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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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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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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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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0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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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화

DUMMY

심판관과 주교의 수는 각각 여섯이었다.

원래는 열 마리씩 보스를 호위하지만 카오들의 살신성인 덕분에 그 수가 제법 줄어있었다.


[혼이 나간 교주] [상급]

HP / MP : 1000 / 1200

공격력 / 마법력 : 25 / 130

방어력 / 저항력 : 50 / 85


보스인 교주는 원판인 이교도 교주보다는 능력치가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더 쉽게 잡을 수 있는 녀석은 아니었다.


던전 자체가 입장 시 스탯 제한이 있는 데다, 언데드가 된 녀석인 만큼 흑마법을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우리에게는 무용지물이지만 말이다.


“얘들아, 빨리 해골 소환해라.”


내가 명을 내리자 네크로맨서 셋이 동시에 해골 지팡이를 땅에 내려찍었다.

그러자 엄청난 수의 해골 기사들이 바닥을 뚫고 튀어나왔다.


“으아... 바글바글하네, 진짜.”


네크로맨서 하나당 대략 30마리를 소환하니, 거의 100마리에 가까운 해골 기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적이자 나는 얼른 해골 기사들에게 명을 내렸다.


“니들 빨리 다 저기로 가! 비좁아 죽겠다.”


교주가 있는 곳으로 손을 가리키자 녀석들은 일제히 그곳을 향해 걸어 나갔다.

이로써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다.


교주와 그의 수하들이 해골 기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가 너무 많았다.

하나둘 줄여나가긴 했지만 이들은 결국 해골 기사들에게 둘러싸이고 말았다.


일부 심판관과 주교는 해골 기사를 피해 옆으로 빠져나왔다.

하지만 대기하고 있던 광폭한 간부 좀비와 집행자가 곧장 튀어 나가 그들과 맞서 싸웠다.


나는 또 한 번 네크로맨서에게 해골 기사를 소환하라고 명령했다.

추가 소환된 해골 기사들 역시 교주가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애초에 내가 의도한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해골 기사들의 하찮은 공격력으로는 저들에게 흠집조차 낼 수 없지만, 대신 압도적인 물량으로 녀석들을 움직임을 봉쇄할 작정이었다.


혼이 나간 교주는 원판 교주와는 달리 흑마법을 사용했다.

다만 흑마법이 언데드인 해골 기사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기 때문에 녀석은 꼴사납게 지팡이를 무기 삼아 휘두르고 있었다.


로니는 움직임이 봉쇄된 주교를 향해 활을 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 역시 움직임이 봉쇄된 심판관을 향해 썬더 라이트닝을 날려 보내기 시작했다.


광폭한 녀석들과 내가 소환한 심판관이 제 몫들을 잘 해내고 있었다.

능력치도 좋은 데다 버프까지 걸어주었으니 적들을 상대로 질 수가 없었다.


결국 녀석들이 하나둘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

주교와 심판관은 셋씩 남았으며 교주는 여전히 꼴사납게 지팡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승리가 머지않은 듯했다.

그 순간.


“드디어 나왔네.”


교주의 위쪽 천장에서 시커먼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불덩이처럼 일렁이는 붉은 눈.

사람을 잡아먹은 듯한 시뻘건 날카로운 이빨.


[블랙 고스트] [상급]

HP / MP : 900 / 900

공격력 / 마법력 : 0 / 100

방어력 / 저항력 : 0 / 80


이 던전의 실질적인 보스인 블랙 고스트였다.


녀석은 등장하자마자 파이어 스톰을 사용해 해골 기사 수십을 날려버렸다.

대단한 화력이었지만 진작 예상하고 있던 나는 네크로맨서들에게 계속 해골 기사를 소환하라고 명령했다.


또 다른 사냥감이 없나 두리번거리던 녀석은 인근의 광폭한 간부 좀비에게 날아갔다.

그리고 입을 쩍 벌리며 기운을 빨아들이려 했지만.


“......?”


같은 언데드인 간부 좀비에게선 어떠한 것도 빨아들일 수 없었다.


블랙 고스트는 퍼플 고스트와 마찬가지로 대상의 HP와 MP를 동시에 빨아들인다.

허나 한 가지 큰 차이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빨아들인 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점이었다.


블루, 레드, 퍼플 고스트는 상대의 HP나 MP를 빨아들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자신의 HP나 MP로 회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블랙 고스트는 달랐다.

상당한 속도로 HP와 MP를 빨아들이는 녀석은 그 빨아들인 만큼을 자신의 HP와 MP로 채울 수 있었다.

즉 보통의 플레이어들은 블랙 고스트에겐 일종의 포션이나 다름없었다.


허나 이번엔 상대가 좋지 않았다.

생기라곤 찾아볼 수 없는 언데드를 상대로 그러한 술수가 통할 리 만무했다.


푹!


녀석이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로니가 쏜 화살이 녀석의 몸에 박혔다.

화가 난 블랙 고스트는 곧장 로니가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하지만.


퍼억!


푸른 기운이 서린 망치를 맞고는 그대로 스턴이 걸리고 말았다.


짧은 시간 동안 두세 차례 더 얻어맞은 녀석은 스턴이 풀리자마자 황급히 달아났다.

그리곤 다시 천장 속으로 들어가 모습을 감추었다.


그사이 교주를 호위하던 심판관과 주교는 이제 하나씩만 남아있었다.

둘 역시 해골 기사에 둘러싸여 허우적거리고 있었는데 나와 로니가 이를 빠르게 처리했다.


교주 홀로 남은 상황이 되자 블랙 고스트는 다시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미친 듯이 파이어 스톰을 날려댔다.


해골 기사들이 모두 무너져 내리자 광폭화된 녀석들과 심판관이 곧장 교주를 향해 달려들었다.

도망칠 틈도 없이 이들 넷에 둘러싸인 교주는 반격도 하지 못한 채 얻어맞기만 하였다.


다급해진 블랙 고스트는 녀석들에게 썬더 라이트닝을 쏘아 보냈다.

이에 질세라 나 역시 녀석들에게 쉬지 않고 홀리 힐을 시전했다.


이어서 로니도 전투에 합류했다.

그리곤 무자비하게 망치를 휘둘러댔다.


“크억!”


엄청난 공격력에 교주의 HP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었다.

이에 더욱 다급해진 블랙 고스트는 로니에게 커다란 얼음덩어리를 쏘아 보냈다.


빙결 효과로 로니의 움직임이 조금 느려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상황이 바뀌는 것은 아니었다.

계속되는 집단 공격에 교주의 HP가 바닥을 향해 가던 순간.


“히아아아악!”


고스트가 입을 쩍 벌리며 소름 끼치는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아오... 귀 아프게 진짜...”


당연히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녀석이 시전한 것은 보스들이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광역 CC기로, 저 소리를 듣게 되면 보통 공포에 걸려 몸을 벌벌 떨면서 움직일 수 없게 된다.

물론 언데드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비장의 한 수까지 통하지 않자 녀석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 순간.


“흐아아악!”


결국 로니에게 막타를 맞은 교주가 단말마를 지르며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몬스터 도감 완성! 혼이 나간 교주!]

*혼이 나간 교주를 처치하였습니다. 앞으로 혼이 나간 교주의 정보를 읽을 수 있습니다.

*보상 : 스탯 +5


[업적 달성 : 육신을 멸한 자]

혼이 나간 교주를 쓰러뜨린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업적.

당신의 용맹함이 날갯짓 고원에 널리 퍼질 것입니다.

*보상 : 스탯 +10


교주가 사망하자 녀석은 다시 천장 속으로 달아나 숨어버렸다.

허나 이를 내버려 둘 로니가 아니었다.


콰앙! 쾅! 쾅!


망치로 바닥을 후려치며 로니는 오망성을 깨트리기 시작했다.


휘이이이!


오망성을 이루던 선이 끊어지자 그곳에서 기이한 흡입력이 발생했다.

선이 더 많이 끊어질수록 그 흡입력은 더욱 강해져 갔다.


결국 천장 속에 숨어있던 녀석이 흡입력에 빨려들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순간.


퍼억!


로니는 냉큼 배쉬를 먹인 후 한손으로 녀석의 목덜미를 움켜쥐었다.


“미천한 것이 감히 누구 앞에서 소리를 지른단 말이냐!”


블랙 고스트는 숨을 쉬지 못하는 것처럼 괴로워했다.

흉흉한 로니의 안광과는 달리 녀석의 안광은 두려움에 흔들리고 있었다.


스으으으으!


검보라색의 기운이 망치를 뒤덮었다.

로니는 망치를 짧게 쥐고는 사정없이 녀석의 머리통을 내려찍었다.


화아아아악!


“키아아악!”


데스 블로우를 맞은 블랙 고스트는 결국 비명을 지르며 산산이 흩어졌다.


[몬스터 도감 완성! 블랙 고스트!]

*블랙 고스트를 처치하였습니다. 앞으로 블랙 고스트의 정보를 읽을 수 있습니다.

*보상 : 스탯 +5


[업적 달성 : 혼을 멸한 자]

블랙 고스트를 쓰러뜨린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업적.

당신의 용맹함이 날갯짓 고원에 널리 퍼질 것입니다.

*보상 : 스탯 +10


그리고.


[조건을 충족하였습니다. 이제 어둠의 신전에 출입할 수 있습니다.]


히든 던전으로 들어갈 수 있는 주황색의 포탈이 오망성 한가운데에 열렸다.


“어? 안 될 줄 알았는데 됐네?”


히든 던전을 여는 조건은 피해를 전혀 입지 않고 보스를 처리하는 것이었다.

로니가 중간에 마법을 맞기는 했지만 나는 전혀 피해를 입지 않은 덕에 조건을 충족시킨 듯했다.


바닥에는 두 보스가 남긴 템들이 떨어져 있었다.

나는 소환수들에게 그것들을 모두 주워 오라고 명령했다.


어둠의 전당 보스를 이렇게 쉽게 잡는 이는 아마 나와 로니 밖에 없을 것이다.

교주만 하더라도 흑마법을 무지막지하게 뿌려대기에 보통의 플레이어들은 블랙 고스트가 등장하기도 전에 교주에게 죽어 나갔다.


언데드 대 언데드의 싸움이다 보니 전투 양상이 특이했다.

서로에게 흑마법이 통하지 않다 보니 장기로 치면 차포를 떼고 싸우는 격이랄까.


그런 면에서 로니는 특별했다.

계약 덕분에 나 역시 로니의 권능을 누리지만, 그렇다고 언데드에게 흑마법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반면 로니에게는 그런 법칙도 통하지 않는 듯했다.

물리 공격에 면역인 고스트를 물리 공격으로 때려잡는 것만 봐도 그는 확실히 특별한 존재였다.


“다 갖고 왔냐? 보자.”


드랍템을 주워 온 녀석들이 차례대로 손을 내밀었다.


대부분은 원혼석이었다.

골드는 거의 없었지만 그 대신 원혼석이 한가득했다.


옆을 보니 다른 녀석은 책을 들고 있었다.


“어? 이거 설마?”


[마법서 ‘아이스 락’] [상급]

학습 조건 : 지력 200 이상.


상급 냉기 공격 마법인 아이스 락이었다.


블랙 고스트가 드랍하는 템 중 하나로, 안 그래도 파이어 스톰과 썬더 라이트닝은 익혔으니 아이스 락만 배우지 못한 상태였는데 마침 적절한 때에 나와주었다.


마지막 남은 템은 시커먼 지팡이였다.


“오! 이게 딱 나왔네!”


교주가 사용하던 지팡이로 녀석이 드랍하는 템 중 유일한 장비템이었다.

보통은 백마법 위력을 감소시키는 저주 때문에 이 자체로 쓰는 이가 없었지만 내겐 오히려 이득이었다.


“오히려 좋아.”


[???의 권능으로 저주가 숭배로 바뀝니다.]


지팡이를 손에 쥐자 저주가 곧장 숭배로 바뀌었다.


[흑단나무 지팡이] [B급]

마법력 : 30

*+2 강화 : 마법력 +3

*+4 강화 : 마법력 +3

*+6 강화 : 마법력 +3

*숭배 : 흑마법 위력 +30%

*사용 제한 : 지력 100 이상


자작나무 지팡이가 백마법의 위력을 증가시켜 주는 것과 달리, 흑단나무 지팡이는 흑마법의 위력을 증가시켜 주었다.

흑마법사인 나에게는 안성맞춤인 무기였다.


그렇게 이곳에서의 볼일은 끝났다.

나는 소환수들에게 물러가라고 명령하여 녀석들을 역소환시켰다.


“아지트로 가자, 로니.”


주황색 포탈은 시간이 지나면 곧 사라질 터였다.

그렇게 이를 남겨둔 채 우리는 귀환석을 사용해 곧장 아지트로 돌아갔다.


.

.

.


한 달 뒤.


“하... 이제야 왔네.”


나와 로니는 날갯짓 고원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커다란 호수에 도착했다.


“또 재미없는 낚시나 하러 오다니 정말 이해할 수가 없군.”


“약속했잖아. 일 거의 다 끝나면 여기에 오기로.”


“흥.”


늘 한번은 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간 바빠서 오질 못한 곳이었다.

미소바가 집어 주었던 명당 중 가장 큰 곳으로, 앞으로의 일정도 좀 정리할 겸 로니를 끌고 이곳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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