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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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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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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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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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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9쪽

올빼미섬 3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건장한 무사가 창이 세 갈래인 장창을 들고 죠유지를 한 번 쳐다보고는 료우타 앞으로 걸어 나왔다.


자신을 능멸하면서 창을 들고 나가는 다카노리의 등을 노려보는 죠유지, 성주의 먼 친척이라 함부로 할 수는 없었지만, 실력으로 그보다 우위에 서 있다고 자부했기에 오늘 일은 두고두고 화근거리가 될 것으로 생각하니 열불이 나고 자신에게 화가 치밀어 올랐다.


‘젠장! 앞으로 저 자식이 얼마나 놀리려나?’


자신의 칼보다 두 배 이상 긴 창을 보며 료우타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보통 사람보다 조금 더 컸지만, 도도 다카노리란 자는 몸집이 있어서인지 훨씬 더 커 보였다.


섬사람도 그렇고 조금 전 맞상대도 그렇고 신장이 자신보다 큰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아니 보통 사람들은 료우타보다 머리 하나는 작았다.


하늘이 어두워지며 한둘 날리던 눈송이가 조금씩 굵어지더니, 흩뿌려지고 있었다.


칼과 창이 맞부딪치는 소리가 섬으로, 바다로 퍼져나갔다.


창을 든 다카노리의 몸놀림이 훨씬 자유롭고 강하게 료우타를 압박했다.


육중한 창의 무게에 겨우 버텨 내었다.


죠유지와 대결을 멈춰 땀이 식어 갔으나 다시 결렬한 대결이 시작되자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고 있었다.


긴 창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는 다카노리의 창술은 바람을 찢어낼 듯 료우타를 공격해 왔다.


특히 전장에서 실전으로 단련된 창의 찌르기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몸이 기억하는 검술로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타고난 유연성과 민첩성으로 피해 나갔다.


다카노리가 아래쪽을 공격하는 것처럼 하다가 갑자기 머리를 공격했다.


놀란 료우타가 반응하였지만, 다카노리의 창이 오른쪽 어깨를 뚫었다.


그 순간에도 료우타는 몸을 움직이며 발을 내 뻗어 그의 창을 찼으나 어깨에 깊숙이 들어가지 못했지만, 생채기를 냈다.


다카노리가 마음이 급해졌다.


닿을 것 같으면서도 한 치가 모자라거나 용케 칼로 막아 냈기에 시간만 허비할 뿐 결판을 낼 수가 없었다.


걸렸다고 생각하면 어느새 빠른 발놀림으로 사라지며 공격을 가해 왔다.


결정적인 공격이 매번 빗나가고 있었다.


다카노리의 공격을 잘 막아 내고 있었지만, 료우타의 몸 이곳저곳에는 창이 스쳐 간 흔적이 드러나고 있었다.


조금씩 두 사람이 지쳐 가고 있었다. 겨룬 지 일 각(약15분)이 흘렀다.


상대의 민첩한 수비와 어설프지만, 순간적인 공격에 다카노리도 조금씩 지쳐 가기 시작했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침착해야 할 마음이 조바심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칸베에는 두 사람의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특히 료우타라는 자의 검술이 신기한 듯 연신 고개를 갸웃거리면서도 좀 더 지켜보기 위해 가만히 두었다.


‘저자의 칼은 얼핏 보면 빈틈이 보인다. 하지만, 다카노리가 공격하면 그 빈틈은 순식간에 없어지며 반격을 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공격을 계속하는 것도 아니고······. 간혹 있는 공격도 어딘가 허술해 보인다. 왤까? 저자의 무예가 서툴러서일까? 그런데도 다카노리가 오히려 쩔쩔매고 있지 않은가? 결코 다카노리의 실력이 나보다 떨어지지 않는데도 말이다. 아니 저 창으로는 오히려 나보다 낫다. 칼뿐만 아니라 몸을 쓰는 것도 보통이 아니다. ······. 음!’


눈발이 점차 강해지면서 차가운 바람이 섬을 덮쳤다.


두 사람은 이마에서 땀을 닦으면서도 긴장감을 놓지 않고 상대를 노려보았다.


“잠깐, 자네, 내 언월도로 맞서 보게.”


칸베에가 옆의 병사에게 자신의 언월도를 료우타에게 가져다주라고 명령했다.


“아! 저 말입니까?”


무사 하나가 언월도를 료우타에게 가져다주자 놀라 칸베에를 쳐다보았다.


“할아버지! 저길 보세요? 료우타님의 검술이 대단해요. 창을 쓰는 저자와 대등한 대결을 하고 있어요.”


“나도 보고 있다.”


‘공격보다 방어에 집중하고도 상대가 오히려 쩔쩔매고 있어. 아마도 기억력 문제일 게야. 그렇다면······. 혹 저것이 조선의 검술이란 말인가? 온전한 기억 속에 검술을 시현해 낸다면 당해 내기가 쉽지 않겠는걸! ······관백이 조선을 정벌하겠다고 야단인데 저자의 실력을 보면 뭐라고 할까?’


잠시 딴생각을 한 마모루가 칸베에를 쳐다보았다.


‘음, 저자도 나와 같이 료우타의 무예를 계속 지켜보고만 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아니 무슨 꿍꿍이일까? 혹······, 우리가 움직일 시간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알 수가 없구나!’


료우타가 시간을 벌어 주었지만, 질 경우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멍하니 료우타의 움직임에 빠져들다 칸베에를 쳐다보며 그의 의중을 알아내려는 듯 예리한 눈으로 노려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대결을 가만히 보고만 있는 촌장을 보며 두 원로와 섬사람들은 답답한 마음을 어떻게 하지 못하고 두 사람의 대결과 촌장을 번갈아 볼 뿐, 아무도 먼저 말을 꺼내는 자가 없었다.


칸베에의 언월도를 받아 움직여 보았다.


길고 묵직한 창이 어색했지만 몇 번 움직이자 그럭저럭 사용할 만했다.


언월도가 손에 익자 료우타가 다카노리를 향해 겨누었다.


다카노리의 창이 다시 공중을 돌아 료우타의 언월도와 부딪히며 불꽃이 튀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하던 료우타의 언월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처음 료우타의 언월도와 부딪혀 본 다카노리가 만만하게 보고는 공격했지만, 창을 다루는 솜씨가 시간이 갈수록 나아지자 오히려 자신이 쩔쩔매고 있었다.


창과 창의 날카로운 소리가 일 각이나 계속되었다.


다카노리가 장창을 머리 위로 돌리며 료우타의 머리로 공격했다.


료우타의 언월도가 창을 막으면서 뻗어 오는 순간 다카노리의 장창이 햇살에 번쩍였다.


“이런!”


언월도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찰나의 순간도 허락하지 않으려는 듯 다카노리의 창이 료우타의 목을 겨냥해 찔러 왔다.


뒤로 물러나며 간신히 창을 피했으나 다시 창을 반 박자 빠르게 찔러왔다.


잽싼 발놀림으로 살짝 몸을 돌리고는 다카노리의 창을 발로 차며 날아올랐다.


발이 다카노리의 가슴을 쳤다.


“와!”


다카노리의 창끝이 료우타의 몸에 닿는 순간 손과 가슴을 옹그렸던 섬사람들이 간결한 발놀림에 놀라 입을 벌리고 다물지를 못했다.


그러다 누가 환호성을 지르자 다른 섬사람들도 환호성을 질렀다.


료우타도 자신의 동작에 놀라 멀리 밀려난 다카노리를 보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인제 그만! 그만하면 되었다.”


가슴을 맞고 뒤로 세 걸음이나 밀려난 다카노리가 씩씩거리면서도, 창을 거두어들이며 목례를 하고 뒤로 물러났다.


조유지가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다카노리를 힐끔 보고는 료우타를 노려보았다.


‘도대체 저놈은!’


“잘 싸웠다. 도도 다카노리. 역시 최고의 무사답구나!”


칸베에의 말에 오히려 다카노리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칭찬이 아니라 무능한 자기를 질타한 것으로 생각했다.


자기의 최대 경쟁자며, 상대라 생각했던 칸베에 앞에서 어린 상대를 대상으로 쩔쩔맸다고 생각하니, 심히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그의 표정도 죠유지처럼 잔뜩 일그러졌다.


어깨가 축 처져서 들어오다 죠유지와 눈이 마주쳤다. 조소의 눈길이었다.


‘젠장!’


칸베에가 빙긋 웃으며 료우타를 칭찬했다.


“대단하구나! 어린 나이에 대성하였도다!”


“칭찬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이제 물러가 주십시오.”


칸베에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팔로 얼굴의 땀을 닦았다.


하늘에서 하얀 눈들이 퍼붓기 시작했다.


“하하하, 역시 실력만큼이나 당돌하구나! 너는 물러가고. 촌장을 오라 하라.”


칸베에가 흐뭇한 미소를 띠며 산을 올려다보았다.


'미처 생각 못한 실력자가 있다니.'


목례하고 가벼운 걸음으로 라나가 있는 곳으로 올라갔다.


긴장이 풀린 듯 언덕 위로 올라오자 다리가 풀렸다.


여기저기서 료우타를 외쳤다.


섬사람들의 함성에 쑥스러워 고개를 숙이고는 바위에 털썩 주저앉으며 숨을 크게 내 쉬었다.


어떻게 겨루었는지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잘 해결되자 얼굴에 안도의 미소가 퍼졌다.


‘휴!’


촌장은 아래로 내려오면서 두 원로에게 더 이상 아무 행동도 하지 말라고 일었다.


“저들은 우리를 해하기 위해 온 자들이 아닙니다. 그러니 모두 조용히 있으라 하세요.”


아래로 내려가면서도 칸베에의 의중을 읽으려 생각해 보았지만, 여의찮았다.


원로들은 아까부터 촌장의 말에 의아해하면서도 두 사람은 고개만 끄덕이고는 아래로 내려가는 촌장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다른 섬사람들도 환호하며 들떠 있다가 아래로 내려가는 촌장을 보며 움직임을 멈추고 두 사람의 만남을 잔뜩 긴장한 채 바라보았다.


산 아래로 내려온 촌장이 멀찍이 멈춰 서자 칸베에가 그 앞으로 몇 걸음 다가갔다.


“촌장! 이리 가까이 오시오.”


좀 전의 환호성은 온데간데없고, 섬사람들은 잔뜩 긴장한 채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여기저기서 마른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몇 걸음 앞으로 온 칸베에가 낮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열흘 말미를 줄 것이오. 그 안에 답을 가지고 촌장이 직접 황금칼과 함께 성으로 들어와 다카도라 성주님께 부복하도록 하시오.”


‘역시, 저들이 친 그물에 걸려들었구나!’


“답이라고 하시면 무슨 답을···.”


“촌장이 현명하니 그 답이 무엇인지 잘 알 것이오.”


황금칼은 청부의뢰에 의해 남만인 배에서 가져온 것으로 청부 의뢰자와 이곳 섬사람 몇몇 외에 아는 자가 없었다.


그런데도 칸베에가 태연하게 그 칼을 이야기했다.


청부의뢰만 하고 황금칼을 가지러 연락이 오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우려하고 있었다.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결국 이렇게 되는 거였어.’


다른 말이 필요 없다는 듯이 등을 돌려 배로 내려가는 칸베에와 무사들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눈발이 점점 심해져 군선을 삼켰다. 바다만 시퍼럴 뿐 하늘도 땅도 모두 하얗게 물들었다.


군선이 사라진 바다를 보며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바람에 휘날리는 수염을 어루만졌다.


‘이 섬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이구나!’


점점 눈발이 강해졌다.



대결로 여기저기 작은 상처를 입은 료우타의 몸을 라나가 치료해 주었다.


그녀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까만 눈동자가 사랑스러웠다.


“앗 따가!”


“풉! 웬 엄살이세요. 무사들을 상대로 칼을 휘두르신 분이.”


무슨 약초를 발랐는지 상처 부위가 따끔거렸지만, 라나의 손길이 닿는 것이 기분 좋았다.


그녀에게서 풋풋한 향이 느껴졌다.


“이제는 모든 사실을 저에게 말씀해 주시죠?”


그동안 기이섬으로 가는 아이들과 오늘 일어난 일들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군사들이 물러간 이후 료우타는 이 섬의 일원으로 정식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그의 검술 실력에 반한 무리가 존경의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그의 활약상에 말을 못 할 뿐이었다.


“더 이상 무엇을 숨기겠어요. 할아버지도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굵어진 눈이 바닷바람으로 점점 거칠어져 가고 있었다.


“이 섬은 본래 이가닌자들이 약 십 년 전 오다 노부나가의 이가정벌에 맞서 싸우다 겨우 살아남아 가족들을 이끌고 들어 온 섬이에요. 물론 일부는 아직도 이가의 작은 분지에 남아 간혹 들어오는 청부로 살아가고 있지만, 평화의 시대에 할 일이 없어진 닌자들은 대부분 산속에 숨어서 산적질을 하며 살아가거나 일부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아래에 있는 핫토리 한조 밑으로 들어갔어요. 그도 아니면 교토나 오사카 등지에서 도적질로 연명하는 부류가 있어요.”


조곤조곤하게 이야기를 하는 라나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료우타의 눈길을 느꼈는지 고개를 들다 눈길이 마주치자 다시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


그녀의 볼이 벌게졌다.


“처음에는 고기잡이로 살아갔지만, 그것도 쉽지 않아 간혹 예전처럼 청부받아 활동하곤 했어요. 하지만 이 많은 가족과 유족들을 먹여 살리기가 어렵게 되었어요. 그래서 도시에서 일부 여각이나 작은 객주와 상단을 운영하기 시작해서 제법 어엿한 상단이 꾸려졌어요. 우리 섬의 소문에 일이 없던 닌자들이 몰려들어 감당하기 어려워졌어요. 그러다 객주와 상단이 커져서 지금은 그들을 상인으로 만들고 있는 거죠. 닌자가 아니 상단이나 객주 경호원으로······. 근래에는 해외 무역에도 손을 대고 있답니다.”


가만히 듣고 있던 료우타, 그동안 섬사람들의 행동이 조금 이해가 되었다.


“그러면 아이들이 골짜기에 들어가는 이유가······.”


“네, 상단이 커지면서 많은 사람이 필요하게 되었고, 또 도적이나 해적들 무리를 막기 위해서 자체적인 경호수단이 필요하게 되었어요. 이 섬에는 이가뿐만 아니라 고가와 풍마, 사이카와 코가쿠레 출신도 섞여 있어요. 동쪽 섬에서 닌자들의 기술을 활용하여 아이들을 강력한 닌자, 아니 경호무사로 키워 내는 것이죠. 할 수 있는 기술이 다 닌자기술이라. 호호호. 더 많은 것은 앞으로 차차 아시게 될 거예요.”


료우타는 마을 공동 건물의 별채에서 촌장의 별채로 옮겨와 살게 되었다.


물론 안채에는 촌장과 라나가 살고 있었고 그들을 도와주는 노파 한 명과 고아인 어린아이 하나가 별채에 살고 있었다.


이 마을은 그 누구도 노예나 종을 둘 수 없었다.


따라서 노파와 고아 아이는 당연히 자기들의 보수를 받으며 일하고 있었다.


아이의 이름은 센이었는데, 그도 오후에는 기이섬으로 넘어가 닌자 수업을 들었다.


특히 센이 료우타를 좋아해 홀로 바위에 앉아 있으면, 옆에 다가와 여러 이야기를 하고는 했다.


센의 나이가 이제 11살이었다.


왠지 센이라는 아이가 낯설지 않아 곁에 다가오면 잘 대해 주었다.


‘이 아이도 외로운 게야, 나처럼. 부모도 모르고 험난한 곳에서 닌자가 된다는 것은 외로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겠지.’


“료 아저씨, 무슨 생각하세요? 혹 제가 불쌍하다고 여기시는 것은 아니죠? 전 정말 행복해요. 멋진 닌자가 되고 싶어요. 요코야마 간스케처럼 바람을 가르며, 어둠을 지배하는 멋진 닌자, 그리고 천하포무(天下布武)의 오다 노부나가를 간담이 서늘하게 만든 촌장님처럼 되고 싶어요.”


센은 료우타를 료 아저씨라고 불렀다.


“후후후, 녀석. 그래 너 걱정했다. 입이 살아 있는 것을 보니 괜한 걱정을 하나 보다.”


“그런데, 조금 목표가 달라졌어요.”


“그래? 어떻게?”


“료 아저씨요!”


“나? 왜 나야? 난 닌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잖아!”


“에이, 여기 닌자들 그 누구도 못 한 일을 해 냈잖아요. 아이들이 다 그래요. 아저씨가 최고라고.”


“하하하, 그래? 실력자들은 다 출타 중이었잖아.”


“어쨌든 섬을 구하셨잖아요.”


센이 말을 하고는 사람 좋게 씨익 웃었다.


“쑥스럽네! 하지만, 닌자는 어둠 속에서 활동한다고 들었어. 어둠의 세계에서는 닌자가 최고 아닐까? 무사의 길이 아닌 음지에서의 활동이라 단순히 우열을 가리기에는 너무 다른 것 같아. 그런데 왜 내가 아저씨야. 나이 차이 해봐야 겨우 몇 살 정도인데···.”


“실력이 아저씨죠. 그게 무슨 아이예요. 히히, 그러면 애 늙은이인가?”


“아니, 이 녀석이···!”


웃으며 센의 머리를 주먹으로 살짝 쳤다.


“에이, 머리를 때리고 그래. 내 머리 돌대가리가 되면 어쩔 거예요.”


“야, 이 녀석아! 넌 더 맞아야 좋아져. 하하하, 이제부터 형이라고 불러. 알겠지?”


“네, 애늙은이 형님! 받들어 모시죠!”


“허허, 못 말리겠다. 그만 일어나자, 배고프지?”


그렇게 료우타는 결투 이후 자연스럽게 섬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촌장과 원로 두 사람이 거실에 둘러앉자 차를 마시며 회의를 했다.


칸베에가 준 열흘이 다가오고 있었지만, 그들은 며칠째 옥신각신 싸웠다.


큰 소리가 오가는 거실을 바라보며 의아해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그들은 무력으로 여기를 점령할 수 있었지만, 그냥 물러났다. 이레가 넘도록 원로들이 각을 세우고 있다는 것은 분명 무엇인가 가 있는 것 같은데······. 혹, 라나님은 알려나?’


료우타가 궁금증이 일어 라나에게 물어보았지만 모른다는 답만 돌아왔다.


섬사람들도 궁금한지 서로 알아보려 했지만, 원로들은 입을 꾹 다문 채 말이 없었다.


며칠 뒤 촌장 마모루가 코카와성으로 간다며 갑자기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10여 명이었다. 그리고 료우타를 불러다.


“료우타 자네도 함께 갈 것이니 채비하게나.”


무슨 일인지 몰라 물어보려 했지만 마모루의 진중한 얼굴에 묻지 않고 채비를 했다.


‘분명 지난 일과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촌장과 일행들은 배를 타고 키노카와의 코카와성으로 갔다.


섬사람들이 노를 저을 동안 료우타는 배 뒤편에 서서 지켜보기만 했다.


노 젓는 것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할 수 있을지도 몰랐고 또 자리도 없었다.


매서운 겨울바람이 오사카만으로 불자, 돛이 팽팽해지며 날아갈 듯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싸늘한 귀를 손으로 비비며 배 난간에 앉아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을 보았다.


초겨울의 짙은 바람에 간혹 산과 들에 쌓여 있던 하얀 눈들이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흩날렸다.


영문도 모르고 따라나선 료우타는 멀리 하늘을 보고 있는 촌장을 힐끔 쳐다보았다.


멍하니 하늘을 보는 날이 많아진 촌장을 보며 알 수 없는 위험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칸베에가 말한 열흘째 날이었지만, 촌장은 바로 코카와성으로 가지 않고 항구인 와카야마에서 숙박했다.


항구로 들어갈 때 산언덕에 우뚝 솟은 성이 보였다.


와카야마성으로 하얀 눈 속에 아담하게 앉아 있는 것이 아름다웠다.


다음 날 아침 코카와 성 근처 나루터에 배가 닿자 촌장을 따라 내렸다.


산에는 눈이 쌓여 있었지만, 들판은 내린 눈이 녹아 질퍽거렸다.


촌장을 따라 료우타가 따라 올라가고 있는 길에는 모래가 뿌려져 말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키노카와의 주쿠에서 점심을 먹고 미시쯤 코카와성으로 들어갔다.


섬사람들은 촌장이 료우타만 데리고 가자 모두 의아해했는지만 묻지도 못하고 서로 얼굴만 쳐다보았다.


그들의 눈길을 느끼며 료우타도 답답했지만 입을 꾹 다문 촌장을 보며 아무 말 없이 뒤를 따랐다.


촌장은 섬을 떠날 때부터 키노카와에 도착할 때까지 필요한 말만 하고는 두툼한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누구냐?”


“저희는 칸베에 부관님을 뵈러 온 촌장 시오노미 마모루라고 하오.”


성의 경비를 서고 있던 병사가 이들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성문 안으로 들어가 상관에게 보고했다.


외성의 경비대장이 두 사람을 성안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촌장은 경비대장을 따라가며 성 외부와 마찬가지로 외성의 구조와 내성을 자세하게 살폈다.


작은 성이고 아담했지만, 성채는 단단하게 지어져 있었다.


‘역시! 도도답군.’


기이의 반란군인 사야가 무리를 토벌하면서 주둔지를 천하의 요새로 만들어 놓았다.


도도 다카도라는 주군을 따라 여러 성을 축성한 경험을 가지고 적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 낼 수 있는 난공불락의 성을, 아니 성이라고 하기엔 작은 성채를 지어 놓은 것이다.


내성으로 들어가는 구조가 다른 성과 달리 특이하여 모든 것을 눈에 담으려는지 여기저기를 열심히 훑어보았다.


혼마루로 들어서자 천수각 아래 단층 건물이 서너 개 있었으며, 정원 곳곳에 아름다운 나무들과 사철이 정리되어 있었다.


정원을 가꾸는 주인의 손길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혼마루 지역도 다른 일반적인 성과 달리 작은 규모였다.


닌자의 본능으로 성의 형태를 눈에 담고 있었다.


크지는 않았지만, 완성도가 높은 성이라는 생각을 하며 여러 건물과 병사들의 상황, 그리고 바람의 움직임까지 기억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와곽식 구조···, 이런! 아직도 나에게 닌자의 습성이 남아 있었단 말인가!’


혼마루를 들어서자 경비 대장이 젊은 무사에게 그들을 넘기고는 돌아갔다.


젊은 무사를 따라 어전 맞은편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마루가 길게 뻗어 있었으며, 방에는 무사들이 책을 보거나 한가히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어느 방에는 화려한 오소데를 입은 여인이 샤미센을 다루고 있었고 그 앞에 무사가 있었는데, 그 또한 꽃무늬가 그려진 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그들이 도착한 방은 깔끔한 다다미가 스무 여장이나 깔린 큰 방이었다.


“여기 대면소에서 기다리십시오. 그러면 칸베에 부관님께서 오실 것입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샤미센 소리를 들으며 기다리고 있는데, 무사복 차림의 칸베에와 관료복을 입는 사람이 들어 왔다.


“이렇게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오! 성주님과 이야기를 하다 늦었소.”


칸베에가 말하는 성주는 다름 아닌 도도 다카도라다.


“아닙니다. 샤미센 소리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랬다면 다행이오.”


“아, 그리고 여기 이분은 성주님의 군사이며 부교이신 마쓰다 우에쓰키님이오.”


상좌에 앉은 우에쓰키에게 두 사람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바닥에 대고 허리를 숙였다.


“자! 편히 앉으시오.”


칸베에가 밖에다가 차를 들여오라고 신호를 보냈다.


언제 준비했는지 젊은 여인이 허리를 숙이고 쟁반을 들고 들어왔다.


“나가보게! 차는 내가 대접할 테니···.”


우에쓰키가 직접 차를 끓였다.


“자, 드시오. 루손에서 온 차로 맛이 괜찮습니다. 다음에 시간이 되면 리큐 거사의 와비차로 대접하겠소이다.”


“아, 네. 감사합니다. 말씀만으로도 영광입니다.”
















코카와성 2




예전에는 화려한 다도문화가 퍼져 있었다.


무장들은 다도회를 여는 것을 영광으로 알았으며, 누구나 좋은 찻잔을 가지고 싶어 했다.


특히 가레하 찻잔을 최고로 쳤다.


물론 취향이 다른 사람들도 있었지만, 다도문화가 꽃을 피우고 있었다.


다도문화가 얼마나 중요하고 가치가 있었는지 오다 노부나가가 전쟁에서 승리하여 무장들에게 논공행상할 때, 최고의 수훈으로 영지와 녹봉을 주기도 했지만 어떤 무장들에게는 다도회를 열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 그 무장은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며, 감격해했다.


물론 전공으로 줄 땅이나 노예가 없어서 그랬다는 소문도 있지만, 어찌 되었든 그러한 선물은 큰 영광이요 무사의 자랑이었다.


다도회에서는 누가 만든 찻잔인지 감상하는 시간도 있어서 다이묘나 다도인 들은 서로 비싸고 이름 있는 찻잔을 소유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였다.


그 정도로 일본 귀족사회에 다도가 널리 자리를 잡아 가고 있었다.


그러한 시절에 사카이의 대상인이며 다도인인 센 리큐가 나타나 다도는 화려함이 아니라 작은 공간에서 차를 마시며, 겸허한 자세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라고 하면서 검소한 다도를 주장하며 와비차를 정립해 나갔다.


오다 노부나가와 관백 히데요시 또한 센 리큐의 영향을 받아 그를 다도 스승으로 모시면서 다도실이 예전의 절반도 안 되게 작아졌으며, 화려한 찻잔보다 거친 질그릇이나 소박한 찻그릇이 대접받기 시작했다.


그들의 주군의 영향을 받아 그 아래 다이묘나 무장들도 센 리큐의 다도 철학을 받아들이기 시작해 와비차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었다.


많은 다이묘가 주군인 노부나가 시대를 지나 히데요시 시대를 맞이하면서 센 리큐의 다도 제자가 되어 검소한 다도를 즐겼다.


우에쓰키가 잔을 비운 마모루의 찻잔에 다시 차를 따라 주었다.


그 예법과 마음은 귀한 손님을 대접하는 것이라 마모루는 당황했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료우타는 다도나 예법을 잘 몰라 눈치를 보며 촌장이나 다른 사람의 행동을 따라 하기에 바빴다.


찻잔이 몇 번을 채워졌다가 비워졌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우에쓰키가 마모루를 넌지시 바라보며 말을 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오. 오늘은 그냥 귀한 손님으로서 즐기시오.”


“네? 네, 알겠습니다.”


“저기 저자는 이름이 무엇이었더라?”


“료우타 말씀이군요.”


“그렇군. 료우타? 료우타라! 하하하. 실력이 보통이 아니라고 들었소만. 닌자의 무술이 아닌···. 음, 뭐랄까?”


우에쓰키가 칸베에를 돌아보며 묻는 얼굴이다.


‘역시, 료우타를 함께 오라고 한 것은 저 아이의 실력 때문이었어.’


“잠시 저 아이를 물렸으면 합니다.”


촌장이 긴히 따로 할 얘기가 있는지, 료우타를 내보냈다.


갑작스런 촌장의 말에 의아했지만, 지체 높은 사람들의 눈치에 아무 말도 못 하고 방을 나와 시녀를 따라갔다.


그러잖아도 무릎을 꿇고 앉아 있으려니 좀이 쑤시고 다리가 저려 오던 중이었다.


마음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어 얼른 일어났지만, 어딘가 찜찜했다.


‘나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무슨 이야기를 할까? 혹시 예전의 나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아닐까?’


“그럼, 이야기를 계속할까요?”


우에스키가 차를 입에 머금었다가 목으로 넘기며, 조용히 마모루를 보았다.


“네, 저 료우타란 아이는 저희 섬사람이 아닙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오?”


“저 아이는 글로벌호에 포로로 잡혀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독에 당했는데, 저희 섬으로 데리고 와 치료하여 목숨은 건졌지만, 그 이전의 기억을 잃어버렸습니다.”


“오!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래서 몸놀림이 어색하고 검술이 이상했군요.”


옆에서 가만히 차를 마시던 칸베에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 저도 그렇게 보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저 아이가 화려하지만 과하지 않은 발놀림과 무예 솜씨, 고도의 검술 실력을 갖추고 있을까요? 남만인 배에 포로로 잡혀 있었다는 것은 노예로 팔리어 가고 있었다는 것인데···.”


“······.”


“말씀하세요. 이제 서로 믿고 의지해야 할 우리가 아닙니까?”


마모루는 겉으로는 표를 안 냈지만 흠칫했다.


‘역시, 그것이었단 말인가?’


“자세한 내력은 잘 모릅니다. 다만, 죄를 지어 누군가가 남만인들에게 노예로 판 것 같습니다.”


“그래요?”

“네, 그 이상은 저희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렇군요. 하여튼 저 아이의 실력이 대단하다고 하니 앞으로 유용하게 활용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별관에서 주무시고, 내일 사시(오전10시)에 성주님을 알현하시면 됩니다.”


“아, 그러면 오늘은 성주님을 뵙지 못하는군요! 잘 알겠습니다.”


대부분 군사인 우에쓰키가 마모루와 이야기를 나누었고 옆에 있던 칸베에는 료우타 이야기 이외에는 말을 하지 않고 가끔 고개만 끄덕였다.


“어이!”


우에쓰키가 밖을 보며 누군가를 불렀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젊은 시녀가 문 앞으로 다가와 대답했다.


“여기 이 분을 모시 거라. 귀한 손님이시니 법도를 따라 모셔야 한다.”


“네, 알겠습니다.”


젊은 시녀는 머리를 마룻바닥에 닿도록 숙이고 일어나 마모루 앞에서 걸어가며 별관으로 안내했다.


별관은 귀한 손님들이 오면 모시는 장소였다.


별관에는 방이 여러 개가 있는데, 그 급에 따라 제공되는 방이 달랐다.


이들은 최고의 손님을 맞는 곳으로 인도되었다.


그 방은 남만풍이 깃든 그림들과 화려하게 휘갈긴 글씨가 있는 병풍이 있었으며, 자개장도 황금 옻칠이 되어 있었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너무 융숭한 대접이다. 비천한 닌자들을 최고의 예우로 대접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아.

돈으로 청부할 것도 아니고, 도대체 무엇일까?’


“촌장님, 너무 귀한 대접이 아닙니까? 영 불편합니다.”


미리 와서 다과를 먹고 있던 료우타가 마모루가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만, 그 속내를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군. 원로들과 논의해 보았지만, 추측만 무성하지, 그 의중을 알아낼 수가 없으니······.”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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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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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조선의 바다 1 22.06.18 50 0 10쪽
79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2 22.06.17 52 0 10쪽
78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1 22.06.17 55 0 9쪽
77 풍전등화 2 22.06.16 55 0 9쪽
76 풍전등화 1 22.06.16 54 0 10쪽
75 비싼 목숨 값 22.06.15 56 0 10쪽
74 산적 무리들 3 22.06.15 54 0 14쪽
73 산적 무리들 2 22.06.14 50 0 14쪽
72 산적 무리들 1 22.06.14 54 0 12쪽
71 어머니의 유품 22.06.13 51 0 10쪽
70 도망자 22.06.13 57 0 11쪽
69 미치나오를 죽이다 22.06.12 54 0 10쪽
68 어머니의 죽음 22.06.12 56 0 10쪽
67 출생의 비밀 22.06.11 77 0 10쪽
66 함께 살자 22.06.11 50 0 10쪽
65 무너진 계획 22.06.10 52 0 10쪽
64 여동생 22.06.10 55 0 10쪽
63 카에데 부인 22.06.09 51 0 13쪽
62 가시마성 2 22.06.08 57 0 10쪽
61 가시마성 1 22.06.08 59 0 11쪽
60 조선 도공들 2 22.06.07 59 0 11쪽
59 조선 도공들 1 22.06.07 54 0 12쪽
58 왕년의 해적들 2 22.06.06 54 0 9쪽
57 왕년의 해적들 1 22.06.06 73 0 13쪽
56 구루시마의 의심 22.06.05 54 0 11쪽
55 료우타의 검술 22.06.05 54 0 10쪽
54 숨은 실력자 타이요우 22.06.04 55 0 9쪽
53 조선 침략의 전초 기지 22.06.04 59 2 13쪽
52 기억에 없는 기억들 2 22.06.03 55 0 9쪽
51 기억에 없는 기억들 1 22.06.03 63 0 12쪽
50 남만인 배 글로벌호 2 22.06.02 56 0 11쪽
49 남만인 배 글로벌호 1 22.06.02 63 0 12쪽
48 과거에서 온 추적자들 22.06.01 68 0 13쪽
47 스스무의 회상 22.05.31 71 0 13쪽
46 하이난 3 22.05.30 67 0 16쪽
45 하이난 2 22.05.29 102 0 22쪽
44 하이난 1 22.05.28 64 0 20쪽
43 꽃을 찾는 벌 22.05.27 73 0 22쪽
42 벌을 찾는 꽃 22.05.26 71 0 25쪽
41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5 22.05.25 75 0 18쪽
40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4 22.05.24 68 0 17쪽
39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3 22.05.23 77 0 19쪽
38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2 22.05.22 71 0 19쪽
37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1 22.05.21 70 0 22쪽
36 순정 2 22.05.20 73 0 22쪽
35 순정 1 22.05.19 79 0 22쪽
34 토끼 사냥 22.05.18 84 0 25쪽
33 오마찌 칸의 죽음 22.05.17 75 0 20쪽
32 불타는 오마찌 별채 22.05.16 83 0 19쪽
31 고가 닌자 마리지천 22.05.15 102 0 25쪽
30 함정 22.05.14 82 0 27쪽
29 암살자를 막아라 2 22.05.13 85 0 26쪽
28 암살자를 막아라 1 22.05.12 85 0 25쪽
27 적진 속으로 22.05.11 91 0 23쪽
26 죠유지와의 재대결 22.05.10 86 0 25쪽
25 카오루 부인 22.05.09 104 0 22쪽
24 히데츠구의 의심 22.05.08 115 0 24쪽
23 이가분지 2 22.05.07 95 0 16쪽
22 이가 분지 1 +2 22.05.06 97 1 19쪽
21 반항아와의 만남 +2 22.05.05 92 2 19쪽
20 여인들 +2 22.05.04 92 1 21쪽
19 산적 사이가 +2 22.05.03 85 1 25쪽
18 이가 닌자 간스케와 고에몬 +3 22.05.02 89 2 26쪽
17 기억의 저편에서 온 자들 +1 22.05.01 103 1 21쪽
16 유곽 아이루 +2 22.04.30 92 1 22쪽
15 닌자검 +2 22.04.29 95 1 22쪽
14 닌자되다 6 +1 22.04.28 100 1 26쪽
13 닌자되다 5 +2 22.04.27 104 2 25쪽
12 닌자되다 4 +2 22.04.26 110 1 24쪽
11 닌자되다 3 +2 22.04.25 122 1 25쪽
10 닌자되다 2 +2 22.04.23 121 1 23쪽
9 닌자되다 1 +4 22.04.22 158 1 25쪽
8 올빼미섬 7 +2 22.04.21 208 1 30쪽
7 올빼미섬 6 22.04.20 215 1 25쪽
6 올빼미섬 5 +2 22.04.19 199 1 28쪽
5 올빼미섬 4 +2 22.04.18 215 1 28쪽
» 올빼미섬 3 22.04.16 236 2 29쪽
3 올빼미섬 2 +3 22.04.15 284 1 27쪽
2 올빼미섬 1 +4 22.04.14 433 3 29쪽
1 안개 속 검은 그림자 +8 22.04.13 1,060 3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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