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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신의 글 쓰는 터

우리 학교에 관심 받고 싶은 변태 한 놈

웹소설 > 일반연재 > 라이트노벨, 로맨스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4.01.09 05:53
최근연재일 :
2021.11.25 17:14
연재수 :
3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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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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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4
글자수 :
2,992,898

작성
14.02.17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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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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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글자
20쪽

16화 - 2

DUMMY

“아아, 정신없네요.”

“뭐 어쩌겠어. 학생인데.”


이어지는 대중교통의 향연이다. 지금은 버스 안이다. 환승 같은 건 아니고, 목적지로 한 도시에 도착한 뒤에 그 도시의 시내버스를 탔다. 가뜩이나 시골 출신인 나로서는 이런 큰 도시의 시내버스 체계 같은 거 전혀 모르지만 미래가 알아서 몇 번 버스가 오니 그걸 타면 된다고 하며 탔다.

확실히, 학생이란 신분은 좀 불편하다. 대학생이 되면, 훨씬 편해지겠지. 면허도 따고, 운전도 할 수 있으니까. 엄마 차를 빌린다던가 해서 애들이랑 자유롭게 놀러갈 수도 있고, 알바를 해서 내가 해보고 싶은 것 다 할 수 있고. 다 좋은데 지금은 고 1이다. 그럴 날이 오기나 할까 싶을 정도로 멀고 험하다. 뭐, 지금 이건 이것대로 좋으니까, 나쁘지 않네. 언제 내가 여자애랑 같이 다른 도시로 놀러 오겠어.


“대학생 되면 좋겠네요. 그럼 면허도 따고 해서 차도 몰고 다닐 수 있을텐데.”

“오, 나도 그 생각 하고 있었는데. 신기하네.”

“에헤헤. 그래요? 좀 통하는 것 같네요. 저하고 오빠.”

“대학생 되면, 면허 따서 같이 드라이브라도 갈 수 있을 텐데 말이지.”

“와, 정말요? 저랑 가요, 그 드라이브!”

“후후. 된다면.”


버스 맨 뒷자석 앞자리, 두 명 앉을 수 있는 의자에 나란히 앉아 나와 미래는 떠들고 있다. 신기하게 둘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 웃으며 말했다. 미래는 방긋방긋 웃으며 명랑한 목소리로 말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가만 보면 미래, 참 괜찮은 여자애 같다. 쾌활하고, 매사에 적극적이고. 특히 눈을 반짝이며 무언가 하자고 할 때엔 리유 만큼이나 추진력 넘친다. 다만 리유는 본인은 전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 뜬구름 잡듯 ‘이거 해 줘!’ 하는 어린애 같은 느낌이라면, 미래는 그걸 정말 하고자 하는 의지와 능력이 충분한 여자애다. 저번 리유와의 데이트는 내가 모든 걸 계획하다시피 했지만 지금 이 나들이는 나는 아무 계획도 안 했는데 놀러 가자고 한 미래 본인이 알아서 날 리드하고 있다. 뭐, 리드라고 해봤자 버스 타고 가는 것뿐이지만.

평소 거침없는 언행과 섹드립을 보면 난감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4차원 소녀 같은 미래지만, 이렇게 평범하게 반응하고 평범하게 생긋 웃는 걸 보면 그 나이 또래 여고생이 분명 맞다. 거기다 애교 120% 추가되는 예쁜 목소리는 덤이고. 리유가 마냥 아무것도 못 하는 어린아이 같은 귀여움이라면, 미래는 나보다 1~2살 어리지만 나보다 더 어른스러운 똑 부러지는 후배 같은 느낌이다.

물론 나랑 동갑이다. 난 빠른년생이고 뭐고 안 키운다. 그냥 같은 학년이면 같은 친구지. 하지만 미래가 처음부터 워낙 철저하게 존댓말에 오빠 소리를 해대서, 지금은 정말 1년 후배 같은 느낌의 미래다. 뭐, 귀여우니 됐나.


“음음음─ 헤헷, 기대되지 않아요?”

“흠, 난 싸돌아다니는 건 별로 안 좋아해서.”

“에에, 왜요! 운동하는 건 그렇게 좋아하면서!”

“아하하. 그거랑 이건 다르잖아.”


계속해서 미래를 관찰한다. 가만 보면 미래, 분명 미인이다. 눈에 확 띄는 초 미소녀인 희세나 딱 보기에도 단정하고 모범적인 미인상인 성빈이랑 비교하자면 확실히 조금 뒤처지긴 하지만 두고 보면 볼수록 매력이 드러나는 스타일인 미래다. 내가 계속 별다른 얘기도 없이 대답도 미적지근하게 하며 미래만 보며 관찰하니 미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요? 뭐 묻었어요?’ 하며 말한다. ‘아니, 그냥. 예뻐서.’ 하고 대답했다. 미래는 ‘에헤헤’ 하면서 수줍어한다. 그래, 예쁘든 어떻든 무슨 상관이랴. 미래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착하고 귀여운 후배 같은 느낌으로 재미있게 같이 놀면 그만이지. 생각하는 것을 그만 두고 미래와 수다 떨며 버스에서의 시간을 보냈다.




“우와! 여기 봐요 여기!”


버스에서 내려서도 목적지까지는 한 10분 걸어가야 한단다. 미래는 가는 길에 벽에 그려져 있는 그림들을 보며 말한다. 벽에 그려진 건, 옛날 영화 포스터 직접 나무판에 그리는 그런 거 있잖아. 그런 것들이 벽에 그려져 있다. 영화 포스터 같은 것이랑 드라마 같은 게. 왜 그런 게 벽에 그려져 있는지는, 가다보면 알겠지. 나보다 앞서 나가 깡충깡충 뛰듯 좋아라 하는 미래를 보고, 약간 리유랑 캐릭터가 겹치는 느낌이 들었다. 리유 보고 싶네.


미래와 함께 온 관광지는 드라마 세트장. 기라성 같은 많은 드라마와 영화들의 장면이 여기에서 나왔고 또 지금도 찍고 있다고 한다. 촬영지 입구에는 지금까지 이 곳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들과 지금 촬영하고 있다는 드라마 사진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다. 적당히 표값을 내고 들어갔다.


“우와. 이거 봐요! 쌀집.”

“이런 건 우리 동네에도 있는데.”

“우웩, 얼마나 촌이길래. 오빠 촌놈이었어요?”

“허허, 그렇지. 촌놈.”


촬영지에 들어서자마자 눈앞에 드러난 장관. 1970, 80년대에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건물들이다. 간판의 글씨도 촌스럽기 그지없고, 뭔가 회색 비슷한 노란색에 칠이 벗겨지기까지 해 진짜 예전부터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쌀집처럼 보이는 집 앞에는 헤진 가마니와 지게, 양동이 같은 소품이 놓여 있다. 양동이 안에는 빵 봉지와 담배꽁초, 캔 따위가 들어있다. 다시 한 번 우리나라의 뛰어난 선진 시민의식에 감탄하게 된다. 그렇지, 관광지에 양동이 소품이 있으면 거기엔 쓰레기를 버려야지. 얼어죽을.


“오빠, 이거 매 봐요!”

“그래, 하라면 해야지.”

“사진 찍어요! 히힛.”


미래는 지게를 가리키며 말한다. 나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지게를 맸다. 얼핏 보기에는 가벼워 보였지만 막상 매니 꽤나 묵직하다. 거기에 미래는 쌀포대까지 얻어준다. 미래가 들어 올릴 수 있을 정도니 쌀포대 자체는 그리 무겁지 않지만 지게의 무게까지 같이 얹어 들으니 무겁다. 가방에 학교 책 다 넣으면 이 정도 무게일까. 아니 이건 불편해서 무거워. 등도 딱딱하고, 어깨도 뻐근해. 짜증스럽게 ‘사진은 찍어 뭘 해. 얼른 찍어.’ 하고 말했다. 미래는 아하하 웃으며 알았다고 대답하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회상주의신.”

“신의주상회에요! 거꾸로 읽어야죠.”

“뭔 거지같은 간판을…….”

“여긴 일제시대니까요, 저 일본어 읽을 수 있어요?”

“어디보자. 루비루……야로?”

“거꾸로요, 거꾸로! 로야루 비루?”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배경은 70,80년대에서 일제시대까지 내려갔다. 더욱 진지한 궁서체로 쓰인 간판들은 이제는 좌에서 우로 읽는 현대 방식이 아닌, 우에서 좌로 읽는 옛날 방식으로 바뀌었다. 거기다 글씨는 더욱 거칠고 색이 바래 있어서 정말 일제시대 때 만들어진 것 같다. 일본어까지 섞여 간판에 쓰여 있으니 더욱. 나와 미래는 마찬가지로 돌아다니며 이리저리 소품을 만져보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했다. 나는 사진을 하나도 찍지 않았다. 찍는 건 죄다 미래. 가끔 자기도 찍어달라고 하며 나에게 자기 휴대폰을 내밀기도 했다. 잠자코 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난 점점 기분이 안 좋아졌다.


“사진 찍으러 왔어?”

“에이, 왜 시비에요? 이런 데 와선 사진 찍는 게 맞죠!”

“아니, 그래도. 그냥 추억 한 조각 만드는 게 중요하지, 사진 찍으러 온 건 아니잖아, 여기에.”


가만 보니까 미래는 이 좋은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러 온 것 같다. 여기서 나와 얘기하며 거닐던 추억을 사진으로 남기려는 그 마음은 좋은데, 뭔가 주객이 전도된 것 같은 느낌이잖아. 홀가분한 마음으로 거리를 거닐며 얘기도 하고, 배경도 보면서 감상도 하고, 이러면서 부수적으로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지금 패턴은 ‘와와 여기 사진 찍어요! 됐다, 다음! 와와 여기도 예쁘다 사진 찍어요!’ 이런 방식이니까. 좀 마음에 안 든다.

자고로 관광이라 함은 추억을 남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원체 바깥으로 놀러다니지 않으니까, 한 번 외지로 나왔다면 화끈하게 놀아야 한다고 자부하니까. 강렬하게 머릿속에 박히는 기억 한 조각만 있다면 이딴 사진, 1000장이 있어도 소용 없다. 설령 사진을 몇백장 찍는다 해도, 언제 그걸 다시 들여다 보려고? 보면 또 어쩌려고? 별다른 추억도 없는 사진, 100장이고 1000장이고 본다 한들 아무 감정도 들지 않는다. 그럴 바엔 화끈하고 재미지게 강렬한 추억을 남기고 그 감정이 깃든 사진 한 장이 백배 천배 낫지.


“에에, 그럼 사진 안 찍어요?”

“아니, 안 찍자는 게 아니라. 뭔가 주객이 전도됐다고 해야 하나? 지금은 꼭 사진 찍는 게 주된 목표가 된 것처럼 여기 다니면서 사진 찍고, 저기 다니면서 사진 찍고 그러잖아. 그게 마음에 안 든다고. 나는 그냥 병풍인가 싶기도 하고. 사진 찍어주는 사람, 배경에 나와 있는 남자 1 같은 거.”

“……헤에.”


나는 생각을 조금 풀어 말했다. 그래봤자 생각한 것의 1/10정도 말했으려나. 이 이상 길게 말하면 여자애라면 싫어할 것 같아, 최대한 줄여 말했다. 지금 말한 것도 충분히 훈계조에 가르치는 분위기라 좋아할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은 한다. 미래는 약간 풀죽은 표정이 됐다. 이크, 역시 괜히 말했나.


“그러니까 오빠는, 제가 좀 더 오빠를 봐 줬으면 좋겠다는 말이에요? 그런 거였어요?”

“……어떻게 해석이 그렇게 되냐. 그게 아니라 같이 관광을……”

“헤헤, 그럼 좋아요. 오빠가 원한다면…….”

“!”


미래는 나를 지그시 올려다보며 말한다. 대책 없는 착각에 나는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 눈을 감고 말했다. 내 말을 듣는 건지 무시하는 건지 미래는 내 말을 중간에 잘라 먹고 말한다. 그리곤 내 옆으로 쪼르르 와서 팔짱을 낀다. 펄쩍 뛸만큼 깜짝 놀랐다. 물론 정말 리액션을 그렇게 취하지는 않고, 깜짝 놀라 눈을 팍 뜨고 미래를 쳐다봤지만.


“됐죠? 다른 거 구경하러 가요!”

“……차마 놓으라고는 못 하겠다야.”

“헤헤헤. 좋은 게 좋은 거잖아요! 얼른 가요.”

“……그래.”


파, 팔짱을 끼다니…… 요망한 년. 아니,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어떠한 감정을 담아서 한 게 아니다. 이건 그냥, 미래의 변덕일 뿐이다. 어디 미래가 평범한 여고생이던가? 개수작과 섹드립으로 점철된 타락한(?) 여고생이다. 결코 소녀적인 감성으로 이런 짓을 할 리가 없다. 나는 도를 닦는 스님처럼 눈을 감고 속으로 생각했다. 미래는 콧소리 섞인 애교스런 목소리로 말한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고 솔직하게 내 속내를 밝혔다. 미래는 내 솔직한 대답에 까르르 웃으며 말한다. 좋은 게 좋은 거라…… 이 얼마나 선진 사상을 가진 신여성인가! 그래, 좋은 게 좋은 거라. 연인은 아니지만 팔짱은 낀답니다. 연인은 아니지만 키스도 한답니다. 연인은 아니지만…… 불건전하다!

솔직히 여자애랑 팔짱 끼는 건 처음인지라, 굉장히 심장 건강에 안 좋다. 거기에 미래는 내 팔을 자기 품에 껴안듯 적극적으로 팔짱을 껴서 팔뚝에 미래 가슴의 폭신하고 따뜻한 느낌이 들어 더욱 어찌할 도리가 없다. 팔이 석화돼서 움직이질 않는 것 같아. 근데 돌이 됐는데 왜 촉감은 평소보다 더 민감하게 느끼는거지. 이래서 미인 앞에 서면 돌이 된다는 얘기가 있는 것이구나. 미래 말대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 걸었다.




“사진 찍어 드릴까요?”

“네? 네, 감사합니다.”


‘장극풍영’이라 쓰인, 옛날 영화관 같이 생긴 곳 앞에서 나와 미래는 멈춰 섰다. 미래가 여기서 사진 찍으면 좋겠다고, 근데 둘이서 찍고 싶다고 한다. 뭐 어떻게 방법이 없는데. 휴대폰에 시간 설정해놓고 땅바닥에 잘 세워 놓은 다음에 후다닥 가서 찍어야 하나. 아니지, 얼마나 모양 빠져. 고민에 빠져 있는데 지나가던 남자 세 명이 힐끔 우리를 보고 말한다. 오, 착한 사람들이네.

극장을 배경으로 둘이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는다. 미래는 아예 내 팔을 자기 가슴에 꼬옥 닭이 알을 품듯 껴안고 자세를 취한다. 팔뚝 전체를 관통하는 야릇야릇한 감촉에 나는 그대로 돌처럼 굳어 표정도 어색하게 나왔다. 사진을 보니 과연, 나는 딱딱하게 굳어진 빨간 얼굴이고 미래는 평소 그대로 밝게 웃는 귀여운 모습이다. 고맙다고 하니 그 쪽 세 명도 자신들 사진을 찍어달라고 휴대폰을 부탁한다. 아아, 그런 거구만.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지, 딜을 걸 줄 아는 신사들이군. 흔쾌히 휴대폰을 들고 찍어줬다.

세 명의 신사들은 대학생 정도로 보이는데 자기들끼리 신나서 포즈를 취하며 찍는다. 무슨 격투 게임처럼 한 명은 가운데서 심판을 보고 두 명은 싸우는 것 같은 모양새로 찍기도 하고, 어깨동무를 하고 찍기도 하고. 그런 남정내들의 모습을 보니 문득 내 중학시절이 떠올랐다. 크으─ 대단한 또라이들 밖에 없는, 유쾌한 남중 생활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여자애들하고만 노는구나. 좋은 게 좋은 거지만 그 때가 그립기도 하다. 남자들끼리 놀면, 확실히 재미는 보장하거든.


“여자친구분 되게 예쁘시네요.”

“몇 살이세요?”

“네? 네…… 열 일곱 살요.”

“하하, 좋을 때네.”

“우린 언제 솔로탈출하냐?”

“안 될 거야, 아마.”


사진을 다 찍고 휴대폰을 돌려주는데 세 명의 남정네들이 부러운 듯 미래를 힐끔 쳐다보며 말한다. 자기들끼리 자책하며 쪼르르 사라진다. 좀 난감한 기분인데. 미래는 실실 웃으며 ‘에헤헤.’ 하고 웃기만 한다. 연인으로…… 보이려나. 하긴, 팔짱도 끼고, 애교스런 미소에, 내 반응은 부끄러운 소년처럼 보이니까. 확실히 두근두근 풋풋한 연인사이로 보일 수도 있겠다. 미래도 이건 부끄러운지 살짝 볼이 발그레 됐다. 이런이런, 기분 이상해지려 한다. 얼른 자리를 옮겨야지. 미래에게 다른 곳에 가자고 재촉했다.


“와, 엄청 높아요. 저 끝까지 올라가요!”

“힘들게 뭣하러. 적당히 올라가고 말자.”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달동네. 경사진 비탈에 다닥다닥 집들이 밀집돼 있는 게 인상적이다. 정말 드라마에서나 보던 배경이 눈앞에 펼쳐지니 신기하다. 아, 드라마 세트장이니까 실제 그 배경 맞구나. 주인공들이 유복하게 살다가 집안 망하면 꼭 이런 곳으로 들어오지. 나는 서울은커녕 지방 대도시에서도 살아본 적 없는 촌놈이기에 도리어 이런 게 더 생소하다. 진짜 시골은 이런 게 없지. 그냥 단독주택, 끝없이 늘어선 논밭이 전부지. 그나마도 읍내(?)에는 그런 건 없다.


“나는! 자연인이다! 으아아아아아~ 꺄하하하하.”

“왜 드립 안 치나 했다. 어휴.”


미래는 꽤나 높은 경사에서 눈을 질끈 감고 뛰어내리며 소리친다. 온 사방에 목소리가 퍼져 사람들이 두리번거리며 쳐다볼 정도다. 괜히 나까지 창피하다. 그래도 미래가 하면 기분 나쁘다거나 그러지 않고 괜찮다. 무엇보다 목소리가 예쁘니까. 예쁘면 뭐든 용서한다, 그런 말인가. 더러운 외모 지상주의…… 달동네에서도 적당히 놀고 나왔다.




저번에 리유랑 놀 때엔 리유 손을 꼭 잡았다. 그게 아마 여자애 손잡는 게 처음이었을 거다. 이번 나들이에선 미래와 팔짱을 꼈다. 팔짱은 손잡는 것에 비해 굉장히 거추장스럽고 거슬리긴 하지만, 확실히 닿는 표면적(?)이 많아 훨씬 두 사람의 간극이 줄어드는 기분이다. 그리고 훨씬 창피하고. 어째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여자애들과의 스킨십의 정도가 늘고 있다. ……뭐, 그 스킨십의 대상이 한 명이 아닌 게 큰 문제이긴 하지만. 아니, 이건 명백히 미래가 먼저 걸어온 팔짱이잖아. 내, 내 잘못은 아니지! 애초에 잘못도 아니고!

그래도, 리유랑 놀러 갔을 때엔 거의 계속 손을 잡고 있어서 손에서 땀이 날 정도였지만 미래는 계속 팔짱을 끼고 있진 않는다. 하긴, 그랬다간 내 쪽에서 거북해서 토할 것 같지만. 좋은 게 좋은 거라지만, 솔직히 아직 얼마 만나지도 않은 여자애랑 팔짱을 끼는 건 상당한 거부감이 들지. 거기다 교재를 하거나 그런 사이도 아닌데. 뭔가 법을 어기는 것 같은 느낌이잖아?


‘찰칵!’

“응?”

“이렇게 찍어서 올리면 다들 오해하겠죠? 히히히, 사귄다고.”

“야, 올리지 마라.”

“왜요! 둘이 놀러온 건 사실인데!”

“아이, 그래도…… 골치 아프잖아.”

“히히히.”


미래는 걸어가는데 셀카 찍는 구도로 팔을 들어 나와 같이 얼굴이 나오게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보니 와, 정말 연인 같은 구도에 연인 같은 분위기다. 무심한 듯 시크한 표정을 짓고 있는 나는 정말로, 수줍은 데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 소년 같은 모습이다. 미래의 말에 나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휴, 그거 올렸다 희세가 보면…… 아마 그 질투의 화신에 난 잡아먹히게 될 것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이상하지, 왜 화내는 거지. 정말 내가 그렇게 마성의 남자인가. 어쨌든 또 자기랑 안 놀아줬다고 잔뜩 노발대발하며 질투하고 징징대고 화내며 짜증부릴 희세를 상상하니 벌써부터 골이 아파온다.

성빈이는, 성빈이가 본다고 하면 굉장히 뒤가 켕긴다. 성빈이는…… 솔직히, 뭔가 굉장히 애매한 사이라서. 희세처럼 티격태격하는 사이도 아니고, 리유처럼 아예 여동생, 가족처럼 친밀한 관계도 아니고. 뭐랄까…… 의식하게 된다고 해야 하나. 아, 몰라. 확실하게 말하면, 성빈이 쪽이 이상형이니까. 성격이라던가, 외모라던가 전부.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의식하게 된다. 최근에는 성빈이도 어째 나한테 별로 말도 안 걸고 그래서 더 신경 쓰이고.

리유는, 걱정 없다. 정말 그냥 별 생각 없이 여동생 같은 애니까. 사진을 본다 해도, 질투하거나 하는 것 전혀 없이 ‘뭐야 나는!! 나도 데려 갔어야지!’ 하고 심통만 부릴 테니까. 그래봤자 ‘알았어, 리유는 대신 귀엽잖아. 좋아해. 귀여워.’ 한 마디 하면 또 ‘헤헷’ 하며 좋아하겠지. 뭣하면 그 말 그대로 주말에 또 놀러가면 되고. 사촌 여동생처럼 귀여운 리유를 떠올리니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또 다른 여자 생각했죠?”

“……거짓말은 못하지. 어, 사진 올린다고 하니까. 애들 생각나서.”

“정말! 오빠 바람둥이에요? 저랑 데이트 하면서 자꾸 딴 여자만 생각하구! 너무해요!”

“……미안합니다. 근데 데이트 아니라니까?!”

“어멋, 이게 데이트 아니면 뭐가 데이트에요?”

“…….”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정신이 확 든다. 다시금 팔짱을 끼는 미래. 동시에 또다시 따뜻하고 말캉거리는 야릇한 감각이 팔뚝 전체에 느껴져 정신이 확 돌아온다. 우오…… 좀 더 해줘.(?) 어떻게 내가 다른 애들 생각하는 걸 알았는지, 미래는 눈을 흘기며 말한다. 눈을 흘기는 게 정말 매력적으로 보인다. 심장이 쿵쾅쿵쾅 거릴 정도로. 아니, 이건 그런 것 때문에 그런 게 아니라…… 가슴 때문이다! 이 요망한 년! 저리 가지 못할까! 아니, 진짜 가진 말고…… 좀만 더……


“점심이나 먹어요.”

“그래, 뭐 먹을래?”

“그건 오빠가 정해주세요~ 전 그거 따라 먹을게요.”

“가장 난감한 부탁을 하는구나. 그래, 돼지국밥.”

“어, 진짜! 여자애한테 그런 거 먹일 거에요?”

“뭐야, 내가 먹는 거 먹는다며. 이럴 줄 알았어.”


미래와 도란도란 얘기하며 점심을 먹으러 발걸음을 옮긴다.


작가의말

요즈음은 큰 고민이 있습니다. 바로 미래라는 년 때문인데요. 저는 적절한 드립과 4차원 매력을 가진 상큼발랄 소녀 캐릭터를 연상하고 만들었는데, 현실은 폭풍캐드리퍼가 돼 버려 여간 아니꼽지 않게 돼 버렸습니다. 디시 드립을 칠 적부터 우려는 했지만, 역시 이렇게 전면에 드립을 내세우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주 가끔, 양념처럼 치는 건 또 모르겠지만.

하지만 이미 내세운 미래라는 캐릭터를 갈아 치울수는 없기에, 그것 또한 난감합니다. 조금 불쾌하시더라도 조금만 시간과 예산을(?) 투자해주신다면 최대한 느끼한 거품과 기름기를 걷어 내고 어떻게든 캐릭터성을 찾아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 그러려면 이미 솥발 3개가 균형을 잘 잡고 있는 다른 여자애들의 지분까지 뺏어야 하는 불상사가…… 덤으로 제가 캐릭터가 4명 이상이 되면 급격하게 잉여 인물들이 공기화 되는 현상이…… 지금도 벌써 성빈이가…… 아니 딱히 성빈이가 공기인 건 아니니까! 모르겠네요.



요 며칠동안의 화려한 드립과 불편한 이야기 진행에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물론 바뀌진 않습니다.(?) 바뀔 의지만 표명할 뿐…… 몰라 뭐야 이거 무서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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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3

  • 작성자
    Personacon 피리휘리
    작성일
    14.02.17 12:45
    No. 1

    미래 케릭터가 일찍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삼각 구도에서 갑자기 드립이난무하는 케릭이나와서 고객님들이 많이 당황하셨쎄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2.17 12:53
    No. 2

    얼른 안정화 돼서 미래도 욕 먹지 않고 사랑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아, 딱히 미래 욕을 한 분은 없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dsafsdas..
    작성일
    14.02.17 13:45
    No. 3

    드립이란 게 각각 상황에서 적절하게 사용된건데 그걸 미래는 너무 밑도 끝도없이 풀어 놓는 느낌이 있어요. 앞뒤 다 짜르고 드립만 나오는 게 문제같아요.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디시하는 미래보단 소라하는 미래는 어떠신지 그럼 야외 촬영 결과물도 남다르게 나올텐데 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2.17 14:14
    No. 4

    !!!!!! 역시 수위 너무 쌔요!!!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Yaksa
    작성일
    14.02.17 13:56
    No. 5

    저 나이때 성경험 있는 애들 꽤 될텐데 남중남고 테크에만 그런거 떠벌리고 댕기나? 뭔가 적나라한거 같으면서 쫌 아닌듯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2.17 14:16
    No. 6

    음, 그렇습니다. 제가 남중남고만 다녀서, 여자애가 섹드립 치는 광경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그렇습니다.
    그...런거 있잖아요? 우리나라는 통념상 여자애가 성적인 일에 흥미가 많고 적극적으로 얘기하면 겉으로야 좋아 해도 속으론 '에휴 ㅉㅉ 저 걸래년' 하고 욕하잖아요. 그게 두려워서, 그기 싫어서 안하는 설정(?)으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똑딱똑딱
    작성일
    14.02.17 14:17
    No. 7

    포풍드립퍼 미래 좋은데...재밌어요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2.17 14:42
    No. 8

    감사합니다, 그래도 좋게 봐 주시는 분이 있다니. 그래도 짠 맛은 줄이고 담백하게(?) 가야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지지알육백
    작성일
    14.02.17 15:29
    No. 9

    저는 예술계 고등학교인지라,
    1학년의 동기가 3학년까지 쭈~~욱 이어지는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 미래 ' 라는 캐릭터가 가장 현실적인것 같아요....-_-a

    다른 3명 역시 현실적인 캐릭이지만,
    3년동안 같은 반에서 지내본 여자학생이란 존재는 " 미래 " 라는 캐릭에 대입해 보아도
    그닥 무리가 없을정도입니다.
    물론, 존댓말 캐릭은 좀 낯설지만,
    그 외의 설정은 그닥 무리 없을 정도이구요...

    물론, 이렇게 달달한 라,벨에서는 다소 특이존재로 빠지긴 하지만,
    그러니깐, 작가님...조금더 용기를 가지시고 밀어 부치셔도 괜찮을듯 합니다....

    날마다 업뎃되는 신속함에 항상 감사하고 있구요....
    또,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천지신공이 난무하는 무협이라든지.....
    회귀물의 현대환타지라는지....
    특이한 능력을 가지게 되어 스포츠선수로 복귀한다든지....

    라는 다소 특히한 상황보다는 이러한 달달한 소설에 차라리 눈이 더 가는건 왜 일런지....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2.17 17:17
    No. 10

    오옷, 감사합니다! 미래의 괴랄함은 역시 "섹드립" 쪽보다는 맥락도 장소도 가리지 않는 뜬금포 드립 때문이겠지요. 섹드립은, 사감 선생님을 필두로 하여 좀 더 강화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문피아의 정책이나, 이 소설 역시 10대를 독자로 삼는 라노벨인지라 수위 조절이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신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기운이 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역주행
    작성일
    14.02.17 15:47
    No. 11

    미래는 괜찮아요. 오히려 제 주변에도 가장 높은 퍼센테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캐릭터니까요. 그리고 여자애들 섹드립이... 고작 저 정도일까요? 제 경험상으론 아닙니다. 좀 막나가는 애들은 '크기'를 물어보기도 한다고요. 무슨 크기인지는 다 아시죠?
    그리고 '걸레'니 어쩌니 안 합니다. 진짜 막 하고 다닌다면 모를까, 섹드립 하는 정도로 걸레라뇨. 헣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2.17 17:17
    No. 12

    크... 크기라뇨! 음, 그런 거겠죠. 키의 크키라거나... 근데 보통 키는 크기라고 잘 안 하는데... 음...
    그리고, 진짜 막 하고 다닌다니, 뭘요! 음, 섹드립을 막 하고 다닌다는 말이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olfam
    작성일
    14.02.17 21:56
    No. 13

    저는 엉덩이툭툭 + son of... 드립에다 존댓말 캐릭터라는 부분이 납득이 어렵다고 생각했는데(라노벨임을 감안하더라도)
    그외의 섹드립 관련해서는 미래같은 여자가 없지는 않다고 알고있어요
    다만 디씨 드립을 저렇게까지 치는 여자가 거의 없을 뿐...
    그리고 이 글에서 문제가 되는 건, 미래가 섹드립을 치는 자체보다는
    이미 섹드립으로 가득 찬 글에 더욱 다양한 섹드립이 나오면서 포화상태가 아닌지 생각하는 독자분들이 계시다는 것(전 좋습니다만) + 미래의 드립에 관해서 아무런 면역도 없는 독자들에게 차근 차근 드립을 날린 게 아니라 처음부터 폭풍처럼 드립을 날렸다는 것
    요 두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아무튼 이번편도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2.17 21:57
    No. 14

    오오... 그렇군요. 역시 문제는 폭풍개드리퍼 부분이었어... 섹드립 치는 여자애는 모두 좋아하시는군요. 그렇다면 드립을 줄이고... 섹드립을 늘리는 쪽으로... 뭔가 위험해지는데, 이 여자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rosemary..
    작성일
    14.02.18 00:01
    No. 15

    음냐//이상황에서는 신누님캐릭은 불가능한거로군...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2.18 08:48
    No. 16

    아무래도 그렇지요... 새 캐릭터 하나 넣는데에도 이렇게나 힘이 든데. 사감선생님 비중을 높여야 하는데, 으흑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9 케이루스
    작성일
    14.02.18 14:03
    No. 17

    그래.. 댓글들 보니 불편한 이유가... 드립이 너무 넘쳐서 였던 것 같아요.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지금 상황에 적절한 것 같네요. 예전에 희세의 기승전가슴도... 대화만 하면 계속 나오니까 제가 좀 과하다고 말씀을 드렸었던 것 같아요..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2.18 17:21
    No. 18

    그렇지요... 이 쪽 불을 끄니까 저쪽 불이 생기네요. 얼른 진압해야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6 rosemary..
    작성일
    14.02.19 16:27
    No. 19

    새글은 언제나오는겨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2.19 16:39
    No. 20

    죄송합니다, 지금 막 굽고 있습니다... 20분만 지나면 따끈따근하게 짜잔-!! 하고... 죄송합니다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極惡無道
    작성일
    14.04.19 11:29
    No. 21

    군제대한 99년까지 국민학교..고등학교..대학교 전부 남녀 합반...
    중3 고3때만 남녀 다른반..
    남중.. 남고 나왔으면.. 아마 여성 대하는게 좀더 따뜻해 졌으려나?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4.04.30 16:01
    No. 22

    ...저는 남중 남고라 여성들 앞에서 병신이 되요 ㅜ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널그리워해
    작성일
    14.08.24 10:50
    No. 23

    으아아아 물컹이라니! 내 팔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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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16화 - 3 +23 14.02.19 3,071 56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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