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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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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66
추천수 :
32
글자수 :
1,06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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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6.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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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숨은 실력자 타이요우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말타기도 우승자가 결정되면서 모두의 관심이 무술 대결로 쏠렸다.


병사들과 지휘부의 바람과 달리 결승에 오른 무사 중 한 명이 어깨 경련으로 대련을 포기하면서 대련 없이 우승자가 결정되었다.


준우승자가 된 하급무사는 와키자카 야스하루의 특별 대 무사였는데, 어깨 경련으로 우승을 놓치자 야스하루가 못내 아쉬워했다.


우승자는 시마즈가의 하급무사인 마츠다 아케미치로 본래 낭인무사로 전전하다 명나라 정벌에 시마즈가에 의탁하여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다.


병사들은 아케미치가 시시하게 우승자가 되자 야유를 퍼부었다.


병사들이 술렁거리며, 웅성거리자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단상으로 올라 온 기요마사가 병사들에게 우렁차게 말을 했다.


“여기 아케미치에게 도전할 무사가 있는가? 단, 하급무사나 그 아래만 가능하다. 아케미치를 이기면 우승자로 대우해 주겠다. 아니, 대등한 경기를 하여, 무사의 기개를 보여준다면, 내가 상금을 주겠다. 자, 없는가?”


병사들이 기요마사의 기백에 눌렸는지 얼굴을 땅으로 내리깔며, 조용해졌다.


진검 승부에 하급무사 이상의 실력을 보여준 아케미치와 겨룬다는 것은 곧 죽음일 수 있기에 모두 눈을 피했다.


“이봐, 기요마사공.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우승자가 가려졌으면 그만이지!”


유키나가가 강한 반감을 품고 기요마사를 나무랐다.


시마즈 요시히로 역시 자신의 무사가 우승으로 한껏 기가 올랐는데, 기요마사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어이가 없다는 듯 입술을 곱씹었다.


“시시하게 대련 없이 우승자가 나오니 병사들의 사기가 먹구름처럼 가라앉지 않았소. 우승자는 가려졌다고 치고, 재미로 대련을 붙여 봅시다.”


기요마사의 당당한 덩치에 눌렸는지, 병사들의 함성에 마음이 동했는지, 여러 지휘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에도 기요마사의 독단적인 행동과 말에 불만이 가득한 지휘관들이었다.


그의 기세도 기세지만 그 뒤에 있는 태합 히데요시가 두려워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다.


히데요시의 충신으로 태합이 아끼는 장수 중 하나라는 것을 모두가 알기에 그의 안하무인 격에 모두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는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태합의 또 다른 충신인 유키나가가 간혹 반론을 제기할 뿐이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기요마사의 독단에 지휘관들의 입이 주먹만큼 앞으로 나왔다.


“자, 자. 일생일대의 기회다. 자신 있는 자 나오도록.”


하지만 그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조금 전의 함성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병사들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새 소리만 가득한 나고야성에 누군가가 앞으로 나왔다.


“제가 도전해 보겠습니다.”


옆에서 들리는 소리에 료우타가 고개를 돌렸다가 깜짝 놀랐다.


옆에 서 있던 타이요우가 한 발 앞으로 나가며 손을 번쩍 든 것이다.


갑자기 병사들이 술렁거렸다.


키도 작고 야윈 병사가 덩치도 우람하고 실력도 좋은 아케미치에게 도전하기 위해 나왔기 때문이다.


기요마사 또한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네는 어디 소속인가?”


“네, 저는 코카와성의 다카도라 성주님을 모시는 타이요우라고 합니다.”


기요마사가 성주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다카도라도 자신의 소속 무사가 도전자로 나온 것에 얼굴을 보고는 실망감과 함께 언짢은 표정으로 기요마사를 마주 보았다.


성의 정식 무사나 병사도 아닌 올빼미섬의 닌자가 아닌가?


다카도라가 칸베에를 쳐다보았다.


“성주님, 제가 도전하게 해 주십시오. 결코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습니다.”


칸베에가 성주의 눈빛을 보고는 뛰어가 귓속말로 무엇인가 이야기했다.


“좋다. 허락한다. 다만, 코카와성의 명예를 실추시키면 자네의 목을 거둘 것이다.”


허락이 떨어지자 타이요우가 대련 장소로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병사들의 함성이 다시 울려 퍼졌다.


분위기가 다시 달아오르자 이를 지켜보던 지휘관들의 얼굴이 펴졌다.


다카도라만이 대련장으로 자신만만하게 걸어 나오는 타이요우를 반신반의하며 잔뜩 찡그린 얼굴로 지켜보았다.


타이요우가 넉 자(1.2미터)인 검을 왼손에 들었다.


상대는 삼지창으로 가소로운 듯 타이요우를 쳐다보았다.


당연히 덩치가 다섯 자(약1.5미터)가 조금 넘는 타이요우를 비웃을 만했다.


상대는 또한 이름 없는 자가 아닌가?


자신은 비록 하급무사이지만, 로닌으로 전국의 내로라하는 무사들과 대련하며, 여행을 다였기에 가소로울 수밖에 없었다.


몇 수만에 끝을 내기 위해 창을 치켜들었다.


“얏!”


아케미치가 삼지창으로 타이요우를 찔러 왔다.


상대가 가뿐하게 창을 막아 내며, 옆으로 움직이면서 역공을 펼쳤다.


‘닌자가 아닌 무사로서 대결해야 해. 무사로써···.’


타이요우는 닌자가 아닌 무사로서 성공하고 싶었다.


비록 상대가 강할지라도 닌자기술을 쓰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다.


하지만 상대의 공격에 자신도 모르게 닌자의 기술로 피하곤 했다.


다행히 공격은 일반 무사보다 더 무사다운 공격으로 아케미치를 당황하게 했다.


두 사람의 대련이 점점 가열되자 병사들의 함성 또한 하늘 높이 치솟았다.


간단하게 끝날 것 같았던 대련이 타이요우의 분전으로 길어지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병사들과 무사들, 그리고 지휘관들이 타이요우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작은 키의 타이요우가 찔러 오는 창을 칼로 막으며, 창 아래로 스며들 듯 아케미치의 가슴을 발로 찼다.


덩치가 큰 아케미치이지만 타이요우의 특기인 발차기에 밀려 뒤로 한걸음 물러났다.


“와!”


병사들이 우레와 같은 함성을 질렀다.


두 사람의 대련은 점점 흥미를 더해 가고 있었다.


다카도라 성주 또한 찡그렸던 얼굴을 활짝 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료우타도 타이요우의 실력에 깜짝 놀랐다.


평소에 보지 못한 검술이었다.


코카와성의 수련장에서 자주 무술을 연마했는데, 실력이 쑥쑥 성장하였던 것이다.


‘닌자의 기술을 함께 사용한다면, 당연히 타이요우가 승리할 것이다.


저 정도의 실력이라면 나라도 쉽지 않겠는데.’


묘한 얼굴로 두 사람의 대련을 지켜보았다.


자만심으로 상대를 얕잡아 보았던 아케미치가 당황하여 제 실력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곧 정신을 다잡고 정색하며, 삼지창을 움켜쥐고는 충분히 자신의 덩치에 맞게 힘으로 타이요우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내려쳐 오는 창의 위력에 타이요우의 칼이 튕겨 나갈 듯 흔들렸지만, 공격보다는 자기 몸을 보호하는데 단련이 되어 있는 닌자들은 쉽게 공격에 당하지 않는다.


손이 터질 듯 아팠지만, 타이요우가 상대의 힘을 잘 이용하여 빠져나갔다.


일각이 지나고 이각(약30분)이 되도록 쉽게 결정이 나지 않고 있었다.


회심의 미소로 이 대결을 지켜보는 사람이 또 있었다.


바로 칸베에였다.


그동안 료우타의 실력만 알고 타이요우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물론 수련장에서 열심히 수련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 그의 실력을 보며, 기분 좋은 웃음이 얼굴에 가득했다.


창과 칼을 든 두 사람이 지쳐 가고 있었다.


아직 봄이라고 하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매몰찼음에도 불구하고 온몸이 땀으로 젖어 들었다.


서로 빈틈을 찾지 못해 두 간 정도의 거리에서 기 싸움을 하고 있었다.


“자, 자! 이제 그만하면 되지 않을까요? 훌륭한 대련을 보았으니 이것으로 그만하고 두 사람 모두에게 상을 줍시다.”


시마즈 요시히로가 앞으로 나와 말렸다.


처음에 승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가 점점 대결이 대등하게 흘러가자 자신의 무사가 다칠 수 있다는 생각에, 아니 이름 없고 보잘것없는 자에게 져 자신의 체면을 구길까 봐 전전긍긍하며 말릴 틈을 본 것이다.


기요마사가 잠시 인상을 찌푸렸을 뿐, 다른 지휘관들은 병사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올라간 모습을 보며, 흡족한 표정으로 요시히로의 의견에 동의했다.


두 무사는 병사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을 받으며, 단상 앞으로가 상을 받았다.


총사령관 우시다 히데이에가 따라 주는 술을 받아 마셨다.


이렇게 병사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게 되었고, 또 하나의 뛰어난 무사의 실력이 드러났다.


코카와성의 실력을 유감없이 펼쳐 보인 것에 기분이 어깨 위에까지 올라간 다카도라가 타이요우에게 술을 따라 주며, 칭찬했다.


기쁨과 칭찬에 한껏 고무된 타이요우가 상품으로 받은 상자를 들고 료우타 곁으로 다가왔다.


그의 얼굴이 한껏 고조되어 하늘을 날 듯했다.


“타이요우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오늘 새롭게 보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타이요우를 축하해 주었다.


“허허, 이 정도로 뭘, 앞으로 전장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라고. 이건 시작에 불과해.”


타이요우가 어깨를 으쓱하며, 거만을 떨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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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조선의 바다 1 22.06.18 50 0 10쪽
79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2 22.06.17 52 0 10쪽
78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1 22.06.17 55 0 9쪽
77 풍전등화 2 22.06.16 55 0 9쪽
76 풍전등화 1 22.06.16 54 0 10쪽
75 비싼 목숨 값 22.06.15 56 0 10쪽
74 산적 무리들 3 22.06.15 54 0 14쪽
73 산적 무리들 2 22.06.14 50 0 14쪽
72 산적 무리들 1 22.06.14 55 0 12쪽
71 어머니의 유품 22.06.13 51 0 10쪽
70 도망자 22.06.13 57 0 11쪽
69 미치나오를 죽이다 22.06.12 54 0 10쪽
68 어머니의 죽음 22.06.12 57 0 10쪽
67 출생의 비밀 22.06.11 77 0 10쪽
66 함께 살자 22.06.11 50 0 10쪽
65 무너진 계획 22.06.10 52 0 10쪽
64 여동생 22.06.10 55 0 10쪽
63 카에데 부인 22.06.09 51 0 13쪽
62 가시마성 2 22.06.08 57 0 10쪽
61 가시마성 1 22.06.08 59 0 11쪽
60 조선 도공들 2 22.06.07 59 0 11쪽
59 조선 도공들 1 22.06.07 54 0 12쪽
58 왕년의 해적들 2 22.06.06 55 0 9쪽
57 왕년의 해적들 1 22.06.06 73 0 13쪽
56 구루시마의 의심 22.06.05 54 0 11쪽
55 료우타의 검술 22.06.05 55 0 10쪽
» 숨은 실력자 타이요우 22.06.04 56 0 9쪽
53 조선 침략의 전초 기지 22.06.04 59 2 13쪽
52 기억에 없는 기억들 2 22.06.03 55 0 9쪽
51 기억에 없는 기억들 1 22.06.03 64 0 12쪽
50 남만인 배 글로벌호 2 22.06.02 57 0 11쪽
49 남만인 배 글로벌호 1 22.06.02 64 0 12쪽
48 과거에서 온 추적자들 22.06.01 68 0 13쪽
47 스스무의 회상 22.05.31 72 0 13쪽
46 하이난 3 22.05.30 67 0 16쪽
45 하이난 2 22.05.29 102 0 22쪽
44 하이난 1 22.05.28 64 0 20쪽
43 꽃을 찾는 벌 22.05.27 73 0 22쪽
42 벌을 찾는 꽃 22.05.26 72 0 25쪽
41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5 22.05.25 75 0 18쪽
40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4 22.05.24 68 0 17쪽
39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3 22.05.23 77 0 19쪽
38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2 22.05.22 71 0 19쪽
37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1 22.05.21 70 0 22쪽
36 순정 2 22.05.20 73 0 22쪽
35 순정 1 22.05.19 79 0 22쪽
34 토끼 사냥 22.05.18 84 0 25쪽
33 오마찌 칸의 죽음 22.05.17 75 0 20쪽
32 불타는 오마찌 별채 22.05.16 83 0 19쪽
31 고가 닌자 마리지천 22.05.15 102 0 25쪽
30 함정 22.05.14 83 0 27쪽
29 암살자를 막아라 2 22.05.13 86 0 26쪽
28 암살자를 막아라 1 22.05.12 85 0 25쪽
27 적진 속으로 22.05.11 91 0 23쪽
26 죠유지와의 재대결 22.05.10 87 0 25쪽
25 카오루 부인 22.05.09 104 0 22쪽
24 히데츠구의 의심 22.05.08 115 0 24쪽
23 이가분지 2 22.05.07 95 0 16쪽
22 이가 분지 1 +2 22.05.06 97 1 19쪽
21 반항아와의 만남 +2 22.05.05 93 2 19쪽
20 여인들 +2 22.05.04 93 1 21쪽
19 산적 사이가 +2 22.05.03 85 1 25쪽
18 이가 닌자 간스케와 고에몬 +3 22.05.02 89 2 26쪽
17 기억의 저편에서 온 자들 +1 22.05.01 104 1 21쪽
16 유곽 아이루 +2 22.04.30 92 1 22쪽
15 닌자검 +2 22.04.29 95 1 22쪽
14 닌자되다 6 +1 22.04.28 100 1 26쪽
13 닌자되다 5 +2 22.04.27 104 2 25쪽
12 닌자되다 4 +2 22.04.26 110 1 24쪽
11 닌자되다 3 +2 22.04.25 123 1 25쪽
10 닌자되다 2 +2 22.04.23 121 1 23쪽
9 닌자되다 1 +4 22.04.22 159 1 25쪽
8 올빼미섬 7 +2 22.04.21 208 1 30쪽
7 올빼미섬 6 22.04.20 216 1 25쪽
6 올빼미섬 5 +2 22.04.19 200 1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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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올빼미섬 3 22.04.16 236 2 29쪽
3 올빼미섬 2 +3 22.04.15 284 1 27쪽
2 올빼미섬 1 +4 22.04.14 433 3 29쪽
1 안개 속 검은 그림자 +8 22.04.13 1,060 3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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