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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연재수 :
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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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484
추천수 :
663
글자수 :
572,793

작성
23.03.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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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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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69화

DUMMY

“...어둠의 서?”


딱 봐도 평범해 보이지 않는 책.

일반적인 마법서와는 그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다.


“나왔군.”


옆에 있던 로니는 이게 뭔지 아는 듯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뭔데 이게?”


“한번 펼쳐봐라.”


그리곤 팔짱 끼고 지켜보는 로니.

뭔지 일단 궁금했기에 나는 곧장 이를 펼쳐보았다.

그러자.


화아아악!


책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듯 뿜어져 나왔다.

그리곤 곧장 내 몸으로 전부 흡수가 되더니.


[자격이 충족되어 흑마법을 익힐 수 있습니다.]

[마법 ‘커스드 아머’를 익혔습니다.]

[마법 ‘커스드 디스럽션’을 익혔습니다.]

[마법 ‘슬로우’를 익혔습니다.]

[마법 ‘데스 오브’를 익혔습니다.]

[마법 ‘네크로맨시’를 익혔습니다.]


“뭐야!?”


뜬금없이 마법을 다섯 개나 익히게 됐다.

게다가 흑마법이라고!?


“후후. 첫걸음을 내디뎠군, 디오.”


“첫걸음?”


“그렇다. 이제야 진정한 흑마법사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


“......”


용도가 다했는지 책은 가루가 되어 바스러졌다.


“이게 무슨...”


너무 갑작스러운 일이라 잠시 뇌가 정지한 듯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다시 로니에게 물었다.


“...근데 자격이 충족됐다는 게 무슨 뜻이야? 아무나 배울 수 없다는 건가?”


“그렇다.”


“자격이 뭔데?”


“언데드. 언데드만이 흑마법을 쓸 수 있다.”


“나도 그럼 언데드로 판정받아서 배울 수 있었다는 거고?”


“그렇다.”


“그럼 사실상... 나만 쓸 수 있다는 거네?”


“이세계인들 중에선 그렇다. 언데드가 되지 않고는 쓸 수 없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거...”


완전 개사기잖아?


“말로만 떠들던 흑마법사가 아니라 이제야 진정한 흑마법사가 된 것이다. 한번 마법을 확인해 봐라.”


로니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인 후 스킬들을 쭉 한번 살펴보았다.


[커스드 아머] [중급]

MP 소모 : 20

방어력 감소 : 10

지속시간 : 1시간


오호...

커스드 아머는 블레스드 쉴드와는 반대로 방어력을 감소시키는 마법이었다.


[커스드 디스럽션] [중급]

MP 소모 : 20

저항력 감소 : 10

지속시간 : 1시간


이건 레지스턴스와 반대로 저항력을 감소시키는 마법이고...


[슬로우] [상급]

MP 소모 : 100

감속 효과 : 10%

지속시간 : 1시간


딱 봐도 헤이스트와 반대되는 마법이었다.


[데스 오브] [최상급]

*MP만큼 추가 피해를 입힙니다.

재사용 시간 : 10분


...데스 오브?

MP만큼이라는 게 무슨 뜻이지?


궁금해진 나는 곧바로 이를 시전해 보았다.

그러자.


스스스스.


지팡이에서 검은 기운과 더불어 초록색 기운도 흘러나왔다.


“아~ 이게 데스 오브였구나.”


아까 네크로맨서가 쓰던 그 해골 대가리 스킬이 바로 이것이었다.

그런데.


“...이거 왜 안 멈춰지냐?”


구체가 점점 커짐과 동시에 계속해서 줄어드는 나의 마나.

결국 MP가 0이 되고서야 소환이 멈추었다.


“마나가 바닥이 나야 끝이 난다. 그러니 함부로 써선 안 되는 마법이다.”


“아... 그래서 아까...”


네크로맨서가 데스 오브를 소환한 후 마나가 바닥이 났었는데, 인제 보니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필살기.

따지자면 데스 블로우의 마법 버전이랄까.


그리고 마지막...


[네크로맨시] [최상급]

*굴복한 언데드를 소환합니다.


“...굴복한 언데드?”


네크로맨시는 보통 게임에선 언데드를 소환하는 스킬을 말한다.

근데 굴복이라는 건 무슨 뜻이지?


“말 그대로 굴복한 녀석들만 소환할 수 있다.”


“그니까. 그 굴복했다는 게 무슨 뜻이냐고.”


“써보면 알 것이다.”


하긴...

배운 마법인데 일단 써보면 알겠지.


“후우...”


막상 써보려니 긴장됐다.

정확히는 흥분된달까.


최상급 마법이니만큼 기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과연, 뭐가 소환될까?


나는 마른침을 한 번 삼켰다.

그리고 곧장 네크로맨시를 쓰자.


촤라라락.


“오!”


내 앞에 파노라마처럼 여러 개의 창이 옆으로 쭉 펼쳐졌다.

도감이었다.

내가 완성한 언데드 몬스터들의 도감 말이다.


“오오... 도감이 이런 역할도 하는구나.”


가장 좌측에는 최약체인 해골 병사 도감이 있었다.

그리고 좀비, 구울 등등 우측으로 갈수록 점점 강한 언데드의 도감이 이어졌다.

슬라이드를 넘기듯 손으로 도감창을 넘기자 혼이 나간 사제와 집행자의 도감까지 볼 수 있었다.


“와... 얘들도 소환할 수 있구나.”


감격스러웠다.

오직 나만이 쓸 수 있는 소환 마법이라니!

기쁜 마음에 나는 냉큼 혼이 나간 집행자의 도감을 손으로 눌렀다.

하지만.


[소환석이 부족하여 소환할 수 없습니다.]


“아, 맞다...”


얘들도 소환수구나, 참.


혹시나 싶어 가장 약한 해골 병사 도감을 눌러봤지만, 소환이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로니. 빨리 요새로 돌아가자.”


소환석은 신전의 한 신녀가 판매하고 있다.

빨리 소환해보고 싶은 나는 냉큼 귀환석을 손에 쥐었다.

그때.


“급해도 챙길 것은 챙겨야 할 것 아닌가.”


처음 보는 시커먼 옷을 건네는 로니.


“......?”


뭔가 싶어 살펴보니.


[네크로맨서의 로브] [B급]

방어력 / 저항력 : 4 / 10

*+2 강화 : 저항력 +2

*+4 강화 : 저항력 +3

*+6 강화 : 저항력 +4

*저주 : 지력 –20, MP –20

*세트 효과 : ?

*사용 제한 : 지력 100 이상


“허...”


네크로맨서가 입고 있던 아이템.

정말이지 마무리 보상까지 완벽한 던전 공략이었다.


.

.

.


“주인님. 무사히 다녀오셨습... 아니, 그 옷은 어디서 나셨습니까?”


“오다가 주웠어.”


제임스는 냉큼 갈아입은 네크로맨서의 로브를 한눈에 알아보았다.

해골 마법사의 로브처럼 시커먼 것은 비슷했지만 새겨진 문양이나 외형이 훨씬 더 고급스러웠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지금.”


나는 얼른 밖으로 나가 한달음에 신전으로 달려갔다.

그리곤 소환석을 넉넉히 구입한 후 다시 아지트로 돌아왔다.


“잘 봐라, 제임스. 진정한 흑마법사의 힘을 보여줄 테니까.”


네크로맨시를 사용하자 다시 떠오른 도감 창들.

이에 나는 가장 약한 해골 병사 도감을 먼저 눌렀다.

그러자.


사아아아.


앞쪽에서 검은 연기가 원을 그리며 바닥에서 맴돌았다.

그리고 머지않아 그 안에서 해골 병사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오! 주인님! 해골이 나왔습니다!”


“봤냐, 제임스? 이게 바로 흑마법사다.”


나 자신이 너무 기특했다.

나도 이제 소환 마법을 쓰게 되다니!

잠시 눈을 감고 감격에 젖어 있던 중.


“주... 주인님! 저 녀석이!”


“응?”


눈을 뜨고 보니 해골 병사가 나에게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이 새끼 왜 이래?”


물론 공격력이 약해서 딱히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말하지 않았는가, 디오. 굴복한 녀석들을 소환할 수 있다고.”


“도감 완성했으면 굴복한 것 아냐?”


“아니. 그것과는 다르다. 오로지 너의 힘만으로 또 한 번 쓰러뜨려야 한다.”


“그래?”


뭐 이리 번거로워?

아무튼 나는 해골 병사에게 가볍게 라이트닝 볼트를 날려 보냈다.


콰릉!


이에 한방에 쓰러진 녀석.

그러자.


[해골 병사가 굴복하였습니다. 이제 당신의 충실한 종이 될 것입니다.]


“아... 이렇게 굴복시키는 거구나.”


도감만 완성했다고 바로 부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소환 후 한 번 더 쓰러뜨려야 되는 모양.


나는 다시 네크로맨시를 사용했다.

그리고 또 한 번 해골 병사 도감 창을 누르자 역시나 마찬가지로 해골 병사 하나가 소환됐다.


나를 보고 멀뚱히 서 있는 녀석.

하지만 이번에는 공격해오지 않았다.


“이거 뭐...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그냥 말하면 알아듣나?”


이에 고개를 끄덕이는 로니.


“그럼... 야, 너 저기 구석으로 가봐.”


그러자 시킨 대로 구석으로 이동하는 해골 병사.


“오호. 그렇다면... 다시 일로 와!”


그러자 이번에도 고분고분 내가 시킨 대로 행동했다.


“말 잘 듣네. 그럼 이번에는... 나를 공격해봐.”


이에 흠칫하는 녀석.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훌륭하네. 주인도 잘 알아보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수하를 소환해내다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나는 잠시 금안으로 녀석을 살펴보았다.


[해골 병사] [하급]

HP / MP : 15 / 0

공격력 / 마법력 : 11 / 0

방어력 / 저항력 : 2 / 2

*남은 시간 : 59분


능력치는 도감과 같았다.

다만 소환수이기에 소환 지속시간이 있었는데, 보아하니 1시간인 듯했다.


“로니. 얘 다시 돌려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돼?”


“그저 물러가라고 하면 된다.”


“그래?”


이에 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물러가.”


그러자 다시 검은 연기가 바닥에서 원을 그리며 맴돌았고, 그 안으로 해골 병사가 자취를 감추었다.


“좋아. 대충 부리는 건 이만하면 된 것 같고.”


해골 병사를 굴복시켰으니, 다음은 좀비 차례.

확실히 좀비도 최약체다 보니 녀석을 소환하는 데는 D급 소환석 하나밖에 소모되지 않았다.


콰릉!


라이트닝 볼트 한 방에 그냥 골로 간 녀석.


[좀비가 굴복하였습니다. 이제 당신의 충실한 종이 될 것입니다.]


“좋아. 이 기세로 쭉쭉 치고 나간다!”


다음은 구울.

처음 만났을 때나 무서웠지, 이제는 그저 귀여운 녀석이었다.


콰르릉!


“키에에엑...”


[구울이 굴복하였습니다. 이제 당신의 충실한 종이 될 것입니다.]


구울을 소환하는 데 드는 D급 소환석의 수는 3개.

앞선 녀석들은 1개면 충분했는데, 확실히 같은 하급이라 해도 그 강함에 따라 소모되는 수가 다른 듯했다.


아무튼 나는 계속해서 녀석들을 굴복시켜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아... 얘는 쫌...”


귀부인을 소환할 차례가 왔다.

물론 쉽게 처리할 수 있겠지만 왠지 소름이 끼친달까...


“로니. 좀 도와주면 안 돼?”


“안 된다. 오직 혼자만의 힘으로 쓰러뜨려야 굴복시킬 수 있다.”


“그것참...”


손을 빌리고 싶었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나는 누구의 도움 없이 일어서야 하는 한 마리의 외로운 늑대.

어쨌든 소환을 하기 전, 나는 미리 라이트닝을 소환한 후 심호흡을 한번 했다.

그리고 네크로맨시를 사용한 후 귀부인의 도감창을 눌렀다.


검은 연기가 또 한 번 바닥에서 맴돌았다.

곧 귀부인이 모습을 드러내자, 나는 곧장 녀석에게 라이트닝을 날려 보냈다.


“끼아아악!”


오메 시벌...

시작부터 고막을 찢는 샤우팅.

귀부인은 눈을 희번덕거리며 곧바로 나에게 달려들었다.


블레스드 쉴드까지 걸어놨기에 피해를 입을 일은 없었다.

그래도 빨리 해치우고 싶은 마음에 나는 연달아 라이트닝을 날려 보냈다.


콰르릉!

콰르릉!

콰르릉!


“잊지 않겠다... 절대로... 절대로!!”


죽으면서까지 저주를 퍼붓는 귀부인.

벼락 맞은 미친년마냥 머리가 산발이 된 모습에 더욱 소름이 끼쳤다.


“후우...”


물리적 피해를 받진 않았지만 정신적 피해를 받았다.

잠시 숨을 고른 후 옆을 보니...


“괜찮냐?”


제임스 역시 상당한 충격을 받은 듯 입을 벌린 채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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