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4,448
추천수 :
32
글자수 :
1,064,609

작성
22.06.06 12:00
조회
54
추천
0
글자
9쪽

왕년의 해적들 2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내가 그때 다치지 않았다면 두목 따라 전쟁에 나갔을 텐데, 전공도 세우고 나도 무사가 되어 한밑천 잡았을걸.”


“에이, 자네가? 개죽음이나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지. 하하하, 아니지, 그럴 수도 있지. 구루시마 출신이고 또 자넨 힘 하나는 장사였으니까!”


키는 작아 보였지만 강단지게 생긴 사내가 하얀 수염의 말을 비꼬듯 하며 말을 이었다.


“젠장, 옆 동네 히카루란 놈은 두목이 영지를 잃고 떠돌이가 되자, 미치나오에게 달라붙어 서는 공을 세워 부하들이랑 지금은 어깨에 힘주고 다닌다고 하더군.”


“히, 히카루라고 하셨나요?”


“왜? 아는 사람인가?”


“아, 아니요. 어디서 들어 본 이름 같습니다만. 유명한 분 아닌가요?”


무솔의 손사래에 사내들이 당연히 히카루를 알 리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유명은 쥐뿔! 무리를 배신하고 혼자 호의호식하는, 잔머리 하나는 알아주는 놈이지.”


‘히, 히까루? 어디서 들어 본 듯한데.··· 그래, 살동이가 말한···.’


“자네도 히카루 따라가지 왜?”


“차라리 해적질이 났지. 전쟁 통에 목숨이 남아나겠어. 그래서 난 몰래 산속으로 도망을 갔지. 지금 생각해 보면 뭐 아쉽기도 하지만. 쩝.”


“하긴, 히카루니까 그 전쟁 통에 살아남았지. 하하하.”


“아! 그런가요? 혹, 그 히까루라는 분 조선에도 갔다 왔나요?”


“아니, 자네는 왜 그렇게 히카루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가?”


앞에 앉은 사내의 의심스러운 눈길에 고개를 살짝 숙였다.


“저도 조선이라는 나라가 궁금해서요.”


“하하하, 그런가? 그놈이 직접 조선에 간 것은 아니고 미치나오에게 붙어서 잘 보이려고 외해에 있는 해적들에게 부탁해서 조선 도공을 잡아 와 바쳤다지. 그 덕으로 뻐기고 다니는 거 아녀. 젠장! 그렇게 머리가 잘 돌아가는 놈이란 말이지. 그런 생각을 다 하고···.”


“컥!”


히카루에 의해 조선 도공을 잡아 왔다는 말에 하마터면 술을 뱉을 뻔했다.


“자네 왜 그러나?”


“아, 아닙니다. 술이 독해서 그만···.”


“하하하, 어린 나이에 이렇게 독한 술을 마시니 그럴 수도 있지. 하하하!”


겨우 숨을 고르며 사내들의 눈치를 살폈다.


‘아! 찾았다. 분명 어머니와 동생들을 잡아간 무리가 분명해.’


“그러게, 요즘 조선의 도자기가 최고지! 도공들을 잡아 왔으니 대단한 공로지. 글치! 나도 그놈하고 좀 더 친하게 지내면 좋았을 텐데···. 관백이 명나라 정벌을 위해 조선으로 간다는 말이 있는데, 이참에 조선으로 가 히카루처럼 도공들이나 잡아 와 한밑천 잡아 볼까?"


“관백이 조선을 정벌하러 간다고 했습니까?”


어떻게 하면 히카루가 있는 곳을 알아낼까 고민하고 있던 무솔은 사내들의 말에 깜짝 놀랐다.


“왜? 조선에 관심이 있다더니 자네도 한밑천 잡아 보려고. 하하하.”


‘큰 스승님께서 나라에 변고가 생길 것이라고 했는데, 일본이 조선을···.’


통신사를 따라오면서도 헛소문일 거로 생각했었다.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이들은 잡담을 나누느라 무솔의 감정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허 참! 해적금지령만 아니면 지금이라도 히카루처럼 한밑천 잡을 수 있을 텐데···. 그놈의 목숨이 뭔지. 이제 다 늙어 빠진 호랑이여.”


뭔가 아쉬운지 쩝쩝거리며 사내들이 술을 들이마셨다.


이들을 통해 어머니와 동생들을 잡아간 히카루란 자의 소재를 파악했다.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다. 살아 있다면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그분, 요즘은 어디에 계십니까?”


“누, 누구 말인가?”


하얀 수염의 말에 옆에 앉은 사내가 무솔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자네, 히카루에게 관심이 많은가 보이?”


“혹 그분도 조선 정벌에 가시지 않을까 생각해서요.”


“아니, 모두가 가기 싫어하는 곳을···. 하긴 뭐라도 해서 먹고사는 게 중요하지. 암. 암.”


사내가 무솔의 마음을 안다는 것처럼 넘겨짚었다.


속으로 숨을 내쉬며 조금 안도했다.


“저기, 어디야? 이마바리의 가시마성을 찾아가 보게. 저 앞섬 너머일세.”


“그러면, 잡혀 온 조선 도공들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음, 자세히는 모르나 구루시마 섬에 있다고 한 것 같은데···,”


“그런데, 왜 그렇게 궁금한 것이 많나? 좀 수상한데···. 혹시 관에서 나온 거 아니지?”


“아, 아닙니다. 저도 조선 도자기에 관심이 많아서요. 어떻게 하나 구해 볼 수 없을까 해서···.”


“하하하, 조선 도자기로 한밑천 잡아 보겠다. 택도 없는 소리 말게. 그 비싼 도자기를 무슨 수로···. 귀족쯤 돼야 만져나 볼 수 있어.”


해적 잔당들이 의심할까 봐 대충 얼버무리고는 피곤하다는 핑계를 대며 인사를 하고는 이층으로 올라가 방으로 들어갔다.


인노시마섬 너머 어머니와 동생이 있다는 생각에 아침 일찍 찾아가기 위해 잠을 청했다.


바람이 잔잔해져 어제 제대로 못 잔 잠을 몰아 깊게 잠이 들었다.


어둠 속에서 방문 열리는 소리가 나더니 네댓 명의 무리가 손에 칼을 들고 들어오는 모습이 창으로 들어온 달빛에 흐릿하게 비쳤다.


그 중 한 명이 다가와 칼로 이불 속 무솔을 툭툭 건드렸다.


잠결에 눈을 떤 무솔은 창으로 들어 온 희미한 달빛에 여러 명의 형체가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이 보여 놀라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조용히 일어나라.”


사내의 말에 조용히 이불 속에서 몸을 일으키며 칼을 찾았다.


머리맡에 있는 칼이 눈에 들어왔다.


손으로 잡고 있던 이불을 눈앞 사내를 행해 던지고는 재빠르게 머리맡에 있던 대나무칼을 들었다.


“누구냐?”


“이런! 말로 할 때 가진 것 다 내놓아라!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어림도 없는 소리!”


어둠에 눈이 익자 모두 다섯 명의 무리가 얼굴에 복면하고 있었다.


복면들을 향해 칼을 빼지 않고 겨누었다.


“그깟 나무 막대기로 우릴 막겠다고? 미친놈!”


제일 앞에 있던 사내가 콧방귀를 끼며 무솔을 향해 칼을 휘 들렀다.


“이얏!”


칼로 목을 쳤다.


동시에 그 뒤 사내의 머리를 갈겼다.


“아악.”


“윽.”


순간적인 무솔의 행동에 두 사내가 옆으로 고꾸라졌으며, 나머지 사내들은 긴장하며 뒤로 주춤 물러났다.


사내들의 행색이 초저녁에 일 층에서 술을 함께 마셨던 무리로 보였다.


“서로 원한이 없을 텐데, 무엇 때문에 이러느냐?”


“후후후, 네 놈이 가진 거 다 내놓아라?”


“평생 노략질만 하던 놈들이라 어쩔 수 없구나!”


세 명이 무솔을 에워싸려 했다.


쓰러졌던 두 명도 목을 만지며 일어나 합세했다.


좁은 곳에서 잘못하다가는 자신들이 다칠 수가 있어 두 명은 문 앞에 서 있었다.


시퍼런 칼날을 드리우며 무솔을 압박했다.


칼을 빼 들었다.


“조용히 물러가면 상관하지 않겠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 너희들 제삿날이 될 것이다.”


“어쭈! 어린놈의 새끼가! 해적질로 한평생을 보낸 우리여. 요즘 몸이 근질거리던 차에 잘 걸렸다.”


주인이 소란한 소리에 등불을 들고 계단을 올라오다 해적 잔당의 협박에 다시 내려가 방으로 숨었다.


‘여기서 일이 커지면 활동하기가 불편할 텐데··· 어떻게 하지?’


창문을 흘깃 보고는 짐 보따리를 찾았다.


다행히 창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왼쪽의 사내에서부터 오른쪽 사내 앞으로 크게 원을 그리며 칼을 휘둘렀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무리가 한 발짝 뒤로 물러나자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봇짐을 들고 창문을 열어 밖을 내다봤다.


놈들이 칼을 들고 달려들어 오자 차례대로 목과 허리, 그리고 머리를 칼등으로 때렸다. 숫자만 많았지! 오합지졸들이었다.


창밖으로 나가 아래층 지붕을 밝고 아래로 뛰어내렸다.


놈들이 당황하며 달려와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바보 같은 것들, 빨리 쫓아가.”


두 놈이 창을 넘어 쫓아 왔으며, 다른 놈들은 방문으로 해서 계단을 내려가 추격해 왔다.


주쿠거리를 잽싸게 달려 어둠 속으로 숨었다.


허겁지겁 따라온 발소리가 스쳐 지나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칼을 내려 놓지 못하고 긴장감으로 소리에 집중했다.


뒤이어 다른 발소리도 요란하게 들리더니 곧 사라졌다.


발소리가 멀어지자 조심스럽게 담 그늘에서 나와 주위를 살피며 재빠르게 깊숙한 곳으로 몸을 숨겼다.


밤이 어둡고 민첩한 무솔의 달음질에 놈들은 여기저기 둘러볼 뿐, 씩씩거리며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에이, 빌어먹을···. 다 잡은 고기를 놓쳤어!”


“이젠 몸이 말을 안 듣는군. 너무 쉽다고 생각했어! 젠장! 돌아가자고.”


"칼을 든 지가 너무 오래되었어. 젠장!"


“이젠 몸이 말을 안 듣는군. 우째, 너무 쉽더라! 젠장! 돌아가자고.”


해적 잔당들이 투덜거리며 서로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멀리 그들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건물 그림자에서 나와 그들을 지켜보았다.


“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80 조선의 바다 1 22.06.18 50 0 10쪽
79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2 22.06.17 52 0 10쪽
78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1 22.06.17 55 0 9쪽
77 풍전등화 2 22.06.16 55 0 9쪽
76 풍전등화 1 22.06.16 54 0 10쪽
75 비싼 목숨 값 22.06.15 56 0 10쪽
74 산적 무리들 3 22.06.15 54 0 14쪽
73 산적 무리들 2 22.06.14 50 0 14쪽
72 산적 무리들 1 22.06.14 54 0 12쪽
71 어머니의 유품 22.06.13 51 0 10쪽
70 도망자 22.06.13 57 0 11쪽
69 미치나오를 죽이다 22.06.12 54 0 10쪽
68 어머니의 죽음 22.06.12 56 0 10쪽
67 출생의 비밀 22.06.11 77 0 10쪽
66 함께 살자 22.06.11 50 0 10쪽
65 무너진 계획 22.06.10 52 0 10쪽
64 여동생 22.06.10 55 0 10쪽
63 카에데 부인 22.06.09 51 0 13쪽
62 가시마성 2 22.06.08 57 0 10쪽
61 가시마성 1 22.06.08 59 0 11쪽
60 조선 도공들 2 22.06.07 59 0 11쪽
59 조선 도공들 1 22.06.07 54 0 12쪽
» 왕년의 해적들 2 22.06.06 55 0 9쪽
57 왕년의 해적들 1 22.06.06 73 0 13쪽
56 구루시마의 의심 22.06.05 54 0 11쪽
55 료우타의 검술 22.06.05 54 0 10쪽
54 숨은 실력자 타이요우 22.06.04 55 0 9쪽
53 조선 침략의 전초 기지 22.06.04 59 2 13쪽
52 기억에 없는 기억들 2 22.06.03 55 0 9쪽
51 기억에 없는 기억들 1 22.06.03 63 0 12쪽
50 남만인 배 글로벌호 2 22.06.02 56 0 11쪽
49 남만인 배 글로벌호 1 22.06.02 63 0 12쪽
48 과거에서 온 추적자들 22.06.01 68 0 13쪽
47 스스무의 회상 22.05.31 71 0 13쪽
46 하이난 3 22.05.30 67 0 16쪽
45 하이난 2 22.05.29 102 0 22쪽
44 하이난 1 22.05.28 64 0 20쪽
43 꽃을 찾는 벌 22.05.27 73 0 22쪽
42 벌을 찾는 꽃 22.05.26 71 0 25쪽
41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5 22.05.25 75 0 18쪽
40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4 22.05.24 68 0 17쪽
39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3 22.05.23 77 0 19쪽
38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2 22.05.22 71 0 19쪽
37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1 22.05.21 70 0 22쪽
36 순정 2 22.05.20 73 0 22쪽
35 순정 1 22.05.19 79 0 22쪽
34 토끼 사냥 22.05.18 84 0 25쪽
33 오마찌 칸의 죽음 22.05.17 75 0 20쪽
32 불타는 오마찌 별채 22.05.16 83 0 19쪽
31 고가 닌자 마리지천 22.05.15 102 0 25쪽
30 함정 22.05.14 82 0 27쪽
29 암살자를 막아라 2 22.05.13 85 0 26쪽
28 암살자를 막아라 1 22.05.12 85 0 25쪽
27 적진 속으로 22.05.11 91 0 23쪽
26 죠유지와의 재대결 22.05.10 86 0 25쪽
25 카오루 부인 22.05.09 104 0 22쪽
24 히데츠구의 의심 22.05.08 115 0 24쪽
23 이가분지 2 22.05.07 95 0 16쪽
22 이가 분지 1 +2 22.05.06 97 1 19쪽
21 반항아와의 만남 +2 22.05.05 92 2 19쪽
20 여인들 +2 22.05.04 92 1 21쪽
19 산적 사이가 +2 22.05.03 85 1 25쪽
18 이가 닌자 간스케와 고에몬 +3 22.05.02 89 2 26쪽
17 기억의 저편에서 온 자들 +1 22.05.01 103 1 21쪽
16 유곽 아이루 +2 22.04.30 92 1 22쪽
15 닌자검 +2 22.04.29 95 1 22쪽
14 닌자되다 6 +1 22.04.28 100 1 26쪽
13 닌자되다 5 +2 22.04.27 104 2 25쪽
12 닌자되다 4 +2 22.04.26 110 1 24쪽
11 닌자되다 3 +2 22.04.25 122 1 25쪽
10 닌자되다 2 +2 22.04.23 121 1 23쪽
9 닌자되다 1 +4 22.04.22 159 1 25쪽
8 올빼미섬 7 +2 22.04.21 208 1 30쪽
7 올빼미섬 6 22.04.20 215 1 25쪽
6 올빼미섬 5 +2 22.04.19 200 1 28쪽
5 올빼미섬 4 +2 22.04.18 215 1 28쪽
4 올빼미섬 3 22.04.16 236 2 29쪽
3 올빼미섬 2 +3 22.04.15 284 1 27쪽
2 올빼미섬 1 +4 22.04.14 433 3 29쪽
1 안개 속 검은 그림자 +8 22.04.13 1,060 3 2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