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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쓰는 흑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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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
작품등록일 :
2022.01.04 18:12
최근연재일 :
2024.03.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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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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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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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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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96화

DUMMY

포식 행위는 또 한 번 이어졌다.

이에 세 네크로맨서 모두 허망하게 사망하고 말았다.


로니가 어그로를 잘 끌어주고 있었기에 공격만 하지 않으면 안전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젠장...”


물론 아예 레이드를 시작할 때 네크로맨서들을 소환해 동시에 데스 오브를 날리는 것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았다.

여왕개미를 호위하는 병정개미들이 대신 맞아 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하여 병정개미들을 처리한 후 여왕개미가 2페이즈에 돌입했을 때 데스 오브를 여러 발 날릴 생각이었다.

허나 이 역시 보기 좋게 실패하고 말았다.


“그래도 보스라 이건가...”


강하긴 해도 무식할 줄만 알았던 여왕개미가 네크로맨서를 먼저 노릴 줄은 몰랐다.

아마 본능적으로 데스 오브가 위험하다고 판단한 듯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포식을 했음에도 HP가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통 플레이어가 잡아먹히게 되면 해당 플레이어의 HP만큼 녀석의 HP가 회복된다.

그러나 대상이 언데드인 네크로맨서라 그런지, 셋을 먹어 치웠음에도 여왕개미의 HP는 전혀 회복되지 않았다.


“소환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군.”


“...그래.”


섣부른 소환은 아까운 소환석만 날리는 일이었다.

결국 우리 둘이 녀석을 상대해야 했다.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지만 실망하고 있을 시간 따윈 없었다.

나는 곧장 로니의 뒤에 섰다.

그리고 여왕개미를 향해 지팡이를 겨누었다.


“제대로 쓰는 건 이번이 처음이네.”


지팡이 머리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더니 이내 흉갑의 형태를 갖추었다.

대상의 방어력을 낮추는 디버프 마법인 커스드 아머였다.


나는 소환이 끝난 검은 흉갑을 곧장 여왕개미에게 날려 보냈다.

날아간 흉갑은 녀석의 몸에 부딪히며 산산이 부서졌다.

그리고 그 파편들은 곧장 녀석의 몸속으로 흡수되었다.


이어 저항력을 낮추는 커스드 디스럽션도 시전했다.


지팡이에서 또 한 번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와 곧 두 손의 형태를 갖추었다.

이를 날려 보내자 두 손은 몸을 파헤치듯 사납게 교차하며 곧장 녀석의 몸속으로 흡수되었다.


“다시 시작하자, 로니.”


준비는 끝났다.

비록 소환수는 없지만 나는 어떻게든 녀석을 끝낼 생각이었다.


디버프에 걸린 것이 언짢은 모양인지 여왕개미는 머리를 바르르 떨었다.

하지만 이에 신경 쓰지 않고 나는 곧장 썬더 라이트닝을 날려 보냈다.


콰르르릉!


벼락이 시원하게 내리꽂히며 녀석의 HP를 한 움큼 날려 버렸다.

이에 녀석이 분노하며 곧장 우릴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로니라는 벽은 견고했다.

화염이 이글거리는 저 미쳐 날뛰는 턱 공격을 그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모두 막아내고 있었다.


콰르르릉!


공격은 나의 몫이었다.

나는 쉬지 않고 녀석에게 썬더 라이트닝을 날려 보냈다.


“끼엑!”


디스럽션의 효과 덕분에 2페이즈에 돌입한 녀석임에서도 상당한 피해가 들어가고 있었다.


결국 여왕개미의 HP가 1,000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녀석이 뒤로 한 발 물러서며 또 한 번 긴 울음을 토해냈다.


“끼에에에엑!”


이는 보스방 내의 모든 대상을 혼란에 빠뜨리는 광역 CC기였다.

물론 우리 둘에겐 아무런 소용이 없는 소음에 불과했다.


“아오... 시끄러워 죽겠네. 입 다물어, 이 자식아!”


콰르르릉!


내가 멀쩡한 상태로 마법을 날려 보내자 녀석은 꽤나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여유 부릴 시간은 없었다.

방금 그 울음은 CC기임과 동시에 개미들을 더 빨리 불러들이는 일종의 구호 신호였기 때문이다.


지도를 보니 네 입구 모두 머지않아 뚫릴 듯했다.

나는 또 한 번 썬더 라이트닝을 소환했다.

그런데.


“...뭐야 저거?”


갑자기 녀석이 날갯짓을 하며 달아나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여왕개미가 전투 중에 도망친다는 건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다.


허나 이를 놓칠 로니가 아니었다.

녀석이 더 멀리 도망가기 전, 로니는 차지를 이용해 녀석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그리고 연이어 배쉬를 사용했다.


스턴이 풀리면 반격할 줄 알았으나 녀석은 또 한 번 날갯짓을 해 우리에게서 최대한 멀리 달아났다.


“설마 저기서...”


벽에 붙은 여왕개미는 전신에 뿜어대던 화염을 사그라뜨렸다.

그리고 잠을 자듯 얌전히 몸을 웅크렸다.


나와 로니는 곧장 녀석을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이미 늦고 말았다.


“하아... 제길...”


여왕개미는 반투명한 유리 같은 외피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HP가 500 이하로 떨어지면 여왕개미는 엄청난 내구성을 자랑하는 외피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이 안에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HP를 회복한다.


외피 자체의 HP만 해도 1,000이었으며 방어력과 저항력은 각각 200에 달했다.

이를 다 때려 부술 쯤이면 녀석은 HP를 2,000 가까이 회복할지도 몰랐다.


뭐 하나 뜻대로 흘러가는 것이 없었다.

입구를 보니 이젠 더 이상 웨이브를 막기도 어려워 보였다.


곧 물밀듯이 개미들이 밀려올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순 없었기에 나는 곧장 네크로맨시를 사용했다.


“그래, 갈 데까지 가보자!”


늦었지만 다시 한번 네크로맨서를 소환해 데스 오브를 날려볼 생각이었다.

하여 네크로맨서의 도감창을 누르려던 순간.


“잘 보아라, 디오.”


로니가 성큼 여왕개미를 향해 걸어 나갔다.

그리고.


스으으으으!


강렬한 검보라색의 기운을 뿜어냈다.


“데스 블로우로는 부족할... 어?”


하지만 평소 보던 모습과는 달랐다.

검보라색 기운이 망치가 아닌 그의 양 팔에 서려 있었던 것이다.


“조금은 되찾은 나의 힘을 보여주지.”


로니는 녀석의 머리 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그리고 무자비하게 망치를 내려치기 시작했다.


콰아앙! 콰앙! 콰아앙!


외피를 때릴 때마다 검보라색 기운이 그의 팔에서 폭발하듯 넘실거렸다.

그와 동시에 외피가 말도 안 되는 속도로 깨져나가기 시작했다.


“......!”


정말이지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단 다섯 번의 망치질에 철벽과도 같은 외피가 모두 박살이 나고 말았다.


“미개한 벌레 따위가 감히 이 몸 앞에서 몸을 숨긴단 말이냐!”


이어 망치에도 검보라색 기운이 서렸다.

제대로 회복을 하지 못한 여왕개미는 로니를 보며 공포에 몸을 떨었다.

그 순간.


슈와아아악!


데스 블로우가 정통으로 녀석의 머리통에 작렬했다.

그 결과.


[‘???’님이 거대 여왕개미를 쓰러뜨렸습니다.]


날갯짓 고원 전역에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몬스터 도감 완성! 거대 여왕개미!]

*거대 여왕개미를 처치하였습니다. 앞으로 거대 여왕개미의 정보를 읽을 수 있습니다.

*보상 : 스탯 +10


[업적 달성 : 거대 개미귀신]

거대 여왕개미를 쓰러뜨린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업적.

당신의 용맹함이 날갯짓 고원에 널리 퍼질 것입니다.

*보상 : 스탯 +25


도감 완성과 더불어 업적까지 달성할 수 있었다.


여왕개미가 사망하자 밀려오던 개미들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었다.

그러더니 모두 원래 있었던 곳을 향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이건 대체...”


가장 난관이라 여겼던 외피가 너무나도 손쉽게 공략되었다.

로니는 녀석의 머리 위에서 사뿐히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후후. 벌레 하나 잡았을 뿐인데 무얼 그리 놀라는가.”


그의 양 팔에는 아직 검보라색 기운이 서려 있었다.

나는 곧장 금안으로 로니의 스킬창을 살펴보았다.


[둠] [?급]

*대상의 방어력을 무시하는 파멸적인 힘을 분출합니다.

지속시간 : 힘 10당 1초

재사용 시간 : 1시간


“...둠?”


언제 해금된 것인지 내가 모르는 사이에 또 하나의 스킬이 열려 있었다.


“이제야 조금은 힘이 돌아온 것 같군.”


대상의 방어력을 무시한다라...

그래서 외피가 유리처럼 박살 난 것이었다.


“더욱 강해져라, 디오. 이 몸의 진정한 힘을 보고 싶다면 말이다.”


그렇게 로니는 또 한 번 나를 앞질러 갔다.


“...말 안 해도 그럴 거야. 걱정 마.”


그렇게 실패할 줄만 알았던 레이드는 성공으로 끝이 났다.

하지만 여유 부릴 시간이 없었다.

여왕개미를 처치했다는 메시지를 보고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올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나는 입구를 지키던 녀석들을 모두 불러 모았다.

그리고 네크로맨서에게 해골 기사를 한 번 더 소환하라고 명령했다.


“보자...”


그러면서 나는 인벤에서 무엇인가를 꺼내 들었다.

다름 아닌 골드 그렘린이 남겼던 금빛 자루였다.


[신기한 자루] [A급]

저장 용량 : 15/30

자루의 입구를 묶으면 창고로 전송됩니다.


이 자루 하나가 인벤토리 30칸만큼의 용량을 가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소지 제한도 없는 것으로 보아 구할 수만 있다면 여러 자루를 소지하는 것도 가능한 듯했다.


나는 자루를 거꾸로 들고 탈탈 털기 시작했다.

그러자 무수히 많은 곡괭이들이 자루에서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고스트들은 빨리 이거 하나씩 쟤들한테 쥐여 줘라.”


나의 명에 고스트들은 곧장 곡괭이를 해골 기사들에게 전달했다.


“벽에 박힌 광석들은 남김없이 모두 캐라. 어서 가!”


이에 광부가 된 해골 기사들은 벽을 향해 사방으로 흩어졌다.


“너희들은 저기 있는 거 다 가져와.”


고스트들에게는 여왕개미가 남긴 것들을 가져오라고 명했다.

이에 녀석들은 곧장 그곳으로 날아가 저마다 드랍템을 들고 내게로 돌아왔다.


다량의 골드와 더불어 30개가량의 마핵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여왕개미의 독낭도 얻을 수 있었다.


킹 리자드맨의 것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효력은 더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추후 제임스가 고급 연금술에 도달하면 이를 이용해 포션을 만들면 될 듯했다.


다음은 외피였다.


“음... 이 정도면 나쁘지 않네.”


철벽과도 같은 이 외피는 도금의 재료로 쓰였다.

템으로 건진 것은 방패 정도 크기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도금을 하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아있었다.


“큭큭. 그래, 이게 나왔어야지.”


마지막으로 고스트가 내민 것은 흡사 한 쌍의 회초리처럼 생긴 여왕개미의 더듬이였다.

드랍템 중 가장 값비싼 것으로, 많은 이들이 목숨 걸고 여왕개미를 잡으려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아~ 오늘은 소고기 먹어도 되겠네.”


레이드는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포션과 같은 각종 소모품뿐만 아니라 사망자들의 상흔을 회복하는 데도 상당한 골드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번 레이드에 소모한 소환석 값만 30만 골드가 넘었다.

만약 실패했다면 속이 쓰려 잠도 못 잤겠지만, 다행히 로니의 활약으로 레이드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


“뭐야? 벌써 다 캤어?”


일손이 많다 보니 해골 기사들이 금방 광석을 다 캔 후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저쪽에 다 쌓아놔.”


나의 명에 녀석들은 광석을 한군데에 다 쌓아 놓았다.


나는 이 커다란 돌무덤과 같은 광석 더미에 곧장 파이어 스톰을 날려 보냈다.


화르르륵!


시뻘건 화염이 불순물들을 모두 태워 없앴다.

화염이 사라진 자리에는 암녹색의 아콘 알갱이들만이 무수히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나는 그곳에 금빛 자루를 던지며 말했다.


“고생들 했다. 마지막으로 알갱이들만 자루에 넣고 다들 돌아가. 해골 기사들은 곡괭이도 같이 넣고.”


뒷정리를 시킨 후 나는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녀석들을 모두 역소환시켰다.


그렇게 아수라장과도 같았던 이곳엔 이제 나와 로니만이 남아있었다.


“두둑하네.”


보통은 나눠 가졌어야 할 아콘 알갱이를 모조리 독식하니 그 양이 상당했다.


“돌아가자, 로니.”


나는 두둑해진 자루를 인벤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귀환석을 사용해 아지트로 돌아오자마자 곧장 불카누스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불카누스님, 계셨네요.]


[아니, 디오님! 이게 무슨 일이오?! 설마 여왕개미를 잡으신 거요?!]


[뭐... 그렇게 됐어요. 지금 어디 계세요? 공방이신가요?]


[그렇소!]


[바로 내려갈게요. 잠시 전해줄 게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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