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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썰

다크 히어로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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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썰
작품등록일 :
2021.12.16 12:26
최근연재일 :
2022.05.08 10:05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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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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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5화. 조폭의 왕 (3)

DUMMY

인터내셔널파 비곗덩어리들이 탄 승합차가 다마스의 뒤를 따라서 공사 중인 60층 주상복합아파트로 들어갔다.

“산타 형님이 당했으니까, 조심해야 한다.”

30살 비계의 말에 29살 비계가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듯이 대답했다.

“우리는 여섯 아닙니까. 저 새낀 독고다이인데 뭔 걱정입니까. 근데 저 자식 담그고 어떻게 처리할 겁니까? 요샌 시체 처리가 너무 힘듭니다. 서해 쪽에 수장하는 것도 해경들이 깔려서 힘들고요.”

“보스께 상납하면 된다. 너희는 모르겠지만, 보스께서는 목숨 간당간당한 애들 팔아넘기는 루트가 있다.”

“보스께서 그런 일도 하십니까? 어디로 팔아넘깁니까?”

“그건 나도 모른다. 근데 고위층들이 목숨 간당간당한 애들 구입해서 장기 이식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여튼 완전히 담그지는 말고 숨통만 붙어 있게 작업하자. 두 마리면 돈도 제법 짭짤하지 않겠냐.”

비곗덩어리들이 사시미를 꺼내 들고 공사 중인 주상복합아파트로 들어갔다.


***


비곗덩어리들은 산타에게 칼질을 교육받아서 사시미질에서 자부심이 있었다.

사시미는 눈 질끈 감고 쑤시는 물건이 아니다. 조폭에게 사시미는 사무라이의 일본도와 같은 것이다. 이것이 산타의 확고한 철학이었다.

“사시미질을 잘하려면 일식집 요리사가 횟감의 종류를 잘 알듯이 인간의 신체 구조에 대해서 빠꼼하게 알아야 한다.”

산타는 인터내셔널파에 가입하는 똘마니들에게 인체 구조에 대해 학습시켰다.

“인간의 뼈는 태어날 때는 270개지만 성장하면서 뼈들이 합쳐져 성인이 되면 206개가 된다. 그중에 갈비뼈는 24개이다. 왜 갈비뼈가 많을까? 중요 장기를 보호하려고 양쪽에 12개씩 세트로 24개가 있다. 갈비뼈의 위치를 감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못 사미질하면 갈비뼈에 사시미가 걸려 찌른 놈의 손가락이 절단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맥이 고속도로라면 정맥은 지방도로이다. 동맥을 쑤시면 응급실 가기 전에 무조건 사망한다.”

비곗덩어리들은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 산타가 존경스러웠다.


***


30살 비계는 산타의 말을 떠올리며 말했다.

“오른쪽 12번 갈비뼈 밑에 사시미를 박아넣어라. 그러면 보스께 저것들 상납할 때까지 숨통은 붙어 있다.”

“근데 저것들이 왜 여기 왔을까요? 다마스 타는 것들이 여기 분양받은 것도 아닐 텐데.”

25살 비계가 살짝 겁이 난 표정으로 질문했다.

“그건 옆구리에 사시미 담그고 물어보자. 왜 여기 왔는지. 자, 2인 1조로 움직인다.”

30살 비계의 지시에 비곗덩어리들은 2인 1조로 흩어져서 강수와 봉순을 찾았다.


공사 중인 주상복합아파트 내부는 빌딩풍 때문에 시멘트 가루가 흩날려서 매캐했다.

“형님, 사람 담근 적 있습니까?”

25살 비계의 질문에 30살 비계가 우쭐거리며 대답했다.

“7마리 담갔다.”

“정말입니까, 형님?”

“내가 너한테 구라 쳐서 뭘 하겠냐? 동양파 꽹과리 알지?”

“예, 형님. 꽹과리를 형님께서 담갔습니까?”

“그래.”

“꽹과리는 동양파에서 최고 칼잡이 아닙니까, 형님?”

“내가 그 새끼 작업하고, 산타 형님께서 꽹과리 배때기 보시고 뭐라고 하셨는지 알아?”

“뭐라고 하셨습니까?”

“청출어람.”

“대단하시네요, 형님. 저는 정말 몰랐습니다. 꽹과리가 형님 작품인지.”

“모를 수밖에 더 있냐. 니가 조직에 입문하기 전에 만든 작품인데.”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형님.”

25살 비계는 든든했다. 청출어람 30살 비계와 파트너가 되었으므로.

“넌 몇 작품 했냐? 입뽕은 했냐?”

“아직 못했습니다, 형님.”

“그래? 그러면 오늘 입뽕 해야겠네.”

“예, 형님. 기회 주시면 감사히 여기고 형님처럼 청출어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찢어질 듯한 비명이 들렸다. 30살과 25살 비계가 비명이 들린 곳으로 후다닥 달려갔다.


그곳에는 29살과 26살 비계가 쓰러져 있었다.

“형님, 괜찮으십니까?”

25살 비계가 29살 비계의 몸을 흔들었지만, 29살 비계는 이마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커다란 혹이 난 채로 완전히 기절해 있었다. 그때 또 다른 곳에서 비명이 들렸다.


비명이 들린 곳에는 28살과 27살 비계가 쓰러져 있었다.

“뭐야?”

30살 비계가 두려운 눈빛으로 주변을 살피며 사시미를 겨냥했다. 그러자 25살 비계도 덩달아 사시미를 겨눴다. 두 놈 모두 사시미 든 손이 후들거렸다.

30살 비계가 사시미를 겨눈 곳에 봉순이 배시시 웃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너희들 구양길이 똘마니지?”

“쌍년이 감히 보스 존함을 나불거려! 뭐해? 저년 니 입뽕 작품으로 만들어.”

30살 비계가 명령했지만 25살 비계는 다리가 후들거려 움직이지 못했다.

“내 말 안 들려? 계집년 하난데 후달려?”

“후달리지 않습니다, 형님.”

“빨리 작업해 새꺄!”

“예, 형님.”

25살 비계가 봉순이 있는 곳으로 다리를 후들거리며 걸어갔다. 그때 뒤에서 비명과 함께 쿵 소리가 들렸다.

25살 비계가 놀란 눈빛으로 돌아보았다. 30살 비계가 사시미 한 번 휘두르지 못하고 쓰러져 있었고, 강수가 25살 비계를 응시하고 있었다.

산타 형님께서 당한 이유가 있었구나!

강수가 성큼성큼 다가올수록 25살 비계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자동차의 주차 거리 경고시스템처럼 띵······ 띵····· 띵···· 띵··· 띵·· 띵띵띵띵 25살 비계의 심장은 폭발할 듯 요동쳤다.

강수가 코앞에 바짝 다가서자, 25살 비계는 입뽕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까맣게 잊은 채 사시미를 떨어뜨렸다.

“저는 아무 잘못 없습니다. 그냥 형님들이 따라오라고 해서 따라온 것뿐입니다.”

“내 말 구양길이한테 그대로 전해라.”

강수가 위압적으로 노려보았다.

“예.” 25살 비계는 침이 바짝 말라 겨우 대답했다.

“산타는 지명수배범이라 검거한 것이다. 더 이상 우릴 쫓으면 구양길이도 끝장내버리고 인터터내셔날파도 몽땅 교도소에 처박아버린다.”


***


나는 누구일까? 왜 기억상실증에 걸렸을까?

비곗덩어리들을 처리한 강수는 60층 주상복합아파트 옥상에서 서울을 내려다보았다. 복잡다단한 서울만큼 강수의 마음도 복잡했다.

“너······ 실종자 찾기 사이트에 접속했지?”

봉순은 강수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내 사진 없었지?”

“응. 없었어.”

강수의 얼굴빛이 어두워졌다.

왜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걸까? 나는 고아일까? 고아가 아니라면······ 힘이 이렇게 센 나를 찾지 않는다는 건 내가 조폭보다 더 나쁜 놈일 수도 있다는 뜻이 아닐까?

“내가 혹시 패륜아인 건 아닐까? 그래서 내가 없어져도 가족들이 찾지 않는 게 아닐까? 저런 패륜아 새끼는 없어지는 것이 백번 좋다. 가족들한테 나는 그런 놈이 아닐까?”

강수는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서 너무나 답답했다.

“삼육 씨······”

봉순이 우울한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우리 부모님은 도둑이었어. 도둑질하다가 같은 날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어. 동생이 여섯 명인데······ 난 동생들 찾고 싶어도 못 찾아. 동생들 넷은 외국으로 입양됐거든.”

봉순이 악착같이 돈을 벌려는 이유는 동생들을 찾기 위해서이다.

“삼육 씨, 돈 있으면 효자고, 돈 없으면 불효자 되는 시대야. 돈 벌어서 기억 돌아오면 부모님 드리고 형제들 줘요. 그러면 삼육 씨가 아무리 잘못한 게 많았어도 용서할 거야.”

“돈이 그렇게 좋아? 돈이면 뭐든 다 해결돼?”

“응. 돈이 왕이고 돈이 인격이야. 고시원에 사는 둘째, 셋째 동생한테도 학비 줘야 언니 누나 대접받아.”

돈은 모든 사람의 무릎을 꿇게 하는 유일한 힘이다.

강수는 돈에 집착하는 봉순을 보며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내 목에 현상금 1억 걸렸으면 좋겠지?”

“1억 걸렸어도 신고 안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요.”

“뭘 믿고 걱정을 안 해? 너한텐 돈이 왕인데.”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서 답답하고 불안한 강수는 괜히 봉순에게 성질을 냈다.


***


인터네셔널파 보스 구양길은 호텔 스위트룸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쿠바산 시가에 불을 붙이려다가 멈칫했다.

“아, 그 인간 담배 냄새 싫어한다.”

누구 앞에서도 긴장하지 않던 구양길이 피우려던 시가를 케이스에 넣었다.

그때 문이 열리고 KD바이오 조비서가 앞장을 서고 전동휠체어가 뒤따라 들어왔다. 전동휠체어에는 루게릭병으로 전신이 마비된 KD그룹 천회장의 아들 천백이 타고 있었다.


떨어지는 낙엽에 맞아도 죽을 것 같은 천백 앞에서 인터내셔널파 보스 구양길은 하룻강아지였다. 등골에서 식은땀까지 흘렀다.

저놈은 너무나도 사악한 놈이다. 실수하면 절대 안 된다.

구양길은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천백을 향해 깍듯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구양길을 바라보던 천백의 눈동자가 휠체어에 달린 모니터 속 활자판을 응시했다. 그러자 카메라가 천백의 눈동자를 인식하고 모니터에 글자를 띄웠다. 그와 동시에 AI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내가 빌빌거리니까 만만해?”

“제가 감히 어떻게 그딴 생각을 머릿속에 담겠습니까.”

구양길이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천백이 저 새끼는 루게릭병에 걸렸으니까 머지않아 죽는다. 다들 그렇게 생각한 게 십 년도 넘었어. 그런데 나는 아직도 이렇게 살아 있어.”

“사장님은 만수무강하실 겁니다.”

“니 말이 진심이라면 물건을 상납해야지. 국내산이 없으면 중국이나 필리핀 쪽에서 물건을 찾으라고 했는데, 왜 보고가 없지?”

“아 그건······ 요즘 밀항선 단속이 강화돼서 물건을 인수하기가 힘든 상황입니다.”

“힘이 들지 않은 시절이 있었어? 진짜 힘이 들어 죽겠습니다. 제발 죽여주세요. 니 입으로 애원할 수밖에 없는 개 같은 상황을 내가 현실로 체험하게 해줄까?”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해외에서 물건 조달이 힘들면 사고를 내서 물건을 만들거나, 그게 싫으면 똘마니들 많잖아. 똘마니들 상납하도록 해.”

구양길은 천백의 눈빛을 바라보았다. 몸은 입김만 호 불어도 죽을 것 같은 천백이지만 눈빛만큼은 살기가 등등했다.

“의리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면, 구양길 씨 마누라나 자식이나, 구양길 씨 본인 몸뚱어리를 상납해.”

천백이 조비서와 함께 밖으로 나가자, 구양길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토해내며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천백이 눈만 깜빡거려도 인터내셔널파는 완전히 공중 분해된다. 천백이라면 인터내셔널파를 공중분해하고도 남을 만큼 사악한 인간이고, 충분히 그럴만한 힘을 가지고 있다. 천백의 뒤에는 KD그룹 천회장이 버티고 있으니까.

천백과 천회장은 실험체를 이용해 루게릭병을 고칠 신약을 개발하려고 한다. 목숨이 걸린 일이니 뭔 짓을 못 하랴.

구양길에게는 천백의 존재가 할아버지를 죽게 만든 자유당 정권을 등에 업은 임화수였고, 아버지를 죽게 만든 전두환의 삼청교육대였다.

물건을 어디서 조달한단 말인가.

구양길은 골치가 지끈지끈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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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거물들 (1) 22.04.17 9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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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진짜 쓰레기 (2) 22.03.27 124 6 12쪽
44 44화. 진짜 쓰레기 (1) 22.03.20 112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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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화. 잔챙이들 (4) +1 22.03.06 117 6 12쪽
41 41화. 잔챙이들 (3) 22.02.27 123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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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잔챙이들 (1) +2 22.02.13 145 7 12쪽
38 38화. 닥치고 쓰레기 (4) +2 22.02.06 161 6 11쪽
37 37화. 닥치고 쓰레기 (3) +1 22.01.30 149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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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닥치고 쓰레기 (1) +4 22.01.18 182 10 11쪽
34 34화. 도망자 (3) +7 22.01.17 167 14 11쪽
33 33화. 도망자 (2) +4 22.01.16 175 14 12쪽
32 32화. 도망자 (1) +7 22.01.15 172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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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사냥개 (3) +5 22.01.13 179 17 11쪽
29 29화. 사냥개 (2) +2 22.01.12 187 16 12쪽
28 28화. 사냥개 (1) +3 22.01.11 216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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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넘버36을 수거하라 (2) +4 22.01.09 221 23 11쪽
25 25화. 넘버36을 수거하라 (1) +3 22.01.09 231 21 12쪽
24 24화. 대룡병원 (2) +4 22.01.08 235 25 12쪽
23 23화. 대룡병원 (1) +3 22.01.07 252 24 11쪽
22 22화. 동업자의 배신? +3 22.01.06 271 26 12쪽
21 21화. 살모사의 독 (2) +5 22.01.05 291 25 12쪽
20 20화. 살모사의 독 (1) +6 22.01.04 278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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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화. 조폭의 왕 (5) +6 22.01.01 332 31 12쪽
16 16화. 조폭의 왕 (4) +7 21.12.31 340 30 12쪽
» 15화. 조폭의 왕 (3) +6 21.12.30 348 28 12쪽
14 14화. 조폭의 왕 (2) +5 21.12.29 370 29 13쪽
13 13화. 조폭의 왕 (1) +5 21.12.28 408 2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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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미녀와 괴물? (2) +6 21.12.22 752 37 12쪽
5 5화. 미녀와 괴물? (1) +7 21.12.22 877 43 12쪽
4 4화. 넘버36의 부활 +11 21.12.21 982 46 12쪽
3 3화. 실험체 넘버36 +14 21.12.20 1,050 60 12쪽
2 2화. 대가리에 총 맞고 +10 21.12.20 1,210 63 12쪽
1 1화. 개 같은 상황 +21 21.12.20 1,754 8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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