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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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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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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19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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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8쪽

올빼미섬 5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마모루가 아침을 먹고 차를 마신 뒤 생각을 정리하려 마당을 왔다 갔다 했다.


사시 즈음 시종을 따라 정원을 가로질렀다.


성의 구조가 와곽식이면서도 제곽식이었다.


천수각이 북쪽 키노강 절벽 위에 우뚝 솟아 있었다.


하얗게 분칠이 된 담벼락, 그 위 각 층의 처마 끝이 살짝 들려진 3층의 천수각 건물이 곡선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눈앞에 그 위용을 당당히 드러내고 있었다.


스무 자 높이의 천수각이지만 무어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당당함과 웅장함이 보는 이로 하여금 위축되게 했다.


‘역시, 다카도라의 건축 솜씨는 명불허전이로다!’


정원을 지나는 동안 천수각에 눈을 떼지 못하고 걷다가 시종이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어전 입구로 따라 들어갔다.


자꾸만 주변을 살피며 머리에 새기려는 본능을 내려놓으려 했지만,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다시 본능을 발휘하고 있는 자신을 보며 헛웃음이 나왔다.


남쪽 복도 끝에 다다르자 호랑이 그림이 그려진 장지문이 나타났다.


아마도 성주가 기거하고 업무를 보는 곳일 것이다.


끝 방 옆에 다다르자 자신도 모르게 몸이 예민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성주를 지키는 무사들이 있는 게 분명했다.


어디선가 차향이 느껴졌다.


성주의 음식을 만들거나 다기들을 두는 부엌이 끝 방에 있을 것이었다.


‘이놈에 닌자병이 또 도졌군. 언제쯤이면 고질병이 고쳐질까? 한 줌 재가 되어 흙으로 돌아가야만 사라질까.’


잠시 몸을 추스르고 시종을 따라갔다.


마지막 복도 끝 맞은편, 제일 안쪽에 있는 방이 성주의 침실 같았다.


그 앞 복도 양옆으로 방이 있었는데, 무슨 용도인지 알 수가 없었다.


다실 맞은편 방에 시종이 걸음을 멈추어 섰다.


“모셔 왔습니다.”


“모시 거라.”


장지문이 열리자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방이 있었고 시녀가 미닫이를 열었다.


눈앞에 담쟁이 잎이 크게 그려져 있었고 그 앞에 담쟁이 잎을 등지고 성주가 앉아 있었으며 어제 본 우에쓰키가 그 앞 우측에 앉아 있었다.


성주의 풍채가 듣던 것보다 더 크게 느껴졌다.


앉아 있지만 키가 육척 이촌(190cm)은 넘어 보였다.


일반 사람보다 머리 하나는 더 컸다.


“시골 촌장 시오노미 마모루가 성주님을 뵈옵니다.”


무릎을 꿇고 부복했다.


‘성주를 경호하는 자들이 안 보인다. 뒤의 바리에도, 천장에도 없다. 조금 전 그자들이었을까? 음, 그만큼 오늘 이야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리라.’


성주 근접에 있을 무사의 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긴장감을 더하고 있었다.


속으로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멀리 오시느라 수고했소. 자, 바로 앉으시오.”


“아닙니다. 제가 감히 성주님 앞에 바로 앉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이것이 편합니다.”


“하하하, 그렇게 하시구려.”


두 손을 다다미에 대고 머리를 숙였다.


성주는 날씨 이야기며, 이곳 성을 어떻게 지었는지, 사가야 무리를 소탕한 일들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성주의 이야기 중간중간마다 감탄사를 했다.


“성주님,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허허허, 내가 또, 자랑만 늘어놓았구려. 부교가 대신 이야기하구려.”


“네, 그럼 제가 성주님의 뜻을 이야기하겠습니다. 중간에 잘못 전달하는 게 있으면 즉시 말씀해 주십시오. 성주님.”


우에쓰키가 성주를 보며 말을 한 다음 고개를 한 번 숙이고는 마모루를 쳐다봤다.


“촌장이 계신 섬을 올빼미섬이라고 한다죠?”


“네? 네. 혹자들은 그렇게 부르기도 합니다.”


마모루가 흠칫 놀랐으나, 애써 태연한 척 고개를 살짝 들었다가 다시 숙였다.


우에쓰키도 그런 마모루를 못 본 척 말을 계속 이었다.


“바로 본론을 이야기하겠소. 그게 피차 편할 것이라 보오. 앞으로 일본 정국의 안정을 위해 올빼미섬의 조직을 이용하고자 하오. 일본은 지금 오다와라 정벌 후 조만간 명나라에 대한 정벌이 있을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소. 이러한 소문은 들어 보셨소?”


“네, 교토나 오사카에서 소문이 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촌장께서도 잘 알고 계시리라 보오. 문제는 이러한 소문들 뒤로 시중에 나쁜 소문들이 스며들고 있소. 명나라 정벌에 대한 반대라면 그냥 넘어갈 수 있지만, 이로 인한 농민들이나 불만을 품은 다이묘들의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들이 암암리에 퍼져 나가고 있소. 누군가 조직적으로 소문을 퍼 나르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오. 근래에 수도권 일대에 첩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보오만.”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음···, 또한 닌자들이 관백 전하를 암살하려 한다는 소문도 있소.”


방에 무거운 침묵이 잠시 흘렀다.


우에쓰키가 침묵을 깨려는 듯 헛기침하고는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문제는 행정관청에서 첩자들의 활동을 제어하거나 닌자들을 잡아들이기가 어렵다는 거요. ······, 그냥 손 놓고 있을 수도 없고······.”


성주를 한 번 보고는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그래서, 이에는 이, 귀에는 귀! 즉 닌자에게는 닌자로 대응하려고 하오만.”


“······.”


“하하하,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소이다. 행정청에 맡기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손 놓고 있기에는 전국이 혼란에 빠질 수도 있어서 말이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불가피하게 올빼미섬의 조직을 이용하여 일본 정국의 안정을 도모하려 하는 것이오. 어떻게 생각하시오?”


‘역시, 예상 한대로구나!’


“조금 의아한 부분이 있어서 여쭙겠습니다. 첩보활동과 닌자들의 견제가 목적이라면 고가나 다른 이가들도 있지 않습니까? 아녀자들과 부상자들이 모여 고기잡이로 살아가는 우리입니다. 굳이 우리를 선택할 이유가 못 됩니다.”


“허허허, 그렇기는 하지만, 이미 많은 이가닌자들이 간토로 갔소. 고가의 경우 그 주인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새로운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의심되오. 올빼미섬은 물론 여러 부류가 섞여 있다고 들었소만, 근래에 상인들의 물품 수송에 경호를 맡으며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들었소. 또한 전국 곳곳을 누비기에 정보망 또한 잘 조직되어 운영되고 있기도 하지요.”


촌장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예상은 했지만 이미 자신들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이번의 선택은, 아니 모든 일들이 저들이 의도하는 데로 흘러가겠구나!’

































코카와성 5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잠시 뜸을 들였다.


“네, 저희는 기존의 이가나 고가와 달리 우리 섬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두운 세계가 아닌 밝은 세상에서 옛날의 기술들을 활용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희에게는 옛 규율이나 상하 관계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말을 하면서도 여러 상황을 떠 올렸다.


어느 정도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짐짓 모르는 척 다시 말을 이었다.


“부교님! 밝은 세상을 살고자 하는 섬사람들입니다. 그런 섬 조직으로 일본 정국의 안정을 도모하기에는 너무나 어렵고 과분한 역할입니다.”


“촌장! 이미 들어서 아셨겠지만, 어느 정도 올빼미섬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소. 성주님께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에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오. 물론 승낙하고 잘해 내시리라 봅니다만, 만약 거절할 경우 촌장은 이 자리에서 살아남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섬사람들은 몰살당할 것이오. 잘 판단하여 결정하시오.”


예상한 대로였다. 협조가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였다.


황금 칼에 대한 의뢰가 들어 온 것부터 이미 섬의 운명이 결정된 것이다.


고개를 들어 성주를 바라보았다.


성주는 평온한 얼굴로 화롯불에 눈길을 주며 목을 축이고 있었다.


도도 다카도라는 많은 주인을 바꾸면서 성공한 사람이다.


무사급도 아닌 최하층 병사인 아시가루로 시작하여 공을 세우며 무사계급으로 격을 높였으며, 여러 주인을 스스로 바꿔 가면서 다이묘가 된 자로 무공보다는 처세술과 시대를 읽는 눈이 밝은 자였다.


어느 정도 이런 일이 벌어질 것으로 생각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었지만, 현실이 되자 천지가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일이리라.’


촌장은 까마득한 정신을 겨우 가다듬었다.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려 주십시오.”


“좋소. 여기 적힌 것들이 그대들의 협조 사항이오.”


우에쓰키가 성주를 한 번 보고는 글이 적힌 종이를 마모루에게 건넸다.


촌장은 받아 든 종이에 적힌 글을 보며,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첫째, 올빼미 섬 소속 모든 객주에서 코카와성 일에 협조할 것.

둘째, 최정예 닌자 20여 명을 코카와성으로 보낼 것.

셋째, 올빼미 섬과 관련된 일본 내에 있는 모든 정보망을 공개할 것.

넷째, 촌장의 손녀딸을 코카와성으로 보낼 것.


생각했던 것보다 요구 조건이 많아 당황했지만, 닌자 특유의 수법으로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으나 뱃전에서 올라오는 쓰라림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우에쓰키는 그런 마모루의 표정을 살피며, 넌지시 말을 던졌다.


“식구들이 상당히 많다고 들었소. 지금도 늘어나고 있지요. 한데, 인원이 늘어 나다 보면 많은 말썽이 일어나게 될 거요. 해적질도 그렇고 청부 의뢰도 마찬가지. ···그러한 행동들은 관청의 표적이 될 테고, 또한 이세의 골짜기와 달리 그곳은 방어할 수 없는 곳이오. 관청에서 마음만 먹으면 그 순간 운명이 끝이 날거요.”


‘해적질이라니, 자신들이 청부해 놓고는···.’


머리를 숙이고 있었지만 우에쓰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했다.


“그렇다면 저희 섬사람들과 정보망을 보호해 주실 수 있습니까? 또한 살아갈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해 주시는 것입니까?”


“당연한 말씀이오. 매달 일정의 사례가 갈 것이오. 객주들은 더 북적거릴 것이고 섬사람들이 삶을 여유롭게 영위할 수 있도록 해 주겠소.”


할 말이 없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벗어날 방안이 떠오르지 않아 곤혹스러운 모습을 숨기지 못해 더더욱 난처해졌다.


‘모든 정보망이 공개되면, 후일을 도모할 수가 없다. 과연 섬의 모든 것을 알고 있을까? 말은 책임을 진다고 하지만, 닌자는 쓰다 필요 없으면 버리면 되는 존재들이 아닌가? 과연 언제까지 이런 공생 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까?’


앞날이 캄캄해져 오는 것을 느끼며 속으로 탄식했다.


코카와성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며칠을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예상한 대로 흘러가는 것에 더 큰 불안이 엄습해 왔다.


물론 손녀딸을 볼모로 잡는 것과 모든 조직망의 정보 제공은 생각 밖의 일이었다.


‘정보망이 공개라?’


“저의 판단으로는 다른 것은 다 섬사람들이 동의할 것으로 보입니다만 정보망의 완전한 공개에 대해서 강한 거부감을 피력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다른 방편이 없는지요? 모든 것을 다 내보이면 그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섬사람들의 가치가 낮아지거나 결국에 가서는 버려지게 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솔직하게 심정을 말했다. 이럴 때는 모든 것을 들어내는 것이 유익하리라 생각했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우에쓰키가 답하기 곤란한 듯 성주를 돌아보았다.


“음, 서로 곤란한 입장이군요.”


“그렇습니다. 성주님. 허락하신다면 제가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좋소. 이야기해 보시오.”


웃음기 가득한 성주가 마모루의 의견을 흔쾌히 말하도록 승낙했다.


“정보망의 공개는 섬의 운명과 같은 것입니다. 물론 섬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계시겠지만 형식이나마 코카와성과 관련하여 매개체를 두고 정보망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 매개체로 섬의 한 사람이 성에 들어와 활동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섬이 완전히 공개되었기 때문에 저희는 신의를 저버릴 수가 없습니다. 한 번 믿음으로 이루어진 관계에 대해 의심이나 감시하시면 안 됩니다.”


“그것은 염려하지 않아도 되오. 믿고 의지하기 위해 다른 조직이 아닌 올빼미섬을 선택한 것이오.”


“인정해 주시고 믿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카도라가 촌장과 부교를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잘 생각하였소. 촌장! 앞으로 서로 손을 잡고 잘해 봅시다. 일본의 평화가 촌장과 우리들의 손에 달렸어요. 앞으로 조금씩 소통해 갑시다.”


성주가 촌장과 우에스키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장지문에 걸린 소나무 그림자를 바라보며 차를 마셨다.


‘역시 정보망 공개는 미끼였어.’


“여기 준비한 상을 가져오거라.”


우에쓰키가 밖을 향하여 손뼉을 쳤다.


미닫이가 열리고 술상과 함께 여자 셋이 들어와 세 사람 옆에 곱게 앉았다.


세 사람의 앞에 놓인 각자의 상에는 생선들과 과일들이 놓여져 있었다.


“우선 촌장께 한 잔 따라 드려라.”


술상과 함께 들어 온 여자가 술병을 들고 마모루에게 술을 따랐다.


촌장이 고개를 돌리며 술잔을 입에 대고 내려놓았다.


성주와 부교도 술잔을 기울이며 담소를 나누었다.


술이 몇 잔 돌자 방안의 분위기가 온화하게 달아올랐다.


“성주님, 드릴 선물이 있습니다. 여인들을 물려주십시오.”


우에쓰키의 눈짓에 여인들이 밖으로 나가자 마모루는 옆에 있던 짐 보따리를 풀었다.


그 안에서 금으로 꽃그림이 그려져 있는 상자를 꺼내 우에쓰키가 있는 곳으로 밀어 올렸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우선 열어 보십시오.”


금빛 상자를 열자 그곳에서 푸른빛이 은은하게 흘러나왔다.


“아니, 이, 이것은···.”


잠시 정적이 흘렀다.


세 사람의 눈동자가 푸른빛에 홀려 멍하니 물건을 바라보고 있었다.


보잘것없는 옛 물건처럼 보였지만, 은은한 푸른빛이 성주와 우에쓰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예, 보시다시피 청동거울입니다.”


마모루가 성주와 부교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이 물건은 좀 작은 종류의 청동거울입니다만 거울 뒷면에는 제일 위에 오니와 비슷한 모양의 그림이 있고 좌우와 아래에 신선들이 있으며, 가운데는 태극무늬가 깊게 파여 새겨져 있습니다. 그 태극무늬를 가로질러 칼 모양의 새김이 있고 아랫부분에 발이 세 개인 새가 조각된 것이 예사로운 물건이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깊은 내력이 숨어 있을 것입니다.”


조심스럽게 말을 뱉으며 두 사람의 눈치를 살피느라 등이 식은땀으로 젖어 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


우에쓰키로 부터 청동거울을 건네받은 성주가 마모루의 이야기를 들으며, 신기한 듯 청동거울을 자세히 살폈다.


“내력이라 함은. 혹 천황가의 삼 비기를 말하는 게요?”


우에쓰키가 성주를 한 번 힐끔 보고는 조심스럽게 삼 비기를 입에 올렸다.


천왕의 삼 비기는 천왕가를 상징하는 것으로 거울과 검, 그리고 굽옥이다.


이것은 천왕의 전통성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그 내용을 알기에 푸른빛이 도는 청동거울을 보며 세 사람은 각자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네, 송구스럽지만 그렇습니다.”


또다시 집무실에 정적이 흘렀다.


차 끓는 소리만이 방안 가득 퍼져나갔다.


“이런 귀한 물건을 어디에서 구했소?”


물건을 가만히 보고 있던 성주가 마모루를 보며 침묵을 깼다.


“네, 성에서도 잘 알다시피 우리 상점 중 만물상이 있는데 전국을 돌아다니며 옛날 물건이나 진귀한 물건들을 취급하다가 우연히 구했습니다.”


마모루는 침을 꼴깍 삼켰다.


료우타의 얼굴이 떠올랐다.


“하하, 정말 진귀한 물건이오. 오! 이 빛 좀 봐.”


성주는 푸른빛이 감도는 청동거울을 연신 바라보며 흡족한 미소를 띠었다.


‘저 물건으로 섬의 운명을 담보할 수 있을까?’


마모루가 두 사람의 눈치를 살폈다.


“간곡히 부탁의 말씀을 올려도 되겠습니까?”


“하하하, 좋은 선물을 주신 이유가 있었군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다 하시오. 처음부터 모든 것을 확실하게 하고 가야 서로 부담이 없을 것이오.”


필히 이렇게 될 것을 예상하고 원로들과 협의한 내용을 꺼냈다.


“다름이 아니라 향후 조직을 첩보조직과 섬을 분리하고자 합니다. 기존의 상단에서 코카와성에 물품을 공급하게 해 주십시오. 섬사람들이 먹고 살길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또한 위험이 닥쳤을 때 섬과 연간이 없어야 안심하고 일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이미 아시고 계시겠지만 섬에는 부녀자와 아이들, 그리고 몸이 불편한 자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교토와 오사카의 상단은 첩보조직으로 재편해서 활용하고자 합니다.”


“하하, 이런 좋은 선물을 받아서가 아니라 서로 신뢰한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 주어야 지요. 성에서도 생각하고 있었소이다. 그렇게 한다면 우리도 부담을 들 수 있소이다.”


성주는 마모루의 의견에 만족스러워했다.


그런 두 사람을 바라보며 우에쓰키가 빙긋 웃었다.


“아! 그리고 손녀딸을 보낼 때 그 아이도 보내야 합니다. 이름이 뭐였더라. 그렇지 료우타 말입니다.”


“네?”


우에스키의 말에 깜짝 놀랐다.


‘역시! ···그렇다면 섬으로서는 그 아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제 손녀딸은 상관이 없지만 료우타는 저의 소관이 아닙니다만······.”


“그러면···.”


“부교께서 말씀드렸다시피, 그 아이는 섬사람이 아니라 어떻게 하다 보니 섬에 있게 된 아이입니다.”


“그런가요? 좋소. 그 아이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합시다.”


“부교님, 소신의 손녀딸은 아직 어립니다. 내년 봄이 지나면 열다섯이 되는데 그때까지 미루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우에쓰키가 성주를 바라보자 성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음, 그렇게 하시지요.”


코카와성에서 라나를 달라는 것은 성주의 측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중히 키워 온 손녀를 측실로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파왔다.


‘동아줄을 잡은 다이묘라고 하지만, 흔한 측실이 아닌가?’


“외람되지만 이 모든 것을 문서로 보증해 주실 수 있습니까?”


“당연하오. 우선 이러한 사항을 정리해서 내일 히데나가공을 만나러 같이 갈 것이오.”


“네? ······네, 알겠습니다.”


‘역시 뒤에 히데나가가 있었어.’


며칠을 고민하며 나름대로 추측하였는데, 그 추측이 빗나가지 않고 예상한 대로 흘러가자 소름이 확 끼쳐왔다.


앞날에 대한 두려움이 짙은 안개처럼 섬을 삼키고 있다는 생각에 얼굴이 점점 창백해져 갔다.


히데나가는 관백 히데요시의 동생으로 도도 다카도라의 주군이기도 하다.


단순히 다카도라와의 관계가 아닌 것이다.


잘못하다가는 섬이 일본 정국의 정치에 희생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한숨을 몰래 들이쉬었다.


료우타가 성주가 있는 거실로 들어왔다.


무릎을 바닥에 대고 두 손을 다다미를 짚고는 성주에게 절을 하며 살짝 윗전에 앉은 성주를 힐끔 올려다보았다.


성주는 삼십 대 중반 정도로 산처럼 거대한 몸을 가지고 있었으며, 온화하고 순한 사람처럼 보였다.


우에쓰키가 며칠 전의 대결 이야기를 언급하며 소개했다.


“료우타군, 이번 올빼미섬과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네. 그리고 그 조건 중에 자네가 촌장의 손녀딸과 함께 이곳 코카와성에서 생활하기를 원하고 있는데, 어떤가? 칸베에 부관이 자네의 무예 솜씨를 탐내서 말이야. 하하하. 물론 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네.”


우에쓰키의 말에 료우타는 어리둥절해하며 촌장을 살짝 돌아보았다.


표정 없는 얼굴로 마모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손녀딸 혼자 보내는 것이 걱정스러웠지만 료우타가 함께 성에 간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했다.


또한 성에서 특별하게 생각하는 만큼 활용할 가치가 충분했다.


‘라나님과 함께라면 어디라도···.’


“보잘것없는 저를 높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명에 따르겠습니다.”


마모루와 료우타가 성주의 거실에서 나와 어제 거처했던 방으로 돌아왔다.


“촌장님, 어떻게 된 것입니까?”


“우리 섬과 성주가 공생 관계가 되는 것이지. 자네는 내 손녀딸과 내년 봄에 이곳으로 오면 되네. 이왕 이렇게 된 거 자네가 이해하게.”


“아, 그렇군요. 저를 살려 주셨으니 저는 촌장님께서 명하시는 대로 하겠습니다. 제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료우타는 혼자가 아닌 라나가 함께 성에 오게 되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뻤다.



다음 날 성주가 직접 두 사람을 데리고 키노강을 거슬러 야마토번의 나라에 있는 고리야마성으로 갔다.


야마토시대부터 나라 시대까지 약 500년 이상을 수도였던 나라시는 곳곳에 역사적인 건물들과 불교사찰이 주변에 많았다.


성 주변과 성으로 들어가는 길, 그리고 성내 여기저기를 살피며 성주를 따라가는 마모루, 그 뒤를 료우타가 마모루를 따라 성 여기저기를 눈에 담았다.


눈앞에 보이는 천수각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고리야마성은 코카와성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규모였으며, 성 앞의 마을 또한 성의 규모만큼이나 컸다.


성 외곽에 해자가 깊게 파여 있었고 성곽은 높이가 서른 자는 되어 보였다.


혼마루에는 일반적인 어전 건물과 넓은 정원, 그리고 7층의 천수각이 웅장하게 서 있었다.


마모루가 성을 훑는 목적과 달리 료우타는 단지 성이 신기하여 이곳저곳으로 눈을 돌렸다.


“촌장님, 천수각 아래 석불이 있네요. 그중에 거꾸로 놓인 것도 있습니다.”


“하하하, 그게 히데나가공이 이 성을 거성으로 삼아 확장할 때 돌이 부족해서 근처 절에서 가져다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있더군.”


“그래도, 석불을 그것도 거꾸로 사용하는 게 좀 그러네요.”


“목소리를 낮추게. 누가 들으면 목이 달아날 수 있어.”


촌장의 말에 목이 움츠러들었다.


혼마루의 연못이 겨울의 을씨년스런 모습으로 일행들을 맞이했다.


천하통일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했지만, 모든 행정과 내부 업무는 히데나가가 맡아 수행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권력은 엄청난 것이었으니, 화려함과 호사가 당연한 것이었다.


7층 높이의 천수각이 그의 위상을 드러내고 있었다.


히데나가는 히데요시 정권의 2인자로 그 누구보다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며 통일 일본을 평화의 시대로 이끌어 가고 있었다.


시중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공적인 일은 히데나가에게 사적인 일은 센 리큐에게]


그만큼 히데나가의 역할이 중요했다.


일본의 안정은 히데나가의 드러나지 않는 공로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히데나가가 몸이 불편해 교토에 있지 못하고 본성으로 돌아와 치료받으며 요양하게 되었다.


그로 인하여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일본 전국 운영에 있어서 관백의 행정 처리에 조금씩 누수가 생기기 시작했다.


행정청 간의 업무협조나 균형, 그리고 다이묘들을 융화시키고 견제시키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조금씩 가중되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권력에 아첨하거나 탐하는 자들 간의 알력이 조금씩 불거지고 있었다.


히데나가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관백은 히데나가의 병치레에 무척 신경을 많이 썼으며, 자주 병문안을 오고는 했다.


관백 아래 다섯 명의 부교가 있었지만, 아직 그 역할이 원활하게 수행되고 있지 못했다.


히데나가가 다섯 명의 부교와 잘 협의하며 정국을 뒷받침하고 있었기에 관백은 마음 놓고 외치에 신경을 쓸 수가 있었다.


다카도라 성주는 료우타를 별관에 기다리게 하고 마모루만 데리고 히데나가가 있는 천수각 건물로 들어갔다.


‘역시, 히데나가도 천수각이구나!’


일반적으로 혼마루 지역에 어전이 있고 그곳에 성주가 기거하며 정무를 봤지만, 히데요시를 비롯하여 히데나가까지 혼마루 어전이 아니라 천수각에서 주요한 일들을 처리하고 있었다.


천수각은 외부의 적이 침입하거나 전투가 일어나게 되면 성 전체를 보며 지휘를 할 수 있는 망루가 있을 뿐만 아니라 최후의 보루로써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곳이면서 혹 내부의 반란이 일어나도 다른 니노마루와 산노마루 등을 구분하여 대비할 수 있기에 오다 노부나가 이후 히데요시뿐만 아니라 히데나가도 천수각을 어전처럼 활용하고 있었다.


눈앞 히데나가는 병든 몸으로 요양하고 있다고 했지만, 생각보다는 좋아 보였다.


아니면 병든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인지 직접 차를 데우고 예법을 따라 차를 준비하고는 직접 따라 주었다.


절제되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닌자 출신 늙은 노인이 어찌 천하의 2인자에게 차를 얻어 마실 수가 있단 말인가.


마모루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려 무척 애를 썼다.


그에 반해 히데나가는 아픈 몸이었지만, 편안한 자세로 마모루를 상대하였다.


‘한때 어둠의 제왕이라 칭했던 나 산다유도 별수 없는 인간이로구나! 속세의 물이 너무 들었어.’


히데나가는 차를 몇 잔 마신 뒤 마모루의 일본 정국에 대한 견해를 듣고는 만족한 표정이었다.


“앞으로 잘 부탁하오. 일 처리는 여기 히데츠구와 다카도라공을 통해서 하도록 하시오. 당부 드리는 것은 그 누구도 그대들의 활동을 알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오. 이것만 특별히 유념해 주시오.”


“유념하겠습니다. 옥체 보존하십시오.”


본채에서 물러 나온 마모루는 다카도라 성주 일행과 함께 서원의 거실로 가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우선적으로 시중에 떠도는 소문의 근원을 밝혀 주시오. 또한 각 유력 다이묘들의 움직임도 관찰해야 하오.”


“그들뿐만이 아니겠죠?”


다카도라가 히데츠구 말을 거들고 나섰다.


“물론이오. 아버님께서 병 요양 차 거성으로 들어 온 이후 사카이의 거상들이 분주해지고 있다는 정보가 있는데, 그들의 움직임과 모임들, 그 모임에 참여하는 자들을 파악해 주면 좋겠소.”


히데츠구가 말을 하면서도 없는 수염을 쓰다듬었다.


“명심하겠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정보를 수집해서 보고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공께서는 잘 관리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일반적인 사항은 알아서 처리하시고, 자금이 필요하거나 긴급하고 중요한 사항만 보고하시면 됩니다. 아버님께서 공을 무척 신뢰하고 계시니 잘 부탁드립니다.”


“아, 여부야 있겠습니까? 공께서는 주군의 건강을 챙겨 주십시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주군의 건강입니다. 주군께서 교토를 떠나신 후 일본 정국의 흐름이 묘해지고 있으니 빨리 회복하셔서 정사를 돌봐야 일본 정국이 안정될 것입니다. 공께서 잘 챙겨주십시오.”


마모루가 히데츠구를 유심히 살피며 속으로 혀를 찼다.


‘아직 젊어서일까? 한 나라의 운명을 짊어지기에는 부족해 보이는군.’


히데츠구는 관백의 외조카로 누나의 아들이며, 히데나가의 양아들이다.


아직 이십 대로 젊어서 혈기가 왕성했다.


그래서 그런지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다.


혹자들은 관백의 총애를 받는 히데츠구가 정권을 물려받을 것이라 떠들어 댔다.


그래서 그럴까?


히데츠구가 권력 맛에 빠져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하지만 관백의 측실에게서 아들이 태어나며 기류가 묘하게 변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히데츠구에게서 조급함이 묻어났다.


세 사람은 서로의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며, 차를 홀짝거렸다.


벌써 서쪽 하늘 아래에 해가 걸렸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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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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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조선의 바다 1 22.06.18 50 0 10쪽
79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2 22.06.17 52 0 10쪽
78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1 22.06.17 55 0 9쪽
77 풍전등화 2 22.06.16 55 0 9쪽
76 풍전등화 1 22.06.16 54 0 10쪽
75 비싼 목숨 값 22.06.15 56 0 10쪽
74 산적 무리들 3 22.06.15 54 0 14쪽
73 산적 무리들 2 22.06.14 50 0 14쪽
72 산적 무리들 1 22.06.14 54 0 12쪽
71 어머니의 유품 22.06.13 51 0 10쪽
70 도망자 22.06.13 57 0 11쪽
69 미치나오를 죽이다 22.06.12 54 0 10쪽
68 어머니의 죽음 22.06.12 56 0 10쪽
67 출생의 비밀 22.06.11 77 0 10쪽
66 함께 살자 22.06.11 50 0 10쪽
65 무너진 계획 22.06.10 52 0 10쪽
64 여동생 22.06.10 55 0 10쪽
63 카에데 부인 22.06.09 51 0 13쪽
62 가시마성 2 22.06.08 57 0 10쪽
61 가시마성 1 22.06.08 59 0 11쪽
60 조선 도공들 2 22.06.07 59 0 11쪽
59 조선 도공들 1 22.06.07 54 0 12쪽
58 왕년의 해적들 2 22.06.06 54 0 9쪽
57 왕년의 해적들 1 22.06.06 73 0 13쪽
56 구루시마의 의심 22.06.05 54 0 11쪽
55 료우타의 검술 22.06.05 54 0 10쪽
54 숨은 실력자 타이요우 22.06.04 55 0 9쪽
53 조선 침략의 전초 기지 22.06.04 59 2 13쪽
52 기억에 없는 기억들 2 22.06.03 55 0 9쪽
51 기억에 없는 기억들 1 22.06.03 63 0 12쪽
50 남만인 배 글로벌호 2 22.06.02 56 0 11쪽
49 남만인 배 글로벌호 1 22.06.02 63 0 12쪽
48 과거에서 온 추적자들 22.06.01 68 0 13쪽
47 스스무의 회상 22.05.31 71 0 13쪽
46 하이난 3 22.05.30 67 0 16쪽
45 하이난 2 22.05.29 102 0 22쪽
44 하이난 1 22.05.28 64 0 20쪽
43 꽃을 찾는 벌 22.05.27 73 0 22쪽
42 벌을 찾는 꽃 22.05.26 71 0 25쪽
41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5 22.05.25 75 0 18쪽
40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4 22.05.24 68 0 17쪽
39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3 22.05.23 77 0 19쪽
38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2 22.05.22 71 0 19쪽
37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1 22.05.21 70 0 22쪽
36 순정 2 22.05.20 73 0 22쪽
35 순정 1 22.05.19 79 0 22쪽
34 토끼 사냥 22.05.18 84 0 25쪽
33 오마찌 칸의 죽음 22.05.17 75 0 20쪽
32 불타는 오마찌 별채 22.05.16 83 0 19쪽
31 고가 닌자 마리지천 22.05.15 102 0 25쪽
30 함정 22.05.14 82 0 27쪽
29 암살자를 막아라 2 22.05.13 85 0 26쪽
28 암살자를 막아라 1 22.05.12 85 0 25쪽
27 적진 속으로 22.05.11 91 0 23쪽
26 죠유지와의 재대결 22.05.10 86 0 25쪽
25 카오루 부인 22.05.09 104 0 22쪽
24 히데츠구의 의심 22.05.08 115 0 24쪽
23 이가분지 2 22.05.07 95 0 16쪽
22 이가 분지 1 +2 22.05.06 97 1 19쪽
21 반항아와의 만남 +2 22.05.05 92 2 19쪽
20 여인들 +2 22.05.04 92 1 21쪽
19 산적 사이가 +2 22.05.03 85 1 25쪽
18 이가 닌자 간스케와 고에몬 +3 22.05.02 89 2 26쪽
17 기억의 저편에서 온 자들 +1 22.05.01 103 1 21쪽
16 유곽 아이루 +2 22.04.30 92 1 22쪽
15 닌자검 +2 22.04.29 95 1 22쪽
14 닌자되다 6 +1 22.04.28 100 1 26쪽
13 닌자되다 5 +2 22.04.27 104 2 25쪽
12 닌자되다 4 +2 22.04.26 110 1 24쪽
11 닌자되다 3 +2 22.04.25 122 1 25쪽
10 닌자되다 2 +2 22.04.23 121 1 23쪽
9 닌자되다 1 +4 22.04.22 158 1 25쪽
8 올빼미섬 7 +2 22.04.21 208 1 30쪽
7 올빼미섬 6 22.04.20 215 1 25쪽
» 올빼미섬 5 +2 22.04.19 200 1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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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올빼미섬 2 +3 22.04.15 284 1 27쪽
2 올빼미섬 1 +4 22.04.14 433 3 29쪽
1 안개 속 검은 그림자 +8 22.04.13 1,060 3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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