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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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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2
글자수 :
1,06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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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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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2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대덕사를 나와 교토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일본 해적들에 대해 탐문을 했다.


교토는 천왕이 사는 오랜 도시로서 큰 규모였고, 성처럼 큰 저택들이 많았다.


특히 관백이 살고 있다는 주라쿠대는 석벽 위에 건립된 목조건물로 그 호화로움이 대단했다.


규모 또한 대 저택이라고는 하지만 성채와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은 주라쿠저택을 주라쿠성으로 불렀다.


관백이 황금과 호화로움을 좋아해 주라쿠성을 지상낙원처럼 꾸며 놓았다고 했다.


황금으로 치장된 천수각은 마치 위풍당당한 장군처럼 보였다.


주라쿠성 주위에는 유력 다이묘들의 집들이 늘어서 있었다.


주라쿠성 주위에는 경비대가 호화로운 차림으로 경비를 섰고, 한 편의 경비대는 주기적으로 주라쿠성 주위를 돌았다.


한참을 주라쿠성을 구경하다 오미야 거리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강이 나오자 강길을 따라 내려갔다.


강 근처에 사카이 마을이 있었는데 잘 정비된 상점 거리에 예쁘게 화장하고 종을 거느리고 다니는 귀부인들, 물건을 사러 나온 상인이나 농민들, 그리고 행상꾼들이 북적거렸다.


정신없이 구경하느라 이곳에 왜 왔는지를 잊어버릴 정도였다.


정신을 차리고는 늘어선 상점들을 돌며 해적들에 대해 묻고 다녔다.


하지만 대마도와 마찬가지로 해적들에 대해 아는 일본인들이 없었다.


예전에는 온천지에 해적들이랑 강도들이 북적거렸었다.


절대강자가 없는 시절이라 힘센 자가 법이었으며, 약자들은 살기 위해 강도나 산적이 되었었다.


일본 전국이 어느 정도 통일이 되면서 해적의 숫자가 줄어들었으며, 관백 히데요시가 몇 년 전 해적금지령을 내리면서 거의 발자취를 감추어서 지금처럼 수소문이나 막연한 이야기로는 해적들을 찾기가 어려웠다.


‘아! 일본의 제일 큰 도성에서도 해적들에 대해 알 수 없다니!’


녹초가 되도록 돌아다녔지만, 헛고생이라 축 처진 어깨를 하고는 상가 거리를 걸었다.


돌아다니다 보니 끼니를 잊고 있었는데 음식을 파는 곳을 보니 배가 고파 왔다.


주쿠라고 적혀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음식점에 들어가 대충 음식을 시키고는 그곳에서 음식을 날라 주는 사람에게 해적에 대해 물었다.


하지만 그 사람도 해적에 대해 모른다며 고개를 저었다.


건너편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해적에 대해 들어 봤는지 물었다.


그들도 모른다고 했다.


“예전에는 해적들이 무척 많았는데 지금은 대부분 영주 밑으로 들어가고 또 관백이 해적금지령을 내려서 그나마도 활동이 거의 없어요!”


주인이 물을 가져다주며 이야기했다.


간절한 눈으로 주인을 쳐다보았다.


“혹, 저기 상가 거리 끝 하치조 거리에 오마찌만물상이라고 있는데 거기 주인인 오마찌란 자가 알지 모르니 그리 가보슈. 그이는 모르는 것이 없고 또 없는 것이 없으니···.”


“정말로 모르는 게 없다고요? 감사합니다.”


급히 남은 음식을 먹고는 음식점을 나와 오가와 거리를 따라 내려갔다.


거리에는 상인들과 평민, 그리고 남만인들로 붐볐다.


도대체 이곳은 어느 나라란 말인가?


일본이 맞기는 맞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겨우 물어물어 복잡한 거리를 지나 하치조 거리를 따라 서쪽으로 조금 가니 간판에 만물상이라 적힌 상점이 보였다.


주변에도 작은 상점들이 몇 있었다.


이 층 건물의 만물상 뒤로는 만물상답게 여러 물건이 늘려 있었고, 신기한 물건들이 나란히 놓여 전시된 것도 있었다.


절에나 있는 탑들로 제법 있었고 그 뒤로 작은 별채가 있는데 구조가 특이했다.


별채 건물 뒤로는 북쪽에는 대나무가 있었고 서쪽으로 소나무 숲으로 덮인 낮은 야산이 아름답게 보였다.


그 아래 남서쪽 멀리 도지라는 큰절이 있었다.


만물상 안으로 들어갔다.


상점이 둘로 나누어져 있었다.


오른쪽 상점은 신기한 물건들로 가득 차 있었고 왼쪽 상점은 책들이 쌓여 있었다.


복잡한 만물상점보다 책이 있는 상점으로 들어갔다.


손님 하나가 책을 사고 있었다.


그 손님이 갈 동안 주위를 둘러보니 여러 종류의 책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책들이 선반 가득했다.


얼핏 본 책은 야한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곳 책들이 모두 조잡한 성 풍속화였다.


얼른 얼굴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어떻게 오셨소?”


주인이 다가오며 물었다. 당황한 무솔은,


“저어 호, 혹시······.”


당황한 나머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며 조선말로 더듬거렸다.


“아니, 어험, 혹 해적들에 대해 아십니까?”


“해적은 무슨 일로···?”


“제가 해적과 관련해서 공부를 좀 하려고 합니다만.”


“허허! 해적들이 없어진 지가 언젠데 지금 와서 찾는 다우.”


“그래도 아는 것이 있으면 좀 알려 주십시오. 제가 대충 알기로는 해적들의 활동이 대단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오마찌란 주인은 나이가 한 오십 정도로 건장한 체격은 아니었지만, 몸이 강단이 있어 보였다.


무솔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쿠마노 해적과 무라카미 해적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무라카미 해적은 지금 없지만 그래도 그 잔당이 남아 간혹 해적질을 한다는 것이었다.


‘가만, 무라카미? 맞다. 무라카미! 그래 살동이가 무라카미 해적 잔당을 찾아가라고 했는데, 바보같이 그것을 잊어버리고 있었어.’


“그래요? 그런데 그들이 활동한 지역은 어디였습니까?”


“세토내해 중에서도 인노시마섬 일대가 주 무대였소. 지금은 해적질했다가 잡히면, 책형이나 화형으로 처형당하기 때문에 감히 대 놓고 해적질을 못하지.”


“그렇군요. 그 많은 해적들은 다 어떻게 되었나요?”


주인은 낡은 책의 먼지를 털면서 무솔을 힐끔 쳐다보았다.


상대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해적에 대해 이야기 했다.


“무라카미의 경우 세토내해를 지나가는 배들에게 세금을 강제로 징수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적이라 불렸다오. 그러다 두서너 패로 갈려서 일부는 모리 테루모토에게로 일부는 오다 노부나가에게로 들어가 서로 칼을 겨눴고 그 중에서 구루시마패가 노부나가의 수군이 되어 일본 통일에 이바지 하며 살아남았고 모리 패는 전쟁에서 패하여 사라졌지요. 일부 잔당들이 활동을 한다지만 해적이 아니라 단순한 도적무리일 뿐.”


한참을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낭인 두 사람이 들어 왔다.


한 명의 낭인은 어려 보였으며, 무척 잘 생겼다.


여자보다 더 예쁘게 보였다.


그 낭인을 바라보며 넋을 놓고 있던 무솔은 주인이 불러서야 정신을 차렸다.


“노부나가 밑으로 들어간 무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습니까?”


“이요국의 작은 다이묘가 되었다고 들었소만, 왜 그렇게 해적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소?”


주인이 자상하게 해적들에 관해 이야기를 해주다 궁금했는지 물었다.


아버지가 자신이 어릴 때 해적이었는데,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찾아 나섰다고 말했다.


주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안타까워했다.


주인과 이야기하는 동안 조금 전 들어 온 무리 중 어여쁜 낭인이 무솔을 힐끔거렸다.



대덕사로 돌아와 일본 지도를 펼쳤다.


이곳 교토로 올 때 잠시 들렀든 후쿠야마시 못 미쳐서 인노시마섬이 있었다.


섬들이 아주 복잡하다고 생각하며 지나온 곳이었다.


무라카미 해적이 활동한 세토내해를 살폈다.


주 본거지라고 알려준 부근을 바라보았다.


“바보, 진작 무라카미 해적이라는 것을 기억했으면 여기 교토까지 안 와도 되는 것이었는데.”


자신이 한심한 듯 머리를 주먹으로 툭툭 쳤다.


“좀 더 상세한 지도가 있으면 좋으련만.”


청동거울과 편전, 그리고 아버지가 물려주신 대나무칼을 챙겼다.


칼 손잡이에 있는 장식품을 잠시동안 바라보았다.


“스승님은 잘 계시겠지? 그리고 ······?”


동료들을 생각하다 연서의 흐느껴 우는 모습이 떠올라 잠시 멍했다.


물건들을 싸서 봇짐에 넣고는 이른 저녁이지만 잠자리로 들었다.


해적과 그들이 활동했던 지역을 알게 되어 그런지 자꾸만 머리가 복잡해져서 쉽게 잠들지 못했다.


날이 밝자 부사 김 성일을 찾아갔다.


“부사 어른!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그래, 돌아다닌 보람이 있느냐?”


“네,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떠나려고 합니다.”


“그래! 참, 너의 집안 어르신들이 남명 조 식 선생과 인연이 있다고 했느냐?”


“소인은 잘 모르나 외조부로부터 그렇게 들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산음에 계실 때 산천재에서 외조부님을 만났다고 했습니다.”


“좋은 가문에서 자랐구나! 대장부가 뜻을 품었다면 궁해도 굳세야 하며, 늙어도 씩씩해야 한다고 했다. 이곳은 위험하고 무례한 놈들의 나라다. 몸 간수 잘하고 꼭 어머니를 찾아 조선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혹 조선으로 가기 전 도움이 필요하면 이야기하거라.”


“네, 감사합니다.”


부사는 뭔가 허전한 지 무솔을 바라보는 눈이 측은했다.


부사의 따뜻한 말에 눈가가 촉촉해졌다.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너 또한 조선인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네,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그럼 조선에서 뵙겠습니다. 조심해서 돌아가십시오.”


부사의 기개와 배려가 느껴져 온몸이 뜨거워 옴을 느꼈다.


눈물이 나려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얼른 큰절하고 밖으로 나와 길을 떠났다.


은자 몇을 주고는 길을 떠나는 무솔을 바라보며, 김 성일의 마음이 편치 않은 듯 한참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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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2 22.06.17 53 0 10쪽
78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1 22.06.17 55 0 9쪽
77 풍전등화 2 22.06.16 56 0 9쪽
76 풍전등화 1 22.06.16 54 0 10쪽
75 비싼 목숨 값 22.06.15 57 0 10쪽
74 산적 무리들 3 22.06.15 54 0 14쪽
73 산적 무리들 2 22.06.14 50 0 14쪽
72 산적 무리들 1 22.06.14 55 0 12쪽
71 어머니의 유품 22.06.13 52 0 10쪽
70 도망자 22.06.13 58 0 11쪽
69 미치나오를 죽이다 22.06.12 55 0 10쪽
68 어머니의 죽음 22.06.12 57 0 10쪽
67 출생의 비밀 22.06.11 78 0 10쪽
66 함께 살자 22.06.11 50 0 10쪽
65 무너진 계획 22.06.10 52 0 10쪽
64 여동생 22.06.10 55 0 10쪽
63 카에데 부인 22.06.09 52 0 13쪽
62 가시마성 2 22.06.08 57 0 10쪽
61 가시마성 1 22.06.08 59 0 11쪽
60 조선 도공들 2 22.06.07 59 0 11쪽
59 조선 도공들 1 22.06.07 54 0 12쪽
58 왕년의 해적들 2 22.06.06 55 0 9쪽
57 왕년의 해적들 1 22.06.06 73 0 13쪽
56 구루시마의 의심 22.06.05 54 0 11쪽
55 료우타의 검술 22.06.05 55 0 10쪽
54 숨은 실력자 타이요우 22.06.04 56 0 9쪽
53 조선 침략의 전초 기지 22.06.04 60 2 13쪽
52 기억에 없는 기억들 2 22.06.03 55 0 9쪽
51 기억에 없는 기억들 1 22.06.03 64 0 12쪽
50 남만인 배 글로벌호 2 22.06.02 57 0 11쪽
49 남만인 배 글로벌호 1 22.06.02 64 0 12쪽
48 과거에서 온 추적자들 22.06.01 68 0 13쪽
47 스스무의 회상 22.05.31 72 0 13쪽
46 하이난 3 22.05.30 68 0 16쪽
45 하이난 2 22.05.29 102 0 22쪽
44 하이난 1 22.05.28 64 0 20쪽
43 꽃을 찾는 벌 22.05.27 74 0 22쪽
42 벌을 찾는 꽃 22.05.26 72 0 25쪽
41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5 22.05.25 75 0 18쪽
40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4 22.05.24 68 0 17쪽
39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3 22.05.23 78 0 19쪽
38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2 22.05.22 71 0 19쪽
37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1 22.05.21 70 0 22쪽
36 순정 2 22.05.20 73 0 22쪽
35 순정 1 22.05.19 79 0 22쪽
34 토끼 사냥 22.05.18 84 0 25쪽
33 오마찌 칸의 죽음 22.05.17 76 0 20쪽
32 불타는 오마찌 별채 22.05.16 83 0 19쪽
31 고가 닌자 마리지천 22.05.15 102 0 25쪽
30 함정 22.05.14 83 0 27쪽
29 암살자를 막아라 2 22.05.13 86 0 26쪽
28 암살자를 막아라 1 22.05.12 86 0 25쪽
27 적진 속으로 22.05.11 91 0 23쪽
26 죠유지와의 재대결 22.05.10 87 0 25쪽
25 카오루 부인 22.05.09 105 0 22쪽
24 히데츠구의 의심 22.05.08 115 0 24쪽
23 이가분지 2 22.05.07 95 0 16쪽
22 이가 분지 1 +2 22.05.06 97 1 19쪽
21 반항아와의 만남 +2 22.05.05 93 2 19쪽
20 여인들 +2 22.05.04 93 1 21쪽
19 산적 사이가 +2 22.05.03 86 1 25쪽
18 이가 닌자 간스케와 고에몬 +3 22.05.02 89 2 26쪽
17 기억의 저편에서 온 자들 +1 22.05.01 104 1 21쪽
16 유곽 아이루 +2 22.04.30 92 1 22쪽
15 닌자검 +2 22.04.29 95 1 22쪽
14 닌자되다 6 +1 22.04.28 100 1 26쪽
13 닌자되다 5 +2 22.04.27 105 2 25쪽
12 닌자되다 4 +2 22.04.26 110 1 24쪽
11 닌자되다 3 +2 22.04.25 123 1 25쪽
10 닌자되다 2 +2 22.04.23 122 1 23쪽
9 닌자되다 1 +4 22.04.22 159 1 25쪽
8 올빼미섬 7 +2 22.04.21 208 1 30쪽
7 올빼미섬 6 22.04.20 216 1 25쪽
6 올빼미섬 5 +2 22.04.19 200 1 28쪽
5 올빼미섬 4 +2 22.04.18 216 1 28쪽
4 올빼미섬 3 22.04.16 236 2 29쪽
3 올빼미섬 2 +3 22.04.15 284 1 27쪽
2 올빼미섬 1 +4 22.04.14 434 3 29쪽
1 안개 속 검은 그림자 +8 22.04.13 1,061 3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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