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힐 쓰는 흑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조회수 :
44,524
추천수 :
663
글자수 :
572,793

작성
24.01.01 23:12
조회
76
추천
0
글자
11쪽

90화

DUMMY

“뭐야 저게?!”


갑작스런 고스트들의 등장에 녀석들은 당황하여 허둥지둥거리기 시작했다.

법사들이 황급히 마법을 쏘긴 했지만 수십의 고스트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디, 디오!”


“뭐? 디오라고?!”


뒤늦게 나를 발견한 녀석들은 내 이름을 불러댔다.

하지만 상황이 급박하다 보니 이들은 결국 계단을 타고 모두 2층으로 도망쳤다.


“하여튼... 저 귀찮은 자식들...”


살기 위해 줄행랑을 쳤지만 사실 의미 없는 생명 연장일 뿐이었다.


나는 레드 고스트들을 데리고 천천히 2층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곧바로 지도를 열었다.


“보자...”


빨간 점 뭉치들이 지도상 여기저기에 퍼져있었다.

대충 헤아려 보니 그 수는 대략 30명.

그리고 방금 도망친 녀석들이 길드 채팅으로 상황을 전달한 것인지, 이들 모두가 일제히 3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 중심부로 모이기 시작했다.


“고스트를 더 모아야겠군.”


“그래야겠네.”


물론 뭉쳐봤자 의미는 없었다.


나는 2층 역시 크게 한 바퀴를 돌며 고스트들을 잔뜩 모았다.

그렇게 100마리를 넘게 모은 후, 카오들을 소탕하기 위해 그들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저리로 가라 이제. 쟤들이나 뜯어 먹어.”


카오들이 뭉쳐있는 곳으로 손짓하자 고스트들은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며 녀석들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


결과는 뻔했다.

나름 필사적으로 항전하긴 했지만 그래도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고스트를 상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몇몇은 사망했고, 몇몇은 눈물을 머금고 귀환석을 사용했다.

그리고 나머지 20명가량은 마치 떠밀리듯 계단을 타고 3층으로 도망쳤다.


“아. 저 자식들... 그냥 여기서 죽지, 뭘 계속 도망가는 거야?”


시키지 않아도 고스트들은 녀석들을 뒤쫓아갔다.

그렇게 두 무리를 보낸 후, 우리도 그 뒤를 따라 천천히 3층으로 내려갔다.


사실 보통의 플레이어들이 3층에 간다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본격적으로 상급 몹이 나오는 데다가 1, 2층과는 그 난이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카오들은 벌써 저만치 도망갔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내버려 둬도 알아서 죽을 것이었기에 나는 이곳에서 잠시 사냥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플레이어들이 오지 않는 곳이다 보니 분위기가 매우 고요했다.

그렇게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던 중.


[혼이 나간 심판관] [상급]

HP / MP : 550 / 0

공격력 / 마법력 : 90 / 0

방어력 / 저항력 : 45 / 35


[혼이 나간 주교] [상급]

HP / MP : 450 / 200

공격력 / 마법력 : 15 / 90

방어력 / 저항력 : 25 / 45


3층에서만 등장하는 정예 몹 한 쌍과 마주치게 되었다.


“심판관은 내가 맡을게.”


“좋을 대로.”


원판이 이교도인 녀석들이다 보니 전략도 그때와 같았다.

전사형 몹인 심판관은 내가, 법사형 몹인 주교는 로니가 맡기로 했다.


로니가 먼저 주교에게 화살을 쏘아 보냈다.

이에 어그로가 끌리면서 심판관 역시 우리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녀석도 언데드다 보니 흑마법인 슬로우는 먹히지 않을 것이었다.

하여 나는 아이스 랜스를 소환해 곧장 녀석에게 날려 보냈다.


쩌저적!


빙결 효과가 퍼지며 녀석의 이동속도가 느려졌다.

나는 계속해서 뒤로 물러나며 거리를 벌린 채 썬더 라이트닝을 연이어 날려 보냈다.


로니 역시 거리를 유지하며 활로 주교를 농락하고 있었다.

그렇게 손쉽게 승리를 거머쥐나 싶던 순간.


“나왔네.”


녀석들의 뒤에서 보라색의 무언가들이 우릴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다름 아닌 퍼플 고스트였다.


[퍼플 고스트] [중급]

HP / MP : 150 / 0

공격력 / 마법력 : 0 / 0

방어력 / 저항력 : 0 / 20


레드 고스트와 블루 고스트를 섞은 듯한 녀석으로 상대의 HP와 MP를 동시에 빨아들이는 몹이었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3층에 발을 들이지 않는 이유가 심판관이나 주교가 아닌 바로 이 녀석들 때문이었다.


녀석들이 오든 말든 우리는 계속해서 심판관과 주교를 상대했다.

여섯의 고스트가 나와 로니에게 달라붙어 HP와 MP를 빨아들이려 했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처음 겪는 상황에 녀석들이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든 말든 심판관과 주교를 처리한 우리는 이어 녀석들도 모조리 처리해 버렸다.


가장 성가신 퍼플 고스트가 무력한 상황이다 보니 3층 역시 별것 아닌 곳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우리는 3층을 크게 한 바퀴 돌며 눈에 보이는 녀석들은 모조리 때려잡았다.


도감을 다 완성한 후 마지막으로 보스를 처리하기 위해 곧장 보스 방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뭐냐? 니들 왜 여기에 있냐?”


보스방 입구 앞에서 레드 고스트와 블루 고스트 무리가 서성이고 있었다.


“후후. 이곳으로 도망쳤었나 보군.”


“응? 아, 그 자식들?”


무슨 말인가 했더니, 카오 녀석들이 이 고스트 무리를 피해 도망친 곳이 하필 보스방인 듯했다.


나는 곧장 지도를 열었다.

그리고 보스 방 안의 몹 분포를 살펴보니 확실히 그 숫자가 줄어있었다.


“맞네. 여기서 싸웠었네. 쯧쯧... 멍청한 자식들.”


원치 않게 보스 방으로 들어간 녀석들은 퇴로가 차단된 상태에서 최대한 항전했을 것이다.

그 결과 전원 사망하여 연옥으로 끌려갔을 텐데, 아무튼 녀석들 덕분에 나는 수고를 조금 덜 수 있게 되었다.


보스 방에 들어가기 전, 나는 먼저 파이어 스톰을 사용해 고스트 무리들을 섬멸시켰다.

그리고 우수수 떨어진 원혼석들을 모두 주운 후 로니를 보며 말했다.


“로니, 입고 있는 거 다 벗어봐.”


“무슨 일인가.”


“강화하려고.”


현재 로니가 착용하고 있는 방어구는 +2 강화된 콘 방어구였다.

나는 출발 전 불카누스에게 받은 콘 방어구 역시 모두 꺼내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강화 주문서로 곧장 강화를 시도했다.


“휴...”


아슬아슬했지만 다행히 +4 강화된 콘 방어구를 부위별로 모두 건질 수 있었다.

로니가 이를 주워 다시 착용할 동안 나는 다음 준비를 위해 네크로맨시를 사용했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네크로맨서 도감을 눌렀다.


휘이이이이.


“다행이다... 되는구나.”


어둠의 전당 역시 입장 제한이 있는 던전이기에 들어오기 전 스탯 초기화를 하여 사용 스탯을 낮춰놓은 상태였다.

하여 이로 인해 네크로맨서 소환이 되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이미 굴복시킨 녀석이라 그런지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검은 연기가 원을 그리며 바닥을 맴돌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네크로맨서가 곧 모습을 드러냈다.


“크으... 감격스럽다, 진짜.”


처음으로 소환한 상급 소환수였다.

녀석을 소환하는 데 들어간 것은 B급 소환석 두 개.

무려 시급 200만 원짜리 소환수였다.


“야, 너.”


“예... 주인이시여...”


녀석은 머리를 조아리며 공손히 답했다.


“그거 쓸 수 있지? 그 뭐라고 불러야 되냐? 뼈로 된 흉갑 있잖아, 그거.”


“예...”


그러고 보니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었다.

나는 곧장 금안으로 녀석을 살폈다.


[광란의 흉갑] [상급]

MP 소모 : 100

*대상을 미쳐 날뛰게 만듭니다. 1회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스킬이 바로 간부 좀비를 광폭하게 만든 바로 그 스킬이었다.


“흠... 한 번밖에 못 쓰네.”


일회성이라는 점이 조금 아쉬웠지만 횟수 제한 없이 이걸 쓴다는 것도 사실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나는 곧장 간부 좀비를 소환했다.

그리고 네크로맨서에게 광란의 흉갑을 사용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푹! 푹푹! 푹!


흉갑의 끝부분이 좀비의 살을 파고들었다.


“그아아아아!”


그러자 두 눈이 시뻘게지며 녀석은 광폭한 간부 좀비로 새롭게 거듭났다.


보스를 상대하기 위해선 전력이 더 필요했다.

나는 네크로맨서를 추가로 하나 더 소환했다.

그리고 또 한 번 간부 좀비를 소환하려던 순간.


“잠깐... 너 얘 말고도 다른 애한테도 그거 쓸 수 있냐?”


어쩌면 간부 좀비가 아닌 다른 녀석한테도 광란의 흉갑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확신이 없는지 네크로맨서는 침묵할 뿐이었다.

하지만 뭐 어떤가?

직접 확인해 보면 그만이지.


나는 간부 좀비가 아닌 혼이 나간 집행자를 소환했다.

그리고 녀석에게 광란의 흉갑을 사용하라고 명을 내리자.


푹! 푹푹! 푹!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흉갑의 끝부분이 집행자의 살을 파고들었다.


“그아아아아!”


녀석 역시 두 눈이 시뻘게지며 광폭한 집행자로 거듭났다.


[광폭한 혼이 나간 집행자] [상급]

HP / MP : 550 / 0

공격력 / 마법력 : 90 / 0

방어력 / 저항력 : 40 / 35


“오우...”


중급이었던 녀석이 상급이 될 정도로 능력치가 대폭 상승했다.

이 정도면 정예 몹인 심판관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집행자가 이 정도라면 도대체 심판관은 얼마나 더 강해질까?


나는 곧장 마나 포션을 들이켰다.

그리고 네크로맨서와 심판관을 추가 소환한 후 녀석에게도 얼른 흉갑을 사용하라고 명을 내렸다.

하지만.


“제가 부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닙니다, 주인이시여...”


“...뭐?”


뜻밖에도 심판관에게는 이를 사용할 수 없다고 네크로맨서가 답했다.


“하수인으로 부리기엔 둘 간의 격차가 크지 않아서 그렇다.”


“그래? 아... 이런...”


네크로맨서도 그렇지만 심판관 역시 상급인 녀석이다.

흉갑은 아마 네크로맨서보다 급이 떨어지는 중급 이하 언데드에게만 사용이 가능한 듯했다.


아쉽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었다.

하여 나는 집행자를 하나 더 소환해 심판관 대신 녀석을 광폭화시켰다.


“그래도 뭐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내 앞에는 네크로맨서 셋, 광폭한 집행자 둘과 간부 좀비 하나, 그리고 심판관 하나가 서 있었다.

여기에 나와 로니까지 있으니 레이드를 하기에 부족한 전력은 아니었다.


보스 방에 들어가기 전, 나는 모두에게 버프를 돌렸다.

그리고 네크로맨서들에게 말했다.


“니들은 다른 거 하지 말고 해골 기사만 소환해라. 소환하는 족족 적들한테 보내. 알겠냐?”


“예... 주인이시여...”


기본 공격이 흑마법인 네크로맨서인지라 같은 언데드인 적들에게는 피해를 주지 못할 것이었다.

나는 나머지 소환수들에게도 명령을 내렸다.


“알아서들 싸워라. 너무 튀어 나가지는 말고. 몸 좀 사리면서 싸우라 이 말이야.”


“예, 주인이시여!”


이 외에 더 명령내릴 것은 없었다.

어차피 핵심 전력은 나와 로니였기에, 소환수들이 버텨주는 동안 우리가 적들을 하나둘 처리할 작정이었다.


그렇게 준비가 끝났다.


“가자, 로니.”


나와 로니가 앞장서서 들어가자 소환수들도 뒤따라 보스방 안으로 들어왔다.


쿵!


늘 그랬듯 철창이 내려와 우리의 퇴로를 막았다.


좀 더 안으로 발을 들이니 나는 방 중심부의 바닥에 커다란 오망성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 심판관과 주교의 호위를 받고 있는 교주의 모습도 함께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힐 쓰는 흑마법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09 109화 +2 24.03.19 26 0 16쪽
108 108화 24.03.14 38 0 12쪽
107 107화 24.03.11 44 0 11쪽
106 106화 24.03.07 46 0 11쪽
105 105화 24.03.04 43 0 11쪽
104 104화 24.02.29 48 0 11쪽
103 103화 24.02.26 55 0 12쪽
102 102화 24.02.22 53 0 11쪽
101 101화 24.02.19 48 0 12쪽
100 100화 24.02.16 51 0 11쪽
99 99화 24.02.13 51 0 12쪽
98 98화 24.02.06 56 0 12쪽
97 97화 24.02.02 56 0 12쪽
96 96화 24.01.29 56 0 12쪽
95 95화 24.01.26 54 0 12쪽
94 94화 24.01.21 63 0 12쪽
93 93화 24.01.18 64 0 11쪽
92 92화 24.01.16 69 0 12쪽
91 91화 24.01.07 75 0 12쪽
» 90화 24.01.01 77 0 11쪽
89 89화 23.12.26 84 0 11쪽
88 88화 23.12.20 80 0 11쪽
87 87화 23.12.16 88 0 11쪽
86 86화 23.12.01 91 0 11쪽
85 85화 +1 23.11.14 105 1 11쪽
84 84화 23.10.25 94 0 12쪽
83 83화 23.10.06 110 0 11쪽
82 82화 23.05.24 161 0 12쪽
81 81화 23.05.19 135 1 11쪽
80 80화 23.05.16 145 1 12쪽
79 79화 23.05.06 165 0 12쪽
78 78화 23.04.25 185 1 11쪽
77 77화 23.04.02 209 2 12쪽
76 76화 23.04.01 184 2 11쪽
75 75화 23.03.31 187 2 12쪽
74 74화 23.03.30 176 2 11쪽
73 73화 23.03.29 184 2 12쪽
72 72화 23.03.28 181 2 12쪽
71 71화 23.03.27 189 1 11쪽
70 70화 23.03.26 189 3 12쪽
69 69화 23.03.25 188 2 11쪽
68 68화 23.03.24 189 1 12쪽
67 67화 23.03.23 192 2 11쪽
66 66화 +1 23.02.03 251 3 12쪽
65 65화 +1 23.02.02 222 3 11쪽
64 64화 23.02.01 227 4 12쪽
63 63화 23.01.29 237 3 11쪽
62 62화 23.01.26 233 3 12쪽
61 61화 23.01.20 256 4 11쪽
60 60화 23.01.18 278 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