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맹한 나타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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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가 부분대장으로 있는 분대에는 소련군의 M1905 중기관총 한 정, 그리고 PPSh40 기관단총 두 정, 그 외는 모신나강을 장비하고 있었다. 분대는 M1905 중기관총과 이를 엄호하는 저격수로 이루어진 1팀과 모신나강을 장비한 병사들 2팀으로 이루어졌으며, 부분대장인 나타샤가 모신나강을 장비한 병사들을 지휘한다. 참고로 1팀에서 기관총 팀을 엄호하는 저격수는 나타샤의 동료 안나다.
또한 분대장이 부재 중일때는 나타샤가 분대 전체를 지휘해야 할 것 이고, 소대 사령부나 인접 분대와 통신하는 것도 나타샤가 해야 할 것 이다. 나타샤는 PPSh40 기관단총을 다루게 되었다. 안드레예프 분대장은 나타샤가 미덥지는 않았지만, 신병들 앞에서 나타샤의 기를 세워주었다.
"2팀은 내가 없을때 부분대장의 지시를 따를 것!"
새로 들어온 신병 여군 마가리타, 뽈리나, 키라, 옥사나는 자신들보다 키가 작은 나타샤를 바라보았다.
'훈장도 있다!'
'키는 작지만 엄청난 전투력을 가졌음이 분명해!'
나타샤는 자신이 누군가를 이끌어야한다는 사실에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자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참고로 지금 소련군은 철모가 무척 부족했기에 다들 약모와 우샨카를 쓰고 있었다. 나타샤는 카리스마있는 파블리첸코의 말투를 흉내내어 대략적인 전술을 설명해주었다.
"우리가 할 임무는 쉽다! 기관총 팀이 적군을 향해 화력을 투사할때, 우리 2팀이 우회해서 적군의 진지를 향해 전진한다! 적군은 1팀의 기관총에 집중하고 있을때 은밀하게 포복해서 움직이면 된다! 전공을 세우면 용맹한 병사 메달을 받고 국가에 공헌할 수 있을 것 이다! 무운을 빈다!!"
'이 정도면 내 위엄을 알았겠지?'
마가리타가 손을 들고 물었다.
"부분대장님! 질문해도 될지 허락을 받아도 되는지 여부를 궁금해해도 되겠습니까?"
"뭔가!"
"내일 진격할때 총 맞으면 어떡합니까?"
나타샤는 순간 멈칫했다. 그렇다. 앞으로 팀원이 부상당하면 그건 부분대장의 책임이 되는 것 이었다. 그제서야 나타샤는 군대에서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책임질 것도 그만큼 늘어나는 것 이다.
'저 네 명을 내가 책임져야?'
나타샤는 식은 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다. 이 광경을 보는 마가리타, 뽈리나, 키라, 옥사나 또한 긴장했다. 나타샤가 외쳤다.
"우린 절대 총을 맞지 않을 것 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전차 뒤에서 엄호를 받으며 갈 것 이기 때문이다!"
나타샤는 근처 전차 부대가 있는 곳으로 가서 거대한 IS-2 전차를 보여주었다.
"보전 협동 전술, 즉 전차 부대와 보병 부대의 협동하여 싸울 것 이다! 우리는 포격때 이 전차만 뒤에서 잘 따라가면 된다! 포탄 파편이나 총알 날아올 수 있으니까 몸은 수그리고!"
뽈리나가 물었다.
"부분대장님! 하지만 적들은 전차를 제일 먼저 노리지 않을까요?"
나타샤가 말했다.
"이 장갑을 보라고! 파시스트들도 가장 센 대전차포를 쓰지 않으면 어지간해선 격파당하지 않아! 그리고 포격이 너무 거세면 근처에 포탄 구덩이 속에 엄폐했다가 상황 보고 다시 나와서 진격하면 되니까 너무 걱정 말라고! 너넨 내 수신호만 따라와."
마가리타, 뿔리나, 키라, 옥사나 모두 자신들의 부분대장인 나타샤에게 신뢰감과 믿음을 느꼈다.
'여...역시 훈장까지 받은 사람은 다르다!'
'수많은 교전 경험이 있었으니!'
'이런 부분대장 밑에서는 나도 싸울 수 있겠어!'
나타샤는 신병들이 자신을 우러러보는 것을 느끼며 뿌듯한 생각이 들었다.
"자, 그러면 동상 걸리지 않는 법을 가르쳐줄게."
그 때, 파블리첸코가 와서 나타샤에게 말했다.
"아 찾고 있었어! 빨리 가서 스키 장비 받아!"
"스...스키 장비 말입니까?"
나타샤는 신병들과 함께 가서 스키 장비를 받았다.
'???'
스키 장비를 받은 보병 중대에게 블라슈크가 외쳤다.
"내일 귀관들은 이 스키를 타고 전차 부대와 다른 경로로 진격할 것 이다!!"
나타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나 스키 못 타는데?'
마가리타, 뿔리나, 키라, 옥사나가 수근거렸다.
"다행이다! 너네 스키 타봤어?"
"타봤어!"
"나도!"
"스키 선수였어!"
병사들이 받은 스키는 소련 민간인들이 모두 기증한 것 이었다. 키라는 자신이 받은 스키에 어린 아이의 글씨로 쓰여있는 응원 문구를 보고 말했다.
"우리 꼭 이기자."
블라슈크가 외쳤다.
"스키 못 타는 사람이 있으면 손을 들어라! 다른 곳으로 빼주겠다!!"
하지만 신병들도 모조리 스키를 탈 줄 알았기에 나타샤는 차마 손을 들 수 없었다.
'그...그냥 타면 되는거겠지?'
그 날 저녁, 나타샤는 류드밀라한테 가서 스키 타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류드밀라가 말했다.
"스키 탈줄 모른다고 말하면 되지 않아?"
나타샤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후임들은 다 스키 탈줄 아는데 부분대장이 못탄다고 할 수는 없잖아."
결국 류드밀라는 나타샤에게 스키 타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내일 위험한 코스로는 가지 마. 천천히 타고. 알았지?"
그리고 다음 날, 예정대로 공세는 시작되었다. 주코프는 한스 파이퍼의 수작이 걸려들지 않은 것 이다.
'파쇄 공격은 무슨...놈들은 모든 에너지가 바닥 난 상태다!'
그렇게 소련군은 거대한 중포들을 발사하기 시작했다.
쿠궁!! 쿵!! 쿠웅!! 쿠구궁!!!
그리고 역시나 수 많은 전차들이 전투 대형으로 흰 눈밭을 따라 전진하기 시작했다.
트드등 트드등 트드드드등
두꺼운 눈밭에 굵은 궤도 자국이 남았고 앙상한 나무들과 덤불이 전차에 짓이겨졌다. 그리고 보병들은 스키를 타고는 언덕을 따라 질주했다. 여기저기서 스키가 거칠게 눈밭을 긁어내는 소리가 들렸다.
샤아아아악 샤아악 샤아아아악 샤아악
여기저기서 보병들은 눈이 푹푹 쌓인 곳에서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타샤는 운빨로 언덕을 무사히 질주해서 내려가는데 성공했다. 마가리타, 뿔리나, 키라, 옥사나도 무사히 내려오고 있었다. 지금 소련군과 독일군의 포병 거점에서는 엄청난 포탄을 쏟아붓고 있었다.
펑!! 퍼엉!! 펑!! 퍼엉!!
다음은 얼어붙은 호수 위를 그대로 미끄러질 차례였다. 언덕을 내려오던 가속도를 이용해서 병사들은 얼어붙은 호수 위를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호수에 빠지기 시작했다.
"으아악!!"
"도와줘!!!"
독일군은 이 호수 위를 통해서 소련군이 건너올 것을 알고 미리 얼음을 깨두었던 것 이다. 나타샤가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아아!!!'
여태까지 엄청나게 가속도가 붙은 덕분에 나타샤는 총알같이 빠른 속도로 빙판을 따라 질주했다. 머리카락 뿐만 아니라 눈썹까지 휘날리고 있었다.
샤아아아악
무사히 호수도 건너고 다시 눈 앞에 언덕이 나타났다. 원래 여기서 정지하고 스키를 벗고 우회해서 가야한다. 하지만 나타샤는 겁에 질려서 스키를 탄 채로 계속 앞으로 질주했다. 독일군의 기관총이 여기저기서 총알을 내뿜고 있었다. 나타샤는 총알이 자신의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멈출 수도 없었고 있는 힘껏 질주해서 달려야 했다.
샤아악 샤아아아악 샤아악
마가리타, 뿔리나, 키라, 옥사나 모두 언덕 위 바위 뒤에서 정지한 채로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
"저...저럴 수가!!!"
나타샤는 언덕을 따라 내려가다가 그만 눈이 엄청나게 쌓인 곳을 잘못 디뎌서 그 안으로 푹 빠지고 말았다.
푹!!
그리고 나타샤가 푹 빠진 곳 위로 독일군의 총알이 쉿쉿거리며 지나갔다.
'으아악!!!'
나타샤는 고개를 내밀지도 못하고 계속 그 안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그 때, 독일군이 발사한 박격포탄이 나타샤가 있는 곳으로부터 고작 10m 떨어진 곳에 눈 속에 쑤욱 박혀서 불발했다.
'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이 때, 분노한 소련 보병들이 스키를 타고 독일군에게 기관단총을 갈기며 언덕을 타고 나려오기 시작했다.
탕! 탕! 탕! 탕! 탕!
따닥! 따닥! 따닥!!
드드득 드득
나타샤 또한 용기를 내고 눈 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독일군을 향해 PPSh40 기관단총을 긁기 시작했다.
따닥 따다닥 따다닥
잠시 뒤 마가리타, 뽈리나, 키라, 옥사나가 나타샤에게 합류했다. 그리고 나타샤는 팀원들을 이끌고 돌격하기 시작했다.
"돌격!!!"
여기저기서 독일군의 총알이 빗발치고 있었다. 나타샤는 독일군의 총알이 날아오지 않는 곳으로 달려갔고, 팀원들도 나타샤를 쫓아갔다. 독일군은 희한하게도 이 쪽으로는 총알이랑 박격포를 쏟아붓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나타샤의 팀만 이 곳을 달려가고 있었다.
'왜 이 쪽으로 오지 않는거지?'
그렇게 달리다가 나타샤는 한 표지판을 보게 되었다.
[지뢰밭]
'꺄아아아악!!!'
나타샤는 공포에 질려서 팀원들과 함께 지뢰밭을 계속해서 가로질러갔다. 다행히도 날씨가 추워서 그런건지 지뢰는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다. 나타샤는 한 발자국을 디딜때마다 지뢰가 폭발할 것 같았다.
'%@$#&'
그렇게 지뢰밭을 가로질러서 간 나타샤는 독일군의 기관총 진지를 향해 수류탄을 던졌다.
쿠과과광!!
이 광경을 본 마가리타, 뽈리나, 키라, 옥사나 또한 독일군의 기관총 진지와 참호에 수류탄을 던졌다.
쿠궁!! 쿠과광!! 쿠구궁!!
그로부터 30분 뒤, 소련군은 독일군의 1차 방어선을 점령하는데 성공했다. 나타샤는 완전히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헤헤헤 에헤헤"
마가리타, 뽈리나, 키라, 옥사나가 감동에 눈물을 흘리며 이를 모두 블라슈크에게 보고하였다.
"나타샤 동지는 목숨을 걸고 파시스트의 기관총 진지를 향해 수류탄을 던졌습니다!"
투포환 선수 출신의 여군들이 달려와서 여전히 정신이 나간 나타샤를 헹가래쳤다. 그리고 나타샤는 용맹한 병사 메달을 받게 되었다.
한편, 한스 파이퍼는 이 소식을 전해 들었다. 다행히 병력 손실이 크지 않았고 중화기들 또한 제대로 후퇴시킬 수 있었다.
'소련군이 보병 편제를 바꾸었군...'
한스는 지난번에 납치한 안토노프를 다시 심문하기로 했다. 참고로 안토노프는 한스가 있는 사령부 옆에 있는 방으로 이송되었다. 안토노프는 이 방에 도청기가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수색을 하기 시작했다.
'주파수 분석기가 없으니 직접 찾아야겠군...'
안토노프는 예전에 독일군에 포로가 되었다가 탈출한 이후로 나름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해 공부를 해둔 상황이었다.
'유선식 도청기를 수색할 때는 일단 지면에서부터 허리 높이까지 모든 공간을 수색한다! 그 다음엔 허리 높이에서 머리 높이까지, 그 다음은 머리에서부터 천장까지 공간을 차례대로 수색할 것!'
안토노프는 방 구석구석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카페트 아래, 뜯어진 벽지 사이, 전화기 속, 꽃병 속 모두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안토노프는 책상 위에 올라가서 천장에도 혹시 도청기가 없나 구석구석 살폈다. 그리고 이 시각, 한스는 한 쪽에서 볼 수 있는 거울로 이 광경을 모조리 보고 있었다.
'꽤 신중한 정치 장교군! 저 녀석이 경계를 풀때까지 일단 내버려두는 것이 좋겠군...어떻게던 최근 보병 교리와 편제를 알아내야 한다!'
안토노프는 먼지를 뒤집어써가며 도청기를 찾았지만 딱히 수확은 없었다. 안토노프는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안토노프는 포로로 잡힌 이후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건강이 안 좋아진 상태였다.
'이런 상황일수록 정신 차려야 한다! 내 건강을 살펴야 한다!'
안토노프는 자가 건강 진단 수칙을 기억했다.
'잇몸에 출혈이 없나 확인해야겠군...'
안토노프는 거울을 보며 자신의 잇몸을 살폈다. 거울 반대편에 있던 한스는 이 광경을 주시했다.
'잇몸에 암호문을 숨긴건가?'
한스는 거울에 가까이 가서 안토노프의 입 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안토노프는 건강 진단 수칙을 기억해냈다.
'이질에 감염되면 치질에 걸릴 수 있다고 했다! 내 항문을 확인해야겠군!'
안토노프는 거울을 향해 엉덩이를 들이밀고는 바지를 내리고 자신의 항문을 확인했다. 그 때 어디선가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악!!! 내 눈!!!!"
안토노프는 화들짝 놀랐다.
"뭐...뭐지?"
잠시 뒤, 안토노프의 방에 한스가 와서는 화를 억지로 누르며 말했다.
"최근 소련군의 분대 편제가 바뀌었다고 들었소."
안토노프는 한 마디도 털어놓지 않았다.
'내가 그걸 말할 것 같냐!!!!'
한스가 말했다.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되오. 독일 제국군은 제네바 협정을 준수하고 있소. 불편한건 없소?"
안토노프는 여전히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한스가 말했다.
"새로운 포로가 들어왔는데 같이 지내도 문제는 없겠군."
그렇게 한스가 나갔고, 다른 포로가 들어왔다. 안토노프는 그 포로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이...이럴 수가!!!'
야코프 주가슈빌리, 그는 스탈린의 아들이었다. 그 또한 독일군의 포로가 된 것 이었다. 한스가 프란츠에게 말했다.
"도청기는 잘 작동하고 있나?"
"그렇습니다."
방 반대편에서 안토노프는 당황한 표정으로 야코프 주가슈빌리에게 이것 저것 묻고 있었다. 그 때, 누군가 와서 한스에게 전보를 전달했다. 한스는 눈썹을 찌푸렸다.
"늑대굴로 간다."
현재 중부집단군 전선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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