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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 님의 서재입니다.

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대체역사

dirrhks404
작품등록일 :
2020.11.21 18:30
최근연재일 :
2024.05.1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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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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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7,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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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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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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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쪽

태평양 전쟁 맛보기 3

DUMMY

1소대장 영식이는 이번 작전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소대원 하나라도 아껴서 지연전으로 놈들의 피해를 극대화해야하는데 의미없는 기습 공격에 병력을 낭비하는군...'


참고로 영식이가 속한 중대의 다다쓰구 중대장(1부에 나왔던 다다즈미의 아들)은 이번 기습 작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다.


"앞으로도 각 소대에서 3명씩 차출해 기습부대 편성하여 기습 작전을 실시한다."


참고로 예전에 일본군이 이 섬을 차지할때는 영국군과 전투를 했었다. 대다수의 영국군은 포로가 되었으나, 포로가 되지 않고 탈출하여 일본군을 골치아프게 하는 영국군이 둘 있었다. 그 중 한 놈은 우산을 들고 다녔고, 또 한 놈은 활과 백파이프를 들고 다녔다. 놈들이 워낙 신출귀몰했기에 일본군은 이 녀석들을 도깨비라고 불렀다.


대대장은 이 녀석들을 잡는 자에게 포상을 내린다고 했으나 일본군은 번번히 이 영국군에게 당하고만 있었다. 다다쓰구 중대장은 자신의 검을 꺼내보았다.


촤르르~


다다쓰구 중대장은 비장한 표정으로 자신의 검을 바라보며 눈을 감고 집중했다. 영식이의 동기이자 2소대장 타다요시가 이 광경을 보고 속으로 생각했다.


'도대체 뭔 생각을 하는거야?'


다다쓰구 중대장이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맥아더 장군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자폭하지 않고 탈출하였다. 허나!! 나는 패배할 경우 할복으로 명예를 지킬 것 이다!"


한편, 히로토 준위는 자신의 어머니가 만들어준 센닌바리 허리띠를 맸다. 참고로 이 허리띠는 일본군의 어머니, 누이, 아내가 길을 지나가는 행인 1000명에게 한 땀씩 따달라고 부탁하여 만든 행운의 허리띠로, 일본군은 이 허리띠를 부적처럼 사용했다. 히로토 준위는 자신의 머리카락과 손톱을 자르고는 한 소대원에게 맡겼다. 그리고 붉은색 일장기가 그려진 하치마키(머리띠)를 머리에 맸다.


영길이 이 광경을 보고 속으로 생각했다.


'지가 무슨 제로센 조종사냐...'


그렇게 히로토 준위는 영길, 소우스케와 야간 기습 작전을 가게 되었다. 그 때, 다다쓰구 중대장이 와서 히로토 준위와 영길, 소우스케를 격려했다.


"조국을 향해 묵념!"


그렇게 다다쓰구 중대장은 조국이 있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묵념했다. 영식이가 속으로 생각했다.


'그 방향이 아니잖아!!!'


하지만 히로토 준위, 영길, 소우스케도 다다쓰구를 따라 묵념했다. 영길은 고개를 숙이고는 소대장한테 받은 단검을 바라보았다. 여태까지 고기는 썰어봤지만 과연 이걸로 사람의 급소를 찔러넣을 수 있을 것 인가?


참고로 고참들은 영길이와 소우스케 같은 짬찌들을 후드려패면서 백병전 상대로 연습했다. 생각만해도 머리에 핏발이 서게하는 그 고참들을 죽인다고 생각하면 칼을 찔러넣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좀 있으면 나도 죽겠지?'


영길은 여태까지 보았던 부상병들의 모습을 떠올렸다. 보는 것만으로도 구역질나는데 도대체 얼마나 고통을 겪으며 죽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제발 고통만 없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야간 기습 작전을 가기 시작했다. 히로토 준위가 맨 앞에 섰고, 영길과 소우스케가 그 뒤를 따랐다. 그리고 어느덧 프랑스군 진지로부터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까지 도착했다. 여기서는 훨씬 천천히 한걸음 한걸음도 조심스럽게 때어야 한다. 영길은 식은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


프랑스 군은 담뱃불도 완전히 소등한건지 작은 담배 불빛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풀벌레와 새소리가 들렸다. 그 때, 갑자기 하늘에서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쏴아아~~~


빗줄기가 머리를 때릴듯이 거세게 내리고 눈에까지 빗물이 들어왔다. 하지만 빗소리 덕분에 들키지 않고 접근할 수 있을 것 이다. 영길은 식은 땀을 줄줄 흘리며 소대장한테 받은 검을 꽉 쥐었다.


쿵 쿵 쿵


아마 프랑스 놈들은 참호에 기관총호마다 두세명씩 배치해두었을 것 이다. 영길이는 단검을 세게 쥐었다. 고참들한테 맨날 싸대기 쳐맞고 백병전 상대 노릇 해주면서 대충 인간의 급소는 어딘지 알고 있었다. 만약 참호에 들어가면 순식간에 프랑스놈의 머리를 당겨 턱을 뒤로 젖히고 칼을 깊숙히 넣어 목을 베어야 할 것 이다.


그 때, 프랑스군 참호 쪽에서 총성이 울려퍼졌다.


탕!!


히로토 준위, 영길, 소우스케는 반사적으로 바닥에 엎드렸다. 그리고 프랑스군 참호 쪽에 모든 화기가 불을 뿜기 시작했다.


드득 드득 드드득


쉿!! 쉬잇!! 쉿!!


프랑스군은 사방으로 기관총 총알을 쏟아붓고 있었다. 영길이 속으로 울부짖었다.


'이게 어떻게 된거야!!! 저 새끼들 왜 쏘는거냐!!'


'우리만 기습작전하는거 아니었나!!!'


'놈들 허깨비 사격하는거다!!!(적이 없는데 적이 있는줄 알고 허공에 쏘는거)'


히로토 준위가 속으로 생각했다.


'일단 후퇴해야한다!!!'


하지만 머리 위로 총알이 날아오고 퇴각로 쪽으로 박격포 탄이 떨어지고 있었다.


펑!! 퍼엉!! 펑!!!


쉿! 쉬잇!! 쉿!!


이렇게 되면 낮은 포복으로도 퇴각을 하지 못한다. 조명탄에 의해 사방이 대낮 같이 환해졌고, 영길이는 고작 1m 정도 앞에 프랑스군이 촘촘하게 설치해놓은 철조망을 발견했다.


'히익!!!'


철조망에는 동전이 들어있는 깡통들이 달려있었다. 만약 이대로 계속 전진했다면 철조망을 건드리고 모조리 죽었을 것이다. 그 때, 박격포탄에 의해 나뭇가지가 철조망을 건드렸고 전기가 번쩍거렸다.


'으익!!!!'


프랑스군은 전기가 흐르는 철조망을 설치해둔 것 이었다!


쉿!! 쉬잇!! 쉿!!


펑!! 퍼엉!!


잠시 뒤 총성이 멈추었다. 하지만 여전히 하늘에는 프랑스군이 발사한 조명탄이 떠있는 상태였다.


'으아아!!!'


그 때, 히로토 준위가 낮게 외쳤다.


"퇴각한다!!"


그렇게 히로토 준위, 영길, 소우스케는 낮은 포복으로 엉금엉금 퇴각했다. 뒤에서 프랑스군이 인근을 수색하러 나오는 소리가 들렸다.


'시체를 찾는거다!!!'


무장한 프랑스군이 일본군의 시체를 찾으러 걸어오고 있었다. 영길이는 이제 죽겠구나 싶어서 훈도시에 똥오줌을 지리며 엉금엉금 기어갔다.


'으아아아아!!!'


히로토 준위와 영길, 소우스케는 덤불이 빽빽한 곳으로 달아났다. 그렇게 야간 기습 작전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히로토 준위는 상황을 보고한 다음 자기 자리로 돌아가서는 하치마키(머리띠)를 패대기쳤다.


'이런 시발!!!'


영길이와 소우스케는 살았다는 것에 안도하며 동굴 구석탱이에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그래도 나름 야습하고 돌아왔으니 먹으라고 바나나와 파파야도 하나씩 받았다. 바나나를 먹으면 상당히 힘이 나기 때문에 정글에서는 정말 귀중한 에너지원이었다. 정글에서 바나나가 수십개씩 달려있는 커다란 덩어리를 발견하면 즉시 노획해야 한다. 다 익고 나면 부대 전체가 배를 채울 수 있다.


소우스케가 말했다.


"프랑스 놈들도 바나나 좋아하겠지?"


영길이 말했다.


"놈들에게 바나나 뺏기면 안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야간 기습보다는 바나나와 파파야를 노획하고 오는 것이 에너지 소모 대비 효율적일 것 같았다. 소우스케가 말했다.


"바나나 수확하러 갔다가 도깨비한테 당할 수도 있으니 최소한 네 명은 가야하네."


영국군이 이 섬에서 전투에 패배했을때 포로로 잡히지 않고 달아난 앨리슨 딕비 테이텀 워터와 잭 처칠은 병사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일본군이 요강을 버리러 가거나 상관의 훈도시를 빨거나 바나나를 수확하러 나왔을때 테이텀 워터와 잭 처칠이 기습을 하기도 했던 것 이다.


일본군에서는 맥아더가 필리핀에서 튄 것을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영길이 또한 백인 장교들은 부하를 버리는 비겁한 겁쟁이들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신출귀몰하며 일본군을 괴롭히는 앨리슨 딕비 테이텀 워터와 잭 처칠을 보며 영길이는 생각이 바뀌었다.


'백인 병사들은 겁쟁이라 들었는데 나보다 훨씬 용감한 놈도 있었다...'


영길이가 중얼거렸다.


"필리핀에서 맥아더 장군은 왜 자폭하지 않고 도망간걸까?"


소우스케가 말했다.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친거지! 비겁한 겁쟁이같으니라고...내가 비록 짬찌이지만 상병만 되더라도 부하들을 버리고 도망치진 않을거야."


영길이는 입을 다물었다. 자신은 지휘관이 되어본적은 없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런 상황에서 맥아더와 다른 선택을 할 용기가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할복하는 장교들을 보면 멋있다기보다는 나였으면 할복 안하고 도망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군은 전투에서 패배해도 장군이 할복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맥아더가 살 수 있었을지도...확실한 것은, 미국은 장교가 자폭하지 않았다고 주민등록이 삭제되고 가족한테 피해가 가는 사회가 아닐 것 이다...'


영길이는 갑자기 불쾌한 생각이 들었다.


'왜 나도 당연히 그 상황에서 할복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거지?'


한편, 다다쓰구 중대장은 이번 작전 실패를 보고 받고는 중대 내 모든 장교를 집합시키고 비장하게 외쳤다.


"내일부터 각 소대별로 인원 차출해서 기습부대 편성하여 매일 기습 작전이 실시될 것 이다!!"


1소대장 영식이가 속으로 생각했다.


'방자의 이점을 살려서 놈들이 최대한의 전력 소모하도록 유도해야하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영식이의 표정이 좋지 않자 다다쓰구 중대장이 물었다.


"질문 있나?"


영식이는 안 그래도 조선 출신인지라 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굳이 의견을 제시해봤자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적었다. 하지만 헛되이 소대원들이 소모될 수 있는데 가만히 있는 것은 소대장으로서의 자세가 아니었다.


"정찰에 따르면 현재 적 진지의 위치가 높은 곳에 있고, 놈들은 가능한 대다수의 지뢰를 깔아두고 기관총과 박격포를 조준해두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기가 흐르는 철조망을 촘촘하게 설치해두었습니다. 지금은 병력을 소모시키는 야습 작전보다는 놈들의 공세를 유도하여 전력을 소모시키는 쪽으로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다다쓰구 중대장은 매일 밤마다 야간 기습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방어만으로 놈들의 전력을 소모시키는 것은 명예롭지 못하다! 야습 작전을 통하여 놈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수 있을 것 이다! 내일부터 각 소대당 3명씩 차출한다!"


영식이가 말했다.


"만약 그렇다면 저는 이 자리에서 할복하겠습니다!"


'!!!'


영식이의 동기이자 2소대장인 타다요시가 이 광경을 보고 식겁했다.


'돌았냐!!!'


영식이도 자신의 입에서 왜 할복이란 말이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참고로 영식이는 단 한번도 할복을 생각해본적 없었다. 다다쓰구 중대장이 매일 걸핏하면 할복한다고 해서 영식이 또한 자신도 모르게 할복이란 말이 튀어나온 것 이다.


다다쓰구 중대장이 자신의 군도를 꺼내들었다.


촤르륵!!!


영식이는 식은 땀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다다쓰구 중대장의 미간에 굵은 주름이 잡혔다. 하지만 잠시 뒤, 다다쓰구 중대장은 야간 기습 작전을 취소하고 내일 프랑스군이 진입할 수 있는 진입로에 철조망을 설치하고 좌표를 측정해두라는 명령을 내렸다.


다음 날, 영길이와 소우스케는 끙끙대며 통나무를 운반하다가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 때, 소대장 영식이가 이들을 발견했다. 영식이는 얼마 전에 바나나를 발견해서 포탄구덩이에 넣어서 익히고 있었기에 마침 이들이 필요했다.


"잠깐 따라와!"


바나나 가져가면 소대원들 다 포식할 수 있었다. 참고로 다른 부대원들이 발견하지 못하게 영식이는 풀을 덮어둔 상태였다. 하지만 영식이는 나무에 표식을 했고, 금방 구덩이를 찾을 수 있었다. 바나나가 아주 노릇노릇하게 익은 상태였다. 그렇게 영식이와 영길, 소우스케는 바나나를 한 덩어리씩 등에 맸다. 영길이가 기뻐하며 외쳤다.


"우리 소대 전체가 포식하겠습니다!!"


그렇게 돌아가는데, 어디선가 화살이 날아왔다.


쉬이익!!


그리고 화살은 소우스케가 등에 매고 있던 바나나 덩어리에 꽂혔다.


"으아아악!!!"


영식이 일행은 엄청나게 빨리 도망가기 시작했다. 영길이랑 소우스케 둘 다 통나무를 운반해야했기에 총을 모조리 동굴에 두고 왔고, 영식이 또한 총기 손질을 맡긴 상태라 총을 들고 있지 않았던 것 이다. 평소라면 항상 무기를 들고 경계를 했지만, 이 쪽 길은 일본군이 완전히 점거한 지역이라 방심했던 것 이다. 영식이가 속으로 울부짖었다.


'이런 병신 새끼가!!!'


도망가는 와중에도 영식이와 영길이는 등에 매고 있는 바나나를 놓치 않았다. 이게 있어야 화살을 맞아도 무사할 것 같았다. 소우스케는 훈도시에 오줌을 지리며 달렸다.


"흐아아악!!!"


그렇게 영식이 일행은 바나나 두 덩이를 건진 채로 도망쳤다.


"헉...헉..."


그리고 잠시 뒤, 거대한 활을 들고 있는 영국군 잭 처칠이 자신이 노획한 바나나 덩어리를 등에 매고는 여유롭게 자신의 동굴로 걸어갔다. 잭 처칠은 잘 익은 바나나를 따서 먹어 보았다.


'맛있군...'


그렇게 잭 처칠은 바나나를 즐기며 자신의 동굴에 바나나를 저장해두었다. 참고로 여태까지 잭 처칠이 일본군에게서 노획한 도시락 상자, 카라멜, 초콜렛 등이 동굴 구석에 수북히 쌓여 있었다.


한편, 소련과의 전쟁에서 수 많은 전공을 세워 전쟁 영웅이 된 조선인 출신의 한병태의 아내, 아사코는 도쿄에서 친구들과 함께 연극을 보고 있었다. 재벌가의 딸인 아사코는 서양 문물을 상당히 좋아했다. 하지만 미국과 전쟁이 벌어진 이후로는 예전에 즐겨보던 서양식 연극은 상영하지 않아서 아쉬웠다.


아사코는 친구들과 함께 화려한 도쿄의 카페에서 애프터눈 티와 초콜릿을 즐겼다. 길거리에서 일본 제국군을 위한 모금을 하고 있었고, 아사코와 친구들 또한 돈을 모금했다.


"부인! 감사합니다!"


아사코의 친구들이 이야기했다.


"군인들은 전쟁터에서 우리를 지키기 위해 열심히 싸우는데 이 정도는 해야지."


사토라가 말했다.


"우리 오빠가 부모님한테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소련군은 부녀자를 겁탈한다고 들었어. 절대로 소련군이 영토에 들어오게 할 수 없대."


아사코는 사토라의 말에 깜짝 놀랐다.


"그게 정말이야?"


"그럼! 만약 우리가 먼저 소련을 치지 않았다면 소련이 먼저 공격해왔을거래. 결국 조국을 위해서 먼저 공격할 수 밖에 없었던거지."


리코가 말했다.


"전쟁터에서 죽는 사람들은 다 불쌍해. 하지만 소련군만은 불쌍하지 않아."


아사코가 차가운 표정으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사토라가 말했다.


"아사코 너희 남편은 소련군 많이 죽였겠지?"


"그...그런 이야기는 잘 안해서..."


아사코는 사실 혼담이 오고 가기 전, 병태에 대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병태의 모습을 보고 아사코는 설레기 시작했고, 어머니를 졸랐던 것 이다. 병태는 그냥 우연히 혼담이 오고 간 것이라 생각했고 아직도 이 일은 모르고 있었다. 아즈미가 말했다.


"근데 우리 미국하고는 왜 싸우는거지?"


"나도 몰라!"


아사코는 문득 소련하고만 싸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이나 프랑스, 영국의 책, 연극, 음악 등 서방의 문명은 꽤나 마음에 들었던 것 이다. 특히 초콜릿은 포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말을 했다간 매국노 소리를 듣기 때문에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었다. 사토라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오빠한테 예전에 소련군의 뼈를 하나 가져다 달라고 했어. 그래서 하나 가져다주었지 뭐야."


"징그럽게!"


하지만 리코와 아즈미 둘 다 사토라를 부러워했다. 리코가 말했다.


"아사코! 너는 남편한테 뭐 받은거 없어?"


그 날, 아사코는 병태에게 편지를 썼다.


[꼭 살아돌아오세요. 그리고 소련군에는 자비를 베풀지 마세요.]


병태가 지금 어떤 부대에서 어떤 군대와 싸우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아사코는 병태가 소련군과 싸우고 있을거라고 짐작하고 이렇게 편지를 썼다. 아사코는 문득 한병태가 조선의 독립운동가들에게 비판받고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 아사코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가 그들을 지켜주고 있는데 그 사람들은 고마운 것도 모르고 도대체 왜 그러는거지?'


독립운동가들 중에서는 심지어 십대의 어린 소녀들도 있다고 들었다. 아사코가 속으로 생각했다.


'소련군이 얼마나 악랄한지 모르기에 그러는거겠지...결국 그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건 우리 육군인데...'


아사코는 신문을 읽었다. 여전히 일본군은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기사에 적혀 있었다.


'다행이다!'


아사코는 집에 있는 병태의 군복에 얼굴을 파묻었다. 결혼 전부터 아사코에게 병태는 자신을 구하러 올 전쟁 영웅이었다. 병태가 자신을 위하여 먼 곳에서 싸우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사코는 얼굴이 발그레졌다. 아사코는 자신의 마치 소설 속에 나오는 여주인공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사코는 일본 제국군이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군대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사코는 자신의 남편이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


아사코는 자신의 방에서 '위대한 개츠비'를 읽기 시작했다. 이런 전시 상황에서 이런 책을 대놓고 읽으면 안되었기에 아사코는 '제인 에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등등 서양 문물에 관한 책을 몰래 숨겨두고 읽고 있었던 것 이다. 전쟁이 끝나고 병태가 돌아오면 같이 영화를 보러 갈 수도 있을 것 이다.



[작품 미니 설정 :


(1) 1940년 11월 기준, 독일 제국과 이탈리아는 그리스, 이집트 왕국, 수에즈 운하 등 영국의 영향권을 건들지 않겠다고 영국과 비밀리에 약속했다. 그리고 프랑스가 중국에 영향력을 행사해도 이에 항의하지 않겠다고 프랑스와도 약속했으며, 그에 대한 보증으로 식량 대량구매금, 자원 대량구매금을 담보로 걸었다.


(2) 독일 제국은 1930년대부터 농작물의 품종을 개량하고, 트랙터를 대량 보급, 비료 등을 개발하고 황무지를 개발했다. 그래서 1937년부터 독소전 발발을 대비하고 식량을 모아두었다. 또한 독일 제국은 자영농을 양성하였으며, 지주들에 사업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등 토지 개혁을 실시하였다. 그리고 농작물을 지주가 과도하게 빼앗지 못하도록 비율을 제한하였다. 또한 황실과 황제를 중재자로 삼은 중재위원회도 설립하여 농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였다.


(3) 무솔리니는 1920년대 초반부터 남부 이탈리아에 공업화, 현대 농업화, 토지 개혁을 추진하였다. 소작비 인상 제한, 지주들 대상으로 사업 교육 제공을 하였고, 자영농을 양성하여 남부 이탈리아를 발전시켰다.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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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93

  • 답글
    작성자
    Lv.44 di******..
    작성일
    22.10.09 14:23
    No. 91

    빌헬름 프란츠 폰 합스부르크가 우크라이나 독립운동가이기도 햇군요 결국 우크라이나 국민정부에서 활동하겟네요
    네 카를 알브레히트 폰 합스부르크는 폴란드 섭정왕국에서 활동하겟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g5******..
    작성일
    22.10.11 07:24
    No. 92

    프랑스엔 니콜라이 2세의 친척들이 영국엔 니콜라이 2세의 모후가 있는데 굳이 독일로 갈까요? 가장큰 커뮤니티는 프랑스 파리이며 적백내전시기 러시아를 떠난 인원은 최소90만에서 최대 200만인지라 얼마 되지 않습니다 백군 규모가 과대포장 되있는데 여자 어린이 노인을 빼면 군인으로 쓸수 있는자는 얼마나 될까요 거기서 또 독일에 간사람으로 한정하고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수도 빼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n2******..
    작성일
    22.10.11 09:19
    No. 93

    하긴 제가 독일이 독소전을 준비할때, 독일은 물론 영국, 프랑스, 유고슬라비아(세르비아가 중심임.)등의 백러시아계 사람들을 아무리 긁어모아도 러시아 해방군(육군 3~5만, 해군 1~2만, 공군 1만) 규모가 최대 5~8만정도 밖에 안된다고 얘기했죠.(물론 소련과 싸우고 싶은 극동 등의 사람들을 독일이 어떻게든 끌어 모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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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이등병의 1차 대전 생존기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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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평양 전쟁 맛보기 3 +93 22.10.08 200 3 19쪽
788 태평양 전쟁 맛보기 2 +16 22.10.07 158 3 12쪽
787 태평양 전쟁 맛보기 +110 22.10.06 217 3 13쪽
786 총력전 연설 +123 22.10.05 187 3 15쪽
785 위대한 발견 +392 22.09.26 374 5 13쪽
784 스탈린그라드 +60 22.09.25 175 3 13쪽
783 루카 좀비 외전 + 본편 독일군의 암호키 +44 22.09.24 142 3 15쪽
782 외전) 21세기 루카의 좀비와 갱단 속에서 살아남기 3 +9 22.09.23 123 3 13쪽
781 외전) 21세기 루카의 좀비와 갱단 속에서 살아남기 2 +17 22.09.22 126 3 11쪽
780 외전) 21세기 루카의 좀비와 갱단 속에서 살아남기 +30 22.09.21 149 3 14쪽
779 퇴각하는 독일군 +85 22.09.20 227 4 15쪽
778 대탈출 +114 22.09.19 244 3 13쪽
777 썩은 감자 +21 22.09.18 160 3 12쪽
776 구데리안 해임되다 +30 22.09.17 171 3 11쪽
775 군화 +82 22.09.16 172 3 12쪽
774 청색 작전 +69 22.09.15 178 3 12쪽
773 용맹한 나타샤 +19 22.09.14 155 2 14쪽
772 파쇄 공격 +62 22.09.13 172 4 17쪽
771 플리거파우스트 +7 22.09.12 139 4 12쪽
770 외전 미국-아프간 전쟁 12 完 +63 22.09.11 171 4 17쪽
769 외전 미국-아프간 전쟁 11 +54 22.09.10 134 3 13쪽
768 외전)21세기 루카 파이퍼의 좀비 생존기 +60 22.09.09 122 2 12쪽
767 외전 미국-아프간 전쟁 10 +18 22.09.09 98 3 12쪽
766 외전 미국-아프간 전쟁 9 +11 22.09.08 105 3 14쪽
765 외전 미국-아프간 전쟁 8 +26 22.09.07 131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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