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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동인

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완결

한림팔기장
작품등록일 :
2022.04.13 12:33
최근연재일 :
2022.08.02 09:0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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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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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4,609

작성
22.05.0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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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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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6쪽

이가 닌자 간스케와 고에몬

역사는 반복된다.




DUMMY

간스케는 이가닌자로 엄청난 호사를 누렸다.


한때는 비천한 출신이라 무시당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여졌지만, 간스케의 닌자기술에 대한 열망은 그 누구도 막을 수가 없었다.


일반적인 기술들과 기본적인 기술들을 가르쳐 줄 뿐 고급기술이나 가문의 비기들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다.


닌자들은 자기 자식이나 선발된 제자가 아니면 고급기술을 잘 물려주지 않았다.


물론 다른 출신의 비슷한 닌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간스케는 결코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기술을 조금씩 만들어 갔다.


구박과 멸시를 당해도 어떻게든 닌자기술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


수많은 닌자 스승이 있었지만, 힘도, 능력도, 아무것도 없는 간스케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간스케는 비굴할지라도 닌자의 기술들을 배우기 위해 좀 한다는 닌자들에게 간과 쓸개까지 다 빼줄 정도였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구해 주었고, 심부름이며 잡일까지 하면서 버텼다.


그는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으로 아니 피나는 노력으로 기술들을 익혀 나갔으며, 닌자 공통의 전수 기술인 잠행술의 7가지를 누구보다 빠르게 익혔다.


다른 동료들이나 비슷한 배움에서 월등히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세월이 흐르자 자유자재로 고난도의 닌자기술을 발휘하게 되었지만, 비중 있고 막중한 임무는 그에게 오지 않았다.


그는 닌자 세계에서는 외톨이요. 천한 신분일 뿐이었다.


그가 익힌 기술 중에서도 이가닌자들 중 잠행술은 천하제일이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열정과 노력을 폄하하거나, 근본도 없는 기술이라며 놀렸다.


각고의 노력 끝에 기술을 익혔지만 인정받지 못한 그는 점점 삐뚤어지기 시작했다.


배움이 간절했을 때는 그들이 뭐라 해도 열정으로 이겨 냈지만, 어느 정도 닌자기술에 대해 배가 불러와서일까?


그들의 행태에 점점 노기와 반발심이 커져 갔다.


그러다 결국 참다못해 폭발하고 말았다.


닌자 세계의 반항아, 비뚤어질 때로 삐뚤어지기 시작한 간스케, 이가분지와 발걸음이 닿는 곳을 다니며 온갖 못된 짓을 하기 시작했다.


그의 특기인 잠행술을 이용하여 이가의 여인들이 잠자는 방으로 침투해 생명의 씨를 뿌리거나 통정을 일삼았다.


그것은 아마도 그를 무시하고 갈 시 하는 자들에 대한 반발일 것이다.


처음에는 복수심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복수심이나 다른 거창한 명목은 사라지고 어느덧 맛을 들인 간스케는 닥치는 대로 담을 넘었다.


그는 이가의 마을이라는 마을은 다 찾아다녔고, 심지어 교토, 오사카로도 나다녔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그를 미친놈 취급하고 상대조차 해주지 않았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 삐딱선을 탔다.


그렇게 세상을 삐뚤어지게 바라보며 비행을 저지르고 다니던 어느 날, 벚꽃처럼 환한 얼굴이 마치 천상의 선녀가 내려온 것 같은 한 여인을 만났다.


비록 몰락했지만, 간토 지방의 무사 출신인 모모치(촌장 마모루) 집안의 딸, 츠유를 사모하게 된 것이다.


그녀의 아버지 또한 닌자의 죠닌이다.


게닌(최하) 신분밖에 되지 못하는 간스케는 감히 넘겨다볼 수 없는 여자였다.


몰래 숨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은 생각이 밀물처럼 일었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인 모모치 산다유가 허락하지 않을 게 분명했다.


특히 산다유는 간스케를 비천한 소생이라며 상대조차 해주지 않은 인물이었다.


몇 날을 끙끙 앓다가 산다유의 계속된 무시에 반발하듯 츠유에 대한 억누를 수 없는 감정이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되어 응어리진 가슴에 불같이 타오르며 엉뚱한 생각으로 번져갔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간스케는 몰래 잠입을 시도했다.


아니 자신도 모르게 담을 넘고 있었다.


이성을 상실한 것이다.


정상적으로는 결혼을 할 수 없는 그녀, 그는 그녀를 탐하기로 결정했다.


산다유에 대한 적개심이 그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날은 달도 없는 어두운 밤이었다.


낮에 행사가 있었기에 모두가 피곤한 밤이었다.


산다유의 감각을 무용지물로 만들기 위해 구렁이가 담을 넘어가듯 느리게 잠입을 시도했다.


겨우 그녀의 방문에 이르렀다.


장지문 고리를 잡고 몇 번이나 망설이다 입술을 꽉 깨물고는 방문을 살며시 열었다.


불나방처럼 무모한 그의 두 눈앞에 그녀는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긴장감도 잠시 그녀의 얼굴을 보며 환한 미소가 번졌다.


너무도 사랑스러운 모습에 자기의 행동이 부끄러웠다.


그녀에게만은 떳떳해지고 싶었다.


망설이고 망설이다 뒤돌아 장지문 문고리를 잡아 문을 열었다.


문밖으로 나오다 칸스케의 눈에 멀리 산다유가 잠들어 있는 침실이 보였다.


자신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어 오르며 그동안의 설움과 모멸감이 폭발했다.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지며 화가 치밀어 올랐다.


등 뒤 그녀 때문일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렸다.


분노와 그녀에 대한 감정이 교차하며 몇 번을 망설였다.


지난날의 일들이 떠 올랐다.


온갖 설움과 갈 시가 그를 점령해 나갔다.


“주제를 모르는 천한 놈 같으니라고.”


결국 산다유에 대한 분노가 이성을 마비시켜 버렸다.


되돌아 품에 있던 병마개를 꺼내 뚜껑을 열고 그녀의 코 가까이 가져갔다.


오로지 복수심만이 그를 지배했다.


병에서 흘러나온 미혼향은 그녀의 코를 통해 몸속으로 퍼져나갔다.


아직 이성의 끈을 놓지 않아서일까?


심호흡하고 눈을 감았다가 떴다.


잠시 머뭇거렸지만, 반응이 오기 시작한 그녀의 호흡소리에 정신이 몽롱해졌다.


눈앞에 보이는 그녀는 그녀가 아니었다.


지난날 수 없이 겁탈한 한 여자 중 하나에 불가했다.


그녀의 몸이 조금씩 열이 오르더니 뜨거워지고 있었다.


그녀의 야릇한 호흡에 수많은 여인을 품었던 기억 속으로 빠져들어 갔다.


이성의 끈은 없었다.


오로지 눈앞에 흥분된 육체만이 보였다.


그의 눈동자 가득 여체만 아름답게 그를 유혹하고 있었다.


그녀를 보며 옷을 벗고 이불 속으로 들어가 그녀의 몸을 쓰다듬었다.


손으로 전해져 오는 느낌이 까무러칠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부드러운 그의 손길에 조금씩 반응을 보였다.


꿈인지 생시인지 몽롱한 기분에 그와 그녀는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그녀가 자신을 꼭 붙들며 괴성을 지르는 바람에 놀란 그가 그녀의 입술을 자기 입술로 덮었다.


그녀의 손길이, 그녀의 괴성이 그를 원한다고 생각했다.


그의 행위가 사랑이라고 여겼다. 아니 여기고 싶었다.


그날 이후 간스케는 그녀의 아버지 산다유를 피해 다녔다.


왠지 죄를 지은 기분이랄까?


몇 개월 뒤 그녀가 임신한 것이 들통이 났다.


첫날 밤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산다유 몰래 그녀를 찾아간 그였다.


처음에 거부 아닌 거부를 하던 그녀, 그의 지극정성과 사랑 앞에, 아니 힘 앞에 그녀가 웃는 얼굴로 맞아 주었다.


그녀가 임신할 즈음 이미 두 사람이 통정하였다는 소문이 산다유의 귀에 들어갔다.


물론 그 소문은 간스케 자신이 냈다.


딸이 임신했다고 하면 어쩌지 못하고 그녀를 자신에게 줄 것이라 믿었다.


간스케를 잡아 오게 한 산다유는 대로하여 그를 죽이려 하였지만, 그녀가 극구 말렸다.


그녀는 그의 아이를 가졌다고 또한 그를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딸아이의 말에 황망한 산다유는 그를 놓아주었지만 두 사람의 결혼만은 결단코 반대했다.


자신이 죽거나 딸이 자신을 떠나기 전에는 절대 불가 태도를 고수하며 뒤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았다.



간스케는 어떻게 하면 산다유가 자기를 인정해 줄까 고민했다.


절치부심하며, 기회를 엿보았지만,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도록 인정받지 못해 츠유와 아이 근처를 가지 못했다.


그는 모든 것을 잃은 것처럼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다 노부나가의 명을 그의 아들이 엄청난 대군을 이끌고 이가로 몰려왔다.


이가의 모든 무장과 닌자들이 거칠게 저항했다.


간스케도 사랑하는 츠유와 아이를 지키기 위해 죽을 각오로 전장을 누볐다.


그의 활약은 다른 동료보다 더 빛났다.


간스케가 동료들과 함께 잠행술을 활용하여 오다 군대를 교란했다.


그들의 활약으로 적들은 큰 피해를 보고 물러갔다.


하지만 그런 전적에도 산다유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간스케는 츠유와 아이를 지킨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아들의 패전에 크게 실망한 오다 노부나가는 2년 후, 대 부대를 다시 이가로 보냈다.


전과 달리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정예병을 앞세웠다.


이가로 통하는 모든 길에서 압박해 왔다.


지난번 공격보다 몇십 배의 군대가 밀고 들어 왔다.


그들은 이가의 것이라면 모조리 이가의 땅에서 없애기 위해 몰살 작전을 펼쳤다.


이가의 마을들은 처참히 불탔으며, 아이들과 노인들을 그들의 발아래서 무자비하게 죽어갔다.


여자들은 철저하게 유린당했다.


이가의 무사들과 닌자들은 수많은 적의 군대를 막아 내느라 가족을 돌볼 여유가 없었다.


적들은 지난번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닌자들의 습성을 이용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진격하며, 공격의 강도를 높여갔다.


고가와 이가를 분리하기 위한 계략으로 고가의 일부 무장들을 회유했다.


고가의 일부가 오다 노부나가 부대가 이세로 들어오는 샛길로 안내했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오다군이 쏟아져 나오자 이가는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틈이 조금씩 생기다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한 이가의 본진을 향해 적들의 파상 공격이 시작되었다.


결국 이가는 그들의 발아래 철저하게 부서져 내렸다.


그들의 무자비한 칼날 아래 츠유가 있는 마을 또한 모든 것들이 불살라졌으며, 살아 있는 생명체는 모두 도륙당했다.


그가 그토록 사랑한 츠유도 둘째를 임신한 채로 죽었으며, 산다유 또한 철포에 맞아 쓰러졌다.


간스케가 적진을 뚫고 그녀가 있는 집으로 달려갔다.


불타고 있는 집 안에 등에 칼이 꽂힌 츠유가 품속에 딸을 안은 채로 웅크리고 죽어 있었다.


칼은 등으로 들어가 배 속의 아이를 찔렀고 품속에 있는 딸아이 또한 그 칼에 죽어 있었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로 눈물이 발갛게 흘러내렸다.


손에 든 칼을 공중을 향해 휘두르며, 괴물 같은 소리를 지르고는 뜨거운 가슴을 터뜨리려 뛰쳐나갔다.


그 순간 어디선가 사람 소리가 들렸다.


잘못 들은 것으로 생각하고 다시 달려 나가려는데 어린아이의 울음소리가 다시 귓바퀴로 파고들었다.


달려 나가던 발길이 방황했다.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건물로 다시 달려들어 갔다.


급히 되돌아와서 보니 죽은 츠유의 품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죽은 줄 알았던 딸아이가 엄마 품속에서 울고 있었다.


간스케가 츠유의 몸을 옆으로 뉘고 그 품속에서 아이를 꺼내 안았다.


그녀의 등에서부터 뱃속을 지난 칼이 딸아이의 가슴 앞에 멈춰 있었다.


아마도 딸아이는 울다 지쳐 잠들어 있었을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건물이 무너지며 처마기둥이 떨어지고 있었다.


간스케가 다시 울다 지쳐 잠든 아이를 헝겊으로 품에 감싸 안고 뿌연 연기로 가득한 마을을 빠져나와 산기슭 위로 내 달렸다.


아래는 오다 군이 새카맣게 깔려 있어서 도저히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산 위에서도 이미 여러 곳에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산꼭대기로 밀려 뒷걸음질 치는 이가 병사들은 하나둘 쓰러져 갔다.


이 모습을 본 그는 방향을 틀어 산 능선을 타고 넘어갔다.


동료들을 버리고 돌아서던 그가 자꾸만 뒤를 돌아보며 죽어가는 그들을 보았다.


가슴이 미어졌다.


내키지 않는 발걸음을 앞으로 계속 내밀었다.


눈물이 콧물이 되어 눈 앞을 가렸다.


품속 아이가 꿈틀거렸다.


품을 내려다보자 아이가 그 와중에도 잠들어 있었다.


산 능선 너머도 사체들이 즐비했다.


좀 더 내려가자 언덕 아래에서 철포에 맞아 쓰러져 있는 산다유를 발견했다.


지나쳐 가려다 걸음을 멈췄다.


감정이 북받쳐 왔다.


“젠장, 이렇게 죽을 거···.”


그때 산다유가 꿈틀하는 것이 보였다.


놀란 간스케가 산다유가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망설였다.


지난날을 생각하면 죽여도 시원찮았지만, 품속에 있는 아이를 보자 마음이 갈피를 잡지 못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그의 코에 숨을 확인했다.


미세하지만 분명 숨을 쉬고 있었다.


머뭇거리던 그가 딸아이를 가슴에 헝겊으로 다시 동여매고 아직 숨이 붙어 있는 산다유를 등에 업었다.


죽은 듯 쓰러져 있던 산다유를 보며 몇 번을 갈등을 한 그가 무슨 힘이 생겼는지 두 사람을 업고, 안고 산골짜기를 타 넘었다.


힘에 겨웠지만,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났는지 산을 넘고 능선을 넘었다.


이가에서 멀리 도망친 간스케가 산다유를 정성껏 간호했다.


며칠 후 기력을 회복한 산다유가 손녀딸이 살아 있는 것을 알고는 자신과 손녀딸을 구해 낸 간스케를 말없이 용서했다.


딸아이와 장인을 올빼미섬으로 보내 어부들과 살게 하고 그는 사카이에서 먹고 살길을 모색했다.


평생 닌자로 살아 온 삶이었다.


노부나가를 이어 히데요시가 정권을 잡았지만, 통일 정국에서 점점 더 닌자의 설 자리가 없어져 갔다.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일거리를 찾아 헤맸다.


겨우 목숨이 붙어 있을 정도의 일거리로 연명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갔다.


하지만 절망감만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카이 거리에서 변복했지만, 자신을 쓱 지나가는 자를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 당시 도둑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이가 닌자 출신인 이시카와 고에몬이었다.


조심스레 뒤를 밟았다.


고에몬이 여각에 들어가자 따라 들어갔다.


옆에 여자를 앉혀 놓고 음식을 먹었다.


멀찍이 간스케가 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비싼 음식과 술을 한잔하며 능글맞게 여자의 엉덩이를 만졌다.


한 잔을 마신 술에는 더 이상 손도 대지 않고 여인의 엉덩이를 주무르며 게걸스럽게 음식을 탐하고 있었다.


간스케도 음식을 시켜 먹었다.


고에몬에 비해 싸구려 음식을 먹고 있는 자신이 한심했다.


‘저놈은 어디에서 돈이 있어서 저렇게 좋은 술과 음식을 먹을까? 여인의 비용도 만만찮을 것인데.’


눈을 가늘게 뜨고는 고에몬을 지켜보았다.


그는 그 누구의 눈길에도 관심이 없는 듯 여색을 탐하고 있었다.


‘저를 거면 기루를 가지···?’


고에몬에 대한 부러움으로 음식을 깨작대던 간스케가 질투심이 일었다.


날이 기울고 어둠이 제법 짙게 깔리자 고에몬이 슬며시 일어나더니 음식값을 치르고 밖을 나갔다.


동석했던 여자가 팔을 잡아당겨도 단호하게 뿌리치고는 어딘가로 가는 것이 아닌가?


‘비싼 술과 계집을 즐기면서 잠자리는 하지 않는다? 별 희한한 놈일세.’


이상한 놈을 봤다는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고에몬을 미행했다.


달밤에 혼자 걷고 있는 고에몬이 애처로워 더 이상 모른 척할 수가 없어 빠른 걸음으로 다가갔다.


“어이 고···.”


“어이, 거기. 가진 것 모두 내놓아라!”


고에몬을 부려는 순간 어둑한 곳에서 검은 그림자들이 달려 나와 고에몬을 에워쌓다.


얼른 나무 그늘 아래로 몸을 숨겼다.


“누, 누구냐?”


“우리? 알면 어쩔 건데. 목숨이 아까우면 몽땅 내놓고 꺼지시지.”


“네, 네 놈들은 무뢰배구나!”


“하하하, 우리가 그냥 무뢰배처럼 보이나 보군. 여기 칼이 보이지 않나? 우리는 떠돌이 낭인들이다.”


“그, 그럼 내 목숨값이 어, 얼마냐?”


“하하하, 네 놈이 가진 모든 것으로도 부족하지.”


간스케가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고에몬의 예전 실력을 보고 싶어 어둠 속에 그림자를 숨기고 지켜보았다.


“내 목숨값이 겨우 그 정도?”


“미친놈, 살고 싶지 않구나! 그렇다면 죽여주지. 어차피 죽일 거였으니까. 하하하! 어이!”


두목의 명에 험악한 인상의 사내놈들이 고에몬에게 달려들었다.


“역시 잡놈들이구나!”


어디서 자신감이 생겼는지 큰소리를 쳤다.


그 잡놈들이 칼을 들고 달려들자 몸속 어딘가에서 단검을 꺼내 찌르고 베며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닌가.


‘역시! 저놈의 솜씨는 녹슬지 않았어. 물론 놈들의 실력이 형편없지만.’


자기의 부하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쓰러지자 두목이 놀라 엉거주춤 뒤로 물러나더니 도망을 갔다.


그러나 대여섯 발도 못 가서 등에 칼을 맞고 쓰러졌다.


고에몬이 단검을 그놈을 향해 던진 것이다.


주변을 획 둘러보더니 두목에게로 다가가 단검을 뽑아 들고는 유유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얼른 뒤쫓아 가자 언제 한 바탕 싸웠냐는 듯이 느긋한 걸음으로 어딘가로 향했다.


여러 곳을 돌고 돌았다. 마을을 구경한 것도 같고, 잠잘 곳을 찾지 못해 거리를 배회하고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벌써 달도 중천을 지나가고 있는 시각, 지친 간스케가 아는 척을 하려는데 그가 갑자기 숲으로 숨어드는 것이 아닌가.


‘저놈이 뭐 하는 거지? 설마 숲속에서 잠을 청하는 것은 아닐 테고.’


의문도 잠시 숲 밖으로 복면의 그림자가 나오더니 날쌘 걸음으로 어딘가로 달렸다.


간스케도 놀라 재빠르게 거리를 좁혀 들키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쫓았다.


얼마를 가드니 높은 담 아래로 숨어들어 호흡을 가다듬고 손에 든 것을 담을 향해 던지고는 몇 번을 잡아당겨 보더니 담을 타고 넘어갔다.


담 위에서 몸을 숙이고는 이리저리 주변을 살피며 사다리를 재빠르게 감아올렸다.


멀찍이 몸을 숨기고 고에몬의 행동을 지켜보면서도 너무나 의외의 행동을 하는 그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간스케가 자기를 미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지 어둠 속에서 자기의 목표물에 집중하고 있었다.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었다.


잠시 망설이다 고에몬을 따라 담을 넘었다.


잠행술의 대가 바람의 간스케 아닌가? 성을 침투하던 실력이라 일반적인 담은 누워 떡 먹기였다.


담 그림자에 숨어 고에몬이 한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저택의 구조를 살폈다.


고에몬이 빠져나갈 길을 파악한 후 밖으로 나와 담이 잘 보이는 길목에 숨었다.


이가 시절 밥 먹듯이 잠행으로 날밤을 새운 그이기에 딱 보면 척이었다.


반 시진도 되지 않아 검은 그림자가 작은 자루를 하나 들고 담을 넘어오고 있었다.


별빛마저 훔친 담의 그림자를 따라 내려오고 있는 것을 확인한 간스케가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 입구로 내려와 우두커니 서서 도둑고양이처럼 달려 내려오는 고에몬을 바라보았다.


“누, 누구냐?”


자신에게로 길게 늘여진 달그림자를 보고는 멈칫한 고에몬, 자신의 앞길을 막고 있는 사내에게 당황하며 물었다.


“이보게 고에몬, 달빛은 속여도 나는 못 속이지. 복면한다고 자네가 딴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천하의 닌자 이시카와 고에몬이 도둑질을 하다니. 하하하, 소문이 사실이었어.”


“누, 누구냐? 죽고 싶지 않다면 길을 비켜라.”


“오호, 무서워서 얼른 도망가야겠는데. 무뢰배 몇을 죽였다고 눈에 뵈는 게 없지? 이봐, 고에몬! 아무리 어둠이 짙게 깔린 밤이지만, 함께 닌자기술을 배운 동문을 몰라보다니 섭섭하군.”


고에몬은 긴장한 얼굴로 여차하면 칼로 베기 위해 칼집에 손을 두고서는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오며 상대의 얼굴을 살폈다.


달을 등진데다가 삿갓을 쓰고 있어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런 고에몬이 우스운지 간스케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쓰고 있던 삿갓을 벗었다.


“아니, 이게 누구신가. 야마시타 간스케가 아닌가. 살아 있었네. 용케도···.”


“하하하, 그렇게 되었네. 그런데 자네 지금 뭐하나···! 도둑질인가?”


“흠, 흠···. 뭐, 먹고 살길이 없지 않은가?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하하하. 그런 자네는 어떻게?”


고에몬이 멋쩍은지 머리를 긁적이며 되물었다.


“우리 이러지 말고 우선 이 자리를 떠세?”


두 사람은 간스케가 묵고 있는 여각으로 돌아왔다.


고에몬은 이가의 난 이후 폐허가 된 이가의 이마로 골짜기에 들어가 초막을 짓고 살았지만, 일감과 먹을 것이 부족해 약초나 산나물을 캐다 오사카에 팔았는데, 야밤에 닌자복을 입고 고관 댁 담을 넘어 창고의 자물쇠를 열고 들어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이왕 들어 온 거 맨손으로 나가느니 뭐라도 들고 나가자 싶어 귀중품을 훔쳤다.


그때의 그 쾌감과 짜릿함을 잊지 못해 한 번, 두 번 하다 보니 이제는 전문 도둑이 되어 있었다.


문제는 그렇게 훔친 귀중품들을 초막에 숨겨 두었는데, 너무 많아서 잠을 잘 자리도 부족했다.


특이한 것은 도둑을 맞은 고관이나 다이묘들, 부유층들이 아무도 신고하지 않았다. 도


둑이 들어 집의 가보를 잃어버렸다고 하면 가문의 명예에 금이 가고 또 주군이나 조정 등에서 하사받은 물품들을 도둑맞았다고 하면 문책당할까 봐 그런 것 같았다.


그렇게 몰래 도둑질만 하면 되는데, 신출귀몰하는 자신을 잡지도 못하고 관에 고발도 못하자 심심해졌다.


너무도 쉽고 편한 도둑질에 처음의 짜릿함도 긴장감도 줄어들었다.


뭔가 좋은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 호승심이 생겨서일까?


도둑질하고서는 자신의 이름을 떡하니 써놓고 나왔다. 사람들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고 천하의 도둑놈으로 불리자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별로 볼일이 없던 게닌이 천하제일 도둑이란 칭호를 듣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만족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고에몬이 도둑이 된 일에 대해 털어놓았다.


고에몬의 이야기에 놀라기도 하고 맞장구도 치며 이야기를 듣다 많은 귀중품과 피해를 본 자들의 행태에 대해 의문이 일자 곰곰이 생각하다가 좋은 복안이 떠올라 미소를 지었다.


“고에몬, 우리 그 물품들을 팔아 보면 어떨까?”


“아니, 어떻게? 그러다가 훔친 물건이란 걸 알면.”


“일단, 어떤 물건들을 어느 집에서 훔쳤는지 목록을 만들어 주게. 그러면 내가 알아서 해결해 보겠네.”


고에몬은 간스케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지만, 어차피 많은 물건을 숨겨 둘 장소도 없고 또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냥 도둑질이, 그 도둑질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지만 그 두 가지로 인해 짜릿함과 흥분을 느끼면 되었다.


간스케는 그 물품 목록을 가지고 우선 그 주인의 집에 숨어들어 주인과 협상했다.


도둑을 당한 고관대작들이 신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에 좋은 생각이 떠올라 고에몬을 설득해 간 큰일을 벌인 것이다.


간스케도 갈 데까지 간 인생이었기에 이판사판이었다.


물건 주인들은 집안 가보나 하사받은 보검 등을 잃어버려 어디다 말은 못 하고 끙끙 앓고 있었는데, 돌려준다고 하니 무척 기뻐했다.


다만, 그 대가를 금화로 요구했다.


대부분 주인이 그 물건값을 치르고 돌려받았다.


한 놈은 도둑질하고 다른 한 놈은 그 도둑질 당한 집에 그 물건을 되팔고, 남이 들으면 상상조차 못 할 이야기다.


봉이 김 선달이 따로 없었다.


그렇게 받은 금화를 일부는 고에몬에게 주고 나머지를 모았다.


얼마의 금은보화가 쌓이자 사카이에 골동품이나 귀중품을 취급하는 상점을 차려 운영했다.


그 이후 계속해서 고에몬이 훔쳐 온 물건들은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는 방법으로 금화를 모았으며, 또 상점에서 귀중품들을 취급하면서 꽤 큰 돈을 모았다.


이익의 일부는 섬의 산다유 즉, 마모루에게 보내 섬의 운영에 보태도록 했다.


상점이 점점 커지고 객주 일이 많아지자 사람들을 모았다.


그는 닌자들의 생리를 잘 알고 있었다.


한번 닌자는 영원한 닌자이기에 다른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거지로 허덕이고 있는 닌자들을 모았다.


마모루의 한을 풀어 주기 위해 또한 이가의 난으로 과부가 되거나 고아가 된 자들과 불구가 된 닌자들도 거두어들여 섬으로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사카이에서 가장 큰 귀중품 상점이 되었으며, 사카이에 객주를 설립하였고 교토와 오사카에 오마찌 상점을 열었다.


전국 주요 도시에 여각을 세우고 정보를 수집하게 되었으며, 섬에서 키워 낸 닌자들은 객주의 물품 운송에 따른 위험을 막기 위해 경호부대로 활용했다.


특히 다른 객주들의 물품 운송에 따른 경호도 맡으면서 많은 무사가 필요하게 되어 섬으로 찾아오는 닌자들을 경호무사로 탈바꿈시켜 나갔다.


또한 어린아이들은 일찍부터 닌자기술을 익히게 했다.


한편으로는 예전처럼 오오즈 신사를 이용해 닌자 고유의 임무도 수행하게 했다. 닌자들의 오래된 습성을 청부의뢰를 받으며 달래주어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들은 기존의 삶과 다른 삶 속에서 번뇌할 것이 뻔했다.


아니 지난날 하급 게닌으로 받은 설움을 뼈저리게 느꼈기에 존경받은 닌자가 되고 싶었다.


옛날의 이가는 될 수 없지만, 일가를 이루는 닌자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렜던 그였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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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53 ST아리리
    작성일
    22.05.26 21:37
    No. 1

    초반 츠유를 찾아간 장면
    그의 지극정성과 사랑앞에, 아니 힘앞에 그녀가 [웃은]-->[웃는] 얼굴로...

    고에몬과 만난 장면
    "우리 이러지 말고 우선 [여기를 떠세?] --> [자리를 뜨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ST아리리
    작성일
    22.05.26 21:42
    No. 2

    간스케는 그렇게 전국 주요도시에 여각을 세워 체인으로 운영하여 주식회사를 설립합니다.
    귀중품 상점과 경호회사까지 나날이 커져 칸스케는 마침내 여러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재벌회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래전 자신이 뿌린 씨앗들이 하나둘 찾아와 친자확인 소송에 휘말리기 시작하며 위기를 겪게 됩니다.

    자꾸 댓글이 산으로 가게 됩니다... 잠오나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한림팔기장
    작성일
    22.05.26 21:47
    No. 3

    ㅎㅎㅎㅎ

    아주 좋은 소재네요....

    현대 판 글에 친자소송을 넣을 생각인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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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깨비 (부제-닌자가 된 조선무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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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조선의 바다 1 22.06.18 50 0 10쪽
79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2 22.06.17 53 0 10쪽
78 통신사를 따라 일본으로 1 22.06.17 55 0 9쪽
77 풍전등화 2 22.06.16 57 0 9쪽
76 풍전등화 1 22.06.16 54 0 10쪽
75 비싼 목숨 값 22.06.15 57 0 10쪽
74 산적 무리들 3 22.06.15 54 0 14쪽
73 산적 무리들 2 22.06.14 50 0 14쪽
72 산적 무리들 1 22.06.14 56 0 12쪽
71 어머니의 유품 22.06.13 5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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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어머니의 죽음 22.06.12 58 0 10쪽
67 출생의 비밀 22.06.11 79 0 10쪽
66 함께 살자 22.06.11 50 0 10쪽
65 무너진 계획 22.06.10 52 0 10쪽
64 여동생 22.06.10 55 0 10쪽
63 카에데 부인 22.06.09 52 0 13쪽
62 가시마성 2 22.06.08 57 0 10쪽
61 가시마성 1 22.06.08 59 0 11쪽
60 조선 도공들 2 22.06.07 59 0 11쪽
59 조선 도공들 1 22.06.07 54 0 12쪽
58 왕년의 해적들 2 22.06.06 56 0 9쪽
57 왕년의 해적들 1 22.06.06 73 0 13쪽
56 구루시마의 의심 22.06.05 55 0 11쪽
55 료우타의 검술 22.06.05 56 0 10쪽
54 숨은 실력자 타이요우 22.06.04 57 0 9쪽
53 조선 침략의 전초 기지 22.06.04 61 2 13쪽
52 기억에 없는 기억들 2 22.06.03 55 0 9쪽
51 기억에 없는 기억들 1 22.06.03 65 0 12쪽
50 남만인 배 글로벌호 2 22.06.02 57 0 11쪽
49 남만인 배 글로벌호 1 22.06.02 65 0 12쪽
48 과거에서 온 추적자들 22.06.01 68 0 13쪽
47 스스무의 회상 22.05.31 73 0 13쪽
46 하이난 3 22.05.30 69 0 16쪽
45 하이난 2 22.05.29 102 0 22쪽
44 하이난 1 22.05.28 64 0 20쪽
43 꽃을 찾는 벌 22.05.27 75 0 22쪽
42 벌을 찾는 꽃 22.05.26 73 0 25쪽
41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5 22.05.25 75 0 18쪽
40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4 22.05.24 68 0 17쪽
39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3 22.05.23 79 0 19쪽
38 적(敵)은 혼노지에 있다 2 22.05.22 71 0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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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순정 2 22.05.20 73 0 22쪽
35 순정 1 22.05.19 79 0 22쪽
34 토끼 사냥 22.05.18 84 0 25쪽
33 오마찌 칸의 죽음 22.05.17 77 0 20쪽
32 불타는 오마찌 별채 22.05.16 83 0 19쪽
31 고가 닌자 마리지천 22.05.15 102 0 25쪽
30 함정 22.05.14 84 0 27쪽
29 암살자를 막아라 2 22.05.13 87 0 26쪽
28 암살자를 막아라 1 22.05.12 87 0 25쪽
27 적진 속으로 22.05.11 92 0 23쪽
26 죠유지와의 재대결 22.05.10 88 0 25쪽
25 카오루 부인 22.05.09 106 0 22쪽
24 히데츠구의 의심 22.05.08 115 0 24쪽
23 이가분지 2 22.05.07 95 0 16쪽
22 이가 분지 1 +2 22.05.06 97 1 19쪽
21 반항아와의 만남 +2 22.05.05 94 2 19쪽
20 여인들 +2 22.05.04 94 1 21쪽
19 산적 사이가 +2 22.05.03 87 1 25쪽
» 이가 닌자 간스케와 고에몬 +3 22.05.02 90 2 26쪽
17 기억의 저편에서 온 자들 +1 22.05.01 105 1 21쪽
16 유곽 아이루 +2 22.04.30 92 1 22쪽
15 닌자검 +2 22.04.29 95 1 22쪽
14 닌자되다 6 +1 22.04.28 101 1 26쪽
13 닌자되다 5 +2 22.04.27 105 2 25쪽
12 닌자되다 4 +2 22.04.26 110 1 24쪽
11 닌자되다 3 +2 22.04.25 123 1 25쪽
10 닌자되다 2 +2 22.04.23 122 1 23쪽
9 닌자되다 1 +4 22.04.22 160 1 25쪽
8 올빼미섬 7 +2 22.04.21 208 1 30쪽
7 올빼미섬 6 22.04.20 217 1 25쪽
6 올빼미섬 5 +2 22.04.19 201 1 28쪽
5 올빼미섬 4 +2 22.04.18 216 1 28쪽
4 올빼미섬 3 22.04.16 239 2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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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개 속 검은 그림자 +8 22.04.13 1,062 3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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