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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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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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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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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1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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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화

DUMMY

“벌써 공성전을요?!”


“그렇습니다.”


“......”


“허나 실패로 끝이 나겠지요. 아무리 드래곤 나이트라 한들, 성의 주인이 되기엔 아직 역부족이니 말입니다. 물론 그것도 시간문제일 뿐...”


현재 총 81개의 날갯짓 고원 중 다음 지역으로 진입한 곳은 단 두 군데밖에 없었다.

물론 가장 먼저 진입한 세력은 당연히 드래곤 나이트였다.


아홉 개의 하위 지역이 한 개의 상위 지역으로 모인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었다.

하여 81개의 날갯짓 고원이 아홉 개의 상위 지역으로 모일 것이란 것은 누구나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치 못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상위 지역이 같은 곳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현재 드래곤 나이트가 도달한 곳은 ‘철의 산맥’이라 불리는 곳으로, 불그스름한 바위산이 도처에 널려있는 곳이었다.

반면 두 번째로 밝혀진 지역은 ‘녹음의 정원’으로, 푸른 초원과 울창한 숲이 주를 이루는 철의 산맥과는 전혀 다른 곳이었다.


태초의 땅, 부화의 평원, 날갯짓 고원은 그 번호만 다를 뿐 맵의 구성은 모두 동일했다.

하지만 최근 밝혀진 이 두 지역은 완전히 다른 곳이었는데, 이를 통해 아직 밝혀지지 않은 나머지 일곱 지역 역시 모두 다른 곳이라 추측되고 있었다.


“어찌 보면 철의 산맥은 드래곤 나이트에게 가장 적합한 곳이기도 하지요. 다만 그 난폭한 드워프들을 어떻게 무릎 꿇릴지가 사뭇 궁금해지는군요.”


“......”


철의 산맥은 아홉 개의 날갯짓 고원이 모이는 곳인 만큼 그 영역이 어마어마하게 넓었다.

그리고 철의 산맥의 가장 중심에는 이에 걸맞게 ‘아이언 게이트’라는 거대한 성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날갯짓 요새가 날갯짓 고원에서의 마을 역할을 하는 것처럼, 아이언 게이트 역시 그럴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NPC들이 그곳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전까지는 그저 마을이 오픈되어 있어 플레이어들이 거리낌 없이 드나들 수 있었지만, 아이언 게이트는 드워프들이 그곳을 차지하고 있었다.

하여 성을 이용하려면 먼저 공성전을 통해 이들을 몰아내야 했는데, NPC의 강력함을 생각한다면 이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성을 차지한다는 것은 막대한 부와 권력을 차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많은 이들이 혈안이 되어 성을 차지하려 할 테지요. 혹시 디오님은 성에는 관심이 없으십니까?”


“성이요? 하하... 아직 협곡도 뚫지 못했는데요, 뭐.”


날갯짓 고원의 다음 지역으로 가기 위해선 통곡의 협곡을 반드시 뚫어야 한다.

현재 그조차도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성에 대해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협곡이야 시간이 지나면 결국 뚫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미리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쁜 일은 아니지요.”


“그거야 뭐... 그렇긴 하죠. 근데 혼자서 어떻게 성을 먹겠어요? 다른 대형길드들이 차지하겠죠.”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하지만 디오님이 직접 성을 차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


“우군이 되십시오. 다른 말로 동맹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군요.”


“무슨 뜻인지...”


미소바는 찻잔을 매만지며 말을 이어 나갔다.


“드래곤 나이트 정도가 아니고서는 단독으로 성을 차지할 수 있는 길드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공성전도 그러하거니와 설령 성을 차지했다 하더라도 끊임없는 도전을 받아내야 하기 때문이지요. 옥좌라는 것은 그저 편하게 눌러앉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맞는 말이었다.

어렵사리 성을 차지한다 해도 끊임없이 다른 길드들이 공성전을 걸어올 것이니 말이다.


“그러니 여러 길드가 연합하여 세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이후 성을 차지하고 나면 공로에 따라 그 공을 나누게 되겠지요.”


“그 뜻은...”


“그렇습니다. 디오님이 그 연합의 한 축이 되어 보는 것입니다.”


“...저도 길드를 만들라는 뜻인가요?”


이에 미소바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굳이 그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디오님께선 홀로 다니지 않으십니까.”


“그렇죠. 거의 로니랑만 다니니까요.”


“길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디오님 자체가 길드가 되는 것입니다. 흔히 일당백이라고 표현하지요. 디오님에 더불어 그 로니라는 친구가 함께한다면 장차 어떠한 길드도 디오님을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음...”


한마디로 그만큼 우리가 강해지라는 말이었다.

나와 로니가 백 명, 혹은 그 이상의 강함을 보여준다면 미소바의 말대로 우리를 무시할 수 있는 길드는 없을 테니 말이다.


“지금 디오님이 계시는 날갯짓 요새는 몇 번째 요새입니까?”


“몇 번째요? 아, 그게... 26번째였나 그럴 거예요.”


미소바가 묻는 것은 아마 요새 뒤의 번호인 듯했다.

26번째라는 나의 대답에 그는 무언가 만족하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디오님에게는 아주 좋은 상황이군요. 협곡 너머로 디오님을 위한 땅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그곳에서 디오님은 본격적으로 날개를 달게 될 테지요.”


“저를 위한 땅이요? 어떤 곳인데요?”


“직접 확인해 보시지요. 이제 날갯짓 고원은 거의 다 공략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렇긴 하죠”


지난 몇 달간 나는 날갯짓 고원 전역을 돌아다니며 몬스터 도감을 대부분 완성시켰다.

하여 도감을 완성하지 못한 몹도 얼마 남지 않아 있었다.


“협곡을 뚫는 자 역시 디오님이 될 것입니다. 흑마법이란 그만큼 강력한 마법이니 말이지요. 다만 그 힘을 아직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고 계시군요.”


“그렇죠. 아직은...”


네크로맨서도 소환하지 못하고 있으니까.


“의기소침하지는 마십시오. 지금 디오님은 문턱 앞에 서 있습니다.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강력한 소환수를 부릴 수 있을 겁니다.”


역시 미소바는 예리했다.

사실 나도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다.

능력치가 조금만 더 상승한다면 네크로맨서를 소환할 수 있을 것이란 것을 말이다.


“그래요. 곧 그렇게 되겠죠.”


찌뿌둥한 마음을 털어내기 위해 나는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아~ 오늘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네요. 이제 슬슬 가봐야겠어요. 로니가 기다리고 있거든요.”


나는 차를 내어준 미소바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참, 온 김에 리큐르 좀 사 갈게요. 제임스가 이 집 리큐르가 맛집이라고 하더라고요. 일단 3천 개 살게요.”


“그러시지요.”


골드는 충분했다.

다만 인벤이 부족하다 보니 나는 창고지기와 잡화점을 몇 차례 왕복했다.


“이제 다 샀네요. 오늘도 즐거웠어요. 잘 지내고 있어요. 다음에 또 들를게요.”


“그러시지요. 또 재밌는 무용담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디오님, 이것.”


그러면서 미소바는 내게 두 권의 책을 건넸다.


“하나는 디오님을 위한 것이고, 하나는 제임스라는 친구를 위한 것입니다. 리큐르를 이렇게 많이 사 가시는데 어찌 빈손으로 보내겠습니까.”


“아... 그거야 뭐...”


나는 괜스레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매번 이렇게 선물을 받으니 괜히 미안해지네요. 어쨌든 고마워요. 잘 쓸게요.”


그가 건넨 것은 다름 아닌 고급 약초학과 중급 세공술이었다.

마침 나와 제임스 모두 숙련도가 다 찬 상태라 책을 사려고 했었는데 미소바 덕분에 그 수고를 덜 수 있었다.


나는 미소바에게 작별인사를 건네고 잡화점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귀환석을 이용해 곧장 아지트로 돌아왔다.


.

.

.


“준비됐어?”


“물론.”


[지하수로] [중급]

*음습한 이들이 터를 잡은 곳입니다.

*입장 제한 : 사용 스탯 250 이하

*참고 : 중독되지 않고 보스를 처치하면 숨겨진 던전이 열립니다.

입장하시겠습니까?


날갯짓 고원의 세 던전 중 하나인 지하수로.

어둠의 전당보다는 난이도가 낮은 곳으로, 입장 제한에 걸리지 않기 위해 우리는 신전에서 스탯 초기화를 한 후 이곳으로 왔다.


푸른 포탈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어두침침한 지하수로가 펼쳐졌다.


“진짜 오기 싫게 생겼네.”


곳곳에 푸르죽죽한 물때와 이끼가 끼어있어 하수구 냄새가 진동하는 듯했다.

물론 그렇다고 진짜로 냄새가 나는 건 아니지만.


“역시 사람이 거의 없구나.”


지도를 보니 다 합쳐도 몇 안 되는 플레이어들이 여기저기서 드문드문 사냥하고 있었다.


“누가 비린내 나는 것들을 상대하고 싶어 하겠는가.”


“하긴.”


나 역시 도감만 완성할 목적으로 이곳에 왔기에 최대한 빨리 2층으로 내려갈 생각이었다.

하여 지도를 보며 지름길을 따라가던 중.


“시작됐네.”


도마뱀의 모습을 한 몹들이 칼을 든 채 우리의 앞길을 막아서고 있었다.


[리자드맨] [중급]

HP / MP : 150 / 0

공격력 / 마법력 : 60 / 0

방어력 / 저항력 : 20 / 40


지하수로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리자드맨이었다.

HP는 낮은 편이지만 공격력이 높고 매우 민첩한 녀석으로, 플레이어들이 상대하기 꺼리는 몹 중 하나였다.


“어찌할 것인가, 디오.”


“어쩌긴. 잠시 있어봐.”


참고로 리자드맨은 절대로 혼자 다니지 않는다.

항상 여럿이 무리를 지어 다녔는데, 대열이 엉성하여 오합지졸같이 보였지만 실상은 그것이 아니었다.


“화염 마법은 좀 그렇고...”


차라리 녀석들이 어느 정도 뭉쳐있다면 파이어 볼과 같은 화염 마법을 날려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악한 녀석들은 광역 공격이 펼쳐진다 싶으면 귀신같이 흩어져 달아난다.

그리고 시간차를 두며 습격해 오는데, 이런 습성이 플레이어들을 상당히 성가시게 했다.


“이참에 배운 걸 써봐야겠네.”


허나 이 몸이 누구인가.

장차 만인지적이 될 킹갓엠페러제네럴충무공마제스티 디오님이시다.


나는 썬더 라이트닝을 하나 소환했다.

그리고 연달아 계속해서 썬더 라이트닝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카르륵?”


내가 공격은 하지 않고 뇌전 구슬만 늘리고 있자 녀석들은 의아한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나, 둘, 셋, 넷... 총 여덟 개 맞네.”


지팡이 주변에는 어느덧 여덟 개의 뇌전 구슬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그냥 쓰긴 아깝고 음...”


준비는 끝났지만 막상 평범하게 날려 보내려니 밋밋한 느낌이 들었다.

하여 잠시 고민한 끝에.


“주문 영창을 해야겠네.”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주문 영창을 한번 해보기로 했다.


“먹구름 속에서 날카롭게 번쩍이는 오딘의 분노여! 모든 적들의 살갗을 찢어발겨라! 체인 라이트닝!”


영창을 마치자마자 나는 곧바로 뇌전 구슬 다발을 날려 보냈다.


콰르르릉!


“키아악!”


첫 번째 구슬이 폭발하며 썬더 라이트닝이 작렬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콰르르릉!

콰르르릉!


나머지 구슬들이 인근의 리자드맨에게 옮겨가며 연쇄적으로 작렬하기 시작했다.


콰르르릉!


점선 잇기를 하는 것마냥 구슬들은 계속해서 리자드맨을 타고 이어 나갔다.

그렇게.


콰르르릉!

콰르르릉!

콰르르릉!

콰르르릉!


나머지 구슬들도 연쇄적으로 작렬하자 내 앞을 가로막던 여덟 마리의 리자드맨들이 공격 한번 해보지 못하고 모두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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