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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썰

다크 히어로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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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썰
작품등록일 :
2021.12.16 12:26
최근연재일 :
2022.05.08 10:05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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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04
추천수 :
1,134
글자수 :
27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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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4.2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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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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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49화. 거물들 (2)

DUMMY

지프가 부드럽게 달리는 롤스로이스 뒤를 추격했다.

“깡수야, 홍회장 어떻게 잡을 거야?”

꽁태가 지프를 운전하며 강수에게 물었다.

“앞지르기해서 브레이크 꽉 밟아.”

“롤스로이스랑 키스? 오케이. 그다음엔?”

“롤스로이스가 의도적으로 충돌했다고 생떼 쓰고, 경찰서 가자고 할 거다. 그리고 홍회장 납치할 거다.”

“오케이.”


꽁태가 지프의 액셀을 밟아서 롤스로이스를 앞질렀다. 그리고 스키드마크를 찍으면서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런데 롤스로이스를 운전하던 김기사가 노련하게 핸들을 꺾으며 아슬아슬하게 충돌을 피했다. 그리고 롤스로이스를 갓길에 세웠다.

꽁태도 지프를 갓길에 세우며 백미러로 롤스로이스를 보았다.

“저 새끼가! 피해 버리네. 어떡하냐, 깡수야?”

공태가 당황하며 말하자, 강수가 지프에서 하차했다. 그리고 지프 뒷범퍼를 보았다.

“에이, 살짝 박혔네. 뒤에 처박고 말이야. 운전을 눈감고 하나. 빨리 내려.”

강수가 롤스로이스로 다가가며 소리쳤다.

“회장님,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김기사가 하차하려고 하자, 뒷좌석에 탄 홍회장이 명령했다.

“김기사, 가자.”

평소 같았다면 홍회장은 불같이 화를 내며 김기사에게 상대방 운전자를 폭행하라고 지시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KD그룹 천회장과 거물급 정치인에게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날이기에 분란을 일으키기 싫었다.

“중요한 손님들 계시는데, 늦으면 안 된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김기사가 강수를 노려보다가 액셀을 밟으며 롤스로이스를 출발시켰다.

“썅!”

강수는 얼른 지프에 올라탔다.

“액셀 밟아.”

강수의 지시에 꽁태가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저 새끼들 눈치 깐 거 아냐?”

앞서 달리는 롤스로이스를 보며 꽁태가 말했다.


롤스로이스를 운전하던 김기사가 백미러를 보았다. 지프가 계속 따라오는 것이 보였다.

“회장님, 그 새끼들 계속 따라옵니다.”

“신호 무시하고 밟아.”

홍회장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하자, 김기사가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 롤스로이스는 사거리 신호등을 무시하고 달렸다. 지프도 맹렬하게 롤스로이스 뒤를 따랐다.

지프와 롤스로이스가 차선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추격전을 펼쳤다.


그 뒤를 블랙맘바의 험비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추격하고 있었다.

“록산, 넘버36이 왜 롤스로이스를 추격하지?”

장쿠의 질문에 록산도 궁금증이 일어났다.

천회장이 넘버36을 회수하라는 것을 아는 것일까? 그래서 넘버36은 장례식장에 왔고, 롤스로이스에 탄 놈을 이용해서 천회장에게 접근하려는 것일까?


***


지프를 따돌린 롤스로이스는 대구 외곽으로 빠져나가 숲길로 들어갔다.

“지프 넘버 외워뒀지?” 홍회장이 김기사에게 물었다.

“예, 회장님.”

“내일 그 새끼들 찾아내서 처리해.”

“알겠습니다, 회장님.”

롤스로이스가 달려간 숲길의 끝에는 접근 금지 푯말이 세워진 사유지가 있었고, 10분을 더 달리니 30칸짜리 웅장한 한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은 비밀 요정 해월. 봄이면 진달래와 벚꽃이 피었다가 지고,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는 백일홍이 향기를 풍기고, 가을이면 오색의 단풍이, 겨울이면 동백꽃과 눈꽃이 운치를 더한다.

해월에는 대한민국 상위 0.01%만 출입할 수 있다. 부동산 자산이나 은행에 넣어둔 거액이 있다고 해서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조선 3대 기생 중의 한 명인 홍낭이 전수한 남자 요리하는 비법이 전해지는 해월은 전직 대통령 세 명을 단골로 모신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해월의 기생은 명기 중의 명기이다. 상위 0.01%를 접대해야 하기에 출중한 외모는 기본이고, 정치와 경제, 예술에 대한 박학다식한 지식은 필수 옵션이다.

무엇보다 해월의 백미는 0.01% 고객들에게 조선시대 임금이 입었던 곤룡포를 입혀준다는 것이다. 옷은 권력의 시작이다. 그래서 0.01%는 언론의 눈치를 보느라 가슴 속에 숨겨 왔던 욕망을 마음껏 분출한다. 조선의 왕 연산군처럼.


“홍회장님 오셨습니까?”

해월의 마담 설향과 한복 입은 기생들이 롤스로이스에서 하차하는 홍회장에게 공손하게 절을 했다.

“다른 손님들은 받지 않았지?” 홍회장이 설향을 바라보았다.

“회장님 일행 외에는 없습니다.”

“얘들이 해월 에이스들이야?”

홍회장이 기생들의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 성형한 미모가 아니라 선천적으로 타고난 출중한 외모의 기생들이었다. 그녀들은 거들먹거리는 권력자들의 비위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사마천의 사기부터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까지 통달했다.

“우리 애들 며칠 동안 손님도 받지 않고 음기 잔뜩 모아서 컨디션 조절했습니다.”

설향이 눈웃음을 쳤다.

“그래. 오늘은 특별히 긴장해야 한다. 오시는 손님들이 거물 중에 거물이니까.”

“긴장할 게 뭐 있어요. 대통령도 해월에 오면 무장 해제하는데.”

어린아이가 손에 쥔 사탕을 뺏길까 두려워하는 것처럼 권력자도 권력을 잃을까 항상 긴장한다. 해월의 기생들은 사탕을 지켜주는 누나처럼 권력자들의 긴장을 풀어주며 그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


삼거리 숲길에서 롤스로이스를 놓쳐버린 꽁태는 지프 핸들을 우왕좌왕 돌렸다.

“차 세워.”

강수의 말에 꽁태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지프를 세웠다.


강수는 지프에서 하차해서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러나 롤스로이스의 엔진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강수는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이름 모를 꽃향기와 멧돼지 배설물 냄새가 났다.

산들바람이 불자, 롤스로이스가 내뱉어놓은 매연 냄새가 어렴풋이 흘러들었다.


강수는 얼른 지프에 타서 꽁태에게 말했다.

“후진해서 우측으로 가라.”

꽁태가 후진을 해서 핸들을 우측으로 꺾으며 액셀을 밟았다.

지프가 고개를 넘어서 한참을 내달리니 요정 해월이 보였다.

“대궐이 산속에 있네. 저기 뭐 하는 데지?”

강수와 꽁태가 저 멀리 있는 해월을 보았다.


홍회장과 마담 설향이 막 도착한 KD그룹 천회장의 일행을 맞이했다.

“오늘 자리는 누가 마련한 겁니까?” 천회장이 국한당 서대표에게 물었다.

“홍현석 회장이 마련한 자리입니다.”

서대표의 말이 끝나자, 홍회장이 천회장 앞으로 다가와서 공손하게 인사했다.

“회장님, 홍현석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천회장은 홍회장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설향을 보았다.

“설향이는 날이 갈수록 젊어져. 비결이 뭐야? 젊은 애들 양기라도 빨아먹는 거야?”

“공기 좋은 곳에서 걱정 없이 사니까 그렇죠. 회장님께서도 해월에 자주 오시면 회춘하셔요.”

설향이 천회장에게 팔짱을 끼며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KD그룹 천회장, 국한당 서대표, 검찰총장······ 깡수야, 오늘 판 벌리면 안 되겠다. 괜히 문제 일으켜서 일 시끄러워지면 빼도 박도 못해.”

꽁태가 요정 해월로 들어가는 홍회장과 거물들을 보며 말했다.

하지만 강수는 대답하지 않고 해월의 높은 담장 너머를 노려보았다. 가야금 소리와 간드러지는 기생들의 웃음소리가 강수의 귀를 어지럽혔다.

해월에 모인 재벌 회장, 거물 정치인, 사기꾼. 그들은 한 통속이다. 그들은 온갖 공작을 꾸며서 국민의 피를 빨아먹고 몸집을 키우는 괴물이다.


***


“천회장님, 앞으로 이 나라가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홍회장이 천회장에게 술을 따라주며 말했다.

“이 사람이 초장부터 술맛 떨어지게. 나는 오늘 해월에 술을 마시러 왔어.”

천회장이 심드렁하게 말하며 술잔을 비웠다.

“회장님 심기가 편치 않으신 거 같네요.”

설향이 젓가락으로 안주를 집어서 천회장의 입에 넣어 주었다.

“술이 있고 여자가 있는데, 왜 세상을 논해. 오늘은 기분 좋게 술이나 마시는 자리로 해. 머리 아프게 정치 경제 이야기하지 말고.”

천회장이 설향의 치마 속으로 손을 넣어서 허벅지를 어루만졌다.

“회장님, 제가 술 한 잔 올리겠습니다.”

서대표가 두 손으로 술병을 잡았다. 그러나 천회장은 잔을 들지 않고 서대표를 응시했다.

“서대표.”

“예, 회장님.”

“자네를 국한당 대표 자리에 앉혀 준 게 누구라 생각해?”

“생각할 게 뭐 있습니까. 모든 게 회장님 덕 아닙니까.”

“그러면 은혜를 갚아야지.”

“무슨 말씀인지······?”

“우리 KD그룹이 모빌리티 사업에 진출하도록 법안을 뜯어고치란 말이야.”

“회장님. 분발하겠습니다.”

“분발? 이거 이거 우리 서대표가 너무 나약해졌어. 왜 그래, 서대표? 돈이 부족해? 뭐가 부족해?”

천회장이 냉기를 뿜어내자, 홍회장이 설향에게 나직이 말했다.

“너희들은 나가서 목욕하고 보료 위에서 대기하고 있어.”

설향이 분위기를 파악하고 기생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그러자 서대표가 말했다.

“회장님, 야당이 반대하는 건 의석수로 밀어버리면 되는데, 저희 당 소장파 의원들까지 쌍수 들고 반대하니까······”

“그까짓 것들이 법안 처리 반대한다고 고개 숙이면 그게 당 대표야? 법안 반대하는 것들은 강총장 자네가 손 봐주면 되잖아.”

천회장이 검찰총장을 보았다. 검찰총장은 천회장과 눈을 맞추지 않으며 술을 마셨다.

“강총장, 자네 임기가 6개월 남았지?”

“예, 회장님.”

“임기 끝나면 뭐 할 거야?”

“······.”

“정치해야 할 거 아냐.”

“예.”

“내가 자네 뒤 확실하게 봐줄 테니까, 국한당 소장파 한 놈만 잡아서 손 봐줘. 우리 KD가 모빌리티 사업에 들어갈 수 있게 말이야.”

“······.”

“왜? 싫은가?”

“아닙니다, 회장님 그렇게 하겠습니다.”

검찰총장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KD그룹이 몸살 앓으면 대한민국 경제는 사망한다는 걸 명심해. 알았어?”

“예, 회장님.” 서대표와 검찰총장이 동시에 말했다.

“정치라는 게 뭐겠어? 국민들의 두려움을 손에 쥐고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거야. 그러면 국민들은 고분고분 말을 듣고 복종하게 돼 있어.”

천회장이 술을 마시고 계속 말을 했다.

“여론이 신경 쓰여? 그러면 정치를 하지 말아야지. 여론이 말이 없었을 때가 언제 있었어? 이것저것 따지고 일을 어떻게 해. 여론이 목을 졸라? 배를 째고 들어와? 욕은 잠깐이고 돈은 영원한 거 몰라? 권력도 돈에서 나오는 거야. 돈 없는 권력이 어디 있어? 내 돈줄이 국한당에서 야당으로 방향 틀면 어떻게 되겠어?”

“여론은 대선이나 총선 때 잠깐 정치에 관심 있는 척 들끓지만, 곧 무관심해지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홍회장이 천회장 말에 장단을 맞추었다. 그러자 천회장이 홍회장 앞에 빈 술잔을 내밀었다.

“한잔 따라봐.”

“예, 회장님.”

홍회장은 천회장에게 공손히 술을 따랐다. 그런데 술잔을 받아든 천회장이 느닷없이 홍회장의 얼굴에 술을 확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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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대룡병원 (2) +4 22.01.08 235 25 12쪽
23 23화. 대룡병원 (1) +3 22.01.07 251 24 11쪽
22 22화. 동업자의 배신? +3 22.01.06 271 26 12쪽
21 21화. 살모사의 독 (2) +5 22.01.05 290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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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넘버36의 부활 +11 21.12.21 982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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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대가리에 총 맞고 +10 21.12.20 1,209 63 12쪽
1 1화. 개 같은 상황 +21 21.12.20 1,754 8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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