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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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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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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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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70화

DUMMY

잠시 놀란 마음을 다스릴 겸 나는 마나 회복의 시간을 가지며 소환석 수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보았다.

귀부인을 소환하는 데 소모된 것은 C급 소환석 두 개.


“진짜 비싸네...”


뭐든 돈이 문제였다.


하급 소환수의 경우 D급 소환석이 사용되지만, 중급 소환수에는 C급 소환석이 사용된다.

문제는 가격 차이.

D급 소환석 하나는 1백 골드지만, C급 소환석은 1천 골드다.

무려 개당 10만 원.

귀부인을 소환하는 데만 20만 원이나 들어간 셈이다.


소환 마법이 귀족들의 마법이라 불리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정령을 소환하는 마법인 서먼 엘리멘탈의 경우, 마법서 자체도 무척 비싸지만, 정령을 소환할 때 들어가는 소환석 비용 역시 상당한 수준이었다.

흡사 고급차를 끌 때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과 같달까.


그렇다고 이 좋은 마법을 안 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튼 마나가 모두 회복되자, 나는 이번엔 레드 고스트를 소환했다.


내게 달라붙어 생기를 빨아들이려는 녀석.

귀부인을 보다가 이 녀석을 보니 그저 귀여울 뿐이었다.


역시나 라이트닝을 날려 보내 가볍게 녀석을 굴복시켰다.

연이어 소환한 블루 고스트 역시 마찬가지 신세였다.


이후 나는 도장 깨기 하듯 계속해서 녀석들을 굴복시켰다.

이제 남은 것은 혼이 나간 사제와 집행자.


“음...”


사제를 소환하려니 잠시 고민이 됐다.

왜냐면 마나도 생각해야 했기 때문.


소환수를 소환할 때 소환석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소환 마법 역시 마법이기에 마나가 소모됐는데, 소환수의 강함에 따라 소모량이 늘어났다.


던전에서 만나 일 대 일로 붙을 땐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녀석을 소환해야 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소환한 후 마나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면 제법 고전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아깝긴 하지만 또 한 번 마나 포션을 마셔야 할지도 몰랐다.

뭔가 다른 수가 없나 하며 고민하던 찰나.


“잠깐... 따지고 보면 이제 이것도 나의 능력 아닌가?”


확신할 순 없었다.

반신반의한 상황.

아무튼 생각난 김에 나는 이 방법을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우선 귀부인을 다시 소환했다.


“어우...”


다시 봐도 소름 끼치는 녀석.

이제는 굴복한 녀석이기에 내 말을 순순히 따를 것이었다.


“내가 뒤를 봐줄 테니까 마음 놓고 싸워라. 알겠지?”


“예. 주인이시여.”


확실히 소환수가 되고 나니 고분고분해졌다.

나 대신 귀부인이 나설 터.

나는 곧장 녀석에게 블레스드 쉴드와 레지스턴스를 걸어주었다.


“참 나... 이게 뭔...”


언데드에게 백마법 버프가 들어가는 아주 기이한 상황.

이에 나도 모르게 실소가 터져 나왔다.


MP가 모두 회복될 때까지 기다린 후.


“간다, 귀부인. 너만 믿는다.”


나는 곧장 혼이 나간 사제를 소환했다.


“끼야아악! 죽어! 죽어!!”


오우 씨...

내 편인데도 무섭네...


흉기나 다름없는 긴 손톱으로 마구마구 상대를 할퀴는 귀부인.

사제 역시 귀부인에게 마법을 날려 보냈다.


기본 능력치로만 보자면 사제가 한 수 위였다.

하지만 귀부인은 버프까지 받은 상황.

원래였으면 귀부인이 졌겠지만, 지금은 서로 호각세를 이루고 있었다.


그렇다는 건 우리의 승리라는 뜻.

마나가 회복된 나는 귀부인에게 홀리 힐을 시전했다.


60 가까이 회복된 귀부인의 HP.

반면 사제는 절반 가까이 HP가 닳아 있었다.


조금 더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녀석의 HP가 1/4가량이 되는 순간.


“잘 가라.”


나는 홀리 힐을 써 손쉽게 사제를 굴복시켰다.


상대가 사라지자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온 귀부인.


“야. 넌 좀 무서우니까 저쪽 보고 있어.”


이에 귀부인은 시키는 대로 내게서 등을 돌려 먼 곳을 바라보았다.


또 한 번 실소가 터져 나왔다.

우리 편에게는 회복 마법이고, 적에게는 공격 마법이 된다니.

이거 완전...


“힐 쓰는 흑마법사잖아?”


.

.

.


“내가... 네놈들 따위에게...”


열 번째 네크로맨서가 쓰러졌다.

마침내 완성된 네크로맨서 도감.

그리고.


[업적 달성 : 평원의 수호자] [유일]

가장 먼저 부화의 평원의 모든 몬스터 도감을 완성한 자에게만 주어지는 유일한 업적!

더 큰 악에 맞서 싸울 발판에 올라섰습니다.

*보상 : 스탯 +20


“드디어 다 완성했네.”


부화의 평원에서의 도감을 모두 완성한 덕분에 유일 업적까지 획득했다.


나는 보상으로 얻은 스탯을 MP와 지력에 각각 10씩 분배했다.

그리고 곧장 네크로맨시를 사용했다.


도감창들이 내 앞에 떠올랐다.

가장 우측에는 이제 네크로맨서 창도 떠 있었다.


네크로맨서 소환을 위해 미리 B급 소환석을 준비해놓았다.

무려 개당 1만 골드짜리 아이템.

상급 소환수를 소환하기 위한 필수템이기에 눈물을 머금고 몇 개를 샀다.


설렌다...

정말 이 녀석이 내 소환수가 되는 것인가?

나는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고 네크로맨서 도감창을 눌렀지만.


[능력치가 부족하여 소환할 수 없습니다.]


“그럼 그렇지... 에휴...”


예상은 했지만 직접 이 상황을 겪으니 속이 쓰렸다.

소환 마법에서의 능력치라는 것은 보통 지력과 MP의 수치를 말한다.

소환수마다 그 요건이 달랐는데, 정확히 얼마라고 나와 있지는 않았다.


네크로맨서는 상급 언데드다.

그 말은, 내가 아직 상급 소환수를 소환할 만한 능력이 되지 않는다는 뜻.


“디오. 쳐져 있지 말고 저것이나 챙겨라.”


하지만 소득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마침내 세트 아이템의 남은 한 부분인 네크로맨서의 후드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래. 이거로나마 위안 삼자.”


한번 어깨를 으쓱인 나는 곧장 네크로맨서가 사망한 자리로 발길을 옮겼다.

그리고 후드를 집어 들고는 곧바로 착용했다.


[네크로맨서의 후드] [B급]

방어력 / 저항력 : 3 / 7

*+2 강화 : MP +5

*+4 강화 : MP +7

*+6 강화 : MP +9

*추앙 : 지력 +20, MP +20

*세트 효과 : 지력 +50, MP +50

*사용 제한 : 지력 100 이상


“크으... 미쳤다, 진짜.”


남들에겐 치명적인 저주가 나에게는 추앙으로 바뀐다.

후드 하나만 해도 도합 +40 스탯.

세트 효과는 무려 +100 스탯이었다.


네 부위를 모두 착용하면 지력과 MP가 각각 130씩이나 올라간다.

역시 히든 던전의 보스 템이라 그런지 능력치가 달라도 확실히 달랐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는 없었다.

강화되지 않은 템인 만큼 방어력과 저항력이 낮기 때문.

해서 시간 날 때마다 계속 네크로맨서를 잡아 넉넉히 템을 구한 후 강화를 해야 했다.


바쁘다, 바빠.

내 몸이 여러 개면 얼마나 좋을까...


어쨌든 세트 템을 다 모은 나는 귀환석을 사용해 다시 아지트로 돌아왔다.


“날 봐라, 제임스. 뭔가 달라진 거 없어?”


“오오! 드디어 다 구하셨군요, 주인님! 축하드립니다.”


“그래. 내 마음을 알아주는 건 역시 너밖에 없구나.”


이 망할 로니놈은 축하나 격려의 말 같은 것은 한마디도 할 줄 몰랐다.

아니,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눈이 저기 하늘 꼭대기에 달려있으니 말이다.


“그건 그렇고, 세공은 할 만해?”


“예. 아직 익숙해지려면 멀었지만, 그래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즐기는 자 모드구나. 선재, 선재로다.”


“예? 그거 어떤 뜻입니까?”


“있어, 그런 게.”


부활석 덩어리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사파이어도 가공하며 세공술을 수련하고 있는 제임스였다.

그리고 책상 끄트머리에 앉은 데미안은 제임스가 세공하는 것을 조용히 구경하고 있었다.


나는 방금 네크로맨서에게서 얻은 원혼석을 모두 꺼냈다.

그중 몇 개를 데미안 앞에 놓자, 녀석은 모이를 먹듯 원혼석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연금술엔 너무 소홀한 거 아냐?”


“그럴 리가요. 재료가 있는 대로 포션도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책상 한켠에서는 늘 그렇듯 포션 용액이 끓고 있었다.

그리고 갓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힐링 포션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는데, 마나 포션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쉬웠다.


이제는 백마법뿐만 아니라 흑마법까지 사용하다 보니 마나가 더욱 부족했다.

MP가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그렇다고 마나 리젠에만 의지할 수도 없는 노릇.

그렇다면.


“가자. 로니.”


“목적지는 정했나?”


“당연하지.”


직접 마나 포션을 만들 수밖에.


.

.

.


“히아아악!”


귀를 찢는듯한 울음소리.

커다란 나무 위에 올라서 있는 저 녀석은 바로.


[하피] [중급]

HP / MP : 240 / 0

공격력 / 마법력 : 70 / 0

방어력 / 저항력 : 25 / 25


“로니. 저거 어떻게 잡지?”


“다가올 때까지 무시해라.”


많은 이들이 치를 떠는 하피였다.


새와 인간을 합친 반인반수 몬스터로, Heaven & Hell에서 처음 마주치는 비행형 몬스터였다.


바오밥나무처럼 생긴 큰 나무가 듬성듬성 자라고 있는 이곳이 바로 하피의 서식지였는데, C급 마나 포션 재료인 눈물꽃은 오직 이곳에서만 자라고 있었다.


힐링 포션은 힐로 대체가 되지만, 마나 포션은 딱히 대체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해서 늘 공급보다 수요가 많았고, 그 탓에 눈물꽃은 꽤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었다.

하여 저 지랄맞은 하피가 있음에도 이곳엔 항상 많은 플레이어들이 사냥을 하고 있었다.

눈물꽃 채집을 하기 위해서 말이다.


“활로 한번 쏴 봐.”


“부질없는 짓이다.”


“에이, 맞출지도 모르잖아. 천하의 로선생이 왜 이렇게 몸을 사리시나?”


“굳이 내가 창피당하는 꼴을 보고 싶다는 것이군.”


“아니, 뭘 또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 못하겠으면 말고.”


“흥.”


말은 저렇게 해도 곧장 등에 멘 활을 집어 든 로니.

이내 활시위를 당겨 나무 위에 있는 하피 녀석에게 쏘아 보냈지만.


“이제야 알겠나?”


“역시 반사신경이 장난 아니네.”


하피는 최소한의 움직임만으로 가뿐히 화살을 피해냈다.


보통 이런 도발을 당하면 평범한 몹들은 길길이 날뛰며 플레이어에게 달려든다.

하지만 하피는 예외였다.

그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며 무시할 뿐.


그렇다고 계속 얌전히 있는 것은 아니었다.

플레이어가 포기하고 등을 보이며 떠날 때, 뒤에서 잽싸게 날아와 날카로운 발톱으로 플레이어를 할퀸다.

영악하기 그지없는 녀석...


마법으로 상대하기도 쉽지 않았다.

나무가 높다 보니 마법 사거리가 닿지 않을뿐더러, 워낙 민첩하다 보니 심지어는 뇌전 마법까지 종종 피해내기도 했었다.


“일단 무시하자, 로니.”


그렇다고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녀석을 무시하고 우리 모두 등을 돌려 발걸음을 옮기던 순간.


쉬이이익!


뒤에서 무언가가 바람을 가르고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럴 줄 알았으...


남들은 못 해도 나만이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미리 슬로우를 소환해 놓은 나는 곧장 뒤로 돌며 녀석에게 이를 날려 보냈다.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급히 선회하며 옆으로 빠지는 녀석.

하지만.


촤르륵.


“히아악! 히아아악!”


검은 사슬 역시 방향을 틀며 녀석을 쫓아갔다.

결국 피하지 못하고 슬로우에 걸린 녀석.


흑마법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유도탄처럼 목표를 향해 쫓아간다는 점이었다.

하여 한번 타겟이 되면 어지간해선 이를 피할 수 없었다.


움직임이 현저히 느려진 하피.

이에 로니가 도망가는 녀석을 향해 다시 한번 활을 겨누었다.


“후후.”


그리곤 자비 없이 화살을 날려 보냈다.


작가의말

70화 만에 제목 값을 하는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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