 몰골은 생기가 없어 매우 초라해 보였다.


[‘디오’님이 하피 퀸을 쓰러뜨렸습니다.]


날갯짓 고원 전역에 메시지가 퍼졌다.

그리고.


[몬스터 도감 완성! 하피 퀸!]

*하피 퀸을 처치하였습니다. 앞으로 하피 퀸의 정보를 읽을 수 있습니다.

*보상 : 스탯 +5


[업적 달성 : 바람을 잠재운 자]

하피 퀸을 쓰러뜨린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업적.

당신의 용맹함이 날갯짓 고원에 널리 퍼질 것입니다.

*보상 : 스탯 +15


“크으... 업적까지.”


나는 주먹을 말아쥐고 입술에 가볍게 갖다 댔다.

그리고 검지를 세우고 팔을 살짝 들어 올렸다.

일명 승리의 세레머니.


“봤냐? 너만 좋은 거 쓸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이제.”


“후후후.”


아무튼 레이드에 성공했으니 이젠 전리품을 거둘 차례.


“고생했다, 얘들아. 마지막으로 저기 올라가서 둥지 좀 살펴봐라. 아니, 그러지 말고 그냥 둥지째로 들고 와.”


고스트들은 고개를 끄덕인 후 곧바로 나무 꼭대기에 있는 둥지를 향해 날아갔다.

나는 하피 퀸의 시신이 사라진 곳으로 다가갔다.


“하나, 둘, 셋, 넷... 총 열 개네.”


바닥에 떨어져 있는 마핵은 총 10개.

그리고 골드도 제법 쌓여있었다.

모두 거둬들여 보니 대략 5천 골드.

보스의 강력함 치고는 드랍템이 너무 빈약했다.

원래 하피들이 그런 몹이긴 하지만...


잠시 후 고스트들이 빙 둘러서 둥지를 받친 채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거의 다 도착했을 무렵.


“거기 밑에 내려놔.”


이에 녀석들은 둥지를 얌전히 땅에 내려놓았다.


워낙 덩치가 큰 하피 퀸이다 보니 둥지 크기도 상당했다.

작은 수영장만 하달까.


나는 곧장 둥지를 타 넘고 그 안으로 들어갔다.

알 같은 건 없었다.

대신.


“우와... 몇 개냐 이거...”


세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수의 눈물꽃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둥지가 아니라 꽃바구니였네, 이건.


“로니. 너도 이리 와서 좀 주워.”


너무 많아서 손이 다 모자랄 지경.

로니는 귀찮아하면서도 둥지 안으로 들어와 나와 같이 눈물꽃을 챙겼다.


“너흰 할 일 끝났으니 이제 모두 돌아가. 해산!”


나의 명에 역소환되어 사라지는 고스트들.

소환 시간이 제법 남아 있었지만, 이 정도 수확을 거뒀으니 딱히 아깝지는 않았다.


할 일을 마친 우리도 이제 돌아갈 차례.

나와 로니는 귀환석을 사용해서 곧바로 아지트로 돌아갔다.


“제임스. 선물이다.”


“예?”


나는 제임스 옆으로 다가가 책상 위에 눈물꽃을 모두 털어놓았다.

이에 로니 역시 책상 위에 눈물꽃을 털어놓았다.


“한번 세봐. 몇 갠지.”


한가득 쌓인 눈물꽃 동산.

가지런히 정리하며 한참을 세던 제임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4... 425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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