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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썰

다크 히어로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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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썰
작품등록일 :
2021.12.16 12:26
최근연재일 :
2022.05.0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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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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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1.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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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5화. 넘버36을 수거하라 (1)

DUMMY

인터내셔널파 보스 희강은 의리파에 운전실력이 뛰어난 비곗덩어리 두 명을 룸살롱에 넣어서 텐프로 아가씨를 옆구리에 끼고 발렌타인 30년산 위스키를 오바이트 나도록 마시게 했다.

두 명의 비곗덩어리들이 텐프로 아가씨들과 후끈한 밤을 보내고, 다음 날 정오가 넘어서 숙취로 쓰린 속에 담배 연기를 빨아당길 때 희강이 그들을 호출했다.

“너희들, 우리 인터내셔널파를 위해 뭘 할 수 있어?”

“목숨도 걸 수 있습니다.”

“너희 목숨은 필요 없고······ 너희들 클럽 포토스 영업이사 자리에 앉고 싶지?”

“시켜만 주시면 최선을 다해 실적 올리겠습니다.”

“내가 너희한테 기회를 줄 테니까, 우리 조직을 위해서 일 하나 해야겠다.”

“뭐든지 시켜만 주십시오.”

희강이 비곗덩어리들 앞에 사진 두 장을 내밀었다.

“사진에 있는 이것들 교통사고로 즉사시켜라. 이 일만 잘 처리하면 클럽 포토스 영업 이사는 너희들 자리가 된다. 형량은 걱정하지 마라. 대한민국 최고 로펌 고용해서 집행유예 떨어지게 해줄 테니까.”

비곗덩어리들이 서로 눈치를 살피다가 동시에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보스.”

“실수하는 날엔 너희 둘은 내 손에 죽고, 우리 인터내셔널파도 끝장난다.”

보스가 된 희강이 처음으로 처리해야 하는 미션이다. 천백의 사악함을 눈앞에서 목격한 희강은 구양길 꼴이 나지 않기 위해 비곗덩어리들에게 거듭 강조했다.

“실수하는 날에는 너희만 죽는 게 아니다. 니가 사탕 빨 듯이 빠는 니 애인도, 너한테 아버지 같은 형님도 같이 죽는다. 알겠냐?”

희강의 지시를 받은 비곗덩어리 두 명이 90도로 허리를 접어서 인사하고 밖으로 나갔다.


***


28살 비곗덩어리가 운전하는 덤프트럭은 용인 컨트리클럽에서 나와 국도를 달리는 대룡병원 원무과장의 람보르기니와 정면으로 충돌했고, 29살 비곗덩어리가 운전하는 레미콘은 마취과 의사가 운전하는 벤츠의 측면을 추돌해서 30m 난간 아래로 추락시켰다.


“보스, 대룡병원 원무과장하고 의사 새끼, 두 놈 다 즉사했고요, 인제 자수하러 갑니다.”

비곗덩어리들에게 보고를 받은 희강은 안도의 숨을 토해내고 곧장 조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비서님, 두 놈 다 깨끗이 처리했습니다.”

조비서를 통해 희강의 말을 전해 들은 천백은 유정석 사망사건을 추적하는 연놈들도 제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러자 조비서가 희강에게 전화로 지시했다.

“텔레그램으로 사진 보낼 테니까, 걔들 둘도 깨끗하게 처리하고 보고하세요.”


전화가 끊어진 후 텔레그램으로 사진이 도착했다.

“이 연놈들이······!”

희강은 사진을 보는 순간 치를 떨었다.

사진 속 인물이 강수와 봉순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희강이 보스 자리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은 강수와 봉순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희강을 보스 자리에서 내려오게 만드는 것도 강수와 봉순이 될 수 있다.

어떻게든 이것들을 잡아서 온몸을 쇠사슬로 칭칭 감고 돌덩이를 매달아 서해에 수장시키든지, 야산에 포크레인으로 10미터 구덩이를 파서 생매장해야 한다.

희강이 결기 어린 목소리로 30살 비계에게 지시했다.

“애들 연장 채워서 총소집해!”


***


천백이 탄 벤틀리가 이팝나무 숲길을 시원하게 달려서 별장으로 향했다.

별장에는 연예인 지망생 다섯 명이 란제리를 입은 채 일렬로 대기하고 있었다.

“오늘 최상의 서비스로 사장님께 간택 받는 한 명에게는 보너스로 2천 지급될 겁니다. 그렇게 아시고 다들 실력 발휘하세요.”

조비서는 정중하지만, 위압적인 어투로 지시하고 구석에 놓인 소파에 허리를 꼿꼿이 편 채 앉았다.

만일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위험에 대비해서 천백의 곁을 지키려는 것이다.

연예인 지망생들이 거머리처럼 천백에게 달라붙어서 애무했다. 그러나 천백의 육체는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이렇게 야리야리한 것들이 눈앞에서 아양을 떠는데, 내 몸뚱어리가 이 모양 이 꼴이니······!

천백은 절망적인 눈빛으로 구석에 앉아 있는 조비서를 보았다.

10년 전에 천백과 조비서는 뜨겁게 정사를 나누었다. 그 격정적인 정사가 떠올라서일까. 조비서의 눈빛에 애잔함이 스쳤다.

천백이 다섯 명의 여자와 뒤엉켜 실낱같은 감흥을 찾으려 몸부림칠 때 KD바이오 배박사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화장터 최씨가 깨어났습니다.”


***


천백은 곧장 KD바이오 실험실로 달려가서 최씨와 마주했다. 그러나 코마 상태에서 깨어났다는 최씨는 베드 위에 똬리를 틀 듯 동그랗게 앉아서 정신 박약아처럼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

“상태가 왜 저래?”

천백이 배박사를 노려보았다.

“아직 뇌파가 불안정한 상태라서······”

“화장터에서 뭔 일이 있었는지 물어봐.”

“죄송합니다. 아직 언어 반응이 없습니다.”

배박사의 말에 천백의 눈동자에 성깔이 잔뜩 일어났다. 그 마음을 즉각 눈치챈 조비서가 치마 속에서 픽스드 나이프를 0.5초 만에 꺼내서 배박사의 목에 들이댔다. 새파랗게 날이 선 나이프가 배박사의 목을 긁자, 빨간 선혈이 갈라진 피부 틈새로 흘러나왔다.

“사장님께서 실망이 크시다. 그러니까 니가 어떡해야 하는지 알지?”

칼날보다 더 날카로운 천백의 눈빛을 보며 배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뇌를 해부하든지 뭔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말문을 열도록 하겠습니다.”

“또 실수하면 니 심장이 피를 흘린다.”

조비서가 천백의 눈빛에 담긴 의미를 배박사에게 전했다. 그리고 천백이 휠체어를 돌려서 실험실을 빠져나가자, 조비서가 픽스드 나이프를 치마 속에 넣으며 뒤따랐다.

그제야 배박사가 쓰러질 듯 한숨을 토해내며 말했다.

“전기 먹이자.”

그 말에 연구원들은 즉각적으로 최씨의 뇌에 전기자극을 주기 시작했다.


***


원무과장과 마취과 의사가 한날한시에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이건 분명히 코마 환자를 매매한 증거를 지우기 위해서이다. 강수와 봉순은 의심을 확신으로 만들기 위해 경기남부경찰서 교통과로 찾아갔다.

“인터내셔널파 출신 조폭이 한날한시에 대룡병원 원무과장하고 의사를 교통사고로 죽였는데, 단순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라는 겁니까? 형사님은 이 상황이 납득이 됩니까?”

강수가 날이 선 목소리로 따졌다. 하지만 교통과 계장은 느물느물 반응했다.

“그럴 수도 있지. 조폭 때려치우고 돈 벌려고 땀프트럭 몰고, 레미콘 몬 거잖아. 성실하게 살려는 마음이 기특하지 않아요? 사람은 죽었지만······.”

“걔들이 기특하다구요? 사망사고 낸 조폭을 감싸는 겁니까?”

“내가 누굴 감싸? 사고 내고 싶어 사고 내는 사람 있어? 졸음운전이야 누구나 겪는 생리현상인데. 합의금도 두둑이 냈고, 반성했고. 문제 될 거 하나도 없어.”


강수와 봉순은 돈 먹은 티가 팍팍 나는 교통과 계장을 뒤로하고 경기남부경찰서를 빠져나왔다.

교통과 계장을 다그친다고 별다른 소득을 얻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교통사고에 대형 로펌 추앤장이 붙었다는 건 사고사가 아니라 계획된 살인이라는 증거에요.”

“비밀을 무덤에 봉인하려는 살인? 용희강이 단독으로 저지른 범행은 아니겠지?”

“용희강과 코마 환자를 사 간 놈들, 커넥션이 있는 게 분명해요.”

봉순이 확신에 찬 듯이 말했다.

“용희강한테 돈줄 대는 놈이 누굴까? 계좌 조회할 수도 없고······ 봉순아, 이번에는 머리 쓰지 말고 쉽게 가자.”

“강수 씨, 우리 신중해야 해. 우리가 조사하는 걸 알고 입을 막기 위해서 원무과장하고 의사를 살해했다면, 우리를 감시하고 있을지도 몰라.”

“그래봤자 비곗덩어리들이다.”

이득을 위해 아무 죄책감 없이 사람을 죽이는 양아치 새끼들을 몽땅 청소해야겠다.

강수는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인터내셔널파 본거지 국제무역으로 향했다.


봉순의 추측대로 비곗덩어리들이 강수와 봉순을 감시하다가 희강에게 전화를 걸었다.

“보스, 그 연놈들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30살 비계의 전화를 받은 희강이 비릿하게 웃음을 흘렸다.

“스탠바이 해라. 그것들 온다.”

희강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똘마니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강수와 봉순이 국제무역 간판이 걸린 건물 앞에 도착하자마자, 인터내셔널파 똘마니들이 그룹 통화를 하며 강수의 움직임을 희강에게 낱낱이 보고했다.

강수는 똘마니들의 그룹 통화를 엿들으며 놈들의 위치를 파악했다.

“두더지 같은 새끼들 곳곳에 짱박혀 있네. 용희강 10층에 있다.”

강수는 봉순의 손을 잡고 국제무역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똘마니들 총소집했으면 이백 명이 넘을 거예요. 조심해요.”

“넌 내 옆에만 바짝 붙어서 영화 한 편 감상한다고 생각해. 내가 다 처리할 테니까.”

강수는 괴물의 아가리 속으로 대차게 걸어 들어갔다.


***


그 시각, 화장터 최씨가 뇌에 전기자극을 받은 후 꾹 다물고 있던 입을 열었다.

“그놈이······ 죽은 놈이 살아났어······.”

최씨가 눈을 껌벅거리며 처음 내뱉은 말이었다.

“뭐라고 했어?” 배박사가 다그쳐 물었다.

“남바36이 살아 났다구.”

“넘버36이 살아 있어?!”

배박사가 되묻자, 최씨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공포가 깃든 목소리로 말했다.

“남바36······ 그놈 무서운 놈이야. 그 새끼가 차를 밀어서 사고가 났어. 힘도 좆 나게 쎄고, 발도 좆 나게 빨라. 남바36 좆 나게 무서운 놈이야.”

배박사는 틱장애를 심하게 일으키는 최씨를 보며 자신의 실험이 성공했음을 직감했다.


아이큐 170의 배박사가 존스 홉킨스에서 분자세포 생물학을 전공하고 천회장의 스카우트로 KD바이오에 온 이유는 야망 때문이었다.

인류 역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는 연구 결과를 얻으려는 야망. 그 야망을 위해서는 어떤 비인간적 실험이라도 감행하겠다는 각오가 배박사의 모토였다.

배박사는 차트를 뒤져서 넘버36의 기록을 찾았다. 신약 AT15에 특이한 반응을 보였던 실험체였다.

“서른여섯 번째 실험체가 살아 있다니······!”

배박사는 테슬라S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서 곧장 천백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배박사가 도착한 곳에는 천백의 서른세 번째 생일파티가 성대하게 열리고 있었다. 배박사는 하객들 틈을 비집고 다급히 천회장과 천백에게 다가갔다.

“회장님, 넘버36이 살아 있습니다.”

밑도 끝도 없는 말에 천회장이 냅킨으로 입을 닦고는 배박사를 응시했다.

“따라와.”

천회장이 밀실로 향하자, 천백과 배박사가 그 뒤를 따랐다.


밀실에서 천회장은 마상무가 가져온 혈압약을 입에 털어 넣은 후 입을 열었다.

“넘버36이 살아 있다니, 그게 뭔 말이야?”

“어쩌면 우리 천사장님 병을 고칠 수도 있습니다.”

들뜬 배박사의 목소리를 들은 천백이 휠체어를 움직여서 배박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자 배박사가 브리핑하듯 천백에게 모든 상황을 말했다.

“서른여섯 번째 실험체한테 AT15 20밀리그램을 주입했었는데, 뇌파가 정상인의 20배까지 상승했다가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전에 전기자극으로 깨어난 최씨가······”

“요점이 뭐야? 요점만 말해.”

배박사의 장황한 말에 천회장이 신경질을 냈다.

“넘버36을 연구하면 사장님 병을 고칠 수 있습니다.”

천백은 희망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천회장을 보았다. 천회장이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토해내며 포식자 같은 표정으로 웃었다.

“내 돈 들여서 내가 만든 물건이다. 록산을 호출해서 당장 내 물건 수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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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화. 넘버36을 수거하라 (1) +3 22.01.09 231 21 12쪽
24 24화. 대룡병원 (2) +4 22.01.08 235 25 12쪽
23 23화. 대룡병원 (1) +3 22.01.07 251 24 11쪽
22 22화. 동업자의 배신? +3 22.01.06 271 26 12쪽
21 21화. 살모사의 독 (2) +5 22.01.05 290 25 12쪽
20 20화. 살모사의 독 (1) +6 22.01.04 278 2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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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넘버36의 부활 +11 21.12.21 982 4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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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대가리에 총 맞고 +10 21.12.20 1,209 63 12쪽
1 1화. 개 같은 상황 +21 21.12.20 1,754 8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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